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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님의 서재입니다.

고기가 먹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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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토끼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7
최근연재일 :
2021.05.23 18:17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86
추천수 :
24
글자수 :
76,521

작성
21.05.14 00:01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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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7. 재회

DUMMY

하운드 기사단.


딱히 어느 길드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놀랍게도 기사 작위까지 받은 매우 드문

자유 용병단으로 이 근방에 제법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유명인사들이었다.



주 업무는 몬스터 사냥.


그 외에는 요인 호위 등, 적은 수의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배치해서 활약하는 소수 정예.


그 중심에는 전직으로 기사단장을 역임했던 베테랑 베오른 단장이 있었다.


단장은 날 보자마자 잘 안다는 듯이 어디서 구한 지 모르는 큼지막한 고깃덩이를 내

밀었다.


"자, 코코. 먹어라."


"근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거야?"


"바우겐 남작님의 성에서 머무는 동안 소문이 다 났어. 너 모르는 사람은 없을걸?"



아무렇지 않게 고깃덩이를 받고서 내가 하는 질문에 차분이 대답해주는 베오른.


사람이 참 좋다.


만약 내가 처음 만난 사람이 심성이 드러워서 날 보자마자 죽이려는 인간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마 내장이 꺼내어져서는 가죽은 무두질당한 채 어느 정육점에서 팔렸을 지도 모르지.



더구나 여긴 내가 살던 현대가 아니다.


현대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때론 인간같지 않은 이들이 더러 있다.


하물며 중세 시대의 판타지라고 예외가 있을까.


더하면 더했지 더 하지는 않았을 거다.


난 그 때문에 아직까지도 베오른을 의식하고 있었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난 몬스터였다.


사람의 모습이 아니기에 성품이 선한이라도 돈에 눈이 멀어 질 나쁜 인간으로 변질될

여지는 충분했다.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하게 물어보는 그를 보고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때 처음으로 내 귀를 붙잡아서 자루에 넣던 금발 인간이 하나 다가왔다.


"안녕! 오랜만이다! 코코."


"프리드."



금발 머리 프리드에, 기사단들 중에서 셋 뿐인 여성 기사들 중에 리더로 보이는

보랏빛 생머리를 가진 기사까지 내게 관심을 가지며 다가왔다.


"꺄아! 전보다 더 커졌네. 어디 한 번 만져보자!"



내 입가에 소스가 묻어서 더러운 와중에도 끝끝내 내 보드라운 털을 만지겠다고 덤비는

이 여자는 로자리나.


귀여운 건 사족을 못 쓰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


26년을 모태솔로로 살아온 내게 이런 스킨쉽은 매우 좋았다만 적어도 밥 먹을 때 만큼은

내버려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코코, 너 그러다 배터져서 죽을 수도 있어. 적당히 먹어야지."


"뺄거야. 이것만 먹고."


물론 거짓말이다. 식욕은 내게 정말 빠져나갈 수 없는 욕구로 자리잡았다.


그걸 눈치챈 프리드가 날 보고 비웃자 난 그를 노려보았다.


"풋!"


찌릿.


"아ㅡ 흠."



그 후 난 다 먹은 고기에 뼈만 남긴 채로 베오른에게 물었다.


"것보다 여긴 어쩐 일이야?"


"아, 실은 제국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었거든. 이 곳은 잠시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에

사피렌 제국으로 향하려고 해."


"제국?"


그러고 보니 난 여태껏 성에서 지내느라 이 곳 지리에 전혀 모른다.


때마침 베오른은 용병 생활도 오래해서 지리에 빠삭하니 천만다행이었다.


"아하하. 나 사실 좌천된 거거든. 기사단장 시절 사고친 경력이 있어서 자유 용병으로

날 따르는 사람들을 모아서 지금까지 온 거야."


베오른은 그렇게 무려 10년을 타지에서 유랑하며 생활했다고 했다.


그런데 전혀 늙어보이지 않은 동안이었다.


"근데 그럼 베오른은 나이가 몇이야?"


"나? 30살."


"헉?"


나보다 많다. 30살이 되었는데도 꽤나 동안으로 보여 놀랐다.


용병으로 꽤나 고생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엘리트 집안이었다.


"우리 기사단장이 그 제국 5대 가문 중 플레안느 가문의 셋째라고! 조만간 차기 가주가

될..읍!"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프리드."


더 지껄이는 걸 로자리나가 적절한 시기에 막아섰다.


확실히 행동거지를 보아하니 유망한 가문에서 귀족다운 교육을 받아서인지

꽤나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점에서 난 참 운이 좋았다.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베오른이 조만간 내 거취를 물었다.


"것보다 코코는 이제 어쩔 거야?"


"음, 잘 모르겠어.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지. 말이 통해도 이런 모습으로는."


난 털북숭이가 된 내 몸에 출렁이는 뱃살을 만지작 거렸다.


그러자 자극을 받은 로자리나가 변태처럼 다시 달라붙었다.


"정 갈 때 없으면 누나랑 갈래?! 내가 키워줄께!"


"난 그 쪽 인형이 아니거든요? 먹이는 어떻게 구할 건데!"



