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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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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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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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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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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4장 2화

DUMMY

“그래서. 프레이야의 상태는 어떻지?”


리온이 의자에 체 앉기도 전에 다소 조바심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연하게 의자에 앉은 리온은 목소리의 주인인 세븐즈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세븐즈의 마음에 공감했다.

세븐즈는 리온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오히려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리온의 분위기가 침착했기에 세븐즈 자신 또한 침착하고자 노력하는 중이었다.

리온은 조금 전 세븐즈와 이야기가 끝난 뒤. 곧장 프레이야의 방을 방문해 상태를 조사했다. 그 사이, 세븐즈는 편지를 작성했다.

칸은 타란티노와 함께 도시를 떠나기 위해 〈신속의 바람〉에 마무리 인사를 하기 위해 외출, 레나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도시의 순찰이었다. 집사장 또한 하인들을 돕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즉, 지금 사용인 건물의 응접실에는 세븐즈와 리온 두 사람뿐이었다.


“리온. 다시 묻겠다. 상태는 어떻지?”


리온이 앉은 직후, 세븐즈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조바심이 난 덕분에 다시 물었다. 두 번째의 질문에 리온은 곧장 대답하기로 생각하고, 결과만을 알렸다.


“멀쩡해. 영혼이 그릇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일어날 수 있어.”

“···그런가.”


상태를 확인한 리온의 입에서 멀쩡하다는 이야기와 시간만 지난다면 프레이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세븐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세븐즈는 프레이야의 상태를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마법을 사용한 당사자인 리온에게서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기다리는 중이었다.

리온은 세븐즈가 안도한 동시에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리온 또한 세븐즈에게는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간단하게 알린 것이기는 하나, 마법을 사용하려던 순간. 리온은 세븐즈에게 물었다. 프레이야의 영혼을 책임질 수 있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확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확신을 품은 결의의 시선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각오를 한 이에게 프레이야에 관한 이야기를 숨길 정도로 리온은 독해질 수 없었다.


“내가 사용한 마법은 알고 있어?”

“분명···. 영혼 마법이라고 했던가. 그 마법을 이용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해하기 힘들더군.”


리온이 설명하고자 입을 연 순간, 세븐즈는 곧바로 진지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세븐즈가 이해하고 있는 리온의 마법은 단순한 특이한 마법. 혹은 금기의 마법이라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정확히는 마법조차 아닌 마법. 그것이 영혼 마법의 정체다.

리온은 잠시 영혼 마법의 상세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생각했으나, 곧바로 생각을 고쳤다. 세븐즈에게 먼저 알릴 내용은 프레이야의 상황. 그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순서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일단, 연금술로 만든 새로운 육체에 프레이야의 영혼을 옮겼어. 그렇게 알고 있으면 대충 맞아.”

“새로운 육체···.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이전의 프레이야가 완전히 치유된 상태였다만.”


연금술을 이용한 방식을 설명하자, 세븐즈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프레이야의 모습을 떠올리며 되물었다. 리온이 그릇이 될 육체를 본래의 프레이야 몸과 최대한 같은 외견으로 만들었기에, 지금의 그릇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것은 어디까지나 외견. 연금술로 만들어진 것과 내부에 새겨진 마술 회로로 인해서 프레이야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버렸다.

리온은 이야기를 떠올리다가, 잠시 망설였다. 망설인 이유는 세븐즈에게 프레이야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가.


“···.”

“···뭐지? 설명하기 곤란한 내용이라도 있나?”


리온이 망설이며 설명을 주저하자, 세븐즈는 자신을 바라보는 리온의 시선에서 예상했다. 자신에게 설명할 수 없는 내용. 본래라면 세븐즈는 듣지 않거나, 조금 정도의 정보로 유추하는 것만으로 만족했으리라.

그러나, 세븐즈는 리온을 바라보며 확실히 말했다.


“나는, 이미 각오했다. 프레이야. 아니, 더 나아가 세븐즈 가문을 내가 책임지겠다고. 그리고, 그를 위해서 나는 무엇 하나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확실한 단언. 세븐즈 자신의 각오에서 비롯된 감정에, 리온은 자신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이미 세븐즈에게 프레이야가 인간을 벗어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지금 리온이 알릴 내용은 어느 의미로 인간을 지나치게 벗어난 사실이다.

늦거나 빠르거나의 차이. 프레이야가 정신을 차린다면 언젠가는 세븐즈도 알아차릴 순간이 오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리온 자신이 세븐즈에게 전하는 것으로, 어딘가에서 세븐즈가 거부할 우려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리온은 자신답지 않다며 생각을 지워버렸다.


“프레이야에게 사용한 마법은 연금술과 영혼 마법.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릇을 유지할 수 없어. 그래서, 마술 회로를 내부에 새겨 넣었어.”

“마술 회로인가. 그건, 특별히 문제가 되는 건가?”


조금 전까지 리온이 망설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세븐즈는 마술 회로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마술 회로를 새긴 것은 그릇의 내부. 평범한 인간이 아니기에, 육체 내부 또한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적인 인간을 흉내 내기 위한 것들의 대부분은 비슷하게 있다. 마술 회로 또한 새겨진 장소가 심장에 해당하는 부근으로, 리온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확인조차 할 수 없다.


“아니. 새겨진 것은 심장 부근. 사람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서, 마력이 만들어지는 장소인 심장에 새겨 넣었어.”

“그렇다면, 마술 회로는 마력을 만드는 회로인가. ···대단하군. 마술에는 나름 정통해 있다고 생각했다만, 마력을 만들어내는 회로의 존재는 처음 들었다.”


