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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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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87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17 23:43
조회
41
추천
2
글자
12쪽

12. 원한은 없어.

DUMMY

광장에서 노닥거리다 건너편에서 큰 소리가 난 뒤로 리키에 역시 구역을 벗어나서

도착한 곳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난생 처음 보는 괴물까지 그를 반겼다.



"오!"



평민 출신에 별반 내세울 것 없는 그가 용기사로 채택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운 좋게 줄을 잘 서서 플레안느 가문에 천거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주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사냥 본능.



평소에 부모님을 도와서 땔감을 줍거나 베고 취미로 몬스터 사냥에 나선 것이었다.


주무기는 활이었지만 점차 두터운 피부를 가진 몬스터들도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검을 쥐게 되었다.



그렇게 생업으로 사냥을 이어가던 무렵 귀족의 눈에 든 것이었다.


"리키에! 그 쪽으로 간다! 조심해!"


"넵. 알겠습니다."



거대한 토끼 마수가 눈을 부릅뜬 채로 다가오는 데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유심히 관찰했다.


"어디 보자.."



심심찮게 몬스터 도감을 보면서 신기한 부류들을 관찰하는 시간도 가지곤 했지만

생전 처음보는 존재였다.


콰앙!



'그것'의 발길질에 한 번에 바닥에 균열이 또 한번 생겼다.


"어이쿠!"


날랜 몸을 가진 그는 아무렇지 않게 피한 뒤 마법을 난사했다.


"매직 미사일."


가벼운 빛줄기 마법이 '그것'을 표적으로 날라갔지만 요란한 소리만 날 뿐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펑! 퍼펑!


"안 되네."


"이미 화염마법도 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네."



멀리서 몸을 일으킨 뒤 정신을 차린 드래곤 블루투스가 그에게 충고를 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리키에는 가볍게 착지한 뒤 고심을 거듭했다.


"그럼 한 가지 방법밖에 없겠네요."



보통 이런 경우는 새로운 몬스터를 발견했으므로 가급적 생포하는 경우가 좋았다.


여러번 실험을 거듭해서 이 괴수가 어떤 존재가 파악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고

훗날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자가 생기면 곤란했기에 리키에는 생포하는 경우의 수를 배제했다.



"죽이는 수 밖에요."


빠르게 검을 뽑은 그는 온 몸에 정신을 집중하자 검에서 푸른 빛으로 발광하기 시작했다.


'검기'.


최상급 검사들이 사용하는 '오러'가 발현되어 '오러 블레이드'라는 칼날을 형성한 것이다.



"원망하진 마렴. 개인적인 원한은 없단다."



마법이 통하지 않으니 보다 강력한 물리적인 힘으로 벤다.


그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렇게 괴수와 한 사람간의 사투가 벌어졌고 10여분이 경과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난 이성을 잃고서 한참이 지나 눈 앞의 상대가 보였다.


"헉..허억."



이윽고 내가 가뿐 숨을 쉰 채로 쓰러졌다는 것을 알았다.



"와아. 진짜 보통 내기가 아니네. 이 정도면 어떤 놈이든 숨이 끊어지는데."



날 쓰러뜨린 검사는 여유로워 보였다.


이 자도 몬스터란 존재를 혐오하고 죽여도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겠지.



현대에서 이세계로 넘어와도 달라진 건 없었다.


설령 이런 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으로 전생해도 약자는 멸시되고 죽임을 당하겠지.


약육강식. 그게 세상의 순리니까.



그렇게 체념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내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제 그만하시죠."


"베오른.."



베오른 뿐만 아니라 프리드를 포함해서 기사단 전부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더 이상의 행위는 하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였다.


그걸 보자 참다못한 마리가 베오른의 멱살을 붙잡았다.



"너 뭐하자는 거야? 베오른! 당장 안 비켜!"


"코코가 위험한 짓을 한 건 압니다. 하지만 빌미를 제공한 건 마리 플레안느. 당신입니다."


"뭐가 어째?!"


화가 끝까지 난 그녀가 베오른의 뺨을 후려치려는 것을 블루투스가 옆에서 간신히 막았다.


"마리! 진정해라!"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이 무능하고 약아빠진 녀석이 내게 헛소리를 지껄이는데!"



