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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쇠의 서재입니다.

천마에 빙의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글쇠
작품등록일 :
2019.11.01 10:16
최근연재일 :
2020.01.06 18: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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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44
추천수 :
885
글자수 :
36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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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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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범인 검거

DUMMY

"찾았소. 장거리 버스 역에서 발견했소."


조작 부대장은 수마허가 운전하는 지프에 함께 탔다.


"그나저나 수마허 동무 운전 솜씨가 장난 아니오. 그 납작한 자동차로 시합하는 데 나가도 되겠소."

"에이. 그런데 아무나 나갑니까."


대답은 겸손히 했지만, 칭찬에 신났는지 수마허가 속도를 낸다. 앞선 차들을 빠르게 추월하는 모습에 조작 부대장이 연신 감탄했다.


"저자가 맞는지 확인 바라오."


핼쑥하게 질리긴 했지만, 뚱뚱한 몸매나 평범하지 않은 얼굴 덕분에 헷갈릴 일은 없었다. 코난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작 부대장이 무전기를 들고 체포를 지시했다.


의외로 노양심은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


노양심은 근처 파출소로 데려가 심문하기로 하고 나무 상자부터 열어봤다. 안에는 석고 조각이 가득했다. 그리고 하얀 석고 조각 사이에 푸른색 조각도 보였다.


"이거 큰일이군. 코난 대장. 내가 좀 도와줄까?"


조작이 이마를 찌푸리더니 은근한 말투로 작게 말한다.


"어떻게요?"

"내가 아는 전문가가 있는데, 조각 솜씨가 예술이야. 코난 대장이 사진만 몇 장 구해주면 똑같이 만들 수 있어."


갑자기 수백 개 대화가 귀에 꽂히고 커다란 버스 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 뭐야?

- 빙의가 완성됐어.


"코난 대장. 진범을 잡았으니 국보가 깨져도 상관없다는 순진한 생각이나 하는 건 아니지? 국보를 찾지 못했으니 문책은 피할 수 없어."

"원하는 게 뭡니까?"

"성으로 가면 날 불러주게. 어차피 사천이나 호북이나 말투도 비슷하고 거리도 가깝지 않은가. 여기선 평생 부대장 신세를 면할 것 같지 못하니 둥지를 옮겨야겠네."


"거절하겠습니다. 그리고 노양심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천마는 상자를 트렁크에 싣고 노양심을 지프 뒷자리에 태웠다. 조작 부대장이 입맛을 다시며 떠나는 지프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쳐다본다.


"노양심. 난 성도시 형사대 대장 코난이다."

"죄송합니다. 알고 깬 건 아닙니다. 전 그저 석고상을 북경 교회로 가져가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안에 불상이 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자세히 말해. 네 말이 진실이면 내가 상부에 좋게 말해주겠다."

"흑흑.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노양심은 한참 지나서야 겨우 진정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새벽이 되었는데 공장장 아들 말고 공장장이 교대하러 왔습니다."

"그게 이상한 일이야?"

"아닙니다. 공장장 아들 공술은 술고래입니다. 어디에 공짜 술이 있다는 말만 들으면 만사 제치고 달려가는 놈입니다. 몸이 불편한 공장장이 아들을 대신해 불상 보초를 선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럼 계속해."


"공장장이 저한테 석고상 하나 줬습니다. 북경 교회에서 주문한 하느님 조각상이라고 하더군요. 저나 공장장은 가끔 개인 의뢰를 받아 돈벌이하기도 합니다. 돈 500위안 주면서 북경 교회로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500위안이면 제 월급보다 더 많은 돈입니다. 왕복이래 봤자 겨우 일주일이어서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게다가 가는 기차표도 공장장이 미리 사놨습니다."


"기차표를 공장장이 줬다고?"


"그렇습니다. 전 그날 바로 기차에 탔습니다. 그런데 다른 여객이 짐을 내릴 때 가방끈이 상자에 걸렸습니다. 상자는 바닥에 떨어졌고, 전 석고 조각상이 깨진 걸 확인하고 다급히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석고를 사서 내가 똑같이 만들려는 생각이었습니다. 북경에 가서 만들어도 되는데, 당시엔 너무 당황해서 무작정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불상이 깨진 건 언제 발견했지?"


"어제 발견했습니다. 석고 조각상을 다 만들어서 바꿔치기하려고 상자를 열었는데 글쎄 불상 조각이 있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친구한테 전화해보니 공장에 있는 불상 조각상은 가짜로 판명 났고 제가 도둑으로 몰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버스 타고 돌아가서 해명하려고 했던 겁니다."


"공장장이 너한테 상자 주는 거 본 사람이 있어?"


