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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무정 님의 서재입니다.

탐나도다 노병사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풍운무정
작품등록일 :
2021.07.30 09:55
최근연재일 :
2021.12.11 11: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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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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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탐나도다노병사세493

DUMMY

자기가 잘하는 것은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결국 부민철 관장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그만큼 필살무도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고 해야 하나?

을나호흡법을 배우고 선천지기의 강제 각성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부강철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자 자신도 함께하겠다면서 33인 서울 자경단에게 필살무도를 전수하고, 정보 조직을 별도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 자경단이 부민철 관장의 가세로 무력에 정보라는 날개를 얻게 되었다.


일 년 동안은 자신도 을나호흡법을 집중적으로 수련하겠다고 해서 만장굴 결계로 보냈다.

계약금 3억 원이라는 말에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고민하지 않았을 거라면서 웃었다.


나에게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불안한 서울 자경단에 그동안 지켜보면서 신뢰를 확인한 부민철 관장의 합류는 안정감을 주었고, 단장인 부강철과의 호흡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서울 자경단의 일 년 후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



부민철 관장을 만장굴 결계로 보내고, 가야호텔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면서 며칠 동안 미래서울병원을 감시했다.


예상대로 진가령은 줄어든 수명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자연지기를 이용해 회복 속도를 높여 일단 좋은 인상을 심어 준 것 같지만 조서현 회장도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내가 3년은 살 수 있다고 했으니, 그것을 증명하려면 3년은 지나야 한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제는 지루할 정도로 동왕 진가령이 헤매고 있었다.


‘그냥 삭제해 버릴까? 아니야, 다른 사람이 오는 것보다 그냥 아는 사람이 편하지. 일 년만 기다려라.’


며칠 지켜본 결과 진가령의 실력은 내가 확인한 초인 1단계 초급에 특별한 능력은 없었다.

묵령석림 림주인 강천우를 생각하면 그 나이에 초인 1단계 초급이라는 것도 대단하지만 원로원까지 생각하면 아직 애송이에 불과하다.


아직은 타초경사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내가 힘을 얻을 때까지 나보다 약한 진가령을 지켜보는 것이 나에게는 유리하다.

최악의 경우 제거해 버리고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 된다.


감시하는 것을 그만두고 수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탄력을 받은 모세맥 개발을 완성하는 것이 지금은 제일 중요한 일이다.

모세맥 개발이 끝나면 초인 1단계 마스터가 될 것이고, 깨달음이 더해지면 2단계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묵령석림 림주 강천우가 나에게 조언했던 2단계 마스터가 아니라 2단계 초급 정도만 되더라도 원로원의 최강자들만 피한다면 어느 정도는 상대가 될 것이다.

각성한 울트라초고밀도 블루에너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잠깐 진가령의 근황을 확인하고, 모세맥 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마트폰의 진동과 함께 알림음이 들렸다.


‘이 시간에 누구지?’


아직 점심시간이 되기 전이었다.

아이들은 홈스쿨링 중이고, 아내는 일하고 있을 시간이다.

재택근무지만 아내는 송암재단 연구소의 직원이다.


내가 만장굴 결계에 내려가 있을 때 송암재단과 연구소 사무실도 구하고, 직원들도 일부 채용했다.

5월부터는 윤기성 회장이 송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아내도 연구소로 출근할 예정이다.


테라가 온라인에서 진행하던 치유의 섬 프로젝트를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있었고, 연구소 직원들은 아내와 하은이 연구성과의 특허 출원이나 임상 관련 일들로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다.


사실 가족 중에서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내가 제일 한가하지 않을까?

스팸이나 광고 전화면 어느 정도 울리다 끊어질 텐데 진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 울렸다.

처음 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사부, 제자 민줍니다!]

“어, 민주 네가 웬일이야?”

[섭섭해요, 사부! 궁금하지 않으심?]

“하하, 그렇지. 결과는 어때?”


민주의 갑상선암 치료를 하고, 성대의 흉터 성형과 틀어진 근육을 바로 잡는 블루 마사지까지 했었다.

근육이 자리를 잡고 나서 보기로 했는데 그 결과가 나도 궁금했다.

목소리가 밝은 것을 보면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다


[어디세요?]

“나?”

[네, 목소리도 들려드리고, 밥도 얻어먹고, 상의도 드릴 일이 있어서요.]

“그래? 나도 궁금하긴 하다. 여기 가야호텔.”

[와, 가야호텔요? 거기 한식 레스토랑 가연의 셰프 유명하잖아요.]

“그래? 예약하지 않아도 가능해?”

[그러실 줄 알고, 제가 예약했어요.]

“음,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하은, 하준, 현진 사형제들과 돈독한 관계라. 하하.]

“그래? 장충동에 왔었니?”

[서울 올라와서 바로 인사드렸죠. 제자 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무 말도 없었는데?”

[서프라이즈!]

“녀석, 엉뚱하기는. 그래 알았다. 몇 시로 예약했어?”

[12시 30분이요.]


하여튼 천방지축에 자유로운 아이라 통화하면 내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사부 집에 찾아와 가족들에게 인사까지 한 것을 보면 기특했다.