베오른이 날 지키면서 험담을 듣는데도 난 아무런 힘도 없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검에 베인 상처 때문에 하얀털과 피가 몸 구석구석에서 세어나오고 있었다.


"코코!"



로자리나와 프리드가 서둘러서 내 상처를 돌보는 사이

날 사정없이 벤 남자는 귀를 긁적인 채 다가오고 있었다.


광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대가로 내 다음 처분을 하려는 듯 보였다.


"그만두시죠! 이미 코코는 저항할 수 없습니다."


"아, 이제 더 이상 안 그래. 진정하라고."



방금 전까지 험상궃은 표정으로 날 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대신 우리들이 이 괴물 친구를 데려가려고 해. 상부에 보고도 할 겸

상처 치료도 할 거야. 불만 없지?"


"그런..."



프리드가 주저하는 것을 그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럼 하운드 기사단 몇 명이 대동해도 상관없어."


"정말입니까?!"


"그럼. 아무래도 사고는 저 쪽이 먼저 치른 것 같으니."



사태가 마무리되고는 리키에는 제일 먼저 주변의 마차에 눈이 갔다.


그 곳에는 목이 잘린 웨어 울프 하나가 눈에 띄었고 짐마차 안에 수많은 갖가지

식량들도 보였다.


일단 식량은 둘째치고 웨어 울프를 죽인 게 누군지는 대강 눈치챘다.


"저게 기폭제가 되었나 보네."



그보다도 식량이 저렇게 많이 든 게 이상해 보였다.


'뭐지? 하운드 기사단들이 열 명이 넘어도 저렇게 많은 식량을 비축할 이유는 없는데..'



그렇다면 답은 하나.


기사단을 제외한 남은 저 몬스터뿐이었다.


"흥미롭네."



그렇게 스테르 광장 소동은 일단락이 났다.


드래곤보다도 희소한 난생 처음 보는 토끼 괴물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공표되는 순간이었다.


사피렌 제국 남서쪽에 자리한 왕국, 아크메르.


제국 동쪽에 있는 슈딩 왕국은 해적들이 활개치면서 사피렌 제국에 적대적인 점과 달리, 이 곳은

동맹국으로서 우호를 다지고 있었다.


또한 제국의 와이드라스 못지않은 기사단이 존재하였다.


단, 특이하게도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인 수단을 갖춘 기사단이었다.


'메르실드'라는 이름을 가진 이 기사단은 총 열 명에 달하는 기사단장이 있었다.



현재 메르실드 기사단은 정기 총회를 실시 중이었다.



"회의를 꼭 해야 해? 지금 기사단장들이 반도 없는데?"


"한 달에 한 번뿐이니까. 귀찮아도 해야지."



제 7과 8의 기사단장 자리를 각각 맡은 케시드와 로아, 둘은 의남매지간이었다.


놀랍게도 두 사람의 나이는 겨우 스물과 열아홉이었는데, 이렇게 어린 나이에 기사단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기사단장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었다.


단순히 두 사람이 특출나다는 점도 있었지만, 둘을 양자로 들인 나이든 중년 기사단장인 하비야의 입김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기사단장의 자리에 오르긴 힘들었을 것이었다.



2 기사단장의 자리에 앉은 하비야는 멋들린 자신의 수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상하군, 분명 오늘 총회는 여섯 명이 온다고 들었는데.. 나와 하기라스, 케시드, 로아를 포함해서 둘이 더 와야.."


"하기라스님도 없는데요?"



현 실질적인 기사단장의 우두머리의 제 1 기사단장의 자리를 맡은 하기라스의 자리 역시 비어있었다.


그리고 하기라스는 하비야의 친아들이기도 했다.



"이상하군, 화장실 다녀온다던 놈이 왜 이리 오래 걸리지?"


"제가 확인해보고 올까요?"


로아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오기로 한 두 명의 기사단장이 나타났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은 모두 임무 중이라 제외됐군요."


"근성 빠진 것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한 달에 한 번 있는 총회를 빠지다니."



한 명은 기다란 귀와 에메랄드 빛 장발을 가진 엘프의 모습에 시력이 별로인지 돋보기 안경을 끼고 있었다.


