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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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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82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15 18:51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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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DUMMY

나와 하운드 기사단 일행들이 같이 몰고 마차 수는 자그마치 다섯 대.


내 먹성을 고려하면 좀 적은 편이었고, 틈틈이 사냥을 통해서 보충해왔다.



마차 수로도 모자라서 '라이칸'을 숨겨오기 위해 커다란 철제 상자까지 싣고 온 터라 짐은 있는 대로 불어나 있었다.


누가 물어보면 짐에 뭘 실어왔는지 궁금할 만 했지만 전부 식량이라고 둘러대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기에 짐 조사를 하고 신원조회도 기사단 쪽에서 전부 도맡아 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조금 다른 듯 보였다.



"누나가 여기엔 무슨 일이야?"


"나야 워낙 바쁜 몸이니까. 것보다 이 짐들은 다 뭐야. 이사 가냐?"



난 몸을 숨긴 채로 두 사람 사이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프리드는 내 뒤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기에 내가 물었다.


"왜 그렇게 벌벌대?"


"코코. 저 사람. 조심해야 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고."


"?"


프리드가 부가 설명을 해주자 그제서야 난 그가 왜 겁을 먹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제국에서 이름난 엘리트 집단인 '용기사'. '와이드라스'라고 불리는 악명높은 사람들이야.

일반 시민들이야 존경하고 추대받는 인물들이지만. 정작 기사단내에서의 규율은 엄격해."


"그래서?"


그냥 조금 높은 신분을 가진 기사단원이라는 건데 문제는 그 다음 내용이었다.


"저 분은 마리 플레안느라고. 와이드라스 내에서도 서열 랭크 한 자리 수인데다가 실력만큼이나

잔혹성이 있어서. 특히나 자신에게 저항하는 '몬스터'들을 혐오한다고."


"몬스터를 혐오한다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점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난 그 말을 흘려들었기에 곧 후회하고 말았다.


이후 그녀가 무슨 짓을 벌이는지.


깨달았어야 했다.


"잠깐만. 우리 뒤로 가는데?"


"뭐?!"



붙잡는 베오른을 뿌리치며 마리가 마차 무리 뒤로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미 수도로 들어오면서 검사는 다 맡았어! 그런데 뭘 더 조사한다는 거야?"


"보나마나 경비들한테 뒷돈을 줬겠지. 난 그런게 무르지 않거든."


"아니야!"


이미 기사단 전원이 말에서 내렸고 식량이 가득한 짐칸의 마차들을 보다가 맨 뒤에 있던

사람이 타고 있는 마차를 그녀가 발견했다.


"뭐야, 저건. 안 내리고 버티는 거야 뭐야."


그녀가 마차를 걷어차면서 나오라고 지시했다.


"당장 나와!"


"가, 갑니다."



프리드가 쩔쩔매면서 후드에 온 몸을 꽁꽁두른 나를 데리고 내렸다.


"뭐야, 얼간이 프리드 너였냐?"


"아하하. 정말 간만에 뵙습니다. 플레안느 경."


그러다 문뜩 나를 주시하더니 말했다.


"그건 누구지?"


"제, 제 사촌입니다. 얘가 수도 구경을 하도 해 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수도로 들어오기까지 사흘 간 마법은 꾸준히 연습했다.


특히 '변장'에 관련한 카모플라쥬(Camouflage)를 중점으로 연습해서 지금은 1m가 채 못 되는 키를 가진 작은 모습으로

변장할 수 있었다.


단, 외형은 그대로였고, 털도 나있는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온 몸을 가린 채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말은 통하니..'


그렇다고 꼬투리를 잡히긴 싫어서 난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조용히 넘어가길 바랬다.



다행히 그녀는 날 쳐다만 보고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문뜩 난 생각이었다.


'가만, 여기서 더 뒤로 가면..'



마지막 마차 짐칸에 놔둔 철제 상자.



