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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18.10.24 20:37
최근연재일 :
2018.11.17 11:3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65,082
추천수 :
4,055
글자수 :
140,179

작성
18.10.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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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결투다. 새끼야-10(수정)

DUMMY

#1


-야, 임마! 일어나!


-시끄러.


-일어나라고!


-왜!


-복수해야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빨리 복수한다는 말 몰라?


-자는 동안 궤변백과사전이라도 오픈된 거냐? 닥쳐.


-오, 신박한 표현이군. 그건 그거고 일어나 새끼야. 언제까지 처자는 거냐!


레드의 잔소리에 정후는 어제 다짐했던 ‘잘해줘야겠다’ 는 생각을 곱게 접어 아공간 속에 구겨 넣은 뒤 한껏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주섬주섬 침낭에서 일어났다. 던전탐험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긴장감과 함께 체력을 소모한다.


인공적인 빛이 없으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완전한 어둠과 괴수가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경각심이 짬뽕되어 극도의 정신적인 피로를 주는 것이다. 던전 밖으로 나와보니 완전히 어두워져 버렸기에 그는 던전 안쪽에 침낭을 깔고 선잠을 청했다.


레드라도 깨어있었다면 경계를 부탁하겠지만 레드 또한 잠들어 있기에 완전히 잠들 수 없는 거의 반 정도는 뜬눈으로 밤을 새운 것이다. 세 구의 시체도 그 옆에 놓아두었다. 바디백에 넣었기에 아공간에 넣어버리고 싶지만 그런 꺼림칙한 것을 넣고 싶지 않다. 던전 밖으로는 트롤의 비릿한 피냄새가 연신 풍겨와 던전 특유의 퀴퀴함이 합쳐져 그의 잠을 방해했다.


“끄으응.”


홀로 밤을 지새워야 하는 비박은 언제나 괴롭다.

사람들이 파티를 이루어 괴수를 레이드하는 이유다.

체력회복도 되지 않는다. 괴수 때문에 불조차 피우지 못하니 온전히 체온으로 버티며 던전 덕분에 밤이슬이라도 피하는 걸 감지덕지해야 한다. 그가 가디언이라는 초인류가 아니라면 절대 지양해야 할 방법이다.


그런 와중에 구수한 욕설이 포함되기 시작하는 중성적인 레드의 목소리는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짜증이 왈칵 샘솟는 그런 류의 자극이었다.


-씨발, 졸라 굼떠.


-그런 욕은 누구한테 배운 거냐.


-너


레드의 즉답에 할 말이 없어지는 정후다. 생각해보니 그와 이야기할 때 욕을 좀 섞은 것 같기도 하다. 핑계지만 실험체로 잡혀있으면서 늘어난 것은 욕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최대한의 저항이 바로 욕이었으니까.


-미안하다.


-알면 됐다. 씨발아.


“끙.”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정후는 던전의 앞에 널려있는 숲트롤의 부산물을 깨끗이 치운 후 세 구의 시체가 든 바디백을 어깨에 매고 질질 끌기 시작했다. 아침이기에 야행성인 괴수들의 위험은 현저히 줄어든다. 트롤의 부산물은 바디백에 담아 아공간에 넣어버렸다. 행여 피나 체액이 흘러나올 수도 있지만, 저것은 숨겨야 한다.


차에 도착해 위장막을 거둔 정후는 짐칸에 셋이 든 바디백을 집어넣은 후 바를 걸어 튼튼하게 묶었다.


부르르릉


익숙한 손길로 기어를 조작한 정후가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뒤에 실린 시체들이 차가 위아래로 덜컹거릴 때마다 들썩거린다.

운전을 하며 심심해진 정후가 레드에게 물었다.


-궁금한 게 있어.


-뭔데?


-따지고 보면 괴수도 내 원수들인데 저것들에도 퀘스트 걸 수 있는 거 아니야?


-오, 그런가?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라고 할 줄 알았냐. 멍청아. 넌 그럼 인간 전부가 네 원수들이냐?


-말이 그렇게 되나?


-당연하지!


-그냥 주면 안되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소릴! 퀘스트는 내 마음대로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 존재에 쌓인 악의적인 카르마가 있어야 퀘스트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군.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다. 할 말이 없어진 정후가 입을 다물고 운전에 집중하자 레드가 그에게 물었다.


