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회차) 오벨리스크에서
범수는 술에 취한 척 호주머니를 만지며 부스럭거리다 일어난다. 그가 베제로를 보고 익숙하게 코를 만지며 손을 내민다.
“우리 기분도 좋은데 베제로, 모처럼 강강술래나 할까?”
“조, 좋지! 크리스, 무진아 손잡아라.”
네 남자는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노래를 부른다. 범수가 눈을 감았고 동시에 네 남자가 자동차 안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보다가 노랫소리가 갑자기 끊긴다.
"······!"
“what!”
“이게 무슨 일이야?”
무진이 아무 말도 없이 차 안을 살피더니 룸미러를 본다.
“쉿! 다들 말하지 말고 룸미러를 보세요.”
무진이 룸미러 뒷면에 손을 데고 만지며 눈을 감는다.
‘거울에 비친 상을 룸미러에 비출 테니. 확인하세요.’
‘룸미러와 거울을 연결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진아?’
베제로가 앞으로 바짝 붙어 룸미러를 본다.
‘저게 뭐지?,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 내 집을 막 돌아다니고 있어.’
‘버그야, 처음 연결되었을 때 보았던 그 모습은 아니네. 혹시 몰라 손거울을 바닥에 놓고 왔는데 똑같은 패턴인 것으로 보아 같은 종류야.’
베제로가 크리스를 앞으로 당기며 룸미러를 가리킨다.
‘저건, 비루스입니다.’
무진이 크리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크리스는 얼굴을 내밀며 가까이 룸미러를 확인한다.
‘형님, 비루스 행동 패턴을 보아하니··· 이거 심각한데요.'
‘어떻게 심각한지 자세히 말해봐.’
‘보통 오래된 녀석이 아니에요. 우리가 모인 이유가 어쩌면 이 녀석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요.’
뮤라뉴가 크리스를 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예상은 했지만 비루스가 그 정도 일 줄은 몰랐는데.’
‘······’
무진이 아주 천천히 양손으로 룸미러를 가리자 룸미러 꺼진다.
“자, 이제 다들 소리를 내어 말해도 됩니다. 비루스는 이곳을 연결할 수 없게 잠시 막아뒀어요.”
“무진아, 네가 주파수를 이용한 연결로 우리와 소통한 거니.”
베제로가 무진에게 묻자 뮤라뉴와 크리스가 귀를 쫑긋 세운다.
“룸미러가 켜지면서 연결 주파수의 진동이 잡혀 시도해 보았는데 다행히 여기에 있는 모두와 연결됐어요.”
크리스가 뭔가 알겠다는 듯 앞 좌석 등받이를 잡는다.
“뮤라뉴 반가워요, 여기에 있는 모두가 이번 일로 선택받은 나프타들이 맞군요.”
“잠깐, 그렇다면!”
뮤라뉴가 베제로에게 손바닥을 펼친다.
“뭐? 생각나는게 있어.”
“거울을 만들면서 ‘영원한 사랑’ 형상을 어디였더라······ 장소는 모르겠는데 우연히 본 적이 있어.”
뮤라뉴가 손으로 그리자 베제로가 알고 있다는 듯 말한다.
“사각뿔!”
크리스가 핑거 스냅으로 집중을 시킨다.
“오벨리스크, 바닥에 우리 네 명과 시작을 담당한 우마리 별이 꼭지가 되면 사각뿔이잖아요.”
뮤라뉴가 모두를 보며 묻는다.
"혹시, 다들 우마리 별에 대해 알고 있었어?"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베제로가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린다.
"오래전 태양계를 표시할 때 선조들이 썼던 표식이야. 그걸 다시 그리는 것은 확장이며 회귀인데······ 아이고 머리야!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니 지끈거리네. 이건 내가 더 알아볼게 실리께서 우리에게 뭘 시키는 건지 알면 일이 더 쉬워질 거야."
뮤라뉴와 크리스, 무진은 씽긋 웃었고 베제로는 무진을 보며 뿌듯해한다.
“그러저나, 무진이가 주파수를 읽어 우리를 모두를 연결해서 소통했다는 것을 보면 너 보통 별은 아니구나."
그때, 베제로의 말에 뮤라뉴가 눈을 감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왜 그래.”
“베제로, 방금 내가 모두에게 연결을 시도했는데 못 들었어. 혹시 누구 들은?”
“······?”
“잠깐만 그럼 나도 해볼게.”
베제로가 눈을 감고 중얼거렸지만 아무도 연결되지 않는다.