또다른 한 사람은 엘프와는 달리 우락부락한 신체에 잘 다져진 근육을 가진 보통 사람보다 배 이상 큰 아머(갑옷)를 장착하고

있었다.



하비야는 엘프로 보이는 이에게 물었다.


"괜찮네. 트로젤. 그런데 혹시 하기라스를 보지 못했나?"


"1 기사단장님 말인가요? 전 보지 못했습니만.."



그러자 아머를 착용한 남자가 말했다. 그는 총회에 빠진 기사단장들이 마음에 걸렸는지 무척

격앙된 기분이었다.


"하나같이 글러먹었어! 기사단장이라는 것들이! 일이 있으면 다른 대리인이라도 보내야지!"


"참으세요. 레오 아저씨."



레오라는 이름의 기사단장은 강직한 기사로써 정의를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예의범절을 갖추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여기는 자였다.


"아저씨라고 하지 마라. 어린 놈이 벌써부터 예의를 모르다니.."


"5 기사단장님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호칭이 길어요."



투덜대는 케시드는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열 명의 기사단장 중 딱 절반인 다섯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제 1 기사단장님이 어디 갔죠?"


"제가 가 볼께요."



로아가 한숨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총회에서는 절반 이상의 기사단장이 참여함으로써 회의가 진행된다.


이런 상황이라도 회의가 진행할 수 있었지만, 언제나 제 1기사단장인 하기라스가 참여한 상태로 진행되었다.


메르실드 길드에서는 그가 회의의 중심이자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회의장 안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그러나 그 자는 기사단장이 아닌 허겁지겁 달려온 일반 병사였다.


"크, 큰일 났습니다!"


"무슨 소란이야!"



레오가 큰 소리치며 호통쳤지만 병사는 자신이 들고 온 쪽지 하나를 내밀며 보고했다.



"하, 하기라스님이 사라졌습니다!"


"뭐라고!"


"여, 여기! 이 쪽지만 남기신 채로.."


병사의 말로는 회의 시간이 되자 그의 방을 들어서자 하기라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대신 행방을 알리는 쪽지

한 장만 남긴 채였다는 것이었다.



"말이 되는 소릴 해! 불과 조금 전만 해도 방에 있던 자가 어떻게 자리를 비워!"


"정말입니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셨습니다!"



기사단장이 사라진 혼란 속에서도 케시드가 곰곰이 생각하다 조용히 말을 하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그 분 행적이 수상하다고는 여겼습니다만.. 혹시.."


"그럼 적의 스파이일지도 모른다는 소리잖아!"


"아니, 그건 아니고.."



케시드도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옆에 있던 로아에게 속삭였다.


그러자 그녀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관심거리가 있었지?"


"그게 뭔데?"


"최근 존재하지 않는 몬스터가 제국 측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뭐?"


기사단장 레오가 그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쪽지를 낚아채 내용을 훑어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쪽지의 내용은 그들의 예상대로였다.


[재밌는 거 찾아서 구경 좀 하고 오겠습니다. 찾지 말아 주세요. -하기라스-]




"이 자가 정말!"


엘프 기사단장 트로젤도 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회의는 다음으로 미루죠. 바쁘신 분들을 더 이상 붙잡아 둘 수는 없으니까요."



하비야는 철부지 없는 아들을 둔 게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감싼 채 신음을 냈다.


그러다 문뜩 생각이 났는지 트로젤을 불렀다.


"잠깐, 오늘 회의 안건이 뭔가?"


"아, 최근 들어 주변국들에 대해 대부분 몬스터 개체 수가 늘어난 점들입니다. 거기에 원인을 분석한 결과가.."


안건을 보던 트로젤은 순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본인도 믿을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왜 그런가?"


"이건.. 조금 이상하군요."


"설마.."


"그럴 리가요. "


"끄음.. 하필 이럴 때에."



하비야는 두 손을 모은 채 고민에 잠겼다.


"이런 시국에.. 하기라스 이 놈은 자리를 비우다니.. 돌아오면 한 소리 해야겠군."


몬스터의 개체 수 증가.


그 불분명한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흑마도사들의 등장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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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40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40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2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1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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