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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현대편 -절애(대한민국, 1990)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0
최근연재일 :
2022.07.07 12:01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505
추천수 :
108
글자수 :
164,208

작성
22.05.16 13:06
조회
74
추천
2
글자
9쪽

제 1 장 세 명의 소년 (08)

DUMMY

충식은

쓰러진 재성의 앞을 막아서며

유도의 기본자세를 취했다.


박민수와 김도철,

그리고 그 뒤에 있던 똘마니가

쌍욕을 찰지게 내뱉으며

충식의 몸을

세 방향에서 둘러쌌다.


그 모습을 본 재성이

서둘러 몸을 일으켜

충식을 밀쳐내며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형님들.


얘가 이 동네에 이사 온지

얼마 안 돼서

아무 것도 몰라서 그럽니다.”


재성의 사과를 받은 박민수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재성아...


사과로 끝날 일만 세상에 있으믄

법은 왜 있구, 경찰은 왜 있것냐?


그리구...

사과를 할거믄

좀 더 예의바르게 허야지...


무릎두 꿇고...”




박민수는 말이 끝나자마자

재성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재성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저들이 겁나서가 아니었다.


여기서 사고를 치면,

체전에 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재성의 사정을

박민수도 잘 알고 있었다.


박민수의 손이

한 번 더

재성의 뺨을 향해 날아갔다.




그때,

울고 있던 영희가

당찬 눈빛을 하더니

박민수의 허벅지를 잡고

온힘을 다해 강하게 깨물었다.


충호도 같이 달려들어

김도철의 허리를 붙잡고 밀쳤다.


영희의 이빨이 너무 아팠는지

박민수의 입에서

악, 하는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말릴 틈도 없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싸가지 없는 어린 년이!!!"


박민수가 분노에 찬 얼굴로

영희를 발로 걷어찼다.


"어린 좃같은 새끼가 뒤질라고!!!"


김도철이 욕을 하며

충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얻어맞은 아이들이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충호의 코에서 피가 터지고,

영희가 배를 부여잡고 덜덜 떨었다.


그 모습을 본 둘은

더 이상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재성이 먼저

번개 같은 속도로 튀어나갔다.


예리한 라이트 훅을

박민수의 턱에 꽂으며,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묵직한 레프트 보디를

박민수의 옆구리에 박아넣었다.


"억!"


박민수의 입에서

짧고 무거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재성이 마무리를 위해

라이트 어퍼컷을

다시 한 번 박민수의 턱에 날렸다.


빡,


뭔가 부러지는 큰 소리가 나더니

박민수의 머리가

뒤로 크게 젖혀지며

그의 두 발이 살짝 허공에 떴다.


순간적으로 뇌에 충격을 받은

박민수의 무릎이 확 풀리며

마치 짚더미가 무너지듯

앞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박민수의 얼굴이 그대로,

땅과 충돌했다.




"이 새끼가!!!"


박민수가 당하는 것을 본 도철이

소리를 지르며 재성에게 달려들었다.


도철의 주먹이 재성을 향해

힘차게 뻗어나간 순간,


갑자기 옆에서 날아온

충식의 손이

그의 팔을 휘어감았다.


그와 동시에,

충식의 나머지 한 손이

도철의 멱살을

강하게 틀어쥐었다.


준비를 끝낸 충식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도철의 품안으로 파고들더니,

허리를 튕기며

온몸의 힘을 한 순간에 발산했다.


"으앗!"


도철의 입에서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짧은 비명과 함께


그의 몸이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허공에서 크게 한 바퀴 돈

도철의 몸이

땅바닥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내던져졌다.


쾅!


도철의 몸이 땅에 부딪히는 순간,

실로 무시무시할 정도로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났다.


충식이 콘크리트 바닥에

그의 몸을 메다 꽂아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신속의 업어치기에

손쓸 틈도 없이 당해버린 김도철은


아이들 장난에 패대기쳐진

불쌍한 개구리마냥

땅바닥에 대자로 쫙 뻗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똘마니로 보이는 나머지 한 명은

감히 덤벼들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시비의 원인이 되었던

여학생의 두 눈에서

엄청난 두려움이 일었다.


재성의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씨발 새끼들이

선배라고 봐줬더니....


진짜 죽고 싶냐?”


재성이

그들을 상대로 겁을 주는 동안,

충식은

얼른 뛰어가 동생들을 챙겼다.


다행히 아이들의 상태는

아주 심하진 않았다.


충호의 코피도 이미 멎어있었고,

영희의 경련도 멈췄다.


충식이 동생들을 꼭 안아주며

고개를 돌려 재성을 쳐다보았다.


재성은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는

선배들에게 다가가


발로 툭툭 차며

엄살 떨지 말고 빨리 일어나라고

욕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박민수와 김도철은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재성에게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재성이 다시 말했다.


“꺼져. 이 양아치 같은 새끼들아...

니들 오늘 진짜 운 좋은 줄만 알어.”


여전히 놀란 얼굴로

그 굴욕의 광경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의 여자 친구 앞에서,

너무나 창피해진 박민수는

그저 고개를 떨궜고,


김도철은

아직도 고통이 가시지 않았는지

똘마니의 부축을 받아

겨우 몸을 일으켰다.


모든 것을 빼앗긴 패잔병처럼,

비참한 모습으로

박민수 패거리가 사라진 후,


충식은

재성의 코에서

아직도 흘러내리는 피를

자신의 소매로 닦으며

속상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형...내 동생들 때문에....”


재성은 학교에서

박민수가 무슨 말을 떠들고 다닐지

내심 두려웠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후였다.


재성은

충식의 손을 잡아 멈춘 후에

씩 웃으며 말했다.


“괜찮어, 임마...


나 하나 맞구 끝났으믄 상관없는디,

영희랑 충호까지 맞았자너...


