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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18.10.24 20:37
최근연재일 :
2018.11.17 11:37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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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0,179

작성
18.11.0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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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진정한 증폭의 모습-24

DUMMY

위기라고 생각했을까? 민기가 손을 쭉 뻗으며 외쳤다.


“화염구!”


말과 동시에 민기의 손에서 한줄기 불꽃이 쏘아져 나가 테러배트를 덮쳤다.


“끼아아악!”


화염으로 이루어진 화살에 얻어맞은 테러배트가 발버둥을 친다. 불꽃은 이미 테러배트의 몸에 옮아 붙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불꽃이니만큼 웬만해서는 꺼지지 않는다. 이윽고 테러배트가 잠잠해지자 긴장이 풀린 민기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짝짝짝


“역시 대단하네.”


정후가 과장되게 박수를 치며 민기의 곁으로 다가왔다.

칭찬은 어린이를 성장시키는 훌륭한 거름이다.


“뭐, 뭐가 대단해요! 죽을 뻔했는데!”


무서웠는지 눈가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다.

그렇지만 정후는 반은 빈말로 한 소리가 아니었다.

방금의 그 공격은 정말 대단했다.


민기는 모르리라. 마법을 쓰는 가디언들이 이 광경을 보면 얼마나 놀랄지 말이다.

특성을 개화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티어 괴수를 처치한 것은 둘째 치고 마법의 캐스팅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다. 이것이 민기의 고유특성인 초고속연산의 힘이다. 초고속연산은 모든 계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켜 준다.


특성이라는 이능에 묶여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법은 마나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뿐 그사이에 필요한 계산은 모두 술자의 몫이다. 그런 계산을 초고속연산이 도와주니 캐스팅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진다.


민기가 어린 나이에 빌런단체 하나를 쓸어버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짜식! 하니까 잘 하네.”


“잘하긴! 개뿔! 머리 만지지 마요!”


머리를 슥슥 만져주니 그 손을 탁 쳐내고는 입술을 삐죽거린다.

어른처럼 굴더니 이런때는 또 애다.


“내가 밉냐.”


“아니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하다.

아마 자신을 내버려 둔 것 때문이리라.

정후가 말했다.


“네가 괴수를 우습게 보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제가 괴수를 우습게 볼 리가 없잖아요.”


민기가 항변하듯 말했다. 민기는 알고 있었다.

괴수의 무서움을...


지금 자신이 잡은 조금 큰 박쥐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거대한 괴수들이 세상에는 널려 있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던전 따위는 한방에 무너뜨릴 괴수도 알고 있다. 그런데 괴수를 우습게 본다? 얼토당토 않은 노파심일 뿐이다.


“휴, 글쎄 그 마음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성장할수록 사람들은 그를 칭송하고 우쭐거리게 만들 것이다.

그러다보면 제 능력이 버거운 짓을 하기 마련이고 그러다가 한 발 삐끗하면 그냥 사망이다. 죽는 건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몫인 것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정후는 손가락에서 반지를 꺼내 내밀었다.


“껴.”


“이게 뭐에요?”


“아티펙트다. 빌려주는 거야.”


정후의 말에 민기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그 반지를 손가락에 꼈다. 아티펙트 답게 저절로 그 크기가 조절된다. 상태창을 열어본 민기의 눈이 커졌다.


“와. 마나가 3이나 올랐네.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에요?”


“비싸지. 그러니까 빌려주는 거야.”


“고마워요. 형!”


언제 그랬냐는 듯 민기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서운했던 마음이 금세 솜사탕처럼 사라진다.

자신을 뭘 믿고 이런 것까지 빌려준단 말인가.


“이 은혜 꼭 갚을게요.”


“그래. 그 마음만 잊지 마라.”


“절대 안 잊어요.”


“아무튼 이제 내려가 보자. 슬슬 해방길드 녀석들이 우릴 붙잡겠다고 내려올 수도 있으니까.”


정후의 말에 민기는 그제야 자신들이 이곳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자각하고는 얼굴에 긴장의 빛을 띠었다. 자신들은 지금 이 던전에 무단침입한 이들이었다. 아무리 저들이 지금 대구시요새 내의 세력다툼으로 던전에 대한 구속력이 헐거워졌다고 해도 대낮에 눈뜨고 코베일 정도로 정신 나간 놈들은 아니다. 던전은 길드 힘의 근원과도 같다.


“예.”


민기가 은근슬쩍 앞장서려 한다.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처음 써본 마법 한방에 괴수가 죽어 나갔으니 지금 어깨에 힘이 한가득 들어갔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정후가 한숨을 푹 내쉰다.


“여기 3티어 던전이다?”


“으아앗!”


정후의 한마디에 정신을 차린 민기가 정후의 뒤로 숨는다.