-네가 가진 증폭이라는 건 뭐냐?


-고유특성


레드의 물음에 정후는 짧게 답했다.

이것으로 인해 당해온 것들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좀 구체적으로 정중히 부탁해야 하냐?


-고유특성은 일반적인 특성들과는 차별되는 아주 희귀한 특성들을 말하는 거다. 내 증폭이 지닌 효과를 말해주자면 능력치와 마나가 소모되는 모든 특성에 관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보조특성이지.


-마나와 관련된 모든?


-그래.


-그럼 마법계열 특성을 얻으면 좋겠군.


-겉보기는 그렇겠지. 아니 이제 달라질지도 모르겠군.


물론 마법계열을 얻으면 좋긴 할 것이다. 증폭을 통해 강력해진 마법이라면 정말 쓸만할 테니까. 그렇지만 증폭은 기본적으로 마나를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다. 특히 그 특성의 격이 높고 소모마나가 클수록 증폭 또한 많은 마나가 소모된다.


복수의 심장이 생겼으니 이제 그런 제약이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지만 고위급의 마법을 쓰다가 증폭이 한계를 넘으면 마나 역류가 일어나 운좋으면 자살 운 더러우면 즉사다.


-배부른 투정이군.


-그래. 맞다. 배부른 투정


하나 있는 특성이 트리거를 찾지 못해 물음표 표시였기에 가진 능력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F급 가디언으로 살면서 항상 부족한 특성에 목말랐다. 낮은 등급의 특성은 적절한 스승과 훈련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었기에 정말 미친 듯이 훈련했다.


그렇게 몇 개의 F등급 특성을 가질 수 있었지만 마법계열특성은 전혀 접근할 수 없었다.

아니 접근이 가능했더라도 손대지 못했을 것이다. 마법계열 특성은 기본적으로 마나엔진을 보유해야 흉내라도 낼 수 있는 분야였다.


“거의 도착했군.”


언덕을 넘으니 대구시요새의 고층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때라 관문을 통과하는 이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정후가 차를 멈춰서자 군인들이 다가왔다. 해방길드의 도색이 된 차량을 알아본 것이다. 가디언들이 탑승한 차량은 우선적으로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단결, 수고하십...헉!”


의례적으로 경례를 붙이고 짐칸을 본 군인이 소스라쳐 놀랐다.

괴수의 사체나 부산물이 들어있을 것으로 생각한 그곳에 사람의 사체 셋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소...소속이...”


“무소속, 이들은 해방길드 서인규, 박지나, 한수희”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군인이 헐레벌떡 달려갔다.

관문에 상주해 있는 길드 관련자를 데리러 간 것이리라. 서문이니 해방길드이리라. 잠시 후 세 명의 가디언이 달려왔다. 선두에 달려오는 이의 얼굴이 낯익다.


‘하필 저 새끼야.’


정후가 그다지 얼굴을 가까이하기 싫은 이를 발견하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악! 지나야! 수희야!”


차로 다가온 그는 짐칸에 실린 세 구의 보고는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둘의 머리는 그나마 온전히 붙어 있지만, 인규의 시체는 머리가 완전히 으깨져 알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시체에 입고 있는 옷을 알아본 그가 다시금 비명을 지르며 바디백에 달라붙었다.


“인규형!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으허엉!”


지금 바디백에 달라붙어 울부짖는 녀석은 인규의 동생 정관철이었다.

친동생은 아니었다. 길드 내에 인규가 거느리고 다니던 똘마니 중 하나였는데 평소 인규와 동갑이라는 이유 하나로 거느리고 다니는 정후를 항상 고깝게 바라보던 놈이다.


반쪽짜리 가디언 주제에 형의 격을 떨어뜨린다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을 했었다.


“너 이 개새끼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관철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정후를 향해 소리쳤다.

나름 두 살 많은 형이지만 놈의 눈에는 연장자에 대한 예우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뭐 정후도 딱히 바라지는 않았다. 이미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숲트롤의 기습, 파티 전멸 생존자 나 하나 끝이다.”


설명하는 정후의 목소리도 그리 곱지만은 않다.


“뭐? 숲트롤?”


숲트롤이라는 말에 관철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3티어 괴수인 숲트롤에게 기습이라면 파티전멸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넌 왜 살아있는데! 개새끼야!”


