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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18.10.24 20:37
최근연재일 :
2018.11.17 11:3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65,096
추천수 :
4,055
글자수 :
140,179

작성
18.10.25 20:37
조회
7,626
추천
175
글자
11쪽

너 대단한 놈이구나?-7

DUMMY

굳이 죽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녀가 살아있으면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지나의 시체까지 꼼꼼히 확인한 정후가 다시금 트롤의 사체로 다가갔다.

정후는 트롤의 아가리를 벌렸다. 그리고 걸레가 된 인규의 머리를 끄집어낸 후 가죽 투구를 벗겼다.


투구 옆에 붙은 바디캠에서 이물질을 닦아내며 정후가 말했다.


“역시 망가졌네.”


모든 전투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파티의 리더는 일괄적으로 바디캠을 소유한다.

간혹 다른 파티와 사냥감이 겹칠 수 있으므로 분배에서 혼란이 오는 것을 막으려는 방편이었다. 망가지기는 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이곳에 담긴 내용 때문이다.


“멍청한 새끼”


조금만 자신을 믿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후는 낮게 욕지거리를 뱉으며 인규의 시체로 손을 가져갔다. 그의 시체를 옮기려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동료의 시체를 챙기는 것이 파티의 수칙이었고 셋의 시체를 버려두고 돌아가면 나중에 딴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인규의 양팔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고 들어 올리던 정후가 순간 멈칫했다.

갑자기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복수의 심장이 강탈을 시작합니다.]


“흐읍”


알 수 없는 따뜻한 기운이 그의 손을 타고 가슴으로 몰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심장 어림에 있던 어떤 것이 그것을 마구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고작 5초...


인규의 시체를 떨어뜨린 정후는 서둘러 상태창을 열었다.


[복수의 심장[SSS급] 숙련도:0.3%]


0.1이던 숙련도가 0.3으로 변해 있었다.

경험치도 3레벨 21%에서 51%로 훌쩍 뛰기는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정후는 레드에게 외쳤다. 그러자 느물거리는 레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떻게 되긴 보는 바 그대로다. 후후. 그보다 복수는 확실히 제대로 했군. 연놈들을 그대로 놓아주나 했더니 그런 방법을 쓸 줄이야. 아주 노련해.


-그게 아니잖아. 이 복수의 심장이라는 마나엔진 뭐야! 시체의 마나를 흡수해?


-그렇다. 뭐 문제라도 있나? 어차피 고깃덩어리에 남은 것들을 재활용하는 것뿐 아닌가?


레드의 말에 할 말을 잃은 정후다.

이런 마나엔진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설마 복수의 심장은 이런 식으로 숙련도를 쌓아야 하는 건가?


-빙고···.


-이런 미친!


이건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마냥 좋아할 선물이 아니었다. 보통 마나엔진이라는 특성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자연스럽게 숙련도가 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러므로 가장 숙련도 상승이 가장 늦은 특성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만 숙련도가 쌓인다면 자신은 무조건 가디언들의 시체가 난무하는 곳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도 모자라 시체만 보면 눈에 불을 켜고 만지려 들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의 시선이야 어떻게 무마할 수 있지만, 만약 이 사실을 들킨다면 단박에 척결대상 0순위의 빌런으로 확정이다.


-흥, 멍청한 놈, 그따위 패널티를 지닌 마나엔진이 무려 SSS급일 것 같으냐?


정후의 염려를 짐작했는지 레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닥치고 저 트롤의 몸에 손을 가져다 대라. 흡수할 수 있을 거다.


레드의 말에 정후가 트롤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복수의 심장이 강탈을 시작합니다.]


츠츠츳...


“어엇”


트롤의 몸에서도 인규 때와 마찬가지로 기운이 흘러들어와 복수의 심장으로 스며들었다. 다시 한번 상태창을 확인하니 0.3% 던 숙련도가 0.8%로 상승해 있다.

그리고 빼앗아 온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강탈-재생[B급]


-이건 또 뭐야?


-오, 운 좋은데? 오늘 박 터졌구나!


상태창을 함께 볼 수 있는지 그걸 본 레드가 신나게 외쳤다.


-설마 괴수의 특성까지 흡수해?