리온의 설명을 들은 세븐즈는 마술 회로가 마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동시에, 세븐즈 자신이 마술에 관해 나름의 지식이 있는 것으로 마술 회로의 굉장함을 단번에 알아냈다.

마술 회로는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왔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그중에서는 마력을 만들어내는 마술 회로 당연히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성공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게도, 마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마술 회로에 마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순. 그 이외의 것들은 변환 효율이 극단적인 탓에 이전까지의 것이 효율적이었다.


“알고 있다면 설명하긴 쉽겠지만, 이번 마술 회로에도 같은 모순이 생겼어. 마력이 필요한 마술 회로.”

“···하지만, 조금 전 리온. 넌 프레이야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해결한 문제겠지?”

세븐즈의 날카로운 지적에 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력이 필요하다는 모순을, 리온은 자신의 영혼 조각을 이용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다. 영혼의 조각은 리온의 몸에서 만든 마력을 포함한 것. 그 조각이라도, 마술 회로를 활성화할 정도라면 충분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마술 회로와 관련한 문제는 지금부터다.


“영혼 마법으로 내 영혼을 조각내서, 그 조각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생각이었어.”

“생각이었다?”

“그래. 하지만, 이 녀석에게 방해를 받아서 그 계획은 실패했지.”


리온은 설명하며 자신의 곁에 놓인 검, 『칼라드볼그』를 보았다. 설명을 들은 세븐즈는 칼에 방해를 받았다는 것에 의문을 품기 이전. 리온의 마법이 실패했다는 말을 들은 것에 시선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시선이 날카로워지기는 했으나 움직이지 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리온을 믿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리온 스스로가 마법의 성공을 알렸다.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세븐즈는 이어질 리온의 설명을 기다렸다.

리온은 세븐즈의 시선이 변한 것을 눈치채고도 조용히. 다음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술 회로는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었고. 마력을 충분할 정도로 만들고 있어. 아마 의식을 되찾으면 궁정 마법사 이상으로 마력을 만들어낼 거야.”

“···그런가. 그러나, 어떤 방법을 사용한 거지? 조금 전 듣기로는 그대의 마법은 실패했다고 들렸다만.”

“실패했어. 그렇지만, 실패한 건 계획만. 마법 자체는 성공했고, 문제가 되었던 마술 회로의 활성화는 성공했어. 오히려, 효율은 높아졌네.”


리온은 자신이 파악한 내용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세븐즈는 당연한 의문을 떠올렸다. 어떻게 마술 회로를 활성화한 것인가. 그 의문에 대해서는 리온 또한 답을 찾기 위해 프레이야의 그릇을 직접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이용해 마술 회로의 확인. 영혼의 확인. 그릇의 확인 등. 다양한 검토 끝낸 리온이 내린 결론은 하나.


“『칼라드볼그』가 마법에 간섭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마술 도구를 그릇에 사용해버렸어. 그리고, 그릇과 마술 회로를 이어버린 것으로 모순을 해결한 모양이야.”

“마술 도구를···?”


리온은 지난번. 브리드에서 활개를 치던 조직의 거점을 습격한 전리품으로써 마술 도구를 상당수 지니고 있었다. 그 마술 도구들은 전부 리온의 수납 마법으로 가지고 있었고, 마법에 간섭한 『칼라드볼그』가 수납 마법 내부에 있던 마술 도구들을 그릇에 이용한 것이다.

마술 도구이기에,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력을 가지고 있으며 술식을 지니고 있었기에, 마술 회로 자체의 효율이 지나치게 올라버렸다.

인간으로서 벗어난 정도는 아니지만, 인간을 그만두기 직전의 마력 수준이다. 성과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은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릇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면 프레이야는 그야말로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런가. 불멸···. 인가. 아니, 지금은 프레이야의 안전에 안도하지.”

“···그래.”


자세한 설명을 들은 세븐즈는 놀란 것 이상으로 이해를 따라잡기에 급급했지만, 곧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불로불사라는 점에서 세븐즈가 생각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온전히 살아남았다는 것에 안도하기로 한 것이다.

그 모습에 리온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버렸다. 리온 또한 세븐즈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하고 긴장하고 있었다. 문제는 남아 있었지만, 세븐즈가 간단하게 수긍한 것으로 리온의 긴장도 풀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회복 마법에 적성이 없던 리온이기에 일어난 일이라 할 수도 있었기에. 더욱, 세븐즈의 반응에 긴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후에는 어떻게 할 예정이지?”

“예정?”

“곧바로 바이엘른 왕국으로 향할 생각인가?”

“아···.”


세븐즈는 조금 전 칸과 타란티노, 레나드가 있을 무렵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리온에게 물었다. 칸은 리온에게 바이엘른 왕국으로 향할 것을 제안했고, 리온 또한 대수의 흔적을 쫓을 생각으로 왕국으로 향한다고 했었다.

칸의 제안에서는 프레이야의 일이 끝난 이후에 왕국으로 향한다는 것이 되어 있었기에, 세븐즈는 지금 상황에서 왕국으로 향할 것인지 물어본 것이다.

리온은 세븐즈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프레이야의 일은 시간이 지나기만 하면 정신을 차릴 것이다. 영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프레이야는 외부에서 심각한 충격. 이를테면, 공격을 받지 않는 이상 리온이 간섭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리온은 프레이야가 온전히 정신을 차린 이후에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리온 자신이 행사한 마법. 그것도 영혼 마법의 영향을 파악하고자 한 것이 조금. 프레이야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아니, 그녀가 정신을 차린 뒤.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괜찮으면.”

“그런가. 그렇게 해준다면 나도 안심이군.”


리온의 이야기에 세븐즈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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