노양심은 한참 고민했다.


"모르겠습니다. 몰래 일 받는 거 들키면 안 됩니다. 그래서 단둘이 만났고 공장 떠날 때도 눈에 안 띄려고 조심했습니다."


"만약 공장장이 너한테 나무 상자를 준 일이 없다고 잡아떼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에이. 그렇게 양심 없으면 사람이 아니죠."


노양심이 길길이 뛰었다.


"형님. 차 좀 세워주십시오. 전화 몇 통 해야겠습니다."


지프가 길가에 부드럽게 정차했다.


"형님. 당장 공 공장장이랑 딸 체포해서 심문하세요. 노양심이 들고 간 나무 상자는 공장장이 준 겁니다. 석고상 안에 불상을 숨겼는데, 그 불상도 가짭니다. 그리고 노양심의 표는 공장장이 줬다고 합니다. 표를 산 게 누군지 철도국에 물어봐 주십시오."


그 외에도 천마는 전화 몇 통 더 해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노양심은 통화가 전부 끝나고서야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 불상 가짜인 거죠? 저거 2천만 위안짜리 국보가 절대 아니죠? 역시 엄마 말대로 양심 지키며 살기 잘했네요. 코난 대장처럼 훌륭한 분을 만나 억울한 누명 안 쓰게 되었습니다."


반 시간도 안 되어 전화가 왔다.


"기차표는 공술이 산 거고, 심천 가는 기차표도 샀다고요? 당장 심천 공안국에 협조 요청해요. 아무래도 불상을 가지고 홍콩으로 밀항하려는 거 같습니다."


홍콩이 중국에 돌아오기 전이다. 홍콩 경매장에 불상을 내놓은 다음 그 돈을 들고 영국 혹은 캐나다로 가서 정치 이민을 신청하면 된다. 정기적으로 법원에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해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지만, 그 정도야 2천만 위안이나 되는 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네, 형님. 공염불이 다 실토했다고요? 그러니까 가짜랑 진짜 몰래 바꿔치기한 다음 북경 교회로 보내고. 북경 교회의 조각상은 미리 출발한 공술이 바꿔치기하려고 했다는 거죠? 그런 식으로 불상을 빼돌리고 노양심에게 덤터기 씌우려고 했고요."


노양심 얼굴이 분노로 달아오른다. 국보를 훔치고 훼손한 죄는 사형감이다.


"노양심. 넌 저 상자를 들고 성도로 가. 전문가한테 맡기면 가짜라는 걸 알아낼 거야. 보태지도 덜지도 말고 그냥 네가 아는 확실한 사실만 말하면 돼."


"감사합니다. 그런데 코난 대장은 어디로 갑니까?"


"심천. 공술 잡으러 가야지."


수마허가 운전하는 지프는 고속도로를 타고 사정없이 달렸다. 1300km나 되는 거리를 수마허는 고작 8시간 만에 주파했다.


"나이 먹으니까 조심성만 늘어서 미안해. 늦은 건 아니겠지?"

"따님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은 다음부터 형님 몸 너무 사리는 거 아닙니까?"

"그래도 외손주는 안아봐야 하니까 천천히 운전하는 습관을 지금부터라도 길러야지."


이 아저씨 정체 뭐야?


###


- 뭐야? 이번엔 왜 나랑 같이 안 간 거야?


심천 공안이 부두목 하나 석방하는 걸 조건으로 흑사회를 움직여 공술을 찾아냈다.


공술은 아버지의 계획을 따르는 척하면서 먼저 불상을 바꿔치기하고 심천으로 갔다. 공염불은 공술이 석고상을 회수하려고 북경으로 간 줄로만 알고 있었다.

공술로선 노양심이 범인이 되면 가장 좋은 일이다. 노양심이 훔친 게 아니라고 밝혀져도 다음 순서는 아버지다. 아버지라면 대를 이을 아들인 공술을 끌어들이지 않고 여동생과 둘이서 모든 걸 안고 갈 것이다.


최악의 경우엔 위험을 무릅쓰고 홍콩으로 밀항해도 된다. 하지만, 밀항 브로커가 가끔은 밀항객의 주머니를 털기도 한다는 소문에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간만 보다가 심천 흑사회에 덜미를 잡혔다.


국보를 무사히 회수한 코난은 승진은 물론 인민영웅 훈장까지 받았다.


그렇게 빙의가 끝났는데 성화신이 있는 구름 위 세상 대신 캄캄한 공간이 날 반겼다. 이대로 저승사자한테 끌려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게 아닌지 오만가지 생각으로 떨던 차에 무림으로 돌아갔다.


- 나도 몰라.


- 그런데 코난이 뭘 후회했는데?