-그 설마가 맞다. 복수의 심장은 언제나 굶주리지. 흐흐흐. 어때?


-미친... 정말 SSS급이구나.


녀석이 엄청난 힘을 준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자신의 고유특성인 증폭이 아니더라도 이런 마나엔진이라면 세계최강을 노려볼 만했다.

게다가 자신의 특성 부족까지 해결해주는 만능 마나엔진이다.


-자아, 그럼 보상을 줘야지?


레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눈앞에 반투명한 메시지창이 떴다.


[퀘스트 완료]


서인규, 박지나, 한수희에 대한 복수가 완성되었습니다.


일반 뽑기권 1장 지급


눈앞에 하얀 한 장의 카드가 떠올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게 보상이냐?


-그렇다.


-뽑기? 꽝도 있는 건가?


정후가 물었다.


-그래.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네게 확정보상을 주고 싶지만 지금 내가 가진 힘으로는 이것이 한계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마라. 그것에서 불확정성에 기대는 만큼 나올 수 있는 건 네 상상력 따위는 아득히 뛰어넘는 것들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군.


레드의 말에 대답한 정후가 카드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의 손은 카드를 그대로 통과했다.


-나한테만 보이는 거군.


-당연한 걸 묻지 마라. 이 몸의 능력을 온 사방에 자랑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건 나도 사양이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여는 거지?


-카드 오픈이라고 생각해라.


레드의 말에 정후는 속으로 카드 오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하얀 카드가 빙글빙글 돌더니 어느 순간 표면에 글씨를 새겨지기 시작했다.


[랜덤 능력치 상승 카드]


-이건 설마?


-뭐 대충 쓸만한 게 나왔군.


레드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정후에게는 놀람의 연속이다.

물을 필요도 없다. 쓰여진 내용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카드사용


카드사용이라고 속으로 외치자 카드가 파삭하며 사라졌다.

동시에 몸에 힘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정후는 서둘러 상태창을 확인했다.


근력: 5포인트

체력:...


4포인트 였던 근력이 5포인트로 상승해 있다.

자신의 고질적이었던 능력치 부족을 해소할 수단까지 생긴 것이다.

가디언의 능력치를 올리는 방법은 총 세 가지였다.


첫째는 레벨업을 통해 얻은 보너스포인트를 투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인적인 수련을 통해 성장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제작특성을 지닌 장인들이 만든 아티펙트등을 통해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에게는 또 다른 방법이 하나 생겼다.


-이럴수가...


정후는 기쁨에 몸을 떨었다.

이런 힘이라면 복수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그가 격정에 떨고 있을 때 레드가 그에게 말했다.


-감격하는 건 나중에 하고 저 시체들도 좀 신경 쓰면 안 될까? 미리 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흡수할 게 사라진다.


-그래.


레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정후가 지나와 수희의 시체로 다가갔다.

똑같은 방식으로 손을 가져다 대자 그녀들의 마나도 흡수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인지는 원래 능력이 빈약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각각 0.1의 숙련도만 흡수할 수 있었다. 이로써 마나엔진의 숙련도는 1%가 되었다.


그러자 다시금 상태창에 변화가 생겨났다.


[마나: 11]


10포인트던 마나가 1%를 채우는 순간 11로 1포인트 상승했다.


“하하”


이제는 놀랄 기력도 없는 정후다.

단 한 번의 전투에서 얻은 것이 너무 많다.


근력과 마나가 1씩 상승했다. 게다가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던 패시브 특성까지 하나 얻었다.


재생(B급) 숙련도 0.1%


상당히 괜찮은 특성이다.

특성들은 패시브 특성과 엑티브 특성으로 나뉘는데 재생이라는 패시브 특성은 같은 패시브 특성들 중 알짜배기 특성 중 하나였다. 힘들여 특성을 개방할 트리거를 찾을 필요도 없이 완전 날로 먹었다.


-너 대단한 놈이구나.


정후는 진심으로 탄복했다.


-쯧, 고작 이런 것으로 기뻐하다니 소시민 새끼


비아냥거리지만 그 모습까지 미워 보이지 않는다.

당시 놈들이 왜 그렇게 책에 대해 끔찍이 생각했는지 절로 이해가 갔다.

이런 능력을 지닌 보물이라면 오히려 너무 보안이 허술했다고 생각하는 정후였다.