날 믿고 반항하지 않은 채 목줄만 채워둔 웨어울프.


'라이칸'이 있는 곳이었다.


"안 돼! 거긴!"


내가 자그만한 몸으로 달려나가려 하자 프리드가 만류했다.


"안 된다니까. 코코!"


"그치만!"



이미 때는 늦어 마리가 짐칸에 실린 철제 상자에 대해 베오른을 추궁했다.


"저게 뭐냐 베오른."


"그냥 재물이죠. 이따금씩 토벌한 도적 떼들이 워낙 많아서 재화가 많이 쌓여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베오른을 찌른 듯이 쳐다보는 그녀의 눈초리는 결국 그를 항복시켰다.


"알았어. 누나. 사실 저긴..웨어 울프가 들어있어."


"뭐?!"



마리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부여잡았다.


제아무리 입성절차가 쉽다고 해도 대낮에 당당히 몬스터가 든 함을 실어서 수도로 들어오는

이는 드물었다.


베오른이 계속해서 그럴듯한 변명을 둘러대니 점차 그녀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하, 하지만 허가도 다 받았고, 상자도 열어서 조사도 다 받았어. 위험하지 않다고..."


"허가? 감히 누구한테 허가를 받아!"


마리는 화를 주체 못하고 검을 빼들었고 그 사이 다른 기사단들도 본능적으로 검을 빼들려 하였다.


"단장님!"


"무슨 짓입니까!"


"동작 그만."



마리 플레안느는 더이상 참지 않고 실력 행사를 하기로 하였다.


"베오른. 네가 묻겠다. 내게 더 숨기는 사실이 있지?!"


"그건."



검을 겨눈 채로 성난 표정의 그녀가 계속해서 추궁하는 사이 한달음에 달려온 이가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마리."


"블루투스."


분명히 광장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했는데 또 자기가 사고칠까봐 달려온 것처럼 보였다.


"넌 빠져. 이건 내 일이야."


"일단 검은 치우지."


블루투스가 검을 빼앗고 자초지종을 듣자 그가 나서기로 했다.


"그럼 철제 상자를 한 번 열어보도록 하지. 그의 말이 사실인지."


"그러자."



베오른은 식은땀을 흘린 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뒤에 있던 프리드와 나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제발.. 라이칸. 덤벼들면 안 돼."



쿠웅!


제법 묵직한 상자가 블루투스의 괴력으로 인해 바닥에 닿았고 사슬로 잘 묶어둔 상자가 열렸다.


끼익-


그 안에는 영문도 모른 채 웨어 울프 라이칸이 상자 뒷구멍을 통해서 넣어둔 식량들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크르?"



그러나 그것이 크나큰 악수가 될 줄은 몰랐다.


하필이면 라이칸이 입에 물고 있는 닭고기뼈. 그리고 남김없이 먹은 채 옆에 치워둔 몬스터들의 뼈무덤까지.


그것이 전부 마리의 눈에는 사람의 해골 뼈다귀로 보였다.



"이익!"


"앗!"


블루투스가 미처 말릴 새도 없이 그녀가 검을 빼앗아 휘둘렀다.


아주 정교하고 깔끔하게.


웨어 울프의 목에 묶인 쇠사슬 목줄 위를 가볍게 절단했다.


'라이칸'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목이 잘렸고.


내 곁을 떠났다.


순간의 사태가 끝이 나고.


내 앞으로 천연덕스럽게 고기뼈를 입에 문 채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억울한 웨어 울프의 눈동자가 비췄다.


그걸 본 난 이미 이성의 끈이 끊어져 있었다.


"대체 왜?"


난 천천히 '라이칸'의 머리를 집어들었다.


울음을 삼키면서, 비통하게 애도하면서, 천천히 '라이칸'의 눈을 감겨주었다.


"미안해. 라이칸."


그제서야 눈물이 난 나는 결심했다.


'곧 복수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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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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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40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40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8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1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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