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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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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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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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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올인.(2)

DUMMY

“컷!”


감독의 사인이 떨어지자 연기를 펼쳤던 두 남녀배우가 카메라 앞으로 다가갔다.


‘와, 도대체 몇 번째야...’


감독과 두 배우는 열띤 토론을 펼치며 조금전 연기에 대해서 평을 나누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 같은데.’


섬세함과 디테일을 중요시 해서일까? 아니면 표정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싶어서일까? 생애 연기라는걸 해본적 없는 나로서는 알수 없는 일이었다.


“자, 한번만 더 집중해서.”


감독이 메가폰을 집어들고 액션을 외치자 슬레이트맨이 뛰쳐나와 15-2씬을 시작한다고 외치며 클래퍼보드를 내리쳤다.


꽃미남으로 유명했던 김동원은 어느덧 30대중반이 되어 중년배우로 접어들었다. 물론 여전히 꽃냄새가 풀풀 풍겼지만, 김동원과 조아라는 서로에게 악을 내지르며 갈등 어린 장면을 연기했었다. 표정과 대사를 전해 듣지 못했다면 꽃미남과 미인인 두배우의 얼굴때문에 로맨스 같은 달달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컷!”


‘아, 배우라는것도 할게 못되는구나.’


10분짜리 촬영을 위해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그것도 같은 장면을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프로의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오늘 촬영은 여기서 마무리...잠깐.”


감독이 스태프들에게 오늘 일정 마무리를 지시하려다가 멈칫거렸다. 스태프들은 일순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려했다. 새벽부터 나와 현장을 세팅하고 여러번에 걸쳐 장비를 점검하느라고 모두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봉감독이 누구인가. 즉흥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재연을 해보이거나, 연기 일정을 앞당기는건 일수고 심한 날은 밤을 꼴딱 세운다는 얘기를 들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들었어요?”


조감독이 감독과 오랜 시간 일하다보니 눈치 빠르게 말을 던졌다. 스태프들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을 촬영 첫날부터 겪게 된 것이다.


“아라씨, 지금 감정 어때?”


부부로 나오는 김동원과 조아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목에 핏대를 세웠었다. 갈등이 심화되어 있는 상태였다.


“1시간동안 감정싸움을 해서인지 속상한 마음이 가득하죠. 호호.”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역을 맡은 캐릭터에 진정한 몰입을 체험했다면 당시의 기분이 아직도 유지될거란게 납득이 되었다.


“좋아, 2주뒤에 있을 진수씨와의 합을 지금 맞춰 보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75-16씬을 벌써요?”


스태프들이 조감독에게 간절하고 애탄 시선을 내던지며 말려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타이밍이 좋잖아. 속상한 마음을 조직의 행동대장에게 하소연 하는 장면이.”


“저도 감독님 말씀에 찬성이에요.”


얼씨구나. 조아라마저 감독편을 들고나서니 짐을 싸고 있던 스태프들이 울상을 지으며 장비를 원래데로 세팅하고 있었다.


“진수씨, 준비하라고 했던 선글라스와 정장은 가져왔어?”


“아, 네. 차에 있어요.”


“빨리 준비해.”


“넵.”


-후다닥.


현재 촬영 시스템은 할리우드 시스템인 디지털베이를 사용한다. 요튜뷰나 켁톡에 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을것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녹색 바탕인 그린 매트를 배경으로 만들어 놓고 로프에 매달려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장면을 많이 봤을 것이다.


처음에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장에서 시작했다가 지금은 충무로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세팅만 해놓으면 나중에는 필요한 영상과 합성을 해서 컴퓨터로 디테일한 수정에 들어간다.


예전에는 필요한 장소와 세트가 필요했지만, 디지털베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로 영화제작 비용과 시간이 축소되었다.


“도지야, 자리좀 비켜줘.”


뒷좌석에서 속편하게 자고 있는 녀석을 옆으로 밀쳐냈다. 꿈나라에서 루나를 만났는지 나 때문에 잠에서 깼다며 으르렁 거렸다.


‘이걸 콱.’


도지랑 실랑이할 시간이 없었다. 빠르게 정장을 갈아입고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선글라스를 빼놓으면 안되지.


-헉헉.


