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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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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77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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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6. 방패를 든 기사

DUMMY

아크메르의 기사단장 하기라스 메이비.



언제나 왕국을 위해서 헌신하는 기사단장으로서 맡은 바에 책임을 다하는 그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책임감은 옅어져만 갔다.



단지 꾸준히 단련하면서 그 자리에 걸맞는 사람이 될 뿐, 왕국에서의 생활을 벗어나

타국에서 사고나 치고 다니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때문에 아크메르 왕국 사람이 소란을 일으켰다고 하면 제일 먼저 사람들 입에 거론되는 것이

이 사람일 정도로.



루카니아 대륙에서도 안 좋은 의미로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오로지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희소한 몬스터를 찾기 위해 발로 뛰면서 직접 사피렌 제국 지하감옥까지 친히 온 것이었다.



"저기, 라마우스. 여기서 싸움은 그렇지 않니?"



그에 맞서서 레드 드래곤이 또한 그 희소한 몬스터를 만나보기 위해서 역시 무단으로 감옥 행차를 하신

라마우스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왜 아크메르 기사단장이 여기 있지?"



그러면서 다짜고짜 물음에 답할 여유조차 주지 않으면서 라마우스가 서서히 드래곤으로 변신하면서 브레스를 뿜었다.


-쿠아아아!!


"자, 잠깐! 여긴 지하라고!!"



본인이 지금 어디에 위치한 지 인지한 건지 냅다 몸집을 키우면서 라마우스가 선제 공격으로 브레스를 뿜었다.


당연히 감옥은 1층부터 최하층까지 박살이 나면서 불바다가 되어버렸다.


콰아앙!


퍼펑! 펑!



녹아내린 철창들과 기타 고문도구들까지 전부 박살이 나는 와중에도 상대하는 기사단장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는지 몸을 털어내면서 위로 뚫린 구멍을 바라보았다.



"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라마우스는 제법 진심으로 싸우려 들었기에 선제 공격으로 브레스를 선택했다.


화염마법에 일가견이 있었지만, 치명상을 입히려면 브레스가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저렇게 멀쩡하지?'



마법을 쓴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피하지도 않아서 자신의 브레스가 단 한번도 약하다고 여겨본 적 없는 라마우스의 자존심은 금이 갔다.



"대체 뭐야 너?"


"나?"



하기라스는 턱을 긁적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자신은 레드 드래곤을 익히 들어 알지만 정작 자신은 모르니

그는 조금 애석하게만 여겼다.


"그냥 조금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줘. 그보다 용건은 이거야?"



자루 안을 가리키면서 그가 말하자 라마우스는 그를 몰아붙이면서 답했다.


"좋은 말로 할 때 그건 내려놔라."


"싫다면? 싸워야 하나?"



이 때 둘의 시선에 동시에 든 이가 있었다.


'알베르트 형제'들 중 형 쪽인 파르에 알베르트.


그가 뻥뚫린 감옥 천장으로 나서자 둘이서 다투는 광경이 보였다.



"찾던 건 안 보이고 지하 감옥이 박살이 나다니. 죄수가

탈옥이라도 한 줄 알았잖아."



라마우스는 세상물정이 어두웠기에 악명높은 알베르트 형제들이

나타나도 별 대수롭지 않았다.


어차피 누군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오! 그 유명한 살인청부꾼들이군."


"그게 누군데?"



라마우스가 모르는 건 대충 하기라스가 설명해주었지만,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적이 늘어도 전부 짓밟으면 그만이다.



"알베르트인지 뭔지 전부 없애면 그만이다!"


"그럼 임시적으로 힘을 합칠까?"


"웃기지 마라! 누가 너랑.."



하기라스의 동맹 제안.


라마우스가 거부하려 했으나 말 끝나기 무섭게

형제들 중 동생 측이 라마우스를 먼저 공격했다.



동생 쪽이 겁도 없이 거대한 드래곤을 향해 사납게 검을 들이댔다.


카앙!



드래곤에게도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오러로 된 '블레이드'가 라마우스의 앞발톱에 막혔다.


"이게!"


"이 드래곤은 제가 맡겠습니다!"


"알았다."



라마우스가 정신없는 틈을 타서 하기라스가 다시 한번 제안을 걸자 어쩔 수 없이

그의 동의를 받아냈다.


"그럼 임시나마 힘을 합쳐보자고?"


"이익! 나중에 너도 손 봐줄거야!!"



정신없이 싸우는 둘을 뒤로 한 채 하기라스가 흑발의 남자 쪽을 보고 말을 걸자

즉각 반응이 왔고,


하기라스가 마치 일부로 눈치채라는 듯이 허리에 맨 자루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 경계가 삼엄한 제국 지하 감옥에 뭘 찾아왔는지 궁금해지는데?

