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 보상
이름 : 드워프의 보물
분류 : 한 손 망치
등급 : 신화
능력 : 타격 성공 시 일정 확률로 대상 방어력을 낮춤
능력 : 진공
능력 : 절대영도
능력 : 지옥불
능력 : 훼멸
특별 : 내구도 무한
특별 : 스킬 '천재지변' 사용 가능 - 쿨타임 180일
새로 생긴 스킬과 업그레이드된 게 분명한 스킬에 눈길을 빼앗겼던 네크로는, 뒤늦게야 전투 망치가 한 손 망치로 바뀌었음을 발견했다.
단순히 왼손으로 방패를 들 수 있다는 장점만 생긴 게 아니고, 신력 스킬 덕분에 공격 속도도 빨라졌다.
"이걸로 부족하군. 선물 하나 더 줬으니 천천히 확인해 봐."
"네크로, 그대와 그대의 왕국은 드워프의 영원한 동맹이네. 무기와 갑옷을 구매한다면 최저가로 넘겨주겠네."
왕이 된 대장로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WORLD와 드워프 왕국은 자동으로 영원한 동맹이 되었다. 거절할 생각도 없었지만, 거절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동맹이었다.
"이 버러지들아. 신께서 보고 계신다. 몰래 숨어서 맥주 빚을 시간에 돌 하나라도 더 캐고 망치 한 번이라도 더 두드려라. 한 달 안에 신전과 왕궁 그리고 도시 건설을 끝낸다."
대부분 드워프가 임시 필드에서 사라졌다.
"네크로, 그대 덕분에 우리 바위 일족이 신을 모시는 부족이 되었다. 그대에게 보답하고 싶다."
대륙섬 드워프 대표 헤이그가 네크로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 바위 부족이 신을 섬기는 사제 일족이 되었습니다.
- 바위 부족이 오랜 기간 잊고 지냈던 부족 특기를 되찾았습니다.
- 드워프의 보물에 뚫은 슬롯은 바위 부족의 작품입니다. 레전드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네 개의 슬롯을 뚫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아이템 하나를 선택해 슬롯을 뚫을 수 있습니다. 성공률 100%입니다.
'이런 건 NPC 의견부터 물어야지.'
NPC는 유저에게 망하는 조언을 하지 않는다. 특히 헤이그 정도 위치면 최고의 조언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
"추천 좀 해주시겠습니까."
처음으로 헤이그에게 존댓말을 사용했다.
"패왕의 권위."
"이유가 궁금합니다."
"모자는 파괴 불가, 목걸이는 파괴 불가에 이미 슬롯 세 개로 한계다. 드워프의 보물도 슬롯 네 개로 한계다. 그럼 남은 건 반지밖에 없다."
정말 단순한 이유였다.
반지에 슬롯 하나 뚫어준 후 바위 드워프들도 사라졌다. 원래부터 암석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바위 드워프들은 신전을 짓는 일로 당분간 바빠질 예정이었다. 오직 용암 드워프만 남아서 2번 지역을 수습했다.
그리고 그레이트 웜의 사체에 비수를 대고 낑낑거리는 제이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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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트 웜이 처단되었습니다. 대륙은 마족의 위협으로부터 좀 더 멀어졌습니다.
- 드워프의 신이 탄생했습니다.
- 신의 탄생으로 드워프 왕이 생겼습니다.
- 대륙섬이 드워프 왕국의 영토가 되었습니다.
- 대륙섬 곳곳에 광산과 탄광이 생깁니다. 소유권은 드워프 왕국에 있습니다.
- 광물 가격이 60% 수준으로 하락합니다. 연소탄 가격이 70% 수준으로 하락합니다.
- 희귀 등급까지의 무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합니다.
- 품질 좋은 유일 및 전설 무구가 안정적으로 생산됩니다.
- 드워프와 관련한 직업들이 강화됩니다.
- 유저는 특정 퀘스트를 완성하면 드워프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기회는 한 번입니다. 실패하면 종족 전환 퀘스트를 다신 받을 수 없습니다.