“이번엔, 너도 해봐.”
크리스도 베제로와 뮤라뉴처럼 눈을 감고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연결에 실패한다.
“안 되는데! 그럼, 다시 무지니가 해봐.”
무진이 쑥스럽게 웃으며 크리스를 본다.
“크리스, 소리 없이 소통할 때는 말을 정확하게 하더니, 소리 내어 말을 하니까 말투가 다르네. 알았어, 다시 시도해 볼게.”
그가 눈을 감고 뭐라고 중얼거리자 모두가 동시에 대답한다.
“루피 섬!”
“맞아, 실리가 머무는 보물섬.”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뭔가 알겠다는 듯 눈을 깜빡거린다.
“무진이가 우리를 연결할 수 있는 액세스 포인트네.”
“자자, 우리 천천히··· 왜 이렇게 덥냐.”
베제로가 뮤라뉴에게 어깨를 터치한다.
“너무 덥다. 차 안에서 남자 넷이 앉아 이러고 있기엔······”
크리스가 자동차 문을 내리자 베제로가 숨을 들이마신다.
“여긴? 한국이 아닌데, 흙냄새가 달라. 어디 보자. 유럽 그중에서도 ‘페트리코’ 비 냄새, 영국인데?”
“야, 드디어 베제로가 슬슬 발동을 거는구나.”
“빙고! 여기 영국 코츠월드, 내가 준비한 아지트로 가자.”
그가 룸미러를 손으로 조정한다. 순간 남자 넷은 큰 저택에 많은 거울들이 놓여 있는 대형 테이블 앞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서로를 본다.
“여긴?”
크리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놀란다.
“워워, 안심하라고, 여긴 거울 덕분에 버그는 올 수 없게 됐어.”
“거울 덕분이라니요?”
“처음에 비루스가 여길 따라 들어왔었어. 그런데 하필 혼돈의 거울을 만지 더라고 그때다 싶어 난 빠져나왔고 비루스는 갇혔다가 간신히 돌아갔지. 혼돈에 빠졌기 때문에 다시는 이곳을 찾을 수 없어.”
“그럼, 여기가 우리들의 안전한 모임 장소가 되겠네.”
“암튼, 넌 계획이 다 있었구나. 수고했다, 범수야.”
크리스가 조심스럽게 일어나더니 거울 테이블을 돌다가 사라진다.
“뭐야, 크리스가 사라졌어.”
뮤라뉴가 소파에 앉아 있다가 급하게 일어나자마자 크리스가 나타난다.
“형님도 해봐요. 아까 룸미러로 생각하며 이동을 생각해 보세요.”
베제로가 소파에 앉아 크리스의 말을 듣는 와중에 사라지고 다시 나타났다.
“무진아, 너도 해······!”
무진은 이름이 불리자마자 사라졌다가 샤인 머스켓을 들고 왔다.
“그새, 집에 가서 가져온 거야.”
“응, 크리스 너 먹으라고.”
“가져오는 김에 막걸리도 가져오지 그랬냐.”
“형님, 가져올까요.”
“이번엔 내가 다녀올게. 무지니는 여기 있어.”
크리스가 깜빡할 사이에 막걸리와 맥주 안줏거리를 가져왔다. 뮤라뉴가 두 팔을 벌렸다가 손을 비비며 좋아한다.
“좋다. 3차를 새로운 아지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모두가 신나서 고개를 끄덕였고 무진이 말한다.
“룸미러를 통해 모두가 이동할 수 있네요.”
뮤라뉴는 베제로와 무진 그리고 크리스에게 부탁한다.
“그럼 술 마시기 전에 과거와 미래를 이동할 수 있는지 다들 테스트해 봐.”
먼저 크리스가 다음은 무진 마지막으로 베제로가 시도해 보았지만 과거와 미래 이동은 아무도 할 수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해 보았는데, 룸미러를 통해 모두가 이동할 수 있는데 현재만 가능한 거였네.”
“과거와 미래까지 룸미러로 다닐 수 있다면 문제 해결이 쉬웠을 텐데 아쉽다. 그럼 뮤라뉴와 크리스 그리고 무진이도 각자 맡은 역할이 있어서 선택받은 것이니 서로에 대해 알고 역할을 분담해야겠어.”
크리스가 거울을 가리키자 뮤라뉴가 으쓱한다.
“맞아, 크리스! 난 거울을 활용할 수 있어”
뮤라뉴가 무진을 발을 친근하게 툭 친다.