하여튼 동수 형 아이들의 친화력은 정말 부러울 정도다.


“테라, 민주 성대 어때?”

“뭐랄까? 이전이 천상의 목소리라면 지금은 신의 목소리?”

“하하하. 무슨 차이야?”

“쉽게 설명하면, 전 세계에서 천상의 목소리는 일 년에 한 명 정도 나오고, 신의 목소리는 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너무 주관적인 평가인데?”

“카오스, 예술이 그래.”


테라의 대답에 조금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요즘 테라가 사춘기 소녀 감성이라 조심해야 한다.


“하하, 뭐, 알았어. 이전보다 그냥 약 100배 좋아졌다는 거잖아.”

“호호, 공대생 아니랄까 봐 그걸 또 그렇게 해석하네? 비교 불가라는 말이야.”

“오케이. 다행이다. 잘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라니 기분 좋네.”

“을나호흡법 수련 때문인지 목소리에 힘이 느껴질 정도야. 그건 카오스가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대단한데? 만나면 확인해 볼게.”

“카오스, 나도 오늘 면담 신청할게.”

“하하, 다들 나한테 왜 그래?”

“일사분기 투자 보고도 해야 하고, 자금 운용 관련해서 말할 것도 있고.”

“그래, 내가 너희들 일만 시키고. 미안한데, 해줄 게 없네.”

“업.데.이.트!”

“아~하하하. 귀신같이 아네.”


12시가 넘어 민주가 로비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23층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 가연으로 올라갔다.

나는 몰랐지만 가연이 미슐랭 별 세 개를 받은 최초 한식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교 새내기가 이런 곳은 어떻게 아는지 신기할 뿐이다.


“사부, 안녕하셨어요?”

“어, 민주 맞아? 키가 더 커졌는데? 얼굴도 더 갸름해지고, 턱선도 그렇고.”

“헤헤, 친구들도 놀라던데. 사부도 마찬가지네요. 열심히 수련한 결과라고요.”

“그래? 그건 잘했구나.”

“그것보다 제 목소리 어때요?”

“목소리? 어, 그러고 보니.”


말하는 목소리도 조금 느낌이 달라졌다.

목소리가 좀 더 높고,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힘이 있다고 해야 하나.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든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목소리다.


“말하는 목소리도 달라졌네?”

“그렇죠? 매력적인 목소리라고 하던데. 사부는 어때요?”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힘도 있는 것 같고.”

“제 목소리 듣고 교수님도 놀라셨어요. 좋아졌다면서, 비결이 뭐냐고요.”

“그래서?”

“숨쉬기 운동 열심히 한다고 했죠.”

“큭, 교수님이 뭐라 안 해?”

“그냥 웃으셨어요. 실기 때 보자고 하시면서.”


레스토랑 앞에서 얘기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민주야, 들어가서 얘기하자.”

“네, 계산은 사부님이 하실 거죠?”

“녀석, 네가 예약했다면서?”

“예약은 제가, 계산은 사부님! 부자시잖아요. 헤헤.”

“부자? 하하, 어서 들어가자.”


민주의 부자라는 말에 조금 당황했다.

오랫동안 서민으로 살아온 나에게 부자라는 단어는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얘기였다.

돈을 많이 가졌다는 것은 인지했지만 부자라는 것이 당장 와닿지는 않았었다.

그냥 졸부 느낌?

민주에게 들은 부자라는 말은 다르게 와닿았다.


‘내가 부자였구나. 하하. 이거 참.’


어쩌면 내가 땀 흘려서 번 돈이 아니기에 애써 관심 없는 것처럼 한 것인지도.

그러면서 돈으로 만들어진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었다.

황금에 초연한 척했지만, 실상은 즐기고 있었던 거다.


‘왜 부정하려고 했을까? 돈이 무슨 죄가 있나? 사용하는 사람의 몫인 것을.’


“사부, 길을 막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 이런! 죄송합니다!”


이러다 버릇되겠다.

시도 때도 없이 생각에 빠지면 모든 것을 잊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입구를 막고 있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손님에게 사과를 드리고 예약된 자리로 이동했다.


런치 메뉴 중 가연 정식을 순서대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메인 음식은 석쇠불고기에 전복 비빔 솥 밥이었다.


“사부, 괜찮죠?”

“깔끔하네. 맛도 이 정도면 괜찮고. 우리 집밥에 비하면 못 하지만.”

“그렇죠? 저도 추자도에서 먹다가 서울 오고 한동안 고생했어요. 며칠 동안 동미간장에 밥만 먹었다니까요.”

“하하. 장충동으로 오지 그랬어.”

“그래서 결국 찾아갔죠. 사부님 제자라고. 헤헤.”

“민주 너도 대단하다. 인싸지?”

“저는 중간. 예술을 하는 애들이 그래요. 기복이 심하거든요.”

“학교생활은 재밌어?”

“정신없이 3월 지나갔죠. 을나호흡법 수련 덕분에 신세계에서 살았다고 해야 하나? 사부도 아시죠?”

“그 마음 알지. 난 지금도 그런 마음인데? 하하.