- 죽은 신의 부활 혹은 소멸한 신의 탄생이 더 쉽게 발생합니다. 부족 이상으로 뭉치지 못하던 종족들이 신이 생기면 왕이 생기고 왕국을 이룹니다. 유저들은 좀 더 다양한 종족으로 레전드 세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철혈팔기는 빠르게 북부의 마을과 도시를 포기했다. 하루에 하나밖에 버릴 수 없기에 두 달은 도시를 버리는 데 몰두해야 한다. 도시를 버린 날에는 마을이나 도시를 점령할 수도 없기에, 만리장성과 초인동맹이 꼴좋다고 비웃었다.
네크로 길드는 야마토의 도시 2개를 점령한 후 대륙 서남부에서 교통 요충지에 있는 도시 2개만 차지하고 확장을 멈출 것을 선언했다. 대신 '선점권'이라는 이상한 권리를 주장하며, 대륙 서남부의 도시나 마을을 차지한 길드는 WORLD 왕국에 귀속해야 함을 명시했다. 귀속하지 않으면 무력으로 대응한다고 확실히 밝혔다.
초인동맹은 서북부의 권리를 주장하며 도시와 마을을 '판매'했다. 도시나 마을의 점령을 도와주는 대신 일정 금액을 받으며, 국가 세금과는 별도의 길드 세금을 따로 받았다. 대신 무력은 초인동맹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형태였다. 전투보다는 심시티에 흥미 있는 유저나 길드들에 환영받았다.
대한제국이 대륙 서북부에 도시 세 개 차지하고 NPC를 왕으로 추대했다. 국가 이름은 길드 이름과 동일하게 대한제국으로 했다.
"우리 고구려도 다른 서버 세력들을 받아들였으면 하는데."
"반대다."
"이유는?"
"이유가 필요한가? 지금 우리 가미카제가 빠지면 고구려가 무너질 텐데."
"무너진다? 지금까지 고구려를 지탱한 게 누구지?"
"너는 그저 피라미드 가장 꼭대기에 돌 하나 얹었을 뿐이다. 우리가 쌓은 피라미드 아니었으면 네 그 돌은 누구 눈에도 띄지 않았을 거다."
틀린 말은 아니어서 역천은 언쟁을 멈췄다. 비록 중추적인 역할은 역천이 다 했지만, 가미카제의 자금과 수십만 유저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대로 흐르면 우린 철혈팔기나 초인동맹은 물론 자칫 네크로한테도 뒤처질 것 같은데?"
"네크로 탄광이 곧 거덜 난다. 이제부터 주춤할 거야."
치트키나 다름없는 연소탄 공짜 제공이었다. 군대를 키우지 않는 이상 연소탄 구매가 도시나 마을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철혈팔기가 지금 주춤하고 있지만, 든든한 자금줄이 있어서 언제든 추스를 수 있다. 중국 부호들은 뭐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은 돈으로 격차를 줄이려 애썼고, 어느새 그게 하나의 풍조로 자리 잡았다.
"그럼 슬슬 대한제국과 네크로를 깨부숴야 할 텐데? 가미카제가 일본 대표 길드가 된다는 목표는 이뤘잖아."
"대한제국이야 NPC 왕을 추대했으니 등잔에 씌운 유리 갓만 깨면 바로 꺼질 촛불이야. 네크로 길드는 우리가 원정 가기엔 좀 부담이 돼. 단번에 해치울 상대가 아니잖아. 서서히 말려 죽여야 하는데, 중간에 자리 잡은 철혈팔기가 너무 큰 변수야."
레전드는 1서버부터 6서버까지 있다. 중앙섬은 따로고 대륙은 같은 서버를 공유한다. 대륙에서 밀려도 중앙섬으로 돌아가면 되고, 언제든 전력을 추스르고 대륙에 다시 진출할 수 있다.
레전드가 새로운 금융 시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정보가 빠른 부호들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레전드 세상에 뛰어들었다. 이들에게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상대는 서로 증오하는 이웃도 아닌 자국의 다른 세력이었다.
만리장성이나 철혈팔기는 훨씬 크게 보고 타국 세력도 견제하려고 애썼지만, 가미카제나 역천은 초인동맹처럼 땅 한 귀퉁이 안정적으로 차지하고 자기 서버를 대표하는 세력으로서 적당히 삼킬만한 파이 한 조각씩 입에 물려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 나 일볼 시간이니 이 문제는 다음에 얘기하지."
