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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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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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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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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

DUMMY

8월 11일.


스토크시티는 홈에서 맨시티를 맞이했다.


지난 시즌 6위를 기록한 맨시티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깊게 난 상황이다. FFP 규정 때문에 대규모로 선수를 영입하진 못했지만, 몇 년 동안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선수 수급을 진행해 레알이나 바르사와 비견할 스쿼드를 구축했다.


단순히 스쿼드만 보면 프리미어리그 원톱인데 벌써 3시즌 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 도라익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차고 동전 던지기를 하고 있습니다.

- 주장 완장을 달아서인지 표정이 한껏 의젓합니다.

- 악수합니다.

- 영원히 기억해야 할 순간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주장이 공식적으로 탄생했습니다.


두 해설은 동전 던지기를 챔스 결승처럼 치밀하게 중계했다. 그러나 도라익이 주장으로 뛴다는 흥분은 경기가 시작하고 바로 사그라들었다.


- 스토크시티 무력합니다.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맨시티의 주도하에 진행됐다.


'미로에 갇힌 것 같아.'


맨유가 찐득한 뻘이고 첼시가 단단한 벽이라면 맨시티는 미로였다. 이쪽인 것 같아서 달려가면 어느새 막다른 길로 변한다.

빠른 패스와 빈번한 위치 이동으로 상대를 힘겹게 하는 맨유와 달리 맨시티는 리듬 변환으로 스토크시티를 괴롭혔다.


느리게 주고받다가 갑자기 찌르는 벌의 침 같은 패스에 스토크시티의 수비진은 번번이 백기를 들었다.


- 페데리치 선수 선방. 맨시티 공격수들이 연이어 좌절합니다.


다행히 페데리치가 놀라운 선방을 이어가며 골대를 지켰다. 수비진이 뚫릴 때마다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던 팬들이 페데리치의 이름을 연호하고 착석했다.


'뭘 해야지?'


주장 완장을 왼팔에 감은 도라익은 맨시티 선수의 패스를 향해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그러나 도라익이 건드린 공은 다른 맨시티 선수한테 흘러갔다.


스토크시티의 대부분 선수가 페널티 박스에 웅크린 탓이다.


공을 잡은 맨시티 윙이 골대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어느새 먼 포스트까지 달린 맨시티의 미드필더가 원터치로 공을 백패스했다.

수비수들이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가며 생긴 공간에 맨시티 선수가 나타나서 간결하게 슈팅했다. 가볍게 휘두른 발등에 맞은 공이 잔디에 한 번 튕긴 후 페데리치의 손을 피해 골대 안으로 쏙 들어갔다.


골에 참여한 사람은 고작 셋이지만, 남은 선수들의 움직임도 무의미하지 않았다. 여섯 선수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스토크시티 선수들의 이동을 강제해 공간을 창조했다.


후반전이 되자 윌슨은 찰리를 내리고 우디르를 올렸다. 패스워크로 맨시티의 수비를 깰 방법이 없으니 도라익과 우디르의 속도를 이용해 요행을 바라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키가 고작 176인 맨시티의 3번 센터백이 빠른 선제 판단과 귀신이 곡할 위치 선정으로 스토크시티의 반격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 코너킥 상황. 페데리치가 뛰쳐나옵니다.

- 펀칭에 실패했습니다. 공을 건드리긴 했지만, 멀리 쳐내지 못했습니다.

- 수비수가 찬 공이 맨시티 선수의 몸에 맞습니다.

- 흘러나온 공을 슛. 골입니다.


경기는 스토크시티의 0:2 패배로 끝났다.


###


8월 16일.


스토크시티는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대결하게 되었다. 도라익은 리그 일정을 짠 슈퍼컴퓨터를 속으로 몰래 욕했다.


1라운드가 끝나고 0:2로 패배한 스토크시티는 리그 꼴찌를 했다. 무승부가 2경기밖에 없어서 0점인 팀이 무려 여덟이나 되지만, 골 득실 -2로 20위에 랭크됐다.

