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eJaVuK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김주광
작품등록일 :
2018.10.24 20:37
최근연재일 :
2018.11.17 11:3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65,047
추천수 :
4,055
글자수 :
140,179

작성
18.10.25 03:06
조회
8,069
추천
161
글자
11쪽

간보기-5

DUMMY

다음 날 아침 대구를 둥글게 둘러싼 높이 20m의 거대한 방벽에 달린 관문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검문하는 군인들과 가디언들을 보조하는 짐꾼, 그리고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한쪽에 상전처럼 앉아 음료수를 들이켜고 있는 가디언 그리고 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다.


상인들이 아침에 주로 파는 것은 외부로 수색이나 레이드를 떠나는 가디언들이 사용할 소모품이다.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전투식량부터 붕대나 다목적으로 쓰이는 와이어나 밧줄까지 취급품은 다양하다. 상인들은 아침저녁이 달랐는데 저녁때는 외부에서 가져오는 괴수의 사체를 매입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괴수의 부위 중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부위만 매입하는 자들이다. 아직 괴수사체에서 중 먹을 수 있는 부분과 먹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때지만 일단 먹고 죽지만 않으면 뭐든지 사들인다. 어제 정후가 먹었던 국밥도 이것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직은 마정석을 매매하는 이들은 없구나.”


정후는 상인들이 취급하는 물건들을 살피며 움직였다.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지만 미래를 아는 지금은 여러 가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정석...


괴수들의 심장이나 머리에 들어있는 보석이다.

마나를 사용한다고 추정되는 3티어 괴수부터 체내에 지니고 있는 보석...

지금이야 마정석을 가공해 탄환으로 제작하여 사용하지만 마정석의 진정한 쓰임이 발견되고 그 가치는 수직으로 상승한다.


온라인 뱅킹이 종말을 맞은 후 다음 수순으로 화폐체계가 붕괴되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마정석과 괴수 부산물 그리고 식량과 생존필수품들이 차지했다. 괴수로부터 몸을 방어할 수단의 재료인 마정석과 당장에 먹을 것이 물물교환의 우선이 된 것이다.


그가 상념에 빠져 있을 때 뒤통수를 후려 오는 손이 감지되었다.

복수의심장이라는 마나엔진을 통해 과거 1이었던 마나 수치가 10으로 폭증하며 기감이 확실히 달라졌고 조금만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면 이 정도는 가능하다. 그렇지만 정후는 그대로 그 손길을 맞아줬다. 그래. 열심히 때려라.


빠악!


그래야 나도 양심의 가책이 조금 사라질 테니까.


“야! 반쪽! 일찍 나왔네!”


역시나 정후의 뒤통수를 후린 것은 인규였다.

훤칠한 키에 재수 없이 곱상한 면상... 과거에 그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은 전부 지녔던 우성인자의 집합체다.


그런데 참 웃기지 않은가.

나이를 먹어 감정이 마모된 것일까? 혹은 머리 일부분의 기능이 결여된 것일까.

이전의 그 기분은 단 한 줌도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하고 싶은 건 오직 녀석에게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열망뿐이다.


“어..어, 인규야.”


언제나처럼 거들먹거리며 나타난 녀석에게 정후는 어제보다 좀 더 비굴하고 소심한 표정으로 화답해 줬다.


“새끼야. 너 걱정 돼서 한잠도 못 잤구나?”


“그, 그러게···.”


얼굴이 푸석해 보이기는 하나 보다.

정후는 밤사이에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좀 바빴다.

15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대구 시내를 온종일 쏘아 다녔고 결국 가진 돈을 전부 털어낸 후에야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2


바아아앙...


개조된 오프로드 차량이 무성하게 자란 갈대밭을 헤치며 달린다.

유리 대신 철망이 쳐진 창문 밖으로는 이제 야생벼와 잡초가 무성한 논밭들이 보이고 드문드문 폐허가 된 마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규가 길드에서 차를 빌려오는 대가로 식량을 수확할 만한 곳을 정찰해 오는 의뢰를 맡았기에 정후는 마구 흔들리는 차 안에서 지도에 위치를 체크하고 있다.


“하하하!”


“꺄! 달려!”


“재미있다!”


인규와 지나와 수희는 신나게 속도를 즐기는 중이고 당연하게도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인규의 시다바리인 정후의 몫이었다.


“야, 대충 해! 대충!”


“그래.”


인규의 말에 꼬박꼬박 대꾸하면서도 정후는 지도를 면밀히 살피며 이곳저곳 체크하는 중이다. 단순히 의뢰일 뿐이지만 지리정보라는 것은 괴수레이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게다가 인규가 얻어온 지도에는 기존의 정찰대가 체크한 사항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정후는 향후 계획을 위한 정보들을 꼼꼼히 적어나가는 중이다.