촬영장으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 고급 와인바를 연상 시키기 위해 테이블과 와인, 그리고 와인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갑작스런 준비물이 필요해서인지 다른 스태프들도 열심히 뛰어 다닌 것 같았다.


“분장팀 어디갔어? 빨리 진수씨 분장시켜.”


분장이라고 해봐야 얼굴에 칼자국이 전부였다. 그런데 분장팀의 실력이 상당했다. 타세계에서 칼에 맞은 자국이 몸에 더러 있었기 때문에 칼에 베인 흉터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걸 그대로 재현해 내다니...


“준비 다 됐습니다.”


분장팀장이 소리쳤다.


“진수씨 대사는 외웠겠지?”


“넵.”


“시작하자고.”


감독의 들뜬 마음이 나에게까지 전달되어져 왔다. 잘 할수 있을까?


감독의 액션소리에 슬레이트맨이 튀쳐나왔고, 연기는 시작되었다.


[요즘 그이 때문에 맘이 너무 아프네요.]


연기가 시작되자 순식간에 두 눈이 촉촉하게 젖었다. 웨딩드레스를 연상케 하는 블라우스가 그녀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조아라는 와인잔을 한손으로 테이블 바닥에서 흔들었고 반대쪽 손은 머리를 괴며 괴로운 신음을 내뱉었다.


“형수님, 형님이 하시는 일이 중차대한 일 아닙니까. 이해해주셔야죠.”


[왜 뒤늦게 음지에서 양지로 간다고... 불안하고 무서워요. ]


내용은 이러했다. 검사친구를 둔 조직보스는 음지에서 생활하면서 항상 친구를 부러워했었다. 언제나 고위급 양반들의 뒤처리를 해주면서도 찬밥신세였던게 불만이었다. 친구를 이용해 자신도 양지로 나갈 뜻을 세웠다. 하지만 수뇌부들의 더러운 일만 처리해주며 여러가지 비밀을 알고 있는 그를, 고위급 양반들이 가만히 놔두려고 하겠는가. 그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형수님은 남자를 잘 모르세요. 남자는 꿈을 먹고 살아요.”


[태훈씨도 꿈이 있나요? 꿈을 꾸면 행복해요?]


조아라가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며 훝어 지나가자 또 순식간에 야릇한 눈빛으로 변했다.


“있지만, 비밀입니다. 특히 형수님 앞에서는요.”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였지만, 여기서 핵심은 행동대장이 형수님을 들먹일 때 낯을 붉힌다는 점이었다.


[그 꿈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듬직하게 옆에 있어줘서 항상 고마웠거든요.]


조아라가 앵두같은 입술로 미소지어보이자 양볼에 보조개가 인상깊게 패였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행동대장의 손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올려 놓았다.


“이렇게 하면 전 언제든지 형수님 옆에 있을거에요.”


조아라가 내민 손을 살며시 뿌리치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컷! 좋았어.”


‘좋긴 개뿔, 또 시킬거면서.’


방금전의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감독 앞으로 다가갔다.


“어땠어요?”


조아라도 내심 궁금했는지 모니터를 들여다보려고 고개를 숙였다.


“좋아, 마무리 해!”


잉? 더 안하나? 왜? 내 연기가 그렇게 훌륭했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빨리 끝나서 좋았다. 나뿐만이 아니고 스태프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봉감독의 성격을 아는 스태프들은 당장이라도 마음이 바뀔까 노심초사하며 짐을 바리바리 싸기 시작했다.


“진수씨, 차한잔 할래요?”


감독과 조감독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스태프들은 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뜬금없이 조아라가 다가와 시간 있느냐고 물었다. 암요, 당연히 있지요.


“네,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별말은 아닌데, 궁금한게 있어서요. 참 그리고 나이는 제가 더 많으니 말 놓을게.”


‘뭐라? 그렇게 안보이는데.’


2년이란 시간을 강제적으로 보내다보니 어느덧 25이었다. 조아라는 그보다 훨씬 어리게 보였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말에 내심 놀랐다. 연예인들의 자기관리는 상상을 불허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라씨, 어디로 갈까요?”


매니저로 보이는 떡대가 옆으로 다가와 아라에게 말을 던졌다.


“조용하고 사람눈에 안띄는 가까운 곳으로요.”


****


촬영장에서 10여분 떨어진 조용한 커피숖은 외부에서도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특이한 장소였다.