마찬가지로 -2인 볼튼이 있지만, 1:3으로 패배하며 골을 기록한 덕분에 스토크시티 바로 위인 19위가 되었다.


- 심판의 휘슬이 울렸습니다. 리버풀이 공을 천천히 돌리며 탐색전을 벌입니다.

- 스토크시티의 골키퍼는 여전히 페데리치 선수입니다. 지난 경기 멋진 선방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주 저급한 실수도 여럿 저질렀습니다.

- 경기 전 인터뷰에서 톰 미켈의 컨디션에 문제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윌슨은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 강팀 상대로는 반응이 빠른 페데리치가 낫다는 판단인 것 같습니다. 톰 미켈 선수는 활동 범위가 넓은 키퍼여서 강팀 상대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킥 앤 러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이전에 잉글랜드 리그를 지배하던 축구 방식이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뼛속 깊은 곳에 새겨진 킥 앤 러시의 혼이 사라지지 않았다.


- 리버풀은 그간 수많은 감독 교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킥 앤 러시의 핵심인 빠르고 간결한 공격은 사라진 적 없습니다. 감독의 성향과 상관없이 리버풀은 언제나 성공률보다는 공격 속도를 따지는 팀입니다.


선수들이 빠르고 패스도 빠른 건 맨유와 비슷했다. 그러나 틈이 생기기를 기다려 찌르는 맨유와 달리 리버풀은 상대 수비 태세를 상관 안 하고 쉬지 않고 찔러댔다.


전반전 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로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리버풀 윙이 땅볼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전 15분. 리버풀 센터백이 찰리 아담과 벌인 경합에서 이기고 코너킥으로 올린 공을 골대 안에 들여보냈다.

전반전 27분. 제임스가 드리블하는 공을 뺏은 리버풀 공격수가 속도로 수비수 두 명을 빗겨낸 다음 페널티 박스 밖 원거리 강슛으로 스토크시티의 그물을 갈랐다.


"도우. 주장은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다."


하프타임에 윌슨이 말했다.


"지난 경기도 그렇지만, 넌 수비에 너무 신경 쓰고 있어. 네가 주장이 되었다고 수비에 더 큰 공헌을 해야 하는 건 아니야. 지금 네 수비가 부족함을 인정하고 위협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견제하는 게 네가 할 일이야. 넌 주장일 뿐만 아니라 우리 팀의 공격수이기도 해. 넌 수비보다 득점해야 할 의무가 더 크다고."


"시정하겠습니다."


"넌 작년 후반기에 와서 패배보다는 승리를 더 경험했다. 그러나 전반기에 우린 승리와 무승부의 2배나 되는 패배를 경험했다. 우린 리그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 아닐뿐더러 유로파리그를 넘보는 중위권 팀도 아니다. 우린 운 좋게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리그 하위권 팀일 뿐이야. 누구도 우리가 시즌 20승을 올리는 걸 기대하지 않아."


도라익은 점점 무거워지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도우 너한테 당장 주장다운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도 없어. 우린 언젠간 스토크시티를 강하게 이끌어줄 도우를 상상하며 너에게 주장 완장을 준 것이지 당장 버틀랜드나 클루카스처럼 팀을 이끌라고 하는 게 아니야. 팀의 공격수로서 네 임무를 먼저 완수하고 그다음에 주장이 할 일을 생각해. 2주장이나 3주장은 왜 있는지 곰곰이 생각도 해보고."


###


리버풀에 0:4로 패한 스토크시티는 20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리고 19위는 역시 2연패를 당한 토트넘이 차지했다.

스쿼드 노화로 골치를 앓는 맨유는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겨우 머물렀다.


[노장이 빠진 스토크시티, 연패의 늪에 빠지다.]


고작 2라운드만 진행했고 상대한 팀이 무려 맨시티와 리버풀인데도 한국 언론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내년 여름에 협회장 선출이 있기 때문이다.

없는 말을 지어내서 배포하는 가짜 뉴스는 엄벌하지만, 팩트에 기반하여 적당히 양념을 치는 기사는 아직 제재할 확실한 방법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스토크시티는 유로파리그 예선 4라운드의 상대인 루마니아의 강호 우니리아 우르지체니를 맞이했다.


