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서울 태운 호텔.
신기와 효주의 결혼은 현대판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로 크게 회자하였다. 태운 그룹의 이미지가 무척 좋아지고 주가도 연일 상승했다. 신기가 사실 신데렐라의 후손이라는 소문이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쁘게 화장한 효주가 아버지인 강유성과 함께 입장했다. 꿈까지 합치면 이미 세 번째로 보는 장면이다. 신기는 동생 신구의 필사적인 몸짓에 크게 벌렸던 입을 겨우 다물 수 있었다. 입을 헤 벌린 신기의 사진은 곧바로 토막뉴스로 인터넷을 도배했다.
주례는 강 회장이 직접 보았다. 이는 매우 커다란 신호다. 신기는 강효성의 최측근으로 알려졌고, 강효성은 젊은 나이에도 많은 성공을 거둔 사업가로 알려졌다. 물론 실패도 적지 않지만, 그런 것들은 언론에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강 회장이 십 년만 더 버틴다면, 지금 부회장을 맡은 강유성을 건너뛰고 강효성이 바로 회장직을 맡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강유성 혹은 강문성이 허수아비 회장직을 잠깐 맡을 수도 있다. 가장 강한 힘을 갖춘 강재성이 최근 정계로 눈을 돌린 것도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신기와 효주의 결혼식은 태운 그룹의 권력 중심이 강효성으로 옮겨간다는 아주 강력한 신호탄이다. 강효성은 아직 부드럽다 못해 만만할 정도기에, 권력의 금자탑을 쌓는 건 신기의 몫이 된다. 신기는 태운 그룹의 일반 직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문에 밝은 자들은 강효성의 성공 뒤에 누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는지 잘 알고 있다.
"멋진 신사분과 아름다운 숙녀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멋진 양복을 차려입은 제이크가 유창한 한국어로 둘의 결혼을 축하했다. 제이크는 가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본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강효성은 제이크 패밀리와의 연합으로 갈수록 커지는 아시아의 힙합 시장을 접수하려고 한다.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강효성은 아시아 시장을 제외한 다른 시장을 전부 제이크에게 일임했다. 그리고 신기가 중간에서 잘 조율한 덕분에 계약은 순조롭게 체결되었다.
"제이크, 편하게 아우라 불러."
"아우, 제수씨 너무 이쁜데. 혹시 언니 있으면 소개해줘."
비록 가문에서 독립했다고 하지만, 미국 유통 업계의 대부 오언 가의 삼 순위 상속자의 출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기와 제이크 그리고 강효성이 서로 정겹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강유성 혹은 강재성의 줄을 잡았던 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지? 미국으로 온다면 내 별장을 통째로 빌려줄 수 있는데."
신기 측 하객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박철이 제이크의 말에 부러움을 커다란 두 눈에 가득 담았다. 하루만 대부호의 별장에서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푸켓. 공교롭게도 둘 다 같은 곳을 원하고 있었더라고."
"푸켓에도 별장 하나 있는데, 거긴 너무 작아."
"마음만 고맙게 받지."
결혼식은 생중계 수준으로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동영상은 편집과 자막 처리가 필요하지만, 사진은 토막 뉴스로 빠르게 업로드되었다. 여자들은 화려한 결혼식을 부러워했고 남자들은 신기를 부러워했다. 전생에 지구를 구한 놈이라는 날카롭고 정확한 분석이 인터넷에 확산했다.
### DUAL SYSTEM ###
푸켓.
해변도 거닐고 마사지도 받고 맛있는 과일과 다양한 음식도 맛보았다. 푸켓 시간으로 저녁 10시, 한국 시간으로는 12시다. 신기는 샤워를 끝내고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웠다.
샤워기가 물을 뿜어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심장이 주책맞게 두근두근 방망이질한다. 그러고 보니 아직 키스도 제대로 못 했다. 결혼식에서는 그저 입술만 맞댄 뽀뽀였지 키스는 아니었다.
'키스 어떻게 해야 하지? 너무 능숙하면 의심받을 거고, 너무 서툴면 얕잡아 볼 거야. 너무 저돌적으로 하면 놀랄 것 같고, 점잖고 부드럽게 하자니 거리 두는 것 같고.'