말끝마다 개새끼라고 하는 건 둘째치고 말의 의도가 기분 나쁘다.

정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넌 나도 죽었어야 한다는 거냐?”


“내 말은 왜 형님이 돌아가셨는데 너 따위 반푼이가 살아있냐는 거다!”


거듭된 모욕에 주위로 몰려든 이들이 조용해진다.

가디언들의 다툼이다. 잘못 휩쓸렸다가 다치면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한다.


-레드


-왜?


-이 녀석 복수 퀘스트 걸리냐?


-음, 잠시만... 오. 가능해. 약하기는 하지만 이 녀석에게도 쌓인 게 있군.


-그거 꼭 죽여야 하는 건 아니지?


-당연하지. 응당한 카르마의 대가만 받아내면 돼.


-좋아. 이 녀석 걸어줘.


-이름이 뭐냐?


-이름을 모르면 퀘스트를 걸 수 없나?


-그건 아니지. 그래도 이름이 있는 게 보기 좋잖아.


-대충 하나 만들어봐.


그 말에 끝남과 동시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생성]


-놈팽이에게 복수를 완성하라.


보상: 하급 뽑기권 1장


놈팽이라고 적힌 건 좋은데 보상이 하급이란다.


-고작 하급? 설마 최하급도 있는 거야?


-그건 아니다. 그리고 하급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모든 건 확률이니까.


레드의 말에 정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아쉽게는 하지만 나름 보상체계가 체계적이라는 걸 아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굳이 퀘스트가 아니더라도 이 녀석은 좀 손봐주고 싶은 녀석이다.


인규에게 과거의 모습을 보인 것은 회귀 후 미래가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해야 했고 자신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에 신중했던 것뿐이다. 본래 정후는 악과 깡으로 뭉친 인간이다. 건드리면? 피하지 않는다. 아무 죄없는 이들까지 괴롭힐 마음은 없지만 이런 놈이라면...


철컥! 퍽!


차 문을 확 열자 문밖에 있던 녀석이 문에 부딪혀 뒤로 물러났다.

정후가 차에서 내렸다.


“네놈에게는 형이지만 내게도 친구들이다! 기분은 이해하지만, 사지에서 살아나온 같은 가디언을 이딴 식으로 대하는 게 해방길드의 방침인가?!”


평소 눈을 깔고 다니던 정후가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자 잠시 움찔하던 관철이 경멸 어린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같은 파티원을 버리고 도망친 배신자 따위를 배려하진 않지!”


관철은 단정하듯 말했고 그의 말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파티원을 버리고 도망친 배신자, 가디언이라면 최악의 낙인 중 하나다. 배신자로 찍힌 가디언을 레이드에 데려갈 정신 나간 파티는 없다. 파티는 서로 목숨을 맡기는 사이니까. 그런 가디언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짐꾼뿐이다.


“변명이라도 들어보자!”


관철은 이미 그를 배신자로 만들었다.

사람들의 눈에 하나둘 경멸이 서린다.

요새 안의 특권층으로 인정해 주기는 하지만 그들을 인정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최전방에 선 이들에 대한 예우 때문이었다. 도망친 자에게 보낼 경의는 없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정후가 고개를 들어 관철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을 마주한 관철이 사시나무 떨듯 떤다.


인간의 눈빛이 아니다.


“너 따위 새끼에게 할 말은 없고...”


“뭐! 이 개새끼가!”


“일단은 닥치고!”


퍼억!


기습적인 펀치로 관철의 턱을 돌려버린 정후가 말했다.


“결투다. 새끼야.”


작가의말

=-ㅁ-=...

재미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니시라면 더 노력하겠습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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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악어의 눈물-11 +8 18.10.27 6,621 159 13쪽
» 결투다. 새끼야-10(수정) +10 18.10.26 6,897 161 11쪽
9 복수는 차근차근-9 +7 18.10.26 6,992 165 13쪽
8 뭘 또 이런 걸 다...-8 +4 18.10.26 7,280 155 12쪽
7 너 대단한 놈이구나?-7 +9 18.10.25 7,625 175 11쪽
6 대충 알겠네.-6 (수정) +15 18.10.25 7,807 19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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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촐한 악연-4 (수정) +10 18.10.25 8,744 17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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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귀자-2 +12 18.10.24 11,368 2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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