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32,408
추천수 :
5,621
글자수 :
148,487

작성
22.11.19 09:32
조회
7,785
추천
172
글자
11쪽

칫솔.

DUMMY

전용면적 15평(51제곱미터)의 사무실은 꼭 철거현장 같았다. 뱀이 또아리 튼 것 같은 전기줄이 여기저기 삐져 나와 있었고, 꼭 화장기 하나 없는 여성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텅빈 사무실은 밋밋하기 그지 없었다.


“일주일안이면 리모델링이 끝날거라고 들었습니다.”


김소장의 말이었다. 전에 사무실을 이용했던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서에 원상회복에 관한 약정이 기재되었었는지, 철저히 약속을 지키는 중이었다.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첫 아이디어 제품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친 않았다. 한 3명에 회계업무를 담당할 경리 한명이면 충분했다. 두 번째가 문제였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연구기간도 상당하고 인원도 몇백명이 필요할지도 모를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이 첫 번째 사업은 건물의 기반을 다지는 초석과도 같다. 만원권으로 1년간 밤을 세워가며 수를 헤아려도 부족할 거금이 있지만, 막상 소유한 빌딩 몇채 밖에 못구할 소액이라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쉽다.’


빌딩을 소유했다고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임차인들을 쫓아 낼수는 없다. 뭐 언제까지 비워달라고 통보할수도 있지만, 딱히 지금 당장 필요한건 아니니까.


갑자기 무슨 말이냐면, 20층 맨꼭대기라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인 롲데타워를 보며 일할수 있지 않았을거란 생각때문이었다.


‘순수 건설에 들어간 비용만 4조원.’


암, 남자라면 그정도 포부는 있어야지. 개뿔, 나같은 놈이 언제부터 포부같은게 있었다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한다고 막상 거금이 생기니 꿈도 커지는 것 같았다.


****


돈나고 사람이 난것일까? 사람나고 돈이 난것일까? 막상 꿈에도 만져볼수 없는 돈이 생기니까, 자꾸 철학적인 깨달음이 백사장에 밀려오는 파도가 모래를 적시듯, 두뇌를 적셨다.


‘지원자가 꽤 되네.’


회사 명칭도 아직 정하지 못한 새내기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일할 곳이 마음에 들었는지, 찔러보는 지원서들이 많이 보였다.


‘일단 연락해보자.’


뭐 이딴 면접이 다 있겠냐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사무실 공사가 일주일은 걸린다고 했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리모델링이 끝나면 사무실을 꾸며야 하는데, 내가 다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빨이 안되면 잇몸이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시내의 한 커피숍.


도지와 바람도 쇨겸 여러명이 같이 앉을만한 자리가 있을법한 장소도 확보할겸,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 필요하다면 칸막이도 칠수가 있게끔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아, 안녕하세요. 면접보러 왔는데요...”


30대중반의 통통한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남자는 겉보기와 달리 이력서는 화려했다. 이력서의 빈칸을 채울 아무런 경력이 없는 나와 너무 상반되지만, 내가 갑이었고, 화려한 이력서를 가진 상대방이 을이었다.


“반갑습니다. 장진수입니다. 다른 분들이 올때까지 기다려주시겠어요?”


“아, 그럼요.”


“마시고 싶으신거 있으시면 주문하셔도 됩니다. 계산은 제가 할거에요.”


“고맙습니다.”


통통이 아저씨는 도대체 이게 뭔가, 그냥 일어서서 가야하나. 갈등하는 모습이 너무 티가 났다. 하지만 그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연이어 사람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밀려들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실거에요. 사무실 리모델링중이라, 불가피하게 면접장소를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말끔한 정장차림을 한 남성과 커리어우먼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이 더러 모여 있었다.


“괜찮습니다. 꼭 예전 아르바이트 면접보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10여명이 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진 않았다. 정체불명의 이름도 없는 회사인데다가 면접장소를 통보받은게 커피숍이다보니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며 지나갔다.


“저도 괜찮습니다.”


“저도요.”


전혀 괜찮지 않았던 얼굴들은 한명이 괜찮다고 하니까, 경쟁의식이 생겼는지 그새 표정이 바뀌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여러분의 스펙에 맞게 충분한 대우를 해드릴겁니다. 보잘 것 없어 보이나, 알고나면 깜짝 놀라실지도 모르겠네요.”