복수의 서라는 녀석 덕분에 정후의 머릿속으로는 새로운 계획들이 차곡차곡 짜이기 시작했다. 힘을 얻을 방법이 생겼으니 이제부터는 굳이 힘들게 돌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좋아.


고개를 끄덕인 정후는 새롭게 갱신한 계획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놈들에게 다가갈 기간이 한층 단축되었다.


“좋아. 이제 다른 보상도 까볼까?”


정후는 허리춤에서 톱날이 달린 도축용 단검을 뽑아 들었다.

수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후는 숲트롤의 몸을 옆으로 돌린 후 옆구리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그리고 위아래로 날을 움직이며 복부를 톱질하기 시작했다.


북북!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정후는 익숙한 손길로 톱질을 계속했다.

F급 가디언으로 생활하며 도축은 신물 나게 해본 그였다. 당연하게도 트롤 또한 도축해봤다. 트롤에게서는 먹을 수 있는 부위가 없다. 대신 피와 가죽과 힘줄 그리고 마정석은 챙길 수 있다. 특히 피는 포션의 재료로 미래에 아주 값비싸게 팔리지만, 지금은 포션 조차 개발되지 않았다. 만드는 방법도 모르지만 채집할 줄은 안다. 그리고 원시적이지만 사용할 줄도 안다.


트롤의 피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채집할 수 없었다.

옆구리에 길게 칼집을 낸 정후가 그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트롤의 피로 옷이 엉망이 되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손을 휘저어 곧 익숙한 그것을 쥐었다.


투투툭...


꺼낸 것은 아직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트롤의 심장이다.

정후는 트롤의 심장에 붙은 혈관들을 길게 잘라낸 후 그것들을 하나하나 매듭지었다.

이것이 바로 야전에서 트롤의 피를 채취하는 방법이다. 변질이 빠른 트롤의 피를 급히 챙기는 방법, 시설이 있다면 트롤의 시체를 통째로 가져다가 피를 착즙해 버리겠지만 운반수단이 전무하고 아직 가공기술까지 완성되지 않은 지금은 이것이 한계다.


그 후로 정후는 차근차근 트롤의 모든 것을 도축하기 시작했다.

가져갈 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기에 가죽의 일부와 힘줄만을 채취했지만, 그 양은 이미 상당했다. 고블린 따위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 근방의 포식자를 포식하고 있는 강자를 덮칠 간 큰 고블린은 없다.


정후는 배낭에서 바디백을 꺼냈다.

어제 준비해 온 것 중 하나다. 그곳에 트롤의 부산물들을 전부 쑤셔 넣는 정후는 마지막으로 트롤의 마정석을 찾기 위해 몸 이곳저곳을 쑤시기 시작했다. 3티어 괴수인 트롤은 당연히 마정석을 가지고 있다. 본디 심장 부근에 있지만, 간혹 머리나 배 부위에서 마정석이 발견되기 때문에 꼼꼼히 찾아야 한다.


그러나 마정석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정후가 이상함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다.


-뭐 찾냐?


-마정석


짧게 단답형으로 답한 정후가 다시금 도축용단검을 들 때였다.

레드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병신아. 아까 처먹었잖아.


-어? 그게 무슨 말이야?


레드의 말에 정후가 움찔 놀라 반문했다. 설마 하는 예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나 레드는 정후의 생각을 확답시켜 주듯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듯 답해주었다.


-병신아. 네가 아까 전부 흡수했잖아. 잘 처먹어 놓고 찾고 있냐?


-아...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은 작가...쿨럭쿨럭...

모두 즐거운 밤 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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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고맙다. 잘쓸게.-13 (수정) +7 18.10.29 5,702 156 13쪽
12 결투? -12 +7 18.10.28 6,340 1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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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투다. 새끼야-10(수정) +10 18.10.26 6,897 161 11쪽
9 복수는 차근차근-9 +7 18.10.26 6,993 165 13쪽
8 뭘 또 이런 걸 다...-8 +4 18.10.26 7,281 155 12쪽
» 너 대단한 놈이구나?-7 +9 18.10.25 7,627 175 11쪽
6 대충 알겠네.-6 (수정) +15 18.10.25 7,809 19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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