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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18.10.24 20:37
최근연재일 :
2018.11.17 11:37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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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0,179

작성
18.11.0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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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융합의진정한무서운점하나-24

DUMMY

정후가 손을 내밀었다.

민기가 멀뚱하기 그 손을 바라본다.


“파티 안해?”


“아. 네.”


정후의 말에 민기가 정후의 손을 붙잡았다.


“어, 어떻게 해요?”


“그냥 하겠다고 속으로 생각해.”


정후의 말대로 마음속으로 결성하겠다는 생각을 하자 곧바로 눈앞에 파티가 결성되었다는 창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이제 형이랑 파티 된거에요?”


“그래.”


별 거 아니라는 듯 정후가 답했지만 민기는 지금 얼떨떨함 속에 감격하고 있었다.

정후 정도 되는 가디언이 생 초짜인 자신과 파티를 해준다. 그것은 괴수를 잡고 나오는 경험치를 공유해 준다는 뜻이다. 짐짝일 뿐인 자신을 위해 말이다.


민기는 이때부터 정후를 완전히 믿기로 했다.

대체 어떤 이유로 자신을 이렇게 대가 없이 도와주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작 자신 따위에게 이렇게 퍼주는 사람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지금 정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는 중이다.

이정도 신뢰면 ‘권속’ 으로 묶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메시지창이 그것을 방해했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정후도 어째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지는 안다.

아직 그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다는 건 둘째치고 권속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건 차차 해나갈 일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정후의 걸음이 멈춰진다.


“괴수다.”


“히익”


정후의 말에 민기는 전신이 딱딱하게 굳어옴을 느꼈다.

괴수다. 요새 안에서는 죽은 괴수들만 봤었다.

그런데 괴수란다. 분명 살아있는 괴수일 것이다.


그러나 앞에 선 정후의 표정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마치 식후 간식거리의 이름을 나열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잠시 후 그들의 앞으로 작은 덩치의 존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 근방에서 가장 흔한 1티어 몬스터 고블린이다.


문제는 그 숫자...


무려 열이다.

정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절대 만만한 숫자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말 그대로 저들의 한끼 식사에 불과하리라.


“혀...형.”


민기가 떨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정후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정후가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마침 잘 나타났네.”


등에 비켜 맨 창을 뽑아든 정후가 창끝을 고블린들에게 향하며 나직이 중얼거린다.


“마침 불쏘시개가 필요했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정후의 몸이 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푸...푸푸푸푹! 파파팍!


무려 열의 고블린을 상대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리당 1초가 아니다. 뻗어진 창이 두 마리의 고블린을 단숨에 꿰어 버린다. 두 마리면 최소 100kg이 넘어갈 법도 하건만 무겁지도 않은지 창을 획 돌려 둘을 다른 고블린에게 던져 버린다. 날아든 동료들로 인해 고블린들의 전투대형이 무너진다.


그 위로 날 듯이 내려앉은 정후의 창이 빠르게 회전한 순간 세 개의 고블린 머리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빛살과도 같이 요소요소를 찌르고 들어가는 창을 피하는 고블린은 없었다.


말 그대로 순식간...


“와아...”


민기는 절로 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디언들이 싸우는 모습은 숱하게 봤다.

그렇지만 저렇게 간결하고 빠르게 싸우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소름 돋을 정도로 효율적이며 간결하다.

어 하는 순간 이미 전투는 끝나 있었다. 정후는 시체가 된 고블린들을 한군데로 모으기 시작했다.


“야, 좀 도와라.”


“예? 예!”


좀 더 빠릿해진 민기는 정후의 말에 따라 고블린들의 시체를 한곳으로 모았다.

정후는 고블린들의 시체를 높게 쌓았다.


“뭐 하시려고요?”


민기가 물었다.

고블린들의 시체를 쌓은 이유를 알 수 없다.

고블린은 1티어 괴수 중에서도 영양가가 빵점이었다.

단체로 몰려다니는 주제에 쓸만한 부산물이라고는 가죽밖에 없다.