그렇다. 이곳은 3티어 던전이다. 고작 1티어 괴수 하나 잡아본 쪼렙이 덤빌 곳이 아닌 곳이다.


#2


해방길드가 소유하고 있는 3티어 던전들 중 저들끼리 일명 꿀 던전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보울혼이라는 3티어 괴수와 자이언트렛이라는 쥐처럼 생긴 2티어 괴수, 테러배트라는 1티어 괴수가 혼존하는 혼합형 던전이었다.


던전의 이름이 꿀 던전인 이유는 주로 출몰하는 보울혼과 자이언트렛이라는 괴수가 레이드하는데 상당히 쉽다. 던전의 몬스터는 빛에 민감하다. 그리고 이 꿀던전이라는 곳에 출몰하는 괴수는 빛에 더욱 민감하다.


화속성마법은 당연하게도 빛을 수반한다.

마나가 부족한 민기가 화염구로 괴수를 먼저 맞추면 빛과 타오르는 고통으로 움찔하는 괴수를 정후가 창으로 마무리 지었다. 가끔 테러배트와 자이언트렛이 함께 공격해 들어오기는 했지만 민기가 태러배트를 화염구로 견제하는 사이 정후가 자이언트렛을 처리했다.


둘의 캐미는 보울혼이 나왔을 때 빛을 발했는데 민기가 화염구로 보울혼을 유인하면 정후가 급소를 공격했다.


“와, 이렇게 쉽다니...”


자신이 3티어 괴수를 레이드한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민기가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얼른 와. 도축 가르쳐 줄테니까.”


“예!”


정후는 민기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나중에 도축 같은 건 민기에게 떠넘기려는 속셈이었지만 민기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사실에 마냥 좋을 뿐이다.


“마정석의 위치는 여기 가슴뼈에서 아랫쪽으로 세 마디 정도 근처에 있어. 이렇게 칼집을 넣고...”


도축용 단검으로 슥슥 썰자 곧 푸륵 하고 채액이 흘러나온다.


“손을 집어넣어 웃차! 빼내는 거지.”


“으, 더러워.”


“가디언 하려면 할 줄 알아야 한다.”


“네. 가디언이라면 당연하죠!”


가디언이라는 말이 좋은지 연신 고개를 고개를 주억거리는 민기다.

민기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정석을 흡수하지 않았기에 곧이어 정후의 손에 체액이 한가득 묻은 마정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5cm 가량으로 그리 크지 않다.


“와, 100만원 벌었네요.”


3티어 마정석을 받아든 민기가 그것을 이리저리 굴리며 기분 좋게 말했다.


‘뭐 나중에 그 가치가 훨씬 뛰겠지만’


회귀 전 알고 있던 마정석의 가치를 굳이 말해줄 필요가 없기에 입을 다무는 정후다.


슈슉...


“형의 특성들은 언제 봐도 신기해요.”


“절대 비밀이야.”


“당연하죠!”


정후가 나직하게 말하자 민기가 금세 고개를 끄덕인다.

아공간의 존재를 숨길 수는 없다. 민기는 정후가 끝까지 끌고 가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정후가 과거 겪었던 민기는 의리가 있는 녀석이었다. 그러니 함량미달 가디언인 그도 거의 반억지로 던전 이곳저곳을 끌고 다녔고 말이다.


“왜요?”


“아니다.”


잠시 민기의 얼굴에서 과거 그의 얼굴을 떠올렸던 정후는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은 감상 따위에 빠질 때가 아니다.

그 후로도 레이드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물론 이후의 레이드는 대부분 정후가 진행했다. 아무리 S급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레벨이 부족하다. 마나가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시작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괴수들의 숫자가 많아진다.


어둠 속을 가르고 나타나는 거대하고 흉측한 괴수···. 그리고 그들이 뿜어내는 숨 막히는 먹이를 보는 눈빛, 그러나 민기는 그 속에서도 너무나 편안했다.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완벽한 벽 때문이다.


슈슈슛!!!


그의 손에서 빛이 번쩍거릴 때마다 괴수들은 그대로 쓰러졌다.

민기가 보기에 그는 이곳에서 신과 마찬가지였다. 그 자신의 능력을 E급 이라고 했던가?

그렇지만 가디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민기가 보기에 정후는 절대 E급 따위가 아니었다. 이곳은 3티어 던전이다. E급과 D급이 파티를 이루지 않으면 진행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창을 찔러대고 있었다. 대단한 특성 따위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2티어든 3티어든 그의 창앞에 모든 괴수는 공평했다.


민기가 보기에 정후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C급 가디언이다.


일견 무성의하게 보이지만 그것들이 괴수들의 요소요소를 찔러 제압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마나가 차면 한 방이라도 때려. 그래야 네 경험치가 더 많이 올라가니까.”