알베르트 씨."



파르에 알베르트는 그의 행동을 보고 추측하건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저 자루에

들었다는 걸 알아챘다.


이미 감옥으로 내려오면서 수많은 이들을 죽여왔다.


하나 더 죽인다고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오늘은 죽이는 행위보다 목표가 따로 있었다.


"자루에 든 걸 내 놔라. 그럼 목숨은 살려주마."



힘으로 빼앗는 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하는 그에게 하기라스가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살인마가 뭐라고 말하는 거야."



하기라스도 장난을 끝내면서 슬슬 본연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건 죽여서 쟁취해야지. 평소처럼 말야."



하기라스 역시 불쾌했다.


여긴 아크메르 왕국이 아닌 사피렌 제국으로 동맹국이지만 엄연히 다른 타국.


타국의 일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감옥을 빠져나오면서 이미 엄청난 수의 죄수들과

병사들이 죽어나간 것을 보고 왔다.


이런 사악한 존재가 아직도 눈앞에 배회하며 활개를 치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그리고 감옥을 찾은 목적이 고작 자루에 든 몬스터 하나라니.



"고작 '이거' 하나 때문에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죽였나."



파르에 알베르트도 암살자답게 죄책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약하면 죽는 거지. 그렇지?"



파르에가 바로 뒤를 돌아서 목을 노리는 매서운 공격을 날렸다.


단칼에 끝내려는 순간.



곧바로 뭔가가 그의 검을 가로막았다.


터엉!



"?"


공격이 막히자 반격될 위험에 바로 하기라스에서 멀어진 그는 아까

전의 상황을 파악했다.


'방금 뭐였지?'



물러선 파르에.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옷을 털어내는 하기라스.



이미 이 승부는 애석하게도 강자와 약자가 정해져 있었다.



"암살자들은 하나같이 뒤통수를 노리는 걸 즐기는 것 같아. 그치?"



기습을 당한 와중에도 별거 아니라는 듯이 기사단장은 웃으며 등 쪽에 매단 커다란

뭔가를 꺼내들었다.


"읏차."



커다란 방패.


아크메르 왕국의 국기 문양이 중앙에 박힌 고급진 방패였다.


방패를 내려놓자 그 육중한 중량이 과시되었다.


쾅!



소리에 움찔한 파르에는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무슨 방패가.."




그 때 파르에는 깨달았다.



적어도 눈 앞의 상대가 범상치 않다는 걸.



상대가 누군지 파악했다면 그 자리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건 둘째치고

재빨리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불행히도 나중에서야 깨닫고 말았다.



"도리스!!"



다급히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 형.



그걸 들은 동생의 말이 들려왔다.



"지금 바빠! 우선 이 드래곤부터 처라하고!"




레드 드래곤을 상대하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형 쪽이 다급하게 외치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빨리 이 곳에서 도망쳐라! 어서!"


"뭐라고?!"



동생 도리스 알베르트는 충분히 해 볼만 하다고 여겼다.


마침 이 곳은 제국 황성에서도 제법 떨어진 곳이라서 소란이 일어도

병사들이 몰려오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감옥 주변의 병사들도 오는 길에 전부 죽인 뒤라서 이 둘만 상대한다면

충분히 도망갈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외침의 의미가 사라진 듯 이미 파르에는 어떠한 장막에 가로막혀 있었다.


팅!



"윽!"



마력이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물러나자 파르에의 주위로 투명한 막이 생성되어 있었다.


"이런.."


건너편에서 그걸 보고 있는 하기라스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자, 이제 끝났어."



파르에를 감싸는 투명한 장막.


그것은 주위의 빛도 반사하면서 손에 닿지 않으면 전혀 알아볼 수 없게 투영되는 막이었다.


전부 하기라스의 능력이었다.



"얌전히 잡히던가. 아니면 그냥 죽으렴."



방패를 한 손에 짊어진 채로 천천히 걸어오는 이 남자를 파르에는 뚫어지게 노려봤다.



아크메르 1기사단장 하기라스 메이비.


대륙 내에서 열 손가락 내에 드는 서열을 의미하는 '핑거 크라운'(Finger Crown).


비록 가장 낮은 서열에 들었지만.


방패를 든 그가 전장의 한복판에 서면 결코 밀리지 않는 철벽으로 불리며 그 자리에

성벽을 쌓아다는 여담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무서운 기사라는 의미는 바로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공격과 방어.


두 가지의 행위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절대 방어' 와 '반사' 능력.



이것이 그를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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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16 15. 알베르트 형제 21.05.20 21 0 9쪽
15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21.05.20 27 0 7쪽
14 13. 드래곤 긴급 회의 21.05.18 37 2 15쪽
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1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39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39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0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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