워낙 흔해서 가죽도 장당 2~3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


“네 특성 마저 개방해야지.”


“예?”


깜짝 놀란 민기가 눈을 크게 뜬다.

정후는 아공간에서 기름통을 꺼냈다.

이제 대구시요새에서 나왔으니 아공간이 드러날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기름통 속에는 예전 아이언스네이크를 잡고 남은 소이제가 들어 있다.

뚜껑을 열고 고블린의 시체더미 위에 듬뿍 뿌린 후 물러난 정후가 지포라이타를 꺼내 불을 붙였다.


화아악!!!


폭발하듯 일어난 불꽃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난다.

요새에서 한참 떨어졌으니 보이지는 않겠지만 근방에 정찰대라도 있으면 산불이라도 났나 하고 달려오리라.


“잘 탄다.”


소이제를 뿌려서 그런지 불길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느껴지는 고열에 민기는 피부가 따끔거릴 지경이다.


“민기야.”


“네.”


“좀 더 다가서”


“왜? 왜요?”


정후의 말에 민기가 뒤로 주춤 물러서며 답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피부가 따가운데 더 다가서란다.

자신을 태워죽일 게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말이다.


“네 다른 하나 남은 특성의 트리거니까.”


“네?”


“트리거라고...”


“이게요?”


“그래. 너 살면서 이런 이 정도 불 본 적 없지?”


“네.”


정후의 말대로 민기는 이런 화력의 불을 본적이 없었다.

고블린 시체에 뭘 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렌지빛의 불꽃은 고블린 시체를 잡아먹을 듯 타오르고 있었다.


“가디언들 사이에서는 무슨 비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개화하는 방법을 비밀리에 공유하지만 의외로 트리거를 푸는 방법들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이야. 이 불도 그런 원리지. 자 어서 다가서라. 화력 떨어지면 이 짓 또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


“제 초고속연산의 트리거는 이런 게 아니잖아요.”


민기가 자신의 고유특성을 말하며 물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정후가 엄한 얼굴로 민기에게 말했다.


“가디언은 자신의 특성 이름을 절대 공유하지 않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마!”


“혀, 형은 괜찮아요!”


조금 벌게진 얼굴로 답한 민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정후다.


“뭐 아무튼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얼른 다가서라.”


“예.”


정후의 말에 민기가 천천히 불앞으로 다가섰다.

다시금 피부가 따끔따끔해져 온다. 보통 화력이 아니다.

고블린 시체는 숯덩이만 남았지만 불을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마치 남은 숯덩이까지 태워버릴 기세다.


더이상 다가설 수 없을 지경까지 다가선 민기는 끝내 열기를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안구까지 익어버릴 것 같다. 매케한 연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뒤로 물러서려 할 때 그의 감은 눈앞에 다시금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트리거가 해제되었습니다.]


-화속성마법 [C급]


“우와앗!”


트리거가 해제됨과 동시에 민기는 머릿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에 눈을 부릅떴다.

그것들은 화속성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정보들이다.

고유특성들의 불친절함과는 다르게 일반특성들은 획득시 특성사용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각성 시 가지고 나오는 물음표의 개수가 중요한 것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특성의 개수와도 같으니까.


물론 반대로 수련을 통해 그것을 익히고 특성으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형... 저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 다행이네.”


정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민기가 모든 특성을 개화한 것이다.

물론 아직 시작일 뿐이지만 레벨과 숙련도만 좀 쌓이면 회귀전 봤던 그 무시무시했던 모습으로 발전하리라.


“우와! 우와!”


민기는 척추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고작 C급이지만 초고속연산과는 다르게 이 화속성마법이라는 특성이 뭔지 민기는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마법유저들의 특성이다. 게다가 화속성은 모든 속성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다.


“가자.”


정후가 민기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어디요?”


정후는 멍한 표정으로 답하는 민기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으며 말했다.


“익혔으면 써봐야지?”


“아. 네!”