“현재로서는 여기 모인 셋의 주파수를 연결해 소통할 수 있는 정도.”
무진이 크리스 쪽으로 몸을 틀어 손바닥을 내밀자 크리스가 손바닥을 쳐 소리를 내다.
“하이브로! 글쎄 난 룸미러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비루스라는 것을 알겠더라고. 우리가 어떤 역할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가진 특별함을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크리스가 베제로의 배를 보며 웃는다.
“형님은?”
“오오··· 크리스, 처음으로 정확하게 형님이라고 했어. 난 아직 모르겠는데.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 크리스 말처럼 먼저 자신이 어떤 별인지, 가진 속성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무진이 베제로 앞에 거울을 가리키며 보라는 시늉을 한다.
“맞아요, 근데 형님은 조금 전, 흙냄새와 공기 냄새를 맡고 이곳이 영국인 것을 아셨잖아요.”
“에이 그게 뭐!”
“맞아요, 크리스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나 역시 하지만 형님은 알아차리셨어요.”
뮤라뉴가 베제로의 소파 뒤에 서서 거울에 비친 베제로를 본다.
“베제로는 환경, 특히 구성 요소나 연대와 역사의 해박함을 따를 자가 없지.”
무진도 일어나 크리스가 앉아 있는 소파 뒤에 선다.
“우리가 이번 일로 실리께 선택받은 이유가 있을 거예요. 장점을 잘 이용해야 멋지게 지구에서 휴가를 보내고 제자리로 돌아가겠죠.”
뮤라뉴가 테이블 서랍을 열면서 웃는다.
“우리 어쩜 이렇게 호흡이 척척 맞는지. 기분 째지는데 이럴 땐 한잔이 씩 돌리며 마시는 거라라고.”
크리스가 술을 따르고 베제로가 안줏거리를 꺼낸다.
“자, 잔을 높이 들고.”
베제로가 말을 하다 말고 막걸리를 먼저 마신다.
“캬아아.”
“뭐 하는 거냐?”
“아니, 영국에서는 막걸리 맛이 어떤지 대령숙수께서 간을 봐야지.”
“하하, 그래 맛이 어떠냐?”
“쥑이네! 이게 비 냄새와 어울려서 그런지 향이 깊네. 다들 마셔봐.”
뮤라뉴와, 크리스 그리고 무진이 술을 넘기고 잔을 머리 위에 턴다.
“남자 넷이 아지트에 모여 마시는 술은 아주 그냥 꿀맛이구나.”
베제로가 낄낄거리자 모두가 테이블을 치며 웃었고 뮤라뉴가 웃으며 셋에게 나눠준다.
“자, 기분이다. 한국에서 영국 오느라 수고했다. 선물 증정식 크리스 돌려.”
크리스가 범수에게 받은 작은 선물을 무진과 베제로에게 건넨다.
“삼촌, 넥타이핀이네.”
“잘 봐.”
“핀에 달린 장식이 거울 같은데요.”
“보통 거울이 아니라고 크리스.”
“그 거울은 산란 작용을 심하게 일으켜 상대에게 착시와 착각을 준다고.”
“거울 하면 뮤라뉴지.”
뮤라뉴가 안줏거리로 오징어 다리를 씹는다.
“무진이 말이 맞아. 그럼 각자 룸미러를 이용해 알아보고 모임 장소는 이곳으로 하자. 대신 룸미러를 켤 때마다 버그 그러니까 비루스가 타고 들어오는 것 같아아으니···”
크리스가 오징어를 씹는 뮤라뉴를 대신에 말을 잇는다.
“그러니, 넥타이핀을 하고 룸미러를 켜라 이거죠.”
“음.”
크리스가 넥타이핀을 티셔츠 호주머니에 끼운다.
“룸미러를 개인적으로 활용할 때 비루스가 끼어들지 못하게 방지하는 것이니 잘 활용하라고.”
크리스가 베제로의 넥타이핀을 옷에 잘 고정시켜준다.
“형님, 비루스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체크해서 보고할 게요.”
베제로가 셋을 둘러보며 막걸리를 따른다.
“이렇게 다 모이니 정말 든든하다.”
넷은 잔을 부딪치며 농담을 섞고 웃는 것처럼 보였지만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깊게 의논한다.
- 작가의말
“이렇게 다 모이니 정말 든든하다.”
약속을 잡고 싶으세요?아침! 되도록 8시를 넘기지 말고 연락하세요. 저녁이든, 주말과 휴일이든 만나고 싶은 상대에게 아침을 공략하면 약속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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