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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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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78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16 23:38
조회
41
추천
2
글자
9쪽

11. 용서할 수 없어.

DUMMY

몬스터란 존재가 사람에게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 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번식기 때만 되면 마을로 내려와서 피해를 끼치는 고블린과 오크 족들.


포악한 야성으로 사람들뿐만 아니라 몬스터들까지 자신들의 영역을 침입하면 가차없이 응징하는 오우거 등등.



이 때문에 길드 내에서나 용병들이 가장 많이 맡는 임무가 몬스터 사냥이었다.


일정한 철이 되면 몬스터 활동이 활발해지기에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인 몬스터까지 무자비하게 죽일 필요가 있을까.


"라이칸."



같이 걸어온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빨리 이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잘 숨겨 왔기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다.


난 천천히 품 안에서 천을 꺼내서 라이칸의 목을 덮어 준 뒤 마차 안으로 들고 갔다.



"이게 무슨 짓이야! 누나!"


"넌 조용히 해! 베오른! 수도 한복판으로 몬스터를 대동하다니! 제정신이냐!"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는 사이 소란이 일었지만

난 무시한 채 라이칸의 머리를 마차로 옮겼다.


프리드가 안절부절 못 한 채로 날 지켜보며 말했다.


"괜찮아?"



그냥 물어본 것이겠지만 내 표정을 본 그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내가 프리드에게 물러서라고 경고했다.


"넌 나서지 마."


"대체 어쩌려고! 상대는 제국의 용기사야!"



상관없다.



상대가 얼마나 강하든 난 해야할 일을 할 뿐이었다.


"베오른. 너도 비켜."


"코코!"


무기를 든 상대 앞에 내가 말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그제서야 마리가 관심을 보였다.



"내게 무슨 일이지? 프리드의 사촌?"



아직도 프리드의 거짓말을 믿는 건지 난 가려진 로브를 벗고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걸 보고 흠칫한 지 마리는 경계하면서 검을 들었다.


그걸 본 베오른도 검을 빼들려하자 그녀가 소리쳤다.



"나서지 마라. 베오른. 이번 일이 마무리되고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쫑긋하게 기다란 긴 귀에 복슬한 털.


작고 귀여운 토끼에 불과했지만 여태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희소한 존재.


그렇다고 해도 사람의 모습이 아닌 짐승의 모습이었기에 그게 어떤 존재인지는 그녀도 지리짐작했다.


"왜 마수가 대낮에 활개를 치고 다니고 말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협이 된다면 당연히 제거해야겠지."


"누나!"



베오른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검을 빼내었지만 바로 옆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드래곤 블루투스에게

가로막혔다.


"비켜라!"


"큭!"



베오른이 드래곤의 괴력에 밀쳐지고 마리가 아까 전 거짓말로 둘러댄 프리드에게 말했다.


"프리드! 너 역시 추궁 대상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라!"


"윽!"



이미 마차 주위로 있는 기사단 전원이 무장해제한 뒤로 다음을 기약한 채 저항하지 않았지만

난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마리는 바로 눈 앞에서 내가 검을 겨눈 채로 멸시하는 눈빛을 하고 있었고 그 파트너 쪽은

같은 몬스터라고 해서 내가 설득하는 어조로 말했지만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이봐, 처음 보는 종족이긴 해도 말이 통하니까 이해는 해 주게. 위험 대상인 몬스터 웨어 울프를

이렇게 방치하는 건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



그 때 곁에 있던 마리가 칼같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내게 대응할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잠깐. 블루투스. 어차피 같은 몬스터끼리인데 그냥 처분하는 편이 편해."


"아니, 마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을 하는 데다가 아직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둘이서 자기들끼리 또한번 실랑이가 벌어질 때쯤.


내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왜 그랬어요?"



난 화를 참으면서 따지기로 했다.


이제와서 그런들 죽은 '라이칸'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 했다.


왜 라이칸이 죽어야 했는지.



그 후 마리의 말이 잔인한 비수처럼 내게 꽃혔다.


"그야 당연히 몬스터니까! 그런 흉악한 녀석을 제국 시민들 사이에 둘 수 없으니까!"



난 그 말을 듣고 라이칸이 있던 철제 상자를 보았다.


족쇄를 목에 걸고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불편하게 다리까지 걸어두었는데

그런 정성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되었다.


"쇠사슬에 묶여 있었어요."


"웨어 울프 정도면 그 정도는 금방 풀 수 있어!"


"라이칸이 그러지 않아요."