정후의 말에 민기의 얼굴에 긴장감이 어린다. 그렇지만 이전에 보였던 그 긴장감과는 다르다. 묘한 흥분감을 내포한 그 얼굴에 정후가 피식 웃었다.


“기대해라. 네가 아주 좋아할 만한 곳으로 갈 테니까.”


“네넷!”


이제는 정후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민기였다.

그러나 약 반나절 후 민기는 그 말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키익!”


“혀! 형!”


비명을 지르며 민기가 몸을 날렸다.

민기가 피한 공간을 검은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간다.

한없이 어두운 어둠 속에서 민기는 식은땀을 흘리며 외쳤다.


“형! 살려줘요!”


“1티어 괴수야.”


그러나 정작 그가 도움을 청한 형은 저편에 앉아서 천연덕스럽게 전투식량을 까먹고 있다.

지금 민기가 상대하고 있는 괴수는 어두운 동굴 속에 사는 박쥐를 닮아 있었다. 단지 그 크기가 상당하다. 호주에 사는 과일박쥐 만하다고 할까? 문제는 채식위주인 과일박쥐와는 다르게 지금 민기가 상대하고 있는 박쥐들은 싱싱한 고기와 피를 즐긴다는 것이다.


‘테러배트’


던전에 흔히 나오는 괴수 중 하나다.

다행이라고 할 것은 군집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일까?


정후와 함께 해방길드의 던전에 침입한 건 나름 짜릿하고 좋았다.

대체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 정후는 신출귀몰하며 던전을 지키는 가디언들을 가볍게 제압해 버렸다. 정후가 3티어 던전이라며 긴장하라고 했지만 민기는 정후를 믿었다. 그라면 자신을 3티어 괴수들 사이에서도 지켜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던전에 진입하고 한시간 후 민기는 그 믿음에 철저히 배신당했다.


“살려줘요!”


“너도 가디언이야. 잡아봐.”


“아, 아니 저는 마법이라고는! 으아앗!”


“말은 안하는 게 좋다. 저놈들 소리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거든. 그리고 마법계열 특성 얻으면 기초마법 하나 생긴다고 하던데?”


“아니 그렇지만 연습도 안해봤다고요!”


“지금 해봐.”


“으아악! 배신자!”


민기의 절규에 정후는 피식 웃었다.

사실 조금 너무한 감이 없는 건 아니다.

마법 특성이 아무리 개화하자마자 기본마법 하나는 가지고 시작한다고 하지만 민기는 이제 고작 14살이었다. 정규교육을 받았으면 고작 중학교 1학년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정후는 과거 민기가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내가 딱 특성개화 하자마자 고블린 다섯 마리를 불태워 죽였다니까? 응? 못 믿어? 형?’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지 같이 술만 마시면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가디언이 아니었으면 술도 입에 못 댈 미성년자 주제에 말이다.


“넌 할 수 있어.”


“못해!”


정후의 죄라면 당시 기억을 토대로 현장을 재구성해 줬을 뿐이다.

그래도 처음이니까 고블린 다섯 마리보다는 안전한 테러배트 한 마리만 적으로 상대하게 해줬다. 그런데도 저렇게 허둥거리고 있다.


“역시 허풍이었냐.”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힘내라고!”


“살려줘요! 형!”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횡설수설하는 민기를 보며 정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였다.

역시 무리였나보다.

정후가 창을 손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갑자기 민기의 두 손에 붉은 화염이 일어났다. 위태위태한 그것을 손에 쥔 민기가 어쩔 줄 몰라한다.

그리고 빈틈이라고 생각했는지 테러배트가 후욱 하고 내리 꽂혀왔다.

위기라고 생각했을까? 민기가 손을 쭉 뻗으며 외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_ㅜ... 


많은 분들에게 고구마를 드리는 작품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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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투다. 새끼야-10(수정) +10 18.10.26 6,897 16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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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뭘 또 이런 걸 다...-8 +4 18.10.26 7,280 1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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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충 알겠네.-6 (수정) +15 18.10.25 7,807 19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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