- 코난은 조작 말대로 국보를 위조하고 노양심을 범인으로 몰았어. 그리고 사천성 성장이라는 작자가 전문가를 매수해 위조한 국보를 진짜라고 하고 사건을 마무리했지. 성장 본인도 걸려있는 일이니까. 결국, 노양심은 국보 절도죄로 공개 처형당했고 코난은 성 공안청으로 갔다.


- 양심의 가책인가?


- 양심의 저주지. 노양심이 죽기 전에 어마어마한 저주를 내렸다. 그 저주 탓에 코난이 가는 곳마다 사람이 죽었다. 그걸 자기 책임이라고 여긴 코난이 필사적으로 범인을 찾아내며 유명인이 됐지만, 주변 사람이 끊임없이 죽어가는 고통은 참기 힘들었다.


출세욕에 쉬운 길을 선택했던 코난이 천마 덕분에 구원받았다.


기회는 준비된 자 앞에 나타나고, 타락은 기회를 잡으려는 순간에 덮친다.


난 지금까지 타락할 기회조차 없었다.


작가의말

이번 소제목은 ‘저주의 비밀‘로 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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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생방송 20.01.05 17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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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지뢰밭길 20.01.04 140 4 9쪽
80 가시밭길 20.01.03 142 8 9쪽
79 천동출 20.01.03 151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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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합체와 분리 20.01.02 139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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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정조를 지켜라 20.01.01 197 4 9쪽
72 검사 천동출 20.01.01 153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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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처형식 19.12.30 122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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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의욕 잃은 망나니 19.12.28 150 8 9쪽
61 말종의 반격 19.12.28 125 6 9쪽
60 동맹주 19.12.28 12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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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천마신공 19.12.27 143 4 9쪽
57 아비수의 마왕들 19.12.27 14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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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어마어마한 지원군 +1 19.12.25 152 6 9쪽
54 마교와 전쟁 19.12.24 141 7 9쪽
53 애송이들아 +2 19.12.23 156 8 9쪽
52 대기업 회유 +2 19.12.22 176 7 9쪽
51 독점금지법 +2 19.12.21 177 5 9쪽
50 후원금 +5 19.12.20 171 6 9쪽
49 난 진실만 말한다 +2 19.12.19 171 6 9쪽
48 청문회 +2 19.12.18 168 5 9쪽
47 무림맹의 저력 +2 19.12.17 165 7 9쪽
46 비무 대회 +2 19.12.16 187 7 9쪽
45 천마의 대응 +4 19.12.15 186 7 9쪽
44 후보자 토론회 +2 19.12.14 174 7 9쪽
43 영혼 분리 +2 19.12.13 181 7 9쪽
42 공약 +3 19.12.12 216 6 9쪽
41 출마 선언 +2 19.12.11 185 6 9쪽
40 차별에 관하여 +2 19.12.10 218 7 9쪽
39 빙의가 준 계시 +2 19.12.09 267 7 9쪽
38 세 번째 빙의 +2 19.12.08 212 7 9쪽
37 탄핵 +2 19.12.07 201 10 9쪽
36 프리즌 브레이크 +4 19.12.06 216 8 9쪽
35 공청석유 +4 19.12.05 257 5 9쪽
34 십색기 +2 19.12.04 231 9 9쪽
33 문신 법술 +3 19.12.03 225 5 9쪽
32 천마 감옥에 갇히다 +2 19.12.02 239 5 9쪽
» 범인 검거 +2 19.12.01 212 7 9쪽
30 두 번째 빙의 +3 19.11.30 250 6 9쪽
29 대호법의 활약 +3 19.11.29 252 5 9쪽
28 상거지 만수로 +2 19.11.28 285 8 9쪽
27 첩자 이야기 +2 19.11.27 280 8 9쪽
26 유치원 삼법 +2 19.11.26 335 7 9쪽
25 민폐 천마 +2 19.11.25 282 6 9쪽
24 망나니 천마 +2 19.11.24 308 9 9쪽
23 최악의 16팀 +3 19.11.23 298 9 9쪽
22 노력하는 천마 +2 19.11.22 383 7 9쪽
21 무림맹의 재도발 +5 19.11.21 358 8 9쪽
20 배움은 끝이 없다 +2 19.11.20 373 8 9쪽
19 영혼과 육신 +1 19.11.19 409 9 9쪽
18 첫 경험 +6 19.11.18 521 13 9쪽
17 세상에 이런 일이? +2 19.11.17 413 13 9쪽
16 뒷수습 +4 19.11.16 418 12 9쪽
15 말종의 사신 +2 19.11.15 442 14 9쪽
14 엄친아 할아비 +3 19.11.14 465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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