”정말요?“

”끝이 없거든. 사람 욕심이 끝이 없듯이 선천지기의 잠재력도 끝이 없어.“

”와~, 그럼 난 딱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박민주답다. 이제 상의하려는 것이 뭔지 들어 볼까?“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민주가 나를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치료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밥을 사달라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사부, 제 친구를 구해 주세요.“

”갑자기 친구를 구해달라니?“

”그 사이비교요. 을나호흡법으로 현혹해서 패가망신시킨다는 사람들요.“

”납치된 거야?“

”아니요. 아빠 모시고 온다면서 갔는데 연락이 안 돼요.“

”그런 실종 사건은 경찰에 신고해야지.“

”당연히 했죠. 그런데 경찰이 확인하러 갔지만 아무것도 없었데요. 그냥 숲이라고. 저 거짓 신고했다고 혼났어요.“

”민주가 위치를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친구랑 마지막 통화하고 위치 확인까지 했거든요.“

”그 위치 나한테 보내줄래?“


민주가 친구와 마지막 통화한 곳의 위치를 나에게 전송했다.


”지도 앱에도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저도 그게 이상했어요. 거짓말할 이유가 없어요. 분명히 자기 아버지 모시러 간 거예요.“

”실종된 지 얼마나 지났는데?“

”마지막 통화한 날부터 보름 지났어요. 학교에 오지 않아서 경찰에 신고했죠.“

”같은 학교야?“

”네, 음악원 작곡과요.“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한국의 줄리아드라는 학교에 들어간 것을 보면 작곡에 재능이 있는 친구인가 보다.


”사부라면 가능할 것 같아서요. 부탁드립니다.“

”내가? 무슨 근거로?“

”하준이가 가능할 것 같다고 그랬어요.“

”......“

”그 친구 정말 작곡 잘해요. 우리 Gstar엔터테인먼트에 도움이 될 거예요.“


민주를 위해 만든 1인 연예기획사가 ‘GStar엔터테인먼트’였다.


”민주만 있으면 되는데?“

”에이, 사부, 한 명은 그렇잖아요. 정말 작곡 잘한다니까요.“

”제자 부탁이니 한 번 가보기는 할게. 어차피 나도 태백산에 갈 일도 있고. 그런데 Gstar엔터테인먼트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면 계약하지 않아.“

”네? 그럼 내가 전 세계 최고 수준? 헛, 딸꾹!“

”그렇게 될 거야.“


내 말에 놀랐는지 갑자기 딸꾹질하더니 나를 미친놈 보듯이 쳐다본다.


”사부, 어디 가서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하얀 집에 잡혀가요.“

”민주야, 정신 차리고. 테라에게 일정 받았지?“

”네. 6월이요.“

”괜찮겠어? 학기 중인데.“

”이전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가능할 것 같아요.“

”민주야, 네 목소리에는 특별한 힘이 있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심을 담아서 연습하고 녹음하도록 해.“

”네! 친구 꼭 구해 주세요.“


대답을 씩씩하게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테라가 신의 목소리라고 할 정도면 곡에 대한 이해와 진심이 더해진다면 시너지가 크게 날 것이 분명했다.


”지난번 불렀던 울게 하소서 다시 들어 보자.“

”여기서요?“

”아니, 식사 끝나고 룸에 가서.“

”사부, 사제 간에도 도가 있는데 그건 좀···.“

”어휴, 얘가 또 이상한 상상하네. 직접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그래. 그럼 노래방 갈까?“

”헤헤, 농담한 건데 사부님 삐지셨네.“


식사를 끝내고 후식을 먹으면서 헤헤거리는 민주의 이마에 필살공격기 타격술로 알밤을 한 대 먹였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속도였다.

그건 민주도 마찬가지.


딱!


”아야!“


이마를 잡고 머리를 숙이며 눈물을 흘리는 민주를 보니 괜히 미안해진다.

잠시 후 고개를 든 민주의 이마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작은 혹이 생겼다.


”아~, 세상이 돌아요, 사부! 뭐죠?“

”너 이마가 왜 그래?“

”몰라요. 뭐가 날아와서 때렸어요. 호텔에서 이런 일이. 신고해야겠어요. 너무 아파!“


인상을 찡그리는 것이 매우 아픈 모양이다.

울트라초고밀도 블루에너지를 보내 치료했다.


”어, 뭐야. 아무렇지도 않네. 이마에 혹 어디 갔어!“

”민주야, 너 창피하게 왜 그래? 여기 사람도 많은데.“

”히힝, 이거 아닌데? 사부가 그랬죠?“

”얘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킥킥킥, 어디서 감히 사부를!’


식사를 마치고, 룸으로 가서 지난번에 들었던 울게하소서를 다시 들었다.

아직은 판단하기가 조금 모호했다.

힘이 실리기는 하지만 약했고, 불안정했다.

아마 을나호흡법 수련의 단계가 낮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런데도 듣는 사람의 기운을 조금 증폭시켜주고 있었다.

물론 노래는 테라가 말한 것처럼 신의 목소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신비로움과 사람을 끄는 마력이 있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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