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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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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85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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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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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5. 알베르트 형제

DUMMY

라마우스와 하기라스 둘이서 서로 다툼을 벌이던 때.


지하 감옥을 찾은 불청객 2인조 역시 자신들의 목적으로 그 곳을 찾았다.




잠입하기 불과 3시간 전.



사피렌 제국의 어느 광활한 숲 어딘가.


사람들 사이에서는 '에론 숲'이라 부르는 이 곳은 누구도 함부로 발을 들이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숲을 귀신이 산다고 믿었다.


혹은 숲의 요정이나 엘프들이 들어오는 인간들을 벌한다는 소문이 들려와

더더욱 사람들은 숲을 멀리하였다.



그런 숲 중앙 부근에 거대한 나무 하나가 거대한 줄기를 치켜세운채 자라나고 있었다.

얼마나 큰 지 땅에 붙은 가지들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다.



이 거대한 나무를 사람들은 '에론'이라고 불렀고 이 나무의 수액을 마신 자는

족히 이백년을 산다는 설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나무에 거주하는 당당한 인간들이 있었다.


엘프 종족들조차 이 신비한 곳을 신성시 여기는 바람에 발을 들이기 꺼려하는 곳에

사람이 거주하는 어지간히 배짱이 크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었다.


'에론'의 나무 속은 텅 빈 공간이었다. 적어도 두세명의 성인이 묵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공간이어서 여관으로 활용하기에도 딱 좋았다.


나무 속이 텅 비는 바람에 '에론'나무가 어떻게 영양분을 섭취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나무는 꿋꿋이 버틴 채로 지금도 계속 자라고 있었다.



하여튼 그 나무에는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



"형. 일어날 시간이야."


"zzzzzzzz."




둘 중 동생으로 보이는 자가 이층 나무 침대에서 자고 있는 형을 깨웠다.



"음냐... 좀 더.. 부족해.."


"뭐가 부족하다는 거야? 얼른 일어나. 또 일거리 들어왔다고."


"아...음... 뭐?"



그제서야 형은 일어나 얼른 세수를 하러 갔다.



"이번에는 3건이야. 제법 액수도 커."


"그래? 거 잘 됐군. 좀 따분했는데."


"어제 대체 뭐 하다가 온 거야? 의뢰는 어려운 게 아니었잖아?"


"부수입 좀 올렸지. 짭짤하더라고."


"부수입? 대체 뭔데?"


"그냥. 제국에서 좀 귀하신 분들이랑 거래 좀 했지."


"설마 귀족?"


"아니. 황족."


"헐...."



순순히 형은 자신이 맡은 모종의 거래를 가르쳐 주었다.



"형, 미쳤어? 잘못 걸리면 우린 다 끝장이야."


"뭘 새삼스리.. 어차피 우린 한 달에 서너번은 도망다니는 신세잖아."


"아무리 그래도 황족은 아니지. 자칫 들통나면.."


"그 때는 여기 버리고 다른 데 찾아봐야지. 가급적 좀 더 아늑하고 세련된 곳으로."


"여기도 충분히 살 만하거든. 안식처로 딱인 여길 버린다고?"


"들키면 별 수 없지뭐. 그리고 여긴 사람도 별로 안 다니니까 상관없잖아?"




형으로 보이는 자가 얼른 옷을 갈아입고 왼쪽 눈에 검은 안대를 착용했다.



딱히 눈이 다치거나 보이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그는 항상 그것을 착용했다.



동생은 형에게 평소 제법 위엄 있어 보일려고 착용했다라는 말이나 피곤해서 건강상 이유로

달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때? 이번 기회에 너도 하나 달래?"


"됐어. 바보 같아."


"그럼 관둬. 그보다 이번 거래는 말야. 뭔가 수상해."


"그래. 알았어. 빨리 맡은 의뢰나 끝내고 다른 은신처나 알아보자고."


"내 말 들어봐. 이번건 확실히 위험한 느낌이라고. 뒤가 무척이나 구릴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그러면서 몰래 방귀뀌지 마! 진짜 냄새 난다고!"



동생은 다짜고짜 형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억!"


"그래서? 그 거래? 진짜 할 거야?"



"당연하지. 우린.."



형은 땅에 떨어진 안대를 다시 착용하며 말했다.



"그 유명한 '알베르트 형제'니까 말야."


"퍽이나 유명하겠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이 형제들은 사실 악명 높은 살인마 집단이었다.

그들은 평소 신분을 숨긴 채 평범한 의뢰를 받는 일들을 하였지만 가금씩 몰래

찾아오는 의뢰인들의 거래를 도맡아 하기도 했다.



그런 거래는 대개 청부살인이였다.


"그래도 제국의 어린이들은 우리 이름만 들어도 오줌을 지릴 걸.. 크큭."


"그게 유명하다고 보긴 힘든데? 그런데 누가 청부한 거야?"


"저런. 형아야. 벌써 잊은 거니? 고객 정보는 일체 함구. 누설 금지라고."


"나한테도 안 돼?"