알람이 울리자 역천은 미련도 없이 로그아웃했다. 그러나 로그아웃한 반형운은 노트북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전화기를 들어 최 비서를 호출했다.
"최 비서. 내가 믿어도 되겠지?"
"상무님, 섭섭합니다."
"사업의 존폐가 걸린 일이어서 그래."
"모가지 걸겠습니다."
반형운이 믿어도 되냐는 믿음이 아니라 능력이었다.
"야마토 길드에서 왕의 혈통 얻은 놈 있지. 그놈 동향 낱낱이 감시해서 내게 보고해."
섭섭함을 토로하던 최 비서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상무님, 설마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게 상무님과 같을까요?"
"같다면 뭘 해야 할지 알겠지?"
"방해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세금 분배를 조금씩 비틀어 우리에게 유리하게 할 거야. 내 추측이 맞는다면 가미카제는 아마 모른 척 눈감아 줄 거야. 초인동맹이랑 네크로 중에서 하나랑 손잡아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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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젠 뭐하지?"
네크로가 돌아오자마자 자작을 임명하고 다미안이 백작이 되었다. 진돗개는 도시 11개나 차지한 지배 길드의 길드장이기에 최소 공작 작위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개인 명성이 낮고 백작이나 후작 숫자가 부족해 귀족이 되지 못했다.
다미안이 백작이 되자마자 우르크들이 국가 소속 도시와 마을을 공격했다. 미리 준비를 마친 마을과 도시들은 동맹 길드의 도움을 받아 깔끔하게 물리쳤다.
4서버와 5서버에서 온 유저들은 처음에 이미 공략이 잘 알려진 희망의 등대에서 어느 정도 레벌을 올렸다. 희망의 등대를 졸업할 때, 자금이 충족한 세력은 초인동맹을 선호했고, 자금보다는 무력에 자신 있는 세력은 네크로를 선택했다.
초인동맹은 무력만 책임져주고 상납도 받기에 자금이 부족한 세력의 외면을 받았다. 네크로는 세금으로 경제적인 도움도 주지만 무력으로는 확실한 도움을 약속하지 못했다. 마을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엔 자금이 부족한 세력들이 네크로를 찾았다.
"나도 심란해. 생각 좀 하게 내버려 둬."
북미와 유럽 서버의 유저들을 받으면서 진돗개와 현피는 길드 업무로 무척 바빴다. 아직도 NPC 군대를 양성하지 않았기에 무력 지원은 국가보단 용병 길드와 진돗개의 몫이었다. 반대로 네크로나 철벽 그리고 동해는 무척 한가했다.
"형, 뭐 걱정거리 있어?"
"작은 오빠. 눈치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냐? 걱정거리가 아니라 다른 고민이 있잖아."
동해는 눈치가 빠른 편이다. 가까운 가족이어서 판단력이 흐려졌을 뿐이었다.
"가서 사냥이나 좀 해. 나랑 제이크가 낚시하게 내버려 두고."
동해와 철벽이 바닷가에 있는 사냥터로 가자 네크로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어차피 다른 사람에게 안 보이는 인벤토리지만, 그래도 누군가 있을 때는 열어보기 좀 그랬다.
하급 광산 3개, 하급 탄광 5개, 중급 광산 1개, 중급 탄광 4개, 고급 광산 1개, 고급 탄광 1개, 특급 광산 1개.
가격으로만 따지면, 하급 광산은 경매장에 올리는 시작 가격이 600만 골드다. 하급 탄광은 200만 골드. 특급 광산은 천억이 우습다.
이 모두 제이크가 그레이트 웜 몸에서 뜯어낸 것이었다.
탄광이나 광산은 아이템처럼 사용하면 해당 지형에 알맞은 탄광 혹은 광산이 생겨난다. 만약 사용한다면, 탄광은 이미 보유했기에 따로 부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곧 고갈할 탄광에 가서 사용을 외치면 매장량이 바로 늘어난다.
광산은 위치를 고민해야 한다. 대장간을 비롯한 제철 시설이 많은 곳이 적합하다.
'이거 다 팔고, 아이템도 다 팔면 수천억이야. 이곳저곳 투자해서 안정적인 수익 만들고 평생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어.'
