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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바로 등급외 12지 전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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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Gear
작품등록일 :
2018.09.03 23:32
최근연재일 :
2019.08.16 00:4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7,425
추천수 :
66
글자수 :
86,392

작성
19.08.16 00:47
조회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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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거짓 없는 진실 -final-

DUMMY

김강호는 걱정 말라는 듯이 말했다.


“너무 걱정 말라고. 계약 내용 중에 따로 독소조항은 없어. 보는 바와 같이 길드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도 내가 할 일이지.”


우진은 다시 한 번 꼼꼼히 확인하고 나서야 계약서에 사인했다. 몇 번을 살펴봐도 내용에 이상이 없다. 워낙 심플한 내용의 계약서라서 그럴까.


계약서에 사인이 완성된 순간.


“계약을 완료 했으면, 다시 한 번 확인해보지 그래?”


길드장 김강호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에 빠진 것처럼 공기가 두 어깨를 눌러 내리는 것 같다.


눈은 분명 웃고 있는데, 입술은 움직임 없이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다.


혹시 계약서에 문제가 있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서 그럴까. 우진은 사인이 완성된 계약서를 확인했다.


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우진은 경악했다. 분명 아까전만 해도 이상 없는 계약서 내용이었건만.


계약서에 적혀있는 단 한 줄의 글귀.


-달콤한 꿈은 잘 꾸었나?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김강호의 입이 열렸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는, 그동안 화통하고 쾌활하던 김강호의 모습이 온 데 간데 보이지 않았다.


우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지만,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다.

분명 들어봤던 목소리다.


“과거로 돌아가니 기분이 좋지 않던가? 너를 위해 내가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줬는데 말이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기이하면서도 불길한 느낌이 전신을 지배한 우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동안 냉철했던 우진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


“이런. 이런. 아직도 눈치 채지 못했나보군? 자. 이러면 어떤가? 이 모습이면 기억이 나려나?


김강호는 비웃는 표정으로 천천히 모습을 변화시켰다.

점점 변하는 신체와 함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으며, 위압감이 함께했다.


철탑을 연상케 하는 회색빛의 거구.

회백색과 노란색으로 빛나는 불길한 눈빛.

이제야 기억났다. 꿈에 나타나도 저 모습을 잊을 수가 없는 모습이다.


3차 지구 대침공의 최종 보스.

[신시(神時)의 좌(座): 무사로니]


순식간에 주위가 뒤바뀌었다.

주위에 보이는 것은 회귀 전 보았던, 반파된 도시와 수많은 시체들.


회귀 전, 자폭 직전 무사로니에게 잡혀있던 절망의 상황으로···.


갑자기 뒤바뀐 환경과 온몸이 으스러질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이 한 번에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고통의 신음이 튀어나왔다.


“크윽.”


김강호. 아니. 무사로니는 나에게 말했다.


“자폭한다고 결과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나? 나의 권능은 시간을 다스리는 자. 불쌍해 보여서 과거로 시간을 잠시 돌려 봤지. 잠깐이라도 마지막 희망을 느껴보게 해줬으니, 내 넓은 아량에 감사하게나.”


우진은 육체의 고통보다 심적 충격으로 타격이 더 컸을까?

얼굴은 출혈된 안구에서 눈물과 핏물이 섞여 흐르고 있다.


“너무 억울해하지 말게나. 덕분에 나도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으니까. 마치 벌레가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자네도 내 덕분에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가지 않았나?”


무사로니에게 농락당했다 생각하니 울분이 치솟는다.

나도 모르게 저 밑까지 억눌러왔던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X발.”

“믿고 싶지 않겠지만 이게 진실이라네. 어쩔 수 없음이야. 나를 좀 더 재미있게 했으면 또 모르지. 계속 그 시간에 살 수 있도록 해줄지 말이야.”


고통스러워하는 내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무사로니는 연이어 말했다.


“어때? 다시 과거로 보내줄까? 아니면 여기서 끝내줄까? 선택만하면 원하는 대로 해주지.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과는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 것이지.”


저렇게 말하는 모습조차 얄밉고 가증스럽다.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이미 진실을 알았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한들 바뀌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진짜 현실을 마주한 우진은 고통보다 공포가 온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말했다.


“X까. 그냥 이대로 가련다.”


어차피 정해진 결과라면 깔끔하게 포기한다.


농락당했다 생각하니 기분이 더럽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눈으로 분노를 담아내는 것밖에.


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무사로니는 조용히 손을 휘저었을 뿐이다. 무사로니의 손짓은 파리를 내쫒듯 간단했지만, 손짓에 대한 결과 값은 우진의 소멸이었다.