약간의 허세가 썩였지만, 내가 가진 돈은 어지간한 중소기업보다 많다고 자부한다. 그런 기세를 느꼈는지, 조금의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던 동창회 모임같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졌다.


“뭐든지 시켜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특이한 사람이 한명 있었다. 아쉬울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 무엇 때문에 지원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도 열정적인 한명이 있었다. 대답도 제일 성실히 해서 좋은 인상을 풍겼다.


“제 생각엔 여기 오신분들은, 타직장에서 갈등을 겪고 계시거나 인맥에 밀려 승진을 하지 못했거나, 또는 새내기 회사의 초창기 멤버가 되고 싶어서 지원하지 않았나 추측이 되는데요, 어떤가요?”


좋은 대학을 나왔고, 경력도 꽤 있는 지원자들도 있었지만, 이력서를 볼 때 중요시했던건 성의였다.


자신을 내비취는 이력서에도 진심을 다하지 않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


“사실 지금 직장생활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분명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보다 적은 월급이겠지만, 사장님이 하시려고 하는걸 적극적으로 도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제일 먼저 입을 연 남자는 이력서도 정성이 넘치게 작성했던 사람이었다.


“저는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에 지원을 했습니다. 기존의 틀이 자리잡히지 않은 곳이라면, 제 꿈을 실현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또 다른 남자도 질수 없다는 듯이 열변을 토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게 뭘까? 뭐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여럿이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나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다.


“회계쪽에 경험이 많으시네요?”


여성지원자의 이력서를 들여다보니 아파트 관리실에서 오랜시간 근무한 내용이 보였다.


“은행처럼 큰 돈을 만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십원도 실수한적이 없어요.”


당연히 경리업무를 볼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돈에 대한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두주먹을 쥐어 보였다.


“네, 당연히 실수하시면 안됩니다. 처음에야 큰 금액이 들어가진 않겠지만, 나중엔 몇십억 몇백억 단위의 거래를 하실지도 몰라요.”


“넵, 맡겨만 주십시오.”


기혼이라고 표기되어진 이력서를 봤기 때문에, 그녀가 보이는 투지를 이해 할 수가 있었다. 아마도 맛벌이를 통해 가족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겠지.


‘아, 젠장. 불만스러운 얼굴이 너무 티가 난 것 아닐까?’


‘면접장소도 이상한 곳인데다가, 나보다 어려보여서 설렁설렁거렸는데, 몇십억이라고?’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총알이 벽을 뚫어버린것처럼, 큰 금액의 단위가 면접자들의 귀를 뚫어버린 것 같았다.


“저한테도 질문 해주십시오, 뭐든지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 저한테도...”


갑자기 사람들의 눈빛이 어두컴컴한 방안을 환하게 비추는 형광등처럼 밝아졌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지나간 버스에 올라타고 싶어하는 어리석은 자들이였다.


“일단 주문부터 하시죠. 제일 비싼걸로 시키세요. 전 아이스아메리카노요.”


고전적인, 상사가 음식을 사주면서 제일 싼걸 먹는 모습이 떠올랐다. 한번 흉내내보고 싶기도 했고.


“전 카페크림모카로요.”


역시나 제일 먼저 입을 연 남자는 남의 눈치 살피지도 않고 가장 비싼 음료로 주문을 했다. 가식과 타인의 눈에 좋은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고 있는 나에게, 아니지 내 방법이 좀 너무 튀어서 그럴뿐. 모두가 생존을 위해 자신을 포장하는건 똑같았다. 어쨌든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딴 음료를 고르는데도 갈등하는 모습이 역려했다.


“저도 아메리카노로요.”


“저는..”


누군가는 내가 주문한 음료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아니면 같은걸 주문했다.


“통보는 내일까지 하겠습니다. 내일까지 연락이 없다면 다음을 기약해야 할거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생전처음 보는 사람들, 의자에서 일어서며 서로 한번씩 눈을 마주치더니 이내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좋아요.] [좋아요.]


[아니야.] [아니야.]


‘크크크.’


이게 뭔 병짓거리인가 싶겠지만, 이력서 명단을 도지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살피는 중이었다. 솔직히 내가 투자를 해서 수익을 챙긴건 40억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도지 덕분이었고. 그래서 장난반 기대반으로 이력서를 도지에게 보여주며 도지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일치하나 싶은 우연을 확인하고 싶었다.


-왕.