샤워기가 물을 뿜는 소리가 멈췄다. 신기의 심장은 두 배로 빠르게 뛰었다. 아직 키스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는데, 벌써 샤워가 끝났다. 여자들은 최소 반 시간씩 씻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효주는 뭐가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마치 돌문이 구르는 것처럼 크게 들렸다. 몸에 찰싹 달라붙은 비단 잠옷이 효주의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다.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미칠 것 같다.
효주는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며 침대에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신기 역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삼촌, 눈이 무서워요."
신기의 불타는 눈빛이 두려웠나 보다. 신기는 눈으로 뛰쳐나가려던 늑대를 억지로 안으로 끌어당겼다. 신기가 어색한 웃음을 짓자 효주가 쿡 웃어버렸다. 아늑한 조명으로 조금 어둡던 방안이 갑자기 환해졌다.
"빨리 와. 손만 잡고 잘게."
"삼촌, 눈 감아요. 무서워서 못 가겠어요."
신기의 맹수를 방불케 하는 눈이 감기자 효주는 용기를 내서 다가갔다. 먹이를 노리는 맹수 같던 남자가 눈을 감자 순한 양이 되었다. 효주는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신기에게 다가간 후 입술을 이마에 살짝 갖다 댔다. 이마의 뜨거운 열기가 효주의 입술로 스며들어 가슴을 데웠다.
밑으로 내려가며 두 눈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댄 후 과감하게 입술로 내려갔다. 뽀뽀만 생각했던 효주는 신기의 입이 벌어지며 혀가 날름거리자 놀라서 뒤로 물러섰다. 너무 급하게 몸을 뒤로 젖히는 바람에 그만 뒤로 넘어졌다.
키스를 기대하고 있다가 효주가 넘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눈을 뜬 신기는, 얼굴이 빨개서 허겁지겁 일어나는 효주가 너무 귀여워 큰 소리로 웃었다. 어색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끈적한 두 눈이 서로의 얼굴을 시야에 꽉 잡아두었다. 둘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며, 눈은 감겼고 입은 벌어졌다.
- 시발.
### DUAL SYSTEM ###
푸켓.
세상이 회색으로 바뀌었다. 공간이 얼어붙고 시간이 멈췄다. 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고정되고, 세상을 안아주는 어둠도 출렁임을 멈췄다. 몸이 멈춘 가운데 신기는 자신의 몸을 떠났다.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었다.
손과 발에 흉측한 발톱이 자라난 악마가 있었다. 등에 여러 장의 날개가 있고 이마와 뒤통수에 뿔이 여러 개 있다. 악마는 증오에 찬 눈으로 신기를 바라보았다.
"너는?"
"반갑다고 해야 하나? 이 멍청한 자식아."
신기가 이계로 갔을 때 보았던 자신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물론 발톱이 더 길고 날개도 많고 뿔도 더 많아졌지만, 신기가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다.
"나는 이계로 끌려가서 개고생했는데 너는 여기서 여자랑 즐기고 있어? 이 멍청한 자식아, 소원 하나 제대로 빌지 못하는 팔푼이야."
"알아듣게 말해. 난 초월자가 아닌 일반인이야."
"개자식아. D가 우리 세상에 다시 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빌면 끝인 줄 알았어? D가 이계에서 구멍을 뚫었고, 우리는 강제로 이계로 끌려갔다고.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알아? 인간이 아닌 이상한 모습으로 보여 서로 죽이기도 얼마나 죽였는지 알아?"
초월자가 아니지만, 초월자로 지냈던 시간에 얻은 지혜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강효성이 하는 일도 듣기만 하면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지혜 덕분에 개떡 같은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넌 D가 내 DPP로 만들어낸 세상의 신기겠군. 시간을 돌린 후, 저쪽 세상의 D가 지구로 구멍을 뚫었다는 말이지?"
"맞아. 그리고 우리는 이계로 끌려갔어. 많은 사람은 이계에 적응하지 못해 죽었고, 적응한 사람들도 서로가 괴물로 보여 뭉치지 못하고 서로 죽이기를 반복했어. 뒤늦게 진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지."
"너도 모든 기억을 갖추고 있었나?"