"의뢰인이 나한테만 알라고 그랬거든. 의뢰인의 약속과 프라이빗은 꼭 지키는 건

예의지. 그렇지?"



"그래. 맘대로 해. 어차피 의뢰만 하면 되니까."



"타겟만 설명해 줄께."


"누군데?"


형이 수통의 물을 마시며 물었다.




"사피렌 제국 제 1황녀. 엘리쟈 로빈이야."


"푸우우우읍!"



그 말을 들은 형은 결국 물을 마시다가 뱉어내고 말았다.



"우읍. 어... 동생아?"


"왜 그러니?"


"너 미쳤니?"


"뭐가?"


"제국 황녀를 노린 청부살인이라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냐!"


"워, 릴렉스. 진정해. 형. 어차피 2황녀라 해도 같은 반응일 거잖아."


"하아.. 진짜 미치겠네. 됐고. 빨리 의뢰인이나 말해 봐. 당장 거절해야겠어."


"150만 골드."


"!"



동생이 말했다.



"그 자가 선금으로 줬어. 일이 마무리 되면 배로 준대. 거기다 보너스로 100만 골드

더 붙여서 말야."


"도합.. 400만?!"



그 정도의 거래는 아무리 그들이라도 애초에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제 알겠지? 우리 형제가 얼마나 유능하고 이름 있는 지를..."


"그렇게까지.. 우릴 신용한다고?"



형 쪽도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다 잡았다.



"기회는?"


"이번 주에 개최될 제국 최고의 마법 대회 '아르카제니아'에서

황녀가 모습을 드러낼 거래."



"음... 그렇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겠네."


"그래. 참고 때를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오게 되는 것이 기회니까."



동생은 말없이 형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할 꺼지?"


"물론이지!"



살인은 밥 먹듯이 하는 형제들이었기에 사람을 해치는 것에

죄책감은 일도 없는 둘은 받은 돈으로 뭘 살 지 더 고민하는 듯 보였다.



"아, 그럼 나머지 2건은 뭐냐?"


"그거? 별 거 아냐. 조금 유별난 건데."


동생 쪽이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돈은 별로 안 되는데. 하나는 흑마법사 녀석들 안건이고, 다른 하나는

이상한 몬스터 하나 포획하는 거야."


"이상한 몬스터?"


"내가 봐도 처음 보는 건데 제국 측에서 시찰단을 보낸 귀족들이

행방불명된 뒤로 소식이 끊겼대. 그런데 이번에 사피렌 제국측에서

이 몬스터를 본 뒤에 생포했대."


동생이 준 양피지를 건네받은 형이 펼쳐서 보니 제법 우스꽝스러운

몬스터가 눈에 띄었다.


"풋! 뭐야, 기다란 귀에 배까지 튀어나온 조금 큰 흰 토끼잖아."


"말까지 한다는데. 외모가 귀여워서인지 배는 둘째치고

주변 귀족이나 상인들이 비슷한 몬스터를 이잡듯이 찾고 있대."


"그런데 없다?"


"응. 하다못해 산토끼 부류에서도 저런 모습과 똑같은 종족은 없대.

완전히 신종족이지."


"흠.."


동생 쪽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할 거지?"


"까짓 것 해 보지 뭐."



그렇게 평온한 제국에서 위험한 불씨가 번지는 중이었고,

두 형제는 곧바로 자신들의 임무에 착수해 들어갔다.



겨우 한 시간도 안 되어서 흑마법사 건을 처리하고, 다음으로

진행한 것은 제국 지하감옥에 갇힌 몬스터 생포였다.



"무슨 10층까지 내려와도 별 게 없냐. 허접한 죄수들이랑

냄새나는 보초들까지 죽여도 딱히 다를게 없잖아."



자칭 알베르트 형제들 중 형 쪽은 감옥을 내려오면서

마구잡이로 학살해도 일말의 죄책감이 없었다.


감흥이 없는 그를 향해 동생이 뭔가를 발견하고 말했다.


"감옥 구조상 지도를 보니까 아랫층이 최하층으로 보이는데."


"그래?"



둘 다 어지간히 길치이기에 정보상에서 얻은 감옥 설계 지도를 구하지 못했다면

이잡듯이 부수고 다녔을 형제들이었다.



그런데 아랫층에서 심상치 않은 것을 동생 측이 감지했다.



"마력 반응이다. 두 놈이야."


"둘 다 보통내기는 아니네."



마력 감지를 통해서 최하층에 자신들과 같은 목적으로 온 손님들이 있다는 것을

안 그들이 서둘러 아래로 내려갔다.


"빨리 그 몬스터를 잡아서 떼돈 벌자고!"


"덤으로 황녀도 제거하는 건 알지?"


"당연하지!"



임무를 위해서 타인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빼앗는 형제.



하지만 이 날 그들에게는 최악의 하루가 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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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 15. 알베르트 형제 21.05.20 22 0 9쪽
15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21.05.20 28 0 7쪽
14 13. 드래곤 긴급 회의 21.05.18 38 2 15쪽
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40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40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1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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