“하실 말씀이란게...”


톱스타인 그녀가 나에게 할말이 뭐가 있단 말인가? 그것도 오늘본 사람이..


“진수는 왜 연기를 하려고 하는거야?”


조아라는 다리를 꼬아 허리를 꼿꼿히 세웠다.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소품을 갈아 입었는지 분홍색 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왜 연기를 하냐고...난해한 질문이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요.”


아역배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20여년이 넘는 배우 짬밥이 있는 사람이었다. 어떤 거짓말도 통하지 않겠단 생각에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음, 그랬구나. 예상이 맞아서 기분이 묘하네.”


배우라서 그런지 조아라는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알송달송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아기처럼 꺄르르 거리는게 미친년 같았다.


“무슨 말씀이신지?”


“같이 연기를 해봐서 알수 있었지. 진수의 연기에 영혼이 깃들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재미삼아 나왔다라고 직감했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단숨에 비운 그녀는 얼음을 입으로 삼키며 깨물고 있었다.


“이해할 수 있게 말씀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녀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들었지만, 다시 확인 해보고 싶었다.


“봉감독과 같이 영화를 한 배우들은 신인배우라고 해도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 진수 얘기를 들었는데, 원래는 단역 엑스트라였다고 했었지. 그런데 봉감독이 분량마저 늘려주며 기회를 주었어. 연기에 꿈을 꾸는 다른 사람 같았으면 간절함이 흘러 넘치다 못해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그런게 없어. 그런데 난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길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거야.”


“그랬군요.”


‘엄청나게 예리한 안목과 관찰력이다. 그런데 연기를 안하는게 더 좋다니 무슨 말일까?’


“알다시피 크게 성공한 배우들은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아. 특히 나처럼 너무 인기가 많아지면, 배역을 선정하는 폭도 많이 좁아져. 과연 내가 지금보다 훨씬 못한 배역을 소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그녀의 얘기를 들으니 유명한 배우나 가수들의 생명이 길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딴 쪽으로 손을 뻗었던 것이었고. 하물며 잘나가는 개그맨들도 사업에 뛰어 들기도 하니까.


“아무래도 어렵겠죠.”


충분히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다. 그것이 곧 현실이기도 했었고.


“이건 비밀이지만, 여기저기서 대시가 많이 들어와. 올해로 30대 초반이야. 나도 슬슬 노후를 대비해야하지 않겠어? 그런데 연기를 그만두고 안정적인 노후를 기대하는 찰나에 진수를 만난거야. 그것도 연기에 꿈을 두진 않았지만, 좋은 기회를 잡은 진수를 보니까 너무 아이러니해서. 말이 너무 길었지, 호호.”


그녀의 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내가 만약 인기배우가 된다고 해서 얼마나 그 생활을 영위할 것인가? 막상 지금 가진 자금이 사업을 굴리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마음이 쏠린것도 부정할수 없는 노릇이었고.


****


조아라와 뜻깊은 대화를 나누고 한달이 지났다. 혜나의 병문안을 가려고 했는데, 추한 모습 보여주기 싫다며 끝까지 오지 말라고 했었다. 다음으론 같은 나날의 반복이었다. 매일 촬영장에 나갔지만, 조아라는 자신의 촬영이 있는 날만 얼굴을 비쳤고, 인사만을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체결되었습니다.]


드디어 50일간 50억, 비트코인에 마지막 1억원의 매수를 마쳤다. 매수하는 내내 5백만원대까지 바닥을 쳤다. 이젠 자포자기였다. 힐끗 도지를 바라보았다.


‘이자식이 또 바보버튼을 두들기로 갈때가 되었는데...’


매일 바보소리를 들었다. 버튼을 부숴버리려고 할때마다 도지가 온몸으로 막는바람에 그러지도 못했다. 왠지 재미들린 것 같아서 차마 부수지는 못했다.


-왕.


도지가 은근슬쩍 바닥을 털고 일어나 버튼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네녀석의 즐거움도 오늘부터 끝이거등.’


이젠 더 이상 체결 음성을 듣지 못할 것이다. 녀석의 놀음도 끝이 난 것이다.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49일간 바보 버튼을 눌러 사람 속을 뒤집어 놓던 녀석이 좋아요 버튼을 미친 듯이 눌리기 시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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