"우선 그간 내 실책에 관해 여러분께 사과한다."


감독과 벤치 선수들이 먼저 나간 다음 도라익이 연설했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고 해서 내 의욕이 지나쳤다. 우선 한 명의 선수로서 소임을 다하고 그다음 주장 직무를 생각해야 하는데 내가 주제넘었다."


"오늘은 공격수로서 내가 할 일만 생각할 거야. 수비는 레체르트가 신경 써 줘."


티모 레체르트가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갓 이적한 22세의 어린 선수로서 꽤 오랜 기간 주전으로 뛴 리엄 린드세이와 대니 밧스한테 함부로 지시할 수 없었다.


리엄과 대니는 포백으로만 줄곧 뛰었기에 스리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래서 자주 실수하는 부분이 보였지만, 레체르트는 팀 화합과 동료 간 관계를 생각해서 섣불리 지적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의 주장인 도라익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레체르트에게 명분이 생겼다. 이제부터 경기와 훈련에서 작은 조언을 건네는 것을 시작으로 수비진의 지휘자가 될 수 있다.


"제임스. 너도 베테랑 흉내 그만 내."


제임스가 코를 실룩거렸다.


"지난 시즌처럼 뛰어. 네가 나타나야 할 위치에 있지 않아 팀의 공격 호흡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야. 수비는 우선 공격에 최선을 다한 다음 생각할 일이야."


"예쓰. 캡틴."


"토미. 넌 지금 잘하고 있어. 공격할 때도 수비할 때도 열심히 하기만 하면 돼. 꾸미지 않고 네가 어떤 선수인지 확실히 보여주면 감독님이 널 잘 써줄 거야."


"고마워, 캡틴."


"찰리. 그간 수비를 한답시고 널 고립되게 했어. 오늘부터는 언제나 네가 패스할 수 있는 위치에 내가 있을게."


"나도 미리 교류하지 못한 거 사과할게. 사실 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괜히 동료한테 책임을 미루는 게 아닌지 걱정되어 말을 못 꺼냈어."


"좋아. 스토크시티는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과도기의 팀이고, 난 애송이 주장이야. 누구도 우리한테 20승을 기대하지 않고 유로파리그 우승을 기대하지 않아. 그게 우리 현실이야."


선수들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도라익이 톤을 한 단계 높였다.

"그렇다고 꿈을 꾸지 말라는 법은 없어. 난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고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도라익의 눈이 이글이글 불탔다.


"단, 의욕에 묻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멍청한 실수를 다신 저지르지 않을 거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거야."


도라익이 내민 손 위에 선수들의 손이 겹쳤다.