"아니. 난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갔어.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여와를 만났지. 덕분에 진실을 알게 된 거야."
"네가 이 세상에 왔다는 건, D를 해치웠다는 뜻이겠지?"
신기의 날개와 뿔이 부르르 떨렸다.
"개자식, 이루지 못할 일은 입에 담지도 말았어야지. 네가 D를 죽이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람에 그 업을 내가 짊어지게 되었어. 이 나쁜 새끼야."
신기가 이계에 있을 때, 계약과 관련된 이상한 공간에서 엘프 여왕과 D를 만났다. 그리고 D를 죽이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저쪽 세상의 신기에게 그 책임이 전가된 듯하다.
'내가 짊어져야 할 업을 소원 때문에 저쪽에 떠넘긴 것이구나.'
"죽였어?"
"둘 다."
속에 맺혀있던 응어리가 시원하게 풀렸다. 가늠할 수 없이 큰 기쁨이 몰려오는 동시에 악마의 모습을 한 신기에게 몹시 미안했다. 자신이 했던 고생보다 훨씬 심한 고초를 겪었을 것을 생각하니, 마냥 기뻐하기도 뭣했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생했다."
"미안해할 필요 없어. 문제가 생겼으니까. 너도 고생해야 할 거야."
"무슨 문제?"
"이쪽 D는 네 운명의 대적자야. 그런데 내가 복수심에 불타 이쪽 D까지 죽여버렸어. 그래서 문제가 생겼어."
다른 사람이 죽였으면 문제 될 것 없다. 운명의 대적자라고 해도, 신기와 무관하게 죽은 건 신기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또 다른 신기가 죽이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새로운 전장에서 우리와 D가 다시 싸워야 해. D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기에 신은 우리에게 2천 번의 기회를 주었어. 쉽게 말하면 1999번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지."
"기억은 그대로 남는 거야?"
"새로 시작할 때마다 기억이 사라져. 그러나 그간 쌓은 격이 높다면 무의식적으로 정확한 선택을 하게 되고, 상황도 유리하게 흘러갈 거야. 회차가 쌓일수록 우리에겐 유리해지지. 그러니 처음부터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해야 해."
"언제 시작인데?"
"지금."
"초월자에게 몇십 년 시간이 기다리기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삼십 년 정도만 유예를 두면 안 될까?"
악마의 모습을 한 신기가 화냈다.
"제길. 나는 이계에 가면서 생식기가 사라졌어. 이곳도 내게는 이계나 다름없기에 지금도 마찬가지야.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평생 고자로 살아야 한다고. 그런 상황에서 수십 년 네가 저 암컷이랑 알콩달콩 사는 걸 지켜보라고?"
"그럼 사흘 정도만 시간을 줘. 세 번 살아봤는데, 시간을 돌리고 후회했던 일을 바로잡더라도 후회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 이번 생에서 잘 살았으니 지난 생에서 했던 잘못 혹은 후회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난 벌써 이 아이와 두 번이나 스쳐 지나갔어.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이번만큼은 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악마의 모습을 한 신기는 화가 더 치밀었다.
"신에게 고합니다. 저 자식은 이름을 기신으로 해주세요. 능력 중 마법 능력을 저 개자식한테 주고, 평생 동정으로 살게 해주세요. 그리고 저 고자가 내 세상으로 건너와서 영원히 고자로 살게 해주세요."
새로운 전장은 세상이 둘이고 신기가 둘이고 D는 하나다. 악마 신기는 원래 D를 다른 세상에 두려고 했다. 자신이 안전하게 성장한 후 건너가서 D를 제거하려 했다. 그런데 문득 자신이 넘어가면 또 고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D를 자신의 세상에 두기로 했다. 그리고 악독한 색마 신기가 자신의 세계로 건너와서 고자가 되기를 바랐다.
초월자의 힘이 사라지고 격이 사라졌지만, 신기는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큰 후회를 남기기 싫어 몸으로 돌아가려 애썼다. 많은 걸 바라지 않고, 그저 키스 한 번만 제대로 하고 싶었다.
"헛고생하지 마. 그리고 네놈은 자기 죄를 갚는 것뿐이야. 괜히 나를 원망하지 말라고."