그걸 어떻게 참냐...


암튼 고맙다...

이렇게 형 일에 나서줘서,


니 덕분에 참 든든허다.”


충호와 영희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한

재성이 그제야 안심을 했다.


그러나 재성은

여전히 울먹이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충호와 영희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충식에게

너무 큰 빚을 진 것만 같아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워졌다.




월요일이 되어

학교에 나간 재성에게,

결국 걱정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박민수는

자신이 먼저 시비를 걸었던 사실은

쏙 빼놓고

재성에게 얻어맞은 사실만,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교장선생님께 일러바쳤다.


교장선생님의 동문후배이자

지역의 종친으로서

교장과 같이 계(契)도 하는

절친한 사이였던

박민수의 아버지는


그야말로 대노하여

직접 학교로 찾아와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교무회의를 통해

재성의

전국체전 대표선수 자격은

박탈되었다.


재성의 일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편을 들어주던

장호연 선생님조차도

이번만큼은 매서운 체벌을 했다.


장선생은

직접 권투글러브를 끼고

재성을 링 위로 불러올려

시간제한도 없이

스파링을 하였다.


장선생은,


재성이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할 때까지

그의 온몸을 무섭게 휘몰아쳤다.


이참에

아예 버릇을 고치자고 맘먹고

재성의 급소만 골라

한 시간도 넘게

주먹을 꽂은 장선생은


‘잘못했습니다.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라고 사정하며

재성이 실신상태에 이르자

그제야 글러브를 벗었다.


쓰러진 재성에게 물을 뿌리며

장호연 선생님이 말했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내가 가르쳐준 주먹을

링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함부로 휘두르고 다니면


그땐 정말

너와의 인연을

아예 끊어버릴 줄 알아라.


알겠냐?


넌 복서다.


화난다고

아무한테나 주먹을 휘두르는

깡패새끼들이 아냐.


그런 가벼운 놈은

절대로 챔피언이 될 수 없어.


니가 앞으로도

권투선수로 살아가겠다면,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잊지 마라.”




결국 전국체전은

재성이 아닌

박민수가 대신 나가게 되었고,

박민수는 금메달을 땄다.


재성은

장선생님과의 스파링에서

골절상을 입어

한 달 동안 입원을 해야 했다.


선생님과의 스파링 이후

이틀을 끙끙 거리며

이불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재성은


사흘째 되는 날부터

겨우 다시 훈련을 시작했으나,


몸에 강한 이상을 느끼고

러닝 훈련 중간에 길에서 쓰러졌다.


자신이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아

내심 미안해하고 있던 장선생은

깜짝 놀라 재성을 들쳐 업고

급히 가까운 병원으로 뛰었고,


재성은

오른쪽 늑골 두 개에서

골절이 발견되어

4주간 절대안정 진단을 받았다.


장선생은 착잡한 얼굴로

자신의 사비를 털어

곧바로 재성을 입원시켰고,


그날 있었던 싸움의 속사정을

병문안을 온 충식을 통해 들은 후,

큰 죄책감에 빠져

엄청나게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 사건에서 가장 아파했던 것은,


자세한 경위도 모른 채 흥분하여

제자의 갈비뼈를 부러트렸다고

자책한 장선생도,


자신의 동생들 때문에

재성이 저런 일을 당했다고

괴로워한 충식도 아니었다.


자신보다 실력이 확실히 밑인

박민수가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병원침대에서 전해들은 재성이었다.


소식을 들은 그날 밤,

재성은 병원 옥상에 올라가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며

서럽게 울었고,


그 모습을 우연히 본 충식은

결국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해

길거리로 뛰쳐나가


김도철을 찾아내어

그가 오줌을 지리며

싹싹 빌 때까지

잔인하게 밟아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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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 2 장 악연 (16) 22.07.05 41 0 11쪽
32 제 2 장 악연 (15) 22.06.30 45 0 10쪽
31 제 2 장 악연 (14) 22.06.28 42 1 10쪽
30 제 2 장 악연 (13) +1 22.06.16 63 2 13쪽
29 제 2 장 악연 (12) +1 22.06.16 47 2 10쪽
28 제 2 장 악연 (11) +1 22.06.15 45 2 10쪽
27 제 2 장 악연 (10) +1 22.06.10 65 2 14쪽
26 제 2 장 악연 (9) +1 22.06.07 56 3 12쪽
25 제 2 장 악연 (8) +1 22.06.05 64 1 17쪽
24 제 2 장 악연 (7) 22.06.04 48 1 11쪽
23 제 2 장 악연 (6) 22.06.02 52 2 9쪽
22 제 2 장 악연 (5) 22.06.01 54 2 11쪽
21 제 2 장 악연 (4) 22.05.31 51 3 10쪽
20 제 2 장 악연 (3) 22.05.28 61 3 14쪽
19 제 2 장 악연 (2) 22.05.26 57 3 11쪽
18 제 2 장 악연 (1) 22.05.25 67 3 10쪽
17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7) +1 22.05.24 86 4 9쪽
16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6) 22.05.23 68 4 11쪽
15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5) +1 22.05.20 71 4 10쪽
14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4) 22.05.19 65 2 9쪽
13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3) 22.05.18 68 2 9쪽
12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2) 22.05.18 65 2 12쪽
11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1) 22.05.17 69 3 11쪽
10 제 1 장 세 명의 소년 (10) 22.05.17 69 4 9쪽
9 제 1 장 세 명의 소년 (09) 22.05.16 77 3 10쪽
» 제 1 장 세 명의 소년 (08) 22.05.16 75 2 9쪽
7 제 1 장 세 명의 소년 (07) 22.05.13 80 2 10쪽
6 제 1 장 세 명의 소년 (06) 22.05.13 8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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