물론 지도 따위 볼 줄도 모르는 인규야 봐도 까막눈일 테지만 말이다.


그르르릉...


차량이 멈췄다.

아무리 각성자라고 해도 장시간 길이 아닌 곳을 달리는 것은 고역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아직까지 괴수의 습격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이 근방을 순찰하는 군인들과 가디언들이 민간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꼬박꼬박 청소하기 때문이리라.


지나와 수희가 차에서 내려 바람을 쐬는 사이 인규는 정후가 가지고 있던 지도를 가로채듯 빼앗아 들었다.


“야, 이런 거 할 필요 없다... 응?”


정후가 지도에 표시해 놓은 것들을 보던 인규의 입이 다물어졌다.

뭔가 알수 없는 기호와 숫자만 가득하다.


“이게 뭐야?”


“표시해 놓은 거지 뭐. 몰라?”


“다...당연히 알지!”


그것도 모르냐는 듯 반문하자 인규가 버벅거렸다.


‘흥, 네가 그걸 알겠냐.’


정후가 지도에 표시한 기호들은 앞으로 만들어질 것들이다.

각 길드에서는 각자 사용하는 고유기호들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정보가 중간에 유출되는 것을 막는 방법의 하나였다.


“그보다 공기가 참 맑네.”


“그래.”


단순한 말돌리기지만 정후는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당시가 괴수가 본격적으로 출현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 지 딱 3년째 되던 해였다.

물론 그전에도 괴수는 조금씩 나타나긴 했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미미하여 딱히 일반인들을 체감하지 못했다.


언론에서 괴수가 과거 지구에 존재한 생명체였다느니 혹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생체조직으로 이루어졌다느니 연신 떠들어 댔지만 평범한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었던 정후는 당장 수능 고민하기도 바빴다. 그렇게 사람들이 조금씩 괴수에 대한 불감증에 빠져들 즈음 그 일이 터졌다.


던전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괴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정체를 파악할 겨를도 없었다. 사람들은 도망치기 바빴고 약소국은 그날로 멸망해 버렸다.

오랜만에 정치권이 일치단결하여 괴수에 대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쏟아내고 군인들이 괴수를 막기위해 동원되었지만 강력한 괴수들에게는 군인들의 무기조차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3년... 지구의 대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고 그만큼 인류가 설 자리는 후퇴해 버렸다.


“음, 여기군.”


지도에서 던전을 표시한 부분을 찾은 인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량으로 약 5분이면 도착할 거리다.


“괜히 괴수들을 자극할 필요는 없겠지. 짐 챙기자!”


“히잉! 조금만 더 가면 안돼?”


여자애들이 앓는 척을 했지만, 인규는 짐짓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리더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알았어.”


복명복창을 한 여자애들이 뒷트렁크에서 자신들의 무구들을 챙긴다.

형인 해방길드의 길드마스터 서인영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인규였다.


“어, 너 창 바뀌었네?”


“으응.”


인규는 정후가 등에 비켜 맨 철창을 보고는 말했다.

원래 정후의 무기는 나무창이었다. 공격보다는 생존을 위해 방어구에 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신성특성을 지닌 지나가 있기는 하지만 아픈 건 아픈 거였으니까.


“짜식, 근데 배낭이 너무 빵빵한 거 아니냐? 이따가 퍼지면 버리고 간다?”


“괜찮아. 걱정마.”


“그래.”


고개를 끄덕인 인규가 다른 이들의 장비를 점검하러 가자 정후는 그다지 무겁지 않게 느껴지는 배낭의 무게에 피식 웃고 말았다. 과거였다면 이 정도 무게에 빌빌거렸지만 지금 그는 SSS급 마나엔진을 가진 상태였다. 고작 3레벨이지만 마나는 무려 10 마나 수치가 근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과거 E급 마나엔진을 써본 경험이 있는 그는 마나를 신체에 고루 분산하여 사용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출발”


차량을 꼼꼼히 위장막으로 덮은 후 인규가 나직이 말하자 넷으로 이루어진 파티가 멀리 보이는 산골짜기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3


콰쾅!


“10마리!”


“방어태세!”


수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방진유지! 내가 난입한다.”


인간들이 무리를 이루는 것처럼 약한 괴수들 또한 무리를 이룬다.

그렇기에 레이드에 나오면 1티어 괴수라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지금 그들이 만난 고블린들도 고작 1티어지만 무려 10마리가 파티를 습격했다.


선두에 서 있던 수희가 방패로 두 마리의 고블린을 묶은 사이 인규가 고블린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곧장 들고 있던 본소드로 고블린들을 베었다. 고블린들도 들고 있는 돌도끼 따위로 저항하기는 했지만 애초에 무장 자체가 다르다.