악마 신기의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졌다. 어차피 신이 개입한 순간 지체하기도 힘들다. 지금 시간을 멈춘 것도 꼭 필요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서다. 정보의 전달이 끝난 지금, 악마 신기가 신에게 빈다고 해서 신기에게 시간을 더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TV나 매체에서 기적이라는 말을 흔하게 쓴다. 그래서 기적이라는 말이 옛날처럼 값지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완벽이라는 말도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바람에, 완벽이라는 말도 값어치가 땅에 떨어졌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완벽한 기적이 일어났다. 신기와 효주의 몸이 회색에서 채색으로 바뀌었다.
"삼촌."
서로 맞닿은 두 입술을 효주의 눈물이 촉촉이 적셨다. 길고도 짧은 키스가 끝났다.
"어릴 때부터 어른 효주가 꿈에 나와서 늘 당부했어요. 신기라는 남편이 있는데 푸켓에서 헤어졌다고. 다시 그 남자를 만나면 절대 놓치지 말라고요. 그리고 방금도 만났어요. 자신은 겁이 나서 키스도 못 했다면서, 나보고 꼭 키스하라고 했어요."
추방 스킬을 얻은 효주는 자신의 세상에 침입한 초월자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신기가 몰래 숨어도 효주가 신기를 쉽게 찾아낸 이유다. 효주는 신기가 언젠가 다른 세상으로 돌아가야 할 초월자이고, 신기를 원래 세상으로 보내야 할 사람이 자신임을 알고 몹시 슬펐다. 그리고 자신의 그리움을 추방 스킬로 신기에게 날려 보냈다. 그 수신인은 지금의 효주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푸켓에서 이별하게 되네요. 아마 이게 운명이겠죠. 그러나 언젠가 다시 꼭 만날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비록 지금과 다른 모습일지라도."
"나도 믿어."
두 입술이 합쳐졌다. 그리고 회색으로 변했다. 영원한 입맞춤을 하는 자신을 뒤로하고, 신기는 새로운 전장으로 향했다.
### DUAL SYSTEM ###
푸켓.
멈췄던 세상이 다시 움직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술을 뗀 남자는 자신의 몸을 더듬거렸다.
분명히 자신은 가족의 품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생소한 곳에서 눈을 떴다. 눈물 범벅이 된 여자는 얼굴이 낯선 데 매우 익숙하게 느껴졌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슬쩍 바라보니 자신보다는 신기에게 더 가까운 얼굴이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그에게 갑자기 수많은 기억이 쏟아졌다. 그러나 잠시 까먹고 있던 것을 기억해 냈다는 듯이, 아주 쉽게 모든 걸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미안해. 우리 운명이 섞여버렸어."
효주의 입술을 한껏 탐한 후, 신기가 입을 열었다.
"그거 나쁜 거예요?"
"우린 다시 태어나도 부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어."
"좋은 거네요."
"둘 다 남자로 태어나면 어떡하지?"
"그럼 삼촌이 수술해요. 저도 한 번 남자로 살고 싶어요."
- 작가의말
완결입니다.
기대에 못 미쳤다면 죄송합니다. 괜찮은 소재인데 제가 잘 쓰지 못했습니다.
천마 쓸 때와 마찬가지로, 개연성이나 설정에 너무 신경을 많이 쏟았습니다. 그쪽으로 생각이 많이 미치다 보니 다른 쪽에 신경을 덜 쓰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능력 부족이죠.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장단점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여전히 자신을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한테 너그럽거나 과하게 엄격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이번에는 좀 오래 쉬겠습니다. 절세신응 쓸 때의 방법이 가장 나은 것 같습니다. 설정, 인물, 줄거리, 주요 장면을 미리 다 정해놓은 후 비축분을 넉넉하게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글은 아마 재밌을 겁니다. 도교 신화를 바탕으로 글을 쓰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다음 글은 연참과 일일연재에 대한 집착 모두 버리겠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쉬겠습니다. 물론 완결에 대한 집착은 영원히 버리지 않습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재미가 없어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걸 알고 좀 더 책임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꼭 재미에 핵심 가치를 두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설정과 개연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ommen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