月最佳
메이저리그는 보수적이다.
당문호의 마이너에서의 성적,작년 콜업 후의 성적,올해 4월 성적은 진짜 말도 안되게 훌륭하다.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메이저리그는 1,2년 활약한 선수에게 쉽게 열광하지 않는다.당문호의 관련상품 판매량이 팀내에서 10위권에도 못 들어가는 걸 보면 알수있다.
하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후에는 1,2년 2할을 쳐도 사람들은 믿어주고 기다려준다.부진은 일시적인 거라고 믿고 말이다.유럽축구에서 어린 천재에 환장하고 쉽게 열광하는 것과는 반대된 모습이다.
몇년간 안정적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는다.그때면 팀의 스타가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스타가 되는 것이다.실력은 있지만 스타성과 화제성 때문에 광고계약금이나 여러 면에서 손해를 보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그건 그들이 메이저리그 스타로 인정받지 못했거나 인정받더라도 영향력이 다소 부족한 탓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은 당문호에게 호재였다.벤클 사건이후 당문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스타성과 화제성을 얻게 되었다.고아소년의 고군분투와 화려한 성과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기 시작했다.당문호가 마이너와 메이저에서 거둔 성과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둔 천재의 이미지를 얻게 하였다.
솔직히 당문호는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고아라는 사실에 큰 슬픔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당문호의 슬픔은 당문의 식솔들에 대한 그리움과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에서 인기(引起)한 것이다.
그래서 당문호는 이 세계에 최대한 정붙이려고 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면 항상 그 이상으로 보답해 마음의 빚을 지우려 했다.야구도 열심히 할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무의식중에는 여전히 일종의 수련과 수련성과를 점검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당문호의 몸은 이 세상에 있지만,마음의 일부는 항상 다른 세상에 가 있었다.마음을 한곳에 모으지 못하니 내공이 움직여주지 않았던 것이다.토론토 포수와의 악연이 선인(善因)이 되어 당문호는 이류의 경지로 향하는 길을 찾게 되었다.
이 세계에도 자신의 인연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당문호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인연의 끈이 남아있다면 이 세계에서도 아버지나 동생,그리고 일찍 떠나보낸 어머니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그리고 이 세계에서의 인연이 다음 생에 이어질 수도 있다.
생각이 바뀐 당문호는 팀 동료들에게 더욱 살갑게 다가갔다.자신에게 다가오는 선수에게만 마음을 열었던 전과는 다르게 당문호가 사람들의 마음을 열려고 노력했다.전생부터 당문호는 사람을 사귀는 것을 좋아했다.일부러 자제해 왔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노히터에 이은 벤클 사건은 팀을 더욱 뭉치게 만들었다.당문호가 빠진 원정과 홈의 6경기에서 팀은 원정 위닝시리즈 홈 루징시리즈의 결과를 냈다.경기과정을 살펴보면 승리를 위해 모든 선수들이 악착같이 덤벼들지 않았으면 홈에서 스윕을 당할 수도 있었다.
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삼일의 시간동안 당문호는 타격훈련에 매진했다.수련을 열심히 하다보면 가끔 내공이 움직일 때가 있다.뭔가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톡톡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다.그때 정신을 집중하여 내공을 움직이면 내공이 움젹여준다.일부러 내공격발을 하지 않고 기다린 적이 있는데 약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내공이 다시 잠잠해 졌다.
내공격발이 이루어지면 더욱 빠르고 강하고 정확한 타격을 해낼 수 있다.100마일 정도 되는 직구를 자신이 원하는 공의 타격점을 타격할 수 있다.100마일의 직구를 때리는 도중 3번의 내공격발의 기회가 찾아왔고,당문호는 3번 다 자신이 원하는 타격포인트를 정확히 맞추었다.변화구도 빨라진 배트 스피드 때문에 좀 더 지켜볼 수 있어서 더욱 정확한 타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경기중에서 내공격발은 잘 나타나지 않았다.반드시 득점을 해야 하는 위기상황에서 가끔 내공이 움직였다.비율로 따져보면 다섯경기에서 한번 움직일 정도이다.차라리 평소 열심히 타격훈련을 할 때 내공이 두세번씩은 움직여준다.
당문호는 무념과 일념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무념은 수비상태에서 내공을 움직이기에 유용했고,일념은 타격상태에서 내공을 움직이기에 유용했다.수비훈련 시에 당문호는 항상 무념이라는 말을 중얼거렸고 타격시에는 일념이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사람들에게 미친놈으로 오해 받을까봐 일부러 껌을 씹는 습관도 키웠다.당문호는 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이류의 경지에 확실히 들면 그때는 껌과 안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는 휴식일이 거의 없다.6개월동안에 162경기를 진행해야 한다.하루에 2경기씩 뛰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그걸 무시하고 계산하면 180일 조금 더 되는 시간내에 162경기를 뛰어야 한다.그렇다면 휴식일이 20일에 못 미친다.평균 내고보면 한달에 휴식일이 3일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휴식일에 야구선수들은 대부분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원정을 다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보고 울어버렸다는 얘기는 우스개가 아니다.그래서 휴식일에 아이와 놀아주는게 야구선수의 주요 일정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이 메이저리그 선수이다.휴식일은 그걸 회복할수 있는 많지 않은 기회이고,가족은 가장 훌륭한 피로회복제이다.그런 소중한 휴식일에 당문호는 낚시를 갔다.