내 식성은 이미 성에 있을 때부터 성주는 물론 소피아에, 영주민들도 다 알고 있었다.


확실히 내 먹성은 어느 곳을 가도 감당이 안 된다.


바우겐 남작 수준이 되었기에 그 정도로 끝난 거지.


떠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더 남았다가는 영주민들 허리를 졸라매다 못해 부러뜨릴 것이 뻔했기에.


"그냥 동굴로 들어가서 숨어 살아야지. 몬스터니까 별 수 있나."



난 내 처지를 체념중이었다. 사람들과 뒤섞여 사는 건 내 욕심이었다.


"안 돼. 코코. 몬스터라서 반드시 습격받을 거야. 우리처럼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고."


그 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사냥꾼들의 습격, 혹은 여타 다른 무리들의 몬스터들의 공격.


위협은 많았지만, 적어도 난 혼자가 아니었다.


"걱정 마. 나도 생각이 없진 않아."


내가 신호를 보내자 뒤에 있던 웨어울프가 내게 다가왔다.


"크르르..."


"헉!"


프리드가 놀라서 검을 빼들려는 순간 베오른이 막아섰고, 나 역시 웨어울프를 진정시켰

다.


"진정해. '라이칸.'"


그 말 한 마디로 라이칸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웨어울프가 내게 복종한다는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그건.."


"웨어 울프야. 내 대역으로 활약해줘서 구해준 애야. 지금은 내가 데리고 있어."


조만간의 내 계획은 깊은 산골로 들어가서 살 곳을 마련한 뒤에 웨어 울프를 통해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품목들로 거래를

하면서 살 계획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 점은 베오른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제국으로 간다는 사람을 구태여 붙잡을 수는

없지."


그래서 난 최적의 사람으로 상인 부류가 제일 낫겠다고 생각했다.


라이칸을 통해서 잘 교육시킨 다음 상인과의 거래를 통해서 내게 필요한 것들을 구비한

다면 정말 좋은 계획이었다.


"그래? 그럼 같이 갈래? 우리들이랑."


심성 고운 베오른이 내 계획을 듣고서 혼쾌히 도와주겠다고 선언했다.


"정말로?"


"그래. 안 그래도 희소종으로 분류된 코코 네가 혼자 돌아다니다간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그 말에 난 조금 그에 대한 의심이 풀리기 시작했다.


아주 조금은. 그를 신뢰해도 될 듯 보였다.


"그럼. 같이 갈래."


"현명한 선택이야."


"그래! 조금만 더 같이 있자! 코코!"


"하하하! 갑자기 웨어 울프가 나와서 놀랐잖아요!"


참고로 다시 말하지만 내가 신뢰한 이는 베오른 한 명뿐이다.


내 털에 환장한 변태녀와 자꾸 내 귀를 만지작거리면서 자극하는 금발 머리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렇게 난 마차를 몰고서 하운드 기사단들과 함께 사피렌 제국으로 향했다.


그러다 문뜩 난 생각이 나서 베오른에게 물어본 것이 있었다.


"혹시, 여기도 있어? 그거."


"그거라니?"


판타지 세계라면 빠지지 않는 영물적인 존재.


신 다음으로 버금가는 몬스터 종족.


용. 드래곤.


"아, 당연히 있지. 우리가 가는 사피렌 제국은 드래곤 천지야.

용기사들까지 따로 육성할 정도라니까. 그 정도는 되는 기사단들은

기사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천재들이야."


"그, 그래?"


차라리 안 물어볼껄.


나중에 난 실제로 드래곤을 보고 그 크기에 까무라치게 놀란다.


그것도 아주 흉폭한 녀석을 만나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제국에 얼마나 크게 연루될 지 알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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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방패를 든 기사 21.05.23 15 0 9쪽
16 15. 알베르트 형제 21.05.20 22 0 9쪽
15 14. 지하 감옥 내 래빗토 쟁탈전 21.05.20 28 0 7쪽
14 13. 드래곤 긴급 회의 21.05.18 38 2 15쪽
13 12. 원한은 없어. 21.05.17 41 2 12쪽
12 11. 용서할 수 없어. 21.05.16 42 2 9쪽
11 10. 몬스터도 생명이라고요. 21.05.15 40 0 7쪽
10 9. 제국의 용기사 21.05.15 40 1 9쪽
9 8. 레드 드래곤과 여행자 칸트 +1 21.05.14 44 1 16쪽
» 7. 재회 21.05.14 41 2 8쪽
7 6. 이제는 떠날 시간 21.05.13 51 2 7쪽
6 5. 대소동 21.05.13 51 2 15쪽
5 4. 후작의 음모 21.05.12 58 2 7쪽
4 3. 밝혀지는 래빗토의 능력 21.05.12 63 2 9쪽
3 2. 채소는 싫어요. 다이어트는 왜 하는 거죠? 21.05.12 85 2 13쪽
2 1. 심상치 않은 식욕 21.05.12 86 1 8쪽
1 프롤로그: 다시 태어났습니다. +1 21.05.12 14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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