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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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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83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20 01:02
조회
27
추천
0
글자
7쪽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DUMMY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차가운 감옥 바닥이 몸에 느껴지는 건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였다.



"으으.."



검에 베인 내 심각한 상처들은 다행히 누군가 응급처치 해준듯 보였다.



"붕대.."


내가 몸을 뒤척이자 검붉게 변한 붕대들이 서서히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다행히 흉터는 지지 않았다.


"상처가 거의 없네."


털만 조금 깎여나갔을 뿐 다행히 상처도 없어서 금세 난 털고 일어났다.


철창살에 다가가서 목만 빼꼼 내밀려하자 바로 반응이 왔다.



"엇! 일어났다"


"그럼 난 보고하러 간다."



세 명이서 지키고 있는 보초 중 고참으로 보이는 하나가 올라갔고, 남은

둘이서 나를 보고선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다.



"진짜 신기하게 생겼네."


"몬스터가 아니라 그냥 산토끼 아닌가?"



한 보초가 턱을 긁으면서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말하자 난 되려 눈을 피했다.


아직 내 모습이 작디작은 토끼로 보여서 그렇지, 내 먹성과 폭주했을 때의

내 모습을 보면 바로 도망칠 게 뻔했다.



'아직 내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니까. 가급적 얌전히 있어야..'



마법 저항력 증가.


폭주 시 거대화 및 일시적인 마법 흡수.


그리고 은둔 생활을 위한 간단한 기초적 마법까지.



할 줄 아는 건 많았지만 말을 할 수 있다는 몬스터라는 점에서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했다.


물론 이미 대형 사고를 쳐버렸지만.


내가 뒤돌자 보초 한 명이 다가와서 내가 말을 걸었다.



"얘, 너 말 할 줄 안다고 했지? 한 번 해 보지 않겠니?"



보초는 주머니에서 맛있게 구워진 빵조각을 꺼내 내게 건넸다.



감히 날 산짐승 취급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도 감옥에 박힌 지 며칠은 지났는지 내 배는

음식을 가릴 처지가 못 되었다.


아마도 영양가 있는 풀을 줘도 꾸역꾸역 먹을지 몰랐다.


비록 고기는 아니지만.


난 이미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래그래. 어서 한 번 말해 봐라."


"..줘."


그 때 뒤에 서 있던 보초가 재빨리 빵을 건넨 동료를 뒷덜미를 붙잡고 잡아당겼다.


"조심해!"


"뭐!"


아마 내가 음식에 눈돌아간 걸 본 건지 내가 손살같이 철창살 사이로 얼굴을 들이대며

죽일 듯이 빵을 낚아챘다.


텅!



"히익!"


깜짝 놀란 그가 물러서자 난 빵을 집고는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더 줘!!"



철창살이 흔들리면서 울릴 정도로 내가 침을 질질 흘리자 그제서야 보초들이 정신을 차렸다.



"어휴, 성질 한 번 사납네."


"말 하는 거 보려다 사람 잡겠네. 어여 들어가. 이제 없어."



아니, 그럴 거면 처음부터 주질 말던가.


더 배고파지게.



문뜩 저 두 사람을 고기로 보는 내가 보였다.


"엇!"


내가 이세계로 들어와서 암만 고기에 미쳐도 결코 하지 않기로 결심을 다진 게 바로 식인 행위였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전생에 사람이었던 내가 사람을 먹는다니.


결단코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난 두 뺨을 때려서 정신을 차렸다.


내가 지금 당장이라도 이 철창살을 힘으로 부술 여지는 있었지만.


그렇게 하다간 눈 앞의 두 사람을 식사거리로 여길 까봐 꾹 참기로 했다.



"으으.."


주린 배를 참으면서 다시 뒤돌아선 난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갑자기 감옥 안으로 자욱한 연기가 스며든 것이었다.


"어? 뭐지?"


"어디서 불이라도 난 건.."



그러자 보초를 서던 두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런! 독인가!'



나도 모르게 연기를 마셨지만 다행히 독은 아닌 듯 보였다.