네크로도 레전드가 즐겁지만, 원래는 게임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다. 스트레스 해소로 게임을 시작했고, 돈을 벌려는 목적이 컸다. 왕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려 했지만, 이미 목표는 이뤘다.
'판이 너무 커. 내가 낄 데가 아닌 것 같아.'
최고는 아니니 다른 왕을 누른다는 목표를 세울 만도 하지만, 최근 한국 이름 박정관인 야마토 길드 간부 이세키와 대화하면서 생각이 복잡해졌다.
전부터 어슴푸레 추측하던 것들이 더 명확하게 다가왔다. 유니콘은 레전드라는 세상으로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대체하려 했다. 가상의 인터넷 공간에 흐르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생각하면, 그걸 모두 흡수했을 때 레전드가 얼마나 대단한 세상이 될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었다.
'지금 저 광산들을 팔면 수천억 챙길 수 있어. 몇 년 지나면 레전드는 어쩌면 수천억도 우스운 세상이 될지 몰라.'
생방송에만 전념해도 한 달에 10억은 우습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진 즐기자 길드 이름으로 만든 26억의 사나이 채널이 단독 선두였다. 공개할 수 없는 비밀 퀘스트 위주로 게임을 한 네크로는 빠졌지만, 진돗개를 비롯한 넷이 하는 생방송은 여전히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조심스러운 네크로와 달리 자기들 밑천을 온 세상에 탈탈 까발린 넷이었다.
'이걸 다 처분하고 생방송에 전념해도 된다. 그러다 싫증 나면 게임 쉬고. 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어차피 각자 인생은 각자 사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들만 잘 챙기면 되지 굳이 게임에서만 안면 튼 사람까지 걱정할 필욘 없겠지.'
만약 계속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려면 광산이나 탄광을 팔아선 안 된다. 경쟁 적수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자충수다. 상대도 그만큼 골드를 지출하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 레전드는 게임이다. 충분히 현실의 돈으로 골드를 사서 레전드 세상에서는 아무 손해도 없게 할 수 있다. 철혈팔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애들과 상의하는 건 짐을 떠넘기는 것밖에 안 돼. 애들은 당연히 날 생각해서 팔아치우라고 하겠지.'
상의할만한 친구나 선배 하나 없는 신세가 오늘따라 처량했다. 민 부장에게 전화해서 조언을 받을 수도 있지만, 수천억이 달린 일에 조언을 구할 정도로 둘이 친하진 않았다.
'사장님이라면 젊은 놈이 패기 없다며 팔지 말고 게임에서 왕 먹으라고 하시겠지.'
말단 직원부터 노력과 근성으로 회사 사장직까지 차지한 대단한 사람이다. 당연히 청년은 패기를 가져야 한다며 열변을 토할 게 뻔하기에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2미터에 육박하는 진주 고기를 낚은 제이크가 턱을 치켜들며 네크로를 바라봤다. 낚시 기술이 나날이 느는 네크로에게 보내는 도발이었다.
'그러고 보니 제이크 지금 게임 나이로도 스물 안 됐네?'
친밀도야 늑대의 감각 줄 때 이미 최대치를 찍었다. 레전드 세상이 점점 발전하면서 제이크는 NPC라는 걸 잊을 정도로 생동해졌다.
'게임 접으면 얘랑 해동청이 또 그리울 것 같고.'
- 작가의말
갑자기 반신 등급의 몹을 등장시키고 레이드까지 성공시킨 글쇠는 이후 스토리를 이어나갈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데.
그 와중에도 방향과 방황 라임에 희열을 느끼는데.
이대로 글을 이어나갈 능력이 없음을 인지하고, 템을 정리하고 게임을 접은 후 연예계 진출로 줄거리를 이으려는데.
과연, 글쇠의 개수작은 통할 것인가.
양심(무료라도 최소한의 개연성과 당위성은 있어야지. 읽어주시는 분들한테 실례잖아.)과 프로 정신(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야. 그러니 쓰고 싶은대로 쓸 거야.) 싸움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덧1 : 글쇠는 양심에 털이 난 게 아니라 털에 양심이 났다고 한다. (무모증 환자 글쇠의 증언을 첨부함.)
덧2 : 글쇠는 아마추어치곤 프로 정신이 강하다고 함.
덧3 : 비축분이 30편 정도만 남아서 몹시 초조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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