당문호의 낚시 실력은 형편 없었다.작년에는 고기 한마리도 낚지 못햇을 정도이다.올해는 강한성과 산체스와 함께 한달 훈련이 끝날 때 셋이서 낚시를 한 적이 있는데,그때 딱 한마리 낚아본 적이 있다.
하지만 당문호는 낚시를 정말 좋아했다.그 지루하다는 낚시방송을 재밌게 볼 정도이다.하지만 당문호가 이번에 낚시를 간 것은 단순한 취미활동 때문이 아니다.낚시가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데 가장 적합한 수련이었기 때문이다.
낚시를 하다보면 아무 생각도 없어진다.말 그대로 무념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그러다 찌가 흔들리면 모든 신경이 찌에 집중된다.그렇게 일념의 상태를 유지하다가 정신집중이 깨지고 한참의 시간뒤에 다시 무념상태가 된다.
매번 낚시를 하고 나면,물고기 한마리 낚지 못했는데 몸이 개운해 진다.그래서 당문호는 낚시를 정말 좋아했고,웃기게도 낚시방송을 무음으로 틀어놓고 봐도 비슷한 효과를 볼수 있다.물론 직접 낚시를 하는 것만 효과가 못하다.
그리고 물고기가 물렸을 때,집중력이 가파르게 솟아오른다.손끝의 감각에 집중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한다.결국 물고기를 뭍으로 끌어올렸을 때 그 정신적인 환희는 이루 말할 수 없다.단 한번뿐인 경험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맥과 함께 낚시를 했다.맥도 낚시를 하는 도중에는 말이 없다.맥은 생각이 많지 않아 하고자 하는 일에 쉽게 집중하는 타입이다.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당문호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다행히 맥의 낚시 실력도 평범했다.만약 맥이 번번이 물고기를 낚아 올리며 당문호의 몰념을 방해했으면,따로 떨어져서 낚시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운좋게 두마리의 물고기를 낚아올린 당문호는 잠깐의 휴식을 가지며 매운탕을 끓이기 시작했다.
손을 다치면 안된다는 이유로 당문호는 주로 입으로 지휘를 하고 일은 맥이 다 했다.매운탕을 당문호보다 더 좋아하는 맥은,이번 기회에 매운탕 끓이는 법을 확실히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했다.둘이 낚시를 나와서 물고기를 낚은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매운탕이 끓기 시작하면 가끔 찬물을 부어주라고 당부한 뒤 당문호는 다시 낚시에 몰입했다.바다고기는 당문호도 어떤지 잘 모르지만,민물고기는 끓이는 초반에 가끔씩 찬물을 부어주지 않으면 삶아지는 과정에 물고기살이 다 흩어져서 먹기 불편해진다.맛은 별 차이가 없다.
당문호는 양양객잔의 주방장에게서 배운 물고기요리가 생각났다.뼈가 가는 특정 민물고기로만 가능한 요리인데,식초에 담그면 뼈가 물렁물렁해 진다.그걸 요리해서 먹으면 뼈없는 물고기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기회가 되면 재료를 알아봐야 겠다고 다짐하며 낚시에 몰입했다.
남은 시간에는 결국 허탕을 쳤다.매운탕을 싹싹 비우고 나서 당문호와 맥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산체스는 현재 선발로의 전환을 고민한다고 한다.왼손이 오른손보다 마무리를 하기에는 폭발력이 부족하다고 했다.대신 제구가 좀 더 낫고 쉽게 지치지 않으니 선발로 전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낚시가 도움이 됐는지,휴식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휴식일 후에 당문호의 활약은 빛났다.비율로 따져보면 3경기당 최소 홈런 2개씩 친다.타율도 4월에 이어 여전히 4할을 상회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자이언츠에 D라는 애가 타율이 지금 4할이래'라고 하면 '어,그래?'하고 끝났다.하지만 벤클 이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당문호의 성적을 지켜보았다.타팀 팬들도 데뷔시즌의 루키가 몇월달까지 4할의 타율을 유지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벤클이 아니었으면 4할이라도 언젠가는 내려가겠지 하면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팀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5할5푼의 승률로 지구 1위를 차지하고 있다.바로 뒤에는 로키스와 다저스가 따라오고 있었다.올 시즌 타선을 보강하고도 지구 3위에 머물러 있는 다저스는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지구 1위의 팀이 자이언츠라서 욕을 더 먹는 분위기이다.반대로 양팀의 대결에서는 다저스가 2경기 앞서고 있다.