마법 저항이 제법 있어서인지 이 연기도 마법으로 만든 것처럼 보였고, 곧 몸이 나른해지는 것을 느꼈다.


'수면..이네.'


때마침 배가 고팠던 난 움직일 힘도 떨어져 금세 잠들었다.


셋 다 푹 늘어진 채 잠들자 연기를 일으킨 주범이 나타났다.



"음, 좋아. 다 잠들었군."


쓰러진 보초들을 뒤로 하고 래빗토가 갇힌 곳을 찾던 그 자는 이윽고 그 곳에 당도했다.


"참 잘 공들여 숨겨놨네. 지하 최하층에 박아둘 줄은."


아크메르 1기사단장 하기라스 메이비.



사피렌 제국에 통보도 하지 않고 밀정이나 다름없이 잠입해서 희소 몬스터 종족을

보러 왔다는 핑계는 아마 걸린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을 터였다.



말 그대로 몰래 잠입한 그는 제국 측에서 이번 일을 언급한다면 자칫 국가적 분쟁으로

번질 여지가 있었다.


그것을 모두 감안해서라도 그는 래빗토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그만큼 진심이었다.



"진짜 신기하게 생겼네."



하기라스가 검을 뽑자 숙련된 오러 사용자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단숨에 오러를 사용해서 '블레이드'를 형성한 그는 철창살을 베어버렸다.


땡깡!



종잇장 자르듯 창살들이 떨어져 나간 뒤 안방처럼 드나들듯 옥으로 들어간 그는 조심스럽게

래빗토를 자루에 담았다.


"이런 건 다 같이 봐야지. 그런데 기사단장이나 된 애들이 좋아하려나?"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벌이는지 알고는 있을지 궁금한 하기라스는 어처구니없게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피렌 제국의 감옥에 잡힌 몬스터를 탈옥시킨 점.


다른 의미로는 몬스터이기에 희소종을 멋대로 가져가는 '절도'에 가까운 행위는

분명히 용서받기는 어려울 듯 보였다.


"일단 가져가 보고 생각해야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그가 볼 일을 마치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뭐야, 선객이 있었네."



레드 드래곤 라마우스가 폴리모프한 채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서 있었다.


"박쥐?"


"드래곤이거든!"



바닥에 착지한 라마우스가 그의 자루에 든 뭉텅이를 보고 말했다.


"그거 설마?"


"맞아. 그 토끼 몬스터."


"나도 보려고 온 건데. 너 지금 뭔 짓을 한 건지는 아냐?"


"잠시만 가져가서 보고 다시 제자리에 갖다 둘 거야."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라마우스는 당당히 '절도' 행위를 하는 그를 보고 금세 그가 누군지 파악했다.


"너! 기억났다! 그 때 그 이상한 마법 쓰던 놈이지! 아크메르 기사단장!!"


"와! 나 제법 유명한지도?"



평소에 관종끼가 있는 하기라스가 건너편에서 전투 준비를 하는 드래곤 라마우스를 보고 빼든 검으로

준비 자세를 취했다.


"여기 안 그래도 좁은데 싸우긴 그렇지 않니?"


"뭐래! 이 도둑놈아!"



라마우스 자기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금세 감옥 최하층은 난리가 났다.


하기라스의 오러 블레이드와 라마우스의 화염 마법이 서로 맞부딫치면서 굉음을 냈고, 그 여파는 엄청났다.


바로 윗층에 있는 보초들이 소리를 듣고 알아챌 정도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이 조용했다.



이미 누군가 최하층을 찾아 내려오면서 전부 죽이면서 내려온 것이다.



"여기도 아니네. 근데 밑에서 무슨 소리 나지 않았냐?"


"아래층인가봐! 어서 서두르자!"



피묻은 검을 든 검은 로브를 둘러쓴 2인조 무리가 감옥 안의 병사들과 보초들을 모조리 죽이면서

애타게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길이 서툰 둘은 무작정 지하 감옥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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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16 15. 알베르트 형제 21.05.20 21 0 9쪽
»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21.05.20 28 0 7쪽
14 13. 드래곤 긴급 회의 21.05.18 38 2 15쪽
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40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40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1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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