"하! 보면 볼 수록 웃기는 몬스터네!"


몬스터에 대해 혐오감이 잔뜩 있는지

그녀는 내 말을 무시하고서는 옆의 드래곤에게 말했다.



"블루투스! 연행해!"



"..알았다."


마지못해 드래곤이 움직였고, 나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대화는 서로 끝났다.


서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혐오의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칼에 목이 잘린 라이칸.


조만간 나역시 그렇게 될 운명이라면.


최대한 저항해봐야 하지 않을까.



점점 난 내 몸을 제어하기 어려워졌다.


"으으.."



눈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듯 하더니 끓어오르는 분노가 내 몸을 지배하는 듯 했다.


곧 최소한의 이성마저 상실한 채 난 다가오는 드래곤을 붙잡았다.



"음?"



붙잡힌 블루투스는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어떤 몬스터가 과연 드래곤의 완력을 넘을 수 있을까.



절대로 그럴 리는 없다고 판단했을 때 이미 그의 몸은 저만치 날아가고 있었다.


콰앙!


"크헉!"



인간의 몸으로 변형한 드래곤이었지만 말도 안 되는 힘에 주변 건물에 부딫히고 나서야

그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블루투스!"


"조심해라! 마리!"



위력을 실감한 드래곤이 경고를 미리 날렸지만 난 이미 충혈된 듯한 붉은 눈으로 사납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각..오..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내 작은 몸은 서서히 분노를 받아들이면서 점점 거대해져갔고

곧 3미터가 넘게 거대해졌다.



"코..코코!"



저만치에서 프리드와 로자리나가 무장도 하지 않은 채로 내게 다가왔다.


나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행위였지만, 뿌리치기 위해서 난 바닥을 내리치면서 오지 못하게 하였다.


"오지마!"



튀어오른 파편들이 그 두 사람을 가로막았고 난 이제 하나 남은 적을 주시했다.


적어도 저 사람만큼은 용서가 불가했다.


"절대.. 용서 못해."



분노로 가득차서 인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최소한의 이성마저 사라질 무렵에도

나를 조롱하는 그녀의 말이 들렸다.


"그래. 이제서야 본색을 드러냈구나. 괴물."



마리의 검에서 불길이 일더니 커다란 화염 마법이 발생했다.



"인페르노!"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더니 내게 직격했지만 이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퍼엉!


"어라?"


내가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자 적잖이 당황한 그녀.



아무래도 래빗토에 대한 정보를 그녀는 모르는 듯 보였다.


상대가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때.


'이길 수 있다.'



제아무리 강하다해도 사람이 괴력 앞에서 당해낼 수는 없다.



거대해진 손으로 내리치려던 순간이었다.


"어딜!"


콰악-



그 사이 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드래곤 블루투스가 손살같이 달려와서 날 저지했다.



"네 뜻대로는 안 될 거다!"



날 붙잡은 드래곤이 마법을 쓰자 서서히 내 팔부터 다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비켜!"


"누구 맘대로!"


위기에 몰리자 난 내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깨달았다.


'래빗토는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성.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가려먹지 않는 잡식성까지

가진다.'


그 문구가 떠오른 내가 거대해진 입으로 왕성한 식욕을 뽐내면서 얼어붙는 손발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아니!"


콰직-



그러다 본의 아니게 드래곤의 껍질까지 물어뜯어 버리고 말았다.


"크아아!"


"블루투스!"



마법 저항력이 높은 내 몸에 두른 하얀 털들.


그리고 드래곤의 피부까지 물어뜯는 괴력.


마법이 서툴러도 나의 대한 정보가 없는 둘에게 내가 승기를 잡고 있었다.


'이길 수 있어!'


라이칸의 복수가 눈앞에 당도했을 때였다.



"이게 무슨 일이지?"


광장에서 시민들이 소란을 틈타서 전부 도망가는 틈에

아무렇지 않게 소동의 한복판으로 오는 자가 있었다.



"리키에! 마침 잘 왔어! 너도 거들어!"


"응?"



거대해진 내 몸을 보고 놀란 걸까.


아니면 생전 처음보는 몬스터를 보고 놀란 건지.



눈 앞의 또다른 상대는 내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 또 다 박살이 났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나보다는 박살이 난 광장 부근을 유심히 더 볼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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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16 15. 알베르트 형제 21.05.20 21 0 9쪽
15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21.05.20 27 0 7쪽
14 13. 드래곤 긴급 회의 21.05.18 37 2 15쪽
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39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39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0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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