“이것이 감히!”


나무 위에서 뛰어내린 고블린이 인규의 어깨를 노렸지만, 인규는 고블린을 방패로 쳐내버렸다. 이어진 것은 학살이었다. 지나도 압박이 풀리자 곧장 검으로 고블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수희도 지닌바 신성마법으로 고블린들을 공격했다.


수희의 옆에서 그녀를 지키던 정후도 슬금슬금 접근하는 고블린 한 마리의 목을 정확히 꿰뚫었다. 가디언 생활 5년 차의 경험이 있었지만, 무려 15년간 잡혀있으며 솜씨가 녹쓴 것도 있었기에 점검하는 차원에서 공격에 나선 것이다. 딱 필요한 만큼만 움직였고 내뻗은 철창이 고블린의 목을 관통했다. 몸 상태는 만족스럽다.


그렇게 전투는 순식간에 끝났다.

상태창을 열어보니 3레벨 21%가 42%로 상승해 있다.

이번 전투를 통해 얻은 것이다.


이런 것만 보면 마치 게임 속에 있는 것 같다. 칼로 쑤시건 활이나 총으로 쏘아 죽이건 그것들은 경험치로 환산되어 그 대상에게 들어온다.


웃기는 것은 그렇게 따지면 미사일 같은 화약으로 된 대량살상무기로 괴수들을 죽이는 이들은 벌써 수백 레벨이 되었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경험치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마법적인 능력으로 만든 폭발체나 가디언들만이 이런 레이드를 통해서만 경험치라는 것을 얻어 레벨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런 것을 보고 가디언들이 인류가 멸망한 지구를 지배할 새로운 세대로고도 말하지만 글쎄, 정후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말을 한 새끼나 그 말을 듣고 가디언들을 전부 죽여야 한다는 새끼가 똘아이이기는 마찬가지다.


뭐 각설하고...


‘곧인가.’


예전에는 누군가가 살아갔을 허름한 집터가 보인다.

산을 깎아낸 듯한 그 집터 뒤 100미터 후방에 던전이 있다고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다.


“모두 조심해.”


인규의 말에 모두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괴수들이 득실거리는 지역에 들어왔으니 소음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레이드 수칙이다. 말을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리더 뿐이다.


작가의말

@_@?

추천과 선작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자의 복수지침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가 늦은 점 사과 드립니다. +4 18.11.11 1,163 0 -
26 연재 중지 공지입니다. +5 18.11.17 2,986 10 1쪽
25 진정한 증폭의 모습-24 +11 18.11.09 3,324 141 12쪽
24 융합의진정한무서운점하나-24 +10 18.11.08 3,385 123 12쪽
23 초고속연산-23 +13 18.11.07 3,403 133 13쪽
22 물밑 접촉 +7 18.11.06 3,731 139 13쪽
21 레벨업에 부스터 달기-21 +8 18.11.05 4,244 155 13쪽
20 복수의 서 제 1장 권속의 장-20 +9 18.11.04 4,401 132 14쪽
19 아티펙트-19 +18 18.11.03 4,698 145 12쪽
18 숙련자의 던전지침서-18 +8 18.11.02 4,953 141 13쪽
17 뒤집어주마.-17 +6 18.11.01 5,306 140 14쪽
16 암살자 은살-16 +8 18.10.31 5,484 166 13쪽
15 증폭이라 함은...-15 +4 18.10.30 5,849 162 13쪽
14 홀로 나들이-14 +8 18.10.29 5,906 144 12쪽
13 고맙다. 잘쓸게.-13 (수정) +7 18.10.29 5,701 156 13쪽
12 결투? -12 +7 18.10.28 6,339 159 12쪽
11 악어의 눈물-11 +8 18.10.27 6,619 159 13쪽
10 결투다. 새끼야-10(수정) +10 18.10.26 6,895 161 11쪽
9 복수는 차근차근-9 +7 18.10.26 6,990 165 13쪽
8 뭘 또 이런 걸 다...-8 +4 18.10.26 7,279 155 12쪽
7 너 대단한 놈이구나?-7 +9 18.10.25 7,624 175 11쪽
6 대충 알겠네.-6 (수정) +15 18.10.25 7,806 196 13쪽
» 간보기-5 +5 18.10.25 8,070 161 11쪽
4 조촐한 악연-4 (수정) +10 18.10.25 8,743 171 13쪽
3 부당계약-3 +15 18.10.24 10,361 198 13쪽
2 회귀자-2 +12 18.10.24 11,366 211 12쪽
1 프롤로그-1 +25 18.10.24 13,544 25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