우진의 육체는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먼지처럼 가루가 되어 공중에 흩뿌려진다.


우진의 육체가 천천히 붕괴되는 것을 보며, 무사로니가 별일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모습이 기특해서 아량을 베풀었을 뿐이다. 어차피 이 차원의 지구는 멸망한다. 먼저 가는 것도 특혜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시간을 조정하는 신격 무사로니.

결국은 이래나 저래나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


우진은 온 몸이 가루가 되어 붕괴되면서도, 끝까지 무사로니를 지켜봤다. 잠시나마 과거로 회귀했던 자의 허망한 눈빛을 한 채.


***


.

.

.

.

.


아무도 없는 한적한 놀이터.


10살쯤 됐을까.

까까머리에 눈이 동그란 게 여간 짓궂게 생긴 게 아니다.

꼬마아이는 두 손으로 만화책을 펼친 채 열심히 넘겨본다.


꼬마는 만화책이 재미있는지 혼자 키득키득 거린다.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꼬마가 들고 있던 만화책의 제목은 [내가 바로 등급 외 12지 전사요] 라고 표지에 적혀있다.


책이 출간한 지 얼마 안 됐는지 빳빳한 종이에 때가 안 껴있다. 놀이터 벤치에서 한참이나 보고 있던 꼬마의 책이 마지막장에 다다랐다.


“어? 왜 이렇게 끝나지? 이게 뭐야···. 어이없는 충격 반전이네.”


만화책 마지막장이 어이없게 끝나서인지 황당한 표정을 짓는 꼬마.


만화 작가가 끝에 얼마나 빨리 끝내고 싶었는지 검은색으로 칠해져있는 페이지가 3장이나 된다. 이따위 만화책을 거금 500원을 내고 빌렸다니.


500원이면 쭈쭈바를 무려 개나 사서 먹고도 50원이 남는 금액이다. 책방 아주머니가 오늘 들어온 신간이라 재미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한 게 생각난다.


책방 아주머니 말에 너무 큰 기대를 한 내 잘못이다. 꼬마는 만화책을 거칠게 접었다. 책방 아줌마에게 속아 화가 풀리지 않은 표정이다.


“다시는 보나 봐라!”


만화책이 인기 없으면 2권 출판도 안 된다던데 이 만화책이 딱 그런 느낌이다. 다음 권이 기다려지지 않는 만화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꼬마가 들고 있는 만화책의 작가 이름이 유난히 눈에 띈다.


만화책 작가 ‘글의 마력’


작가의말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나름대로 최대한 매끄럽게 정리 했지만...

실력이 많이 미흡했습니다.


활자혼합물 수준의 단편이지만서도,

쓰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후에 새롭게 준비한 신작으로

재미있는 설정과 소재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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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강철길드(2) +2 19.08.14 92 1 7쪽
24 강철길드(1) +2 19.08.13 88 0 7쪽
23 보스 레이드(3) 19.08.12 93 0 7쪽
22 보스 레이드(2) 19.08.10 107 0 7쪽
21 보스 레이드(1) +2 19.08.09 121 0 14쪽
20 한밤의 도시 수성전(2) 18.10.13 177 1 11쪽
19 한밤의 도심 수성전(1) 18.10.05 217 1 9쪽
18 게이트 브레이커 18.10.04 243 3 9쪽
17 귀환 18.09.28 257 2 8쪽
16 유인(2) 18.09.27 244 2 7쪽
15 유인(1) 18.09.26 272 3 7쪽
14 영천도(靈天道)(2) 18.09.20 279 3 8쪽
13 영천도(靈天道)(1) +3 18.09.14 306 3 9쪽
12 정찰(2) +3 18.09.13 294 3 7쪽
11 정찰(1) +1 18.09.12 286 3 7쪽
10 조우 +2 18.09.11 309 3 7쪽
9 진입 : 사냥개시(2) +1 18.09.10 313 3 7쪽
8 진입 : 사냥개시(1) 18.09.09 317 4 7쪽
7 출격 완료 18.09.08 320 4 7쪽
6 사전 준비(2) +1 18.09.07 358 3 7쪽
5 사전 준비(1) +1 18.09.06 384 3 7쪽
4 특이점 +1 18.09.05 429 4 7쪽
3 자폭 그리고 원점 +1 18.09.04 480 5 7쪽
2 12관문 해방 +3 18.09.03 615 5 7쪽
1 <프롤로그> +1 18.09.03 700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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