“네!”


“항상 거리 조절을 잊지 말고.”


괴수들이 몰려드는 와중에도 민기를 꼼꼼히 챙긴다.

믿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민기도 사람들의 진심과 거짓을 구분할 줄은 알았다.

어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능력이다. 그런 민기의 눈에 정후는 그를 진심으로 챙겨주고 있었다. 설령 그를 이용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지금껏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이런 사람은 없었다.


“형! 지금까지 레벨업 두 개 했어요!”


“오, 잘했어.”


머리를 벅벅 문지르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런데 저 능력치 어떻게 투자할까요?”


“무조건 마나지. 본래라면 민첩이나 체력 쪽으로 일단 투자하며 무기술을 익힌 다음 근접전투로 1티어 괴수를 감당할 수 있게 되면 마나를 올리는 게 정상이지만 넌 무조건 마나로 가야 돼.”


“네!”


정후의 말에 한 치 의심도 없이 마나에 능력치를 투자하는 민기다.

고작 1레벨이기에 민기는 쭉쭉 성장했다. 하루가 지났을 무렵에는 무려 7레벨이 되었고 꾸준히 마나에 투자한 민기는 이제 제법 화염구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퍼퍼퍼펑!!


“뀌이이익!”


불꽃이 비산하며 자이언트렛이 날아가 벽에 부딪힌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 다시 한발의 화염구가 날아가 자이언트렛의 복부에 틀어박힌다.


“꿰엑!”


“하아...하아...”


마나를 전부 사용하여 뻐근해져오는 가슴을 부여잡은 민기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힘겨워보이지만 그 얼굴은 환희로 가득 차 있다.


“이야, 2티어 괴수를 혼자 잡다니... 난리 나겠군.”


“이거 꿈 아니죠?”


“꿈 아니야.”


“와아.”


민기가 뛸 듯 기뻐했다. 하긴 그럴만도 했다. 고작 7레벨 짜리 F급 가디언이 2티어 괴수를 단신으로 잡아냈다는 건 5년 후에도 흔하지 않은 대단한 유망주다. 물론 정후가 견제를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것을 떠나서라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게 다 초고속연산 특성의 힘이다.

민기는 타인보다 훨씬 바르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고작 화염구 따위나 빠르게 사용하지만, 숙련도가 쌓이고 중급이나 상급으로 올라가게 되면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


중급이나 상급이 되면 새로운 마법을 개화하며 이전의 마법들은 캐스팅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진다. 그런데 거기에 초고속연산이 끼어들면? 말 그대로 화염구는 마나가 되는대로 난사가 가능한 괴물이 되어 버린다.


실제로 민기는 회귀전 이 화염구 난사가 주특기였다.

온갖 마나보조 아티펙트로 몸에 떡칠을 하고 화염구를 난사하면 4티어 이하 괴수들은 소리도 못내고 죽임을 당해야 했다.


“그러나 조심해. 넌 지금 매우 위험한 성장을 하는 중이다.”


“네.”


그러나 정후는 마냥 칭찬만 해주지 않았다.

최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아차하는 순간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좀 쉬자.”


정후의 말에 민기가 쪼르르 달려온다.

밥은 몇 시간 전에 먹었지만 수분 보충은 꾸준히 해줘야 한다.

민기가 생수의 병을 따고 들이키려고 할 때 정후가 그런 민기를 제지했다.


“잠시만.”


정후의 말에 민기의 손이 딱 멈춘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쪼그려 앉는다. 언제든 튀어나갈 수 있는 자세다.

그 모습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본 정후가 곧이어 청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그리고...


펑..퍼펑 ...


멀리서 폭음소리가 메아리쳐 들려온다.


“거리는 상당하고... 사람은 셋 이상... 파티군. 속도는 빠르네.”


작가의말

제 작품은 언제나...

좀 마이너 합니다...-_-;;

소재가 좀 그렇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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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융합의진정한무서운점하나-24 +10 18.11.08 3,387 1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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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복수의 서 제 1장 권속의 장-20 +9 18.11.04 4,404 13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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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숙련자의 던전지침서-18 +8 18.11.02 4,954 1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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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투다. 새끼야-10(수정) +10 18.10.26 6,897 161 11쪽
9 복수는 차근차근-9 +7 18.10.26 6,992 165 13쪽
8 뭘 또 이런 걸 다...-8 +4 18.10.26 7,280 155 12쪽
7 너 대단한 놈이구나?-7 +9 18.10.25 7,625 175 11쪽
6 대충 알겠네.-6 (수정) +15 18.10.25 7,807 196 13쪽
5 간보기-5 +5 18.10.25 8,071 16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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