녀석 앞으로 사진이 붙어져 있는 이력서를 아래로 내밀면, 녀석은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지그재그를 그리며 버튼으로 달려갔다.


[아니야.] [아니야.]


버튼을 누르고 달려오고를 반복할때마다 간식을 던져주는걸 잊지 않았다.


-우그적우그적.


간식먹는 재미가 쏠쏠했는지, 뭘 알고선 저러는건지 모르겠지만, 녀석은 신나하고 있었다.


[좋아요.] [좋아요.]


“너도 이사람이 맘에 든다고?”


-왕.


녀석은 낮에 상쾌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풍겼던 한 남자의 사진을 보고선 좋아요 버튼을 신명나게 눌렸다.


-쓱쓱.


도지는 자기 할 일은 다 했다는 듯이 소파에 올라와 무릎에 고개를 올려 놓았다. 이쁜 짓만 골라하는 도지를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결정했다.’


“어서들 오세요.”


텅빈 사무실은 전에 보았던 난잡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새로 칠한 페인트와 코팅되어진 바닥으로 인해 깔끔한 모습을 나타냈다. 허전하긴 하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잘부탁드려요.”


30중반의 통통이 아저씨와, 30대초반의 미스테리한 남성, 그리고 경리업무를 볼 총 3명을 새로운 동지로 영입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성경구절을 아시나요?”


끈이 짧은 내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들에게 텅빈 사무실을 보여주다보니 혹시나 실망하고 있을 그들에게 배를 채워줄 빵이 필요했다.


“괄목상대라고도 하지요. 여기에 와 있단 것은 사장님과 같은 배를 타고자 함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오호, 보통내기가 아닌데. 마음에 든단 말이야.


“이제부터 하나씩 만들어가면 되죠.”


“맞아요.”


그들도 나름 이유가 있어서 새내기 회사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난 산과 같은 사람이고 빌딩이름처럼 큰 호랑이다.


“일단 사무실부터 꾸미죠. 박민정씨가 앞으로 경리 업무를 볼테니 이걸 쓰세요.”


지갑을 꺼내어 카드를 건네주었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물품 구매와, 청구금액은 이 카드로 처리될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환했더니코인대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글의 일부분을 수정했습니다. 22.11.23 1,882 0 -
31 탑배우의위력.탑(1) +10 22.11.25 4,263 97 13쪽
30 탑배우의위력. +3 22.11.24 4,154 95 11쪽
29 VR게임기. +7 22.11.23 5,087 110 12쪽
28 행운의여신.(1) +6 22.11.22 5,851 132 13쪽
27 행운의여신. +7 22.11.21 6,778 148 13쪽
26 칫솔.(1) +6 22.11.20 7,232 163 11쪽
» 칫솔. +6 22.11.19 7,786 172 11쪽
24 도지가또한건해냈다. +3 22.11.18 7,838 187 10쪽
23 도지야너만믿는다.(2) +7 22.11.17 8,102 175 11쪽
22 도지야너만믿는다.(1) +3 22.11.16 8,301 166 10쪽
21 도지야너만믿는다. +3 22.11.15 9,022 169 11쪽
20 빌딩주.(1) +1 22.11.14 9,515 184 12쪽
19 빌딩주. +8 22.11.13 10,167 183 11쪽
18 폭등하는코인. +25 22.11.12 10,747 195 12쪽
17 드디어오른다. +10 22.11.11 10,638 195 9쪽
16 시사회(1) +14 22.11.10 10,685 202 9쪽
15 시사회. +6 22.11.09 10,932 192 10쪽
14 올인.(2) +5 22.11.08 11,147 189 12쪽
13 올인(1) +7 22.11.07 11,214 171 10쪽
12 올인. +7 22.11.06 11,559 183 10쪽
11 도지코인의움직임이수상하다.(1) +6 22.11.05 11,675 187 12쪽
10 도지코인의움직임이수상하다. +3 22.11.04 11,920 192 10쪽
9 뜻밖의제안.(1) +8 22.11.03 12,592 192 10쪽
8 뜻밖의제안. +14 22.11.02 13,566 198 10쪽
7 자비란없다. +10 22.11.01 13,632 201 10쪽
6 짧은동반자(2). +4 22.10.31 14,111 204 10쪽
5 짧은동반자(1). +5 22.10.30 14,739 210 9쪽
4 짧은동반자. +17 22.10.29 15,453 210 9쪽
3 목표가생겼다. +12 22.10.29 16,512 22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