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HP_COMET 작가님께서 그려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축하 감사합니다.
<사신과의 근로계약> 2022
"태어나길 참 잘했다."
"네?"
동구는 하루 종일 못 알아들을 말을 하는 제 주인을 올려다 보았다. 평소엔 잘 웃지도 않는 양반이 무슨 바람이 든 것인지 모르게 종일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것이었다.
"살아있음에 행복을 느끼는 것도 참 오랜만이야."
"어쩐 일이시래?"
"너도 알게 될 거다. 좀 더 크면."
90살이 된 동구는 노란 렌즈 너머로 보이는 눈을 한동안 지그시 바라봤다.
"아, 맞다. 주인님, 생신 축하드려요."
"일찍도 말 하네. 옛다, 축하에 대한 보답이다."
동구의 손바닥 위로 박하향이 짙게 나는 막대 사탕 하나가 내려 앉았다.
"먹어도 돼요?"
"그럼."
시원한 서천 들판의 향기가 입안 가득 전해졌다. 동구는 꿀꺽하고 넘긴 달고 시원한 향기를 후- 하고 뱉으며, 짙은 녹기가 가득한 골목을 그와 함께 걸었다.
20230110 김공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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