그리고 호세의 선발출전 경기에서 당문호는 첫 만루홈런을 때려냈다.그 만루홈런이 아니었으면 팀이 이기더라도 승수를 못 챙겼을 호세는 감사의 의미로 당문호에게 낚싯대를 선물했다.당문호가 예전에 사용한 낚싯대는 민물용이고,당문호가 낚시를 즐겨한다는 말에 바다낚싯대를 선물했다.
비싼 브랜드는 아니지만 선물을 받은 당문호는 진심으로 기뻐했다.그리고는 그의 민물낚싯대에 걸려든 3마리의 바다물고기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했다.잊지않고 맥에게 전화해서 바다낚싯대 하나 장만하라고 일깨워줬다.
그리고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위해,당문호는 낚시를 갈 수 없는 평소에는 집에서 십자수를 활용했다.전생에는 십자수를 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여자들이 하는 일이라 남자가 손만 대도 손모가지가 부러진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배운 후 당문호는 검정색 손수건을 사서 검은실로 암룡(暗龍)을 수놓기 시작했다.당문의 가주기가 바로 검은색 비단천에 검은실로 암룡을 수놓은 사각깃발이다.충분히 연습한 뒤,검은 비단으로 된 손수건에 제대로 수를 놓고 가주기의 분신이라 여기며 몸에 지니고 다닐 생각이다.
그렇게 5월이 지나자 당문호는 5월달 이달의 신인에 뽑혔다.이달의 선수는 아쉽게도 투수에게 빼앗겼다.5월달 마지막 경기에 홈런 하나 추가한 당문호는 26개 홈런으로 34,31개의 홈런을 이어 홈런 3위의 자리에 안착했다.
토머스와 람은,저 둘은 7월부터 퍼져서 홈런수가 급격히 줄어드니 홈런왕에 도전해 보라고 했다.당문호는 자신의 체력도 걱정되었지만 내공이 있으니 남들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이 예상외로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빌렌츠는 냉정했다.이대로 퍼지지 않고 잘해준다고 해도 투수력이 부족한 올해는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더군다나 현재 로키스와는 2게임 다저스와는 3게임 차이다.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순위이다.
이번 시즌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계획대로 해야 한다.이번 시즌 투수 FA대어는 없다.하지만 다음시즌에 몇몇 선발이 FA시장에 풀린다.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두명,최소 한명의 수준급 선발투수를 팀에 데려오는 게 목적이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시장에 풀리는 선발투수라면,트레이드로 내놓을 팀들이 있을 것이다.리빌딩에 들어갈 예정인 팀이라면 페드로프나 호세도 괜찮은 카드이다.거기에 마이너 유망주를 딸려보내면 될 것이다.
하인리히와 테일러는 내년 빌렌츠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올시즌을 끝으로 FA로 풀려나는 로버츠를 잡을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선발투수 2명을 확보하면 로버츠를 놓아줘야 할 것이고,한명만 확보한다면 로버츠를 잡아야 한다.
타선에서는 람,토머스,에디슨,D,비에리가 다음 시즌 계획에 있다.에디슨의 1루 수비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아무리 둘러봐도 대체자를 구하기 힘들다.세명의 외야수는 기회만 생긴다면 바꿀 생각이다.미니가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믿음을 가지기엔 많이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빌렌츠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었다.비록 올해 타선보강에서 다저스와 몇몇 구단의 방해로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당문호의 활약과 팀의 예상외의 분전으로 팬들의 지지도가 생각보다 높았다.
빌렌츠가 정식으로 단장이 되면,구단의 모든 힘을 모을 수 있다.지금처럼 반대파에게 꼬투리 안 잡힐려고 일을 조심스럽게 진행할 필요도 없다.현재까지 성적이나 팬들의 지지 때문에 반대파들이 잠잠하지만 성적이 하락하는 순간 바로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
다음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면,반대파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거기에서 헛짓거리를 하다가는 같은 편에게도 배척을 받는다.이번 시즌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내세우면 반대파를 잠재울 수 있다.하지만 실패하면 뒤가 없다.
빌렌츠는 현재 여러구단의 단장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돌리는 중이다.6월달내에 1명의 선발투수를 영입할 지 2명의 선발투수를 영입할 지 정해야 한다.그래야 로버츠의 처우를 정할 수 있고,로버츠를 잡지 않는다면 시즌 후반기에 벨에게도 좀 더 많은 출전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팀의 좋은 성적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던 빌렌츠를 진심으로 웃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당문호가 6월의 메이저리그에 핵탄두를 집어던졌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