"후회 없이 달리자! 스토크시티!"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


작가의말

수신제가평천하. 라익이는 우선 팀의 공격부터 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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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각성하라 스토크시티 +4 21.05.15 895 38 11쪽
76 윌슨 감독 +1 21.05.14 995 34 10쪽
75 미세한 균열 +4 21.05.13 1,084 31 11쪽
74 아리스 FC +6 21.05.12 1,199 38 10쪽
73 거기서 왜 형이 나와 21.05.11 1,343 41 10쪽
72 붉은 파도 +6 21.05.10 1,479 46 10쪽
71 철벽의 라익 +11 21.05.09 1,633 46 10쪽
70 어른들의 세계 +10 21.05.08 1,669 47 11쪽
69 그게 뭔데요? +8 21.05.07 1,641 53 10쪽
68 겨울 이적시장 +4 21.05.06 1,653 47 11쪽
67 불굴의 라익 +5 21.05.05 1,572 50 10쪽
66 슈퍼울트라익 21.05.04 1,661 44 10쪽
65 담금질 +9 21.05.03 1,669 48 10쪽
64 진화의 라익 +6 21.05.02 1,726 47 10쪽
63 집중력 훈련 +11 21.05.01 1,735 48 10쪽
62 큰 승리 21.04.30 1,746 42 10쪽
61 가정방문 +3 21.04.29 1,832 51 13쪽
60 비급 해독 +6 21.04.28 1,835 54 10쪽
59 절대 비급 21.04.27 1,906 44 10쪽
58 프리킥 +10 21.04.26 1,820 53 11쪽
57 순정의 라익 +1 21.04.25 1,840 48 10쪽
56 신상 세리머니 +6 21.04.24 1,861 45 10쪽
55 컨디션 +4 21.04.23 1,944 39 10쪽
54 질풍의 라익 +8 21.04.22 2,004 47 10쪽
53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 +4 21.04.21 2,055 43 10쪽
52 +4 21.04.20 2,089 48 10쪽
51 공격의 키 +7 21.04.19 2,133 46 10쪽
50 조금씩 나아지는 +2 21.04.18 2,218 44 10쪽
49 축구는 공만 차는 놀이가 아니다 +2 21.04.17 2,207 44 10쪽
» 강팀 +6 21.04.16 2,348 44 10쪽
47 완장의 무게 +7 21.04.15 2,413 46 10쪽
46 일찍 시작한 시즌 +2 21.04.14 2,499 43 10쪽
45 인터뷰 +7 21.04.13 2,521 50 10쪽
44 실력보단 인성 +4 21.04.12 2,472 46 10쪽
43 도라익은 찬밥 +6 21.04.11 2,535 39 10쪽
42 침묵의 시간 +6 21.04.10 2,553 44 10쪽
41 계약 옵션 +7 21.04.09 2,561 42 10쪽
40 저요저요 +3 21.04.08 2,593 41 10쪽
39 경기만 끝났다 +2 21.04.07 2,672 49 10쪽
38 스또라이커 +4 21.04.06 2,620 51 10쪽
37 페널티킥 +7 21.04.05 2,587 50 10쪽
36 버틀랜드 +3 21.04.04 2,597 43 10쪽
35 제임스 체스터 +4 21.04.03 2,655 45 10쪽
34 운명의 분계선 +3 21.04.02 2,685 45 10쪽
33 논란 +7 21.04.01 2,699 49 10쪽
32 다툼 +3 21.03.31 2,739 44 10쪽
31 밸런스 회복 +4 21.03.30 2,826 46 10쪽
30 반격에 취약한 스토크시티 +2 21.03.29 2,872 48 10쪽
29 유암화명 +6 21.03.28 3,012 53 10쪽
28 찰리 아담 +5 21.03.27 3,155 52 10쪽
27 기부 +6 21.03.26 3,188 54 10쪽
26 팀처럼 움직이라 +6 21.03.25 3,202 55 10쪽
25 변화하는 과정 +5 21.03.24 3,253 52 12쪽
24 새 동료 새 전술 새 역할 +7 21.03.23 3,459 58 10쪽
23 One stone two birds +8 21.03.22 3,399 61 10쪽
22 새 전술 +7 21.03.21 3,473 56 10쪽
21 인상적인 데뷔전 +8 21.03.20 3,595 68 11쪽
20 윌슨의 모험 +4 21.03.19 3,594 62 10쪽
19 믿을 건 스피드뿐 +6 21.03.18 3,644 64 10쪽
18 리그 데뷔전 +7 21.03.17 3,688 66 10쪽
17 훈련 도우미 +4 21.03.16 3,750 61 11쪽
16 입단 +5 21.03.15 3,845 61 11쪽
15 기자회견 +11 21.03.14 3,891 68 10쪽
14 어느 구단의 사정 +6 21.03.13 4,034 68 12쪽
13 라익이는 무결점임 +5 21.03.12 4,074 68 10쪽
12 기습전 +3 21.03.11 4,116 64 10쪽
11 결승전 +7 21.03.10 4,252 63 10쪽
10 도운설과 도천설 +10 21.03.09 4,388 7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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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전 테스트 +16 21.03.03 5,116 75 10쪽
3 입단 테스트 +5 21.03.02 5,428 79 10쪽
2 유럽으로 +7 21.03.01 6,582 81 10쪽
1 프롤로그 - 탄생 신화 +13 21.03.01 7,408 89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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