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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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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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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1
글자수 :
148,487

작성
22.11.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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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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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글자
10쪽

뜻밖의제안.(1)

DUMMY

한참 아이의 부모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주 내용은 당연히 강아지에 대한 얘기였었다.


“와.”


얼마나 섬세하게 관리했는지 빛이 나는 흰 털, 짙은 눈동자. 갸름한 턱선과 쫑긋하게 세워져 있는 귀. 흡사 여우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이쁜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다.


“하하, 놀랐나보군. 루나라고 아주 유명한 강아지지.”


표정을 읽었는지 아주머니의 남편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자신도 루나라는 강아지를 보고 놀랐던 때를 떠올린 것 같았다.


“정말로 이쁘게 생긴 강아지네요.”


“요튜뷰에 루나의 일상이라고 치면 잘 나와요. 조회수가 백만단위가 넘을걸요.”


“배, 백만요?”


실제로 요튜뷰를 통해 영상을 업로드 하는 주인과 강아지를 보다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혜나야.”


아주머니가 일어나 강아지 주인을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아, 안녕하세요. 자주 뵙는거 아니에요?”


시력이 나쁜지 두꺼운 돋보기 같은 안경을 쓴 여자아이는 가까이 다가와 고개 숙여 인사했다.


“호호, 여기오면 한주간의 스트레스가 풀리니 벗어 나기가 쉽지가 않아서.”


아주머니는 엉덩이를 옆으로 움직여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미솔이는요?”


서로의 이름도 잘 알고 있다니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 인 듯 했다. 도지랑 놀고 있는 꼬마 이름이 미솔이구나.


“저기, 도지랑 놀고 있어.”


손가락을 뻗어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혜나도 덩달아 손가락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해맑게 미소 지었다.


“이름이 특이하네요? 특별한 의미라도 있으세요?”


혜나가 일상적인 질문을 건네왔다. 이름이라는 것은 단지 불리기 위한게 아닌 뜻이 있기 때문에.


“아, 아니.”


코인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시대에 괜히 코인을 들먹이다가는 서로간에 좋을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저씨 같이 경제쪽에 관심이 있을법한 남성이 있는 자리에서는 특히 말조심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혜나야! 언니왔다.”


미솔이를 보며 혜나는 소리쳤다.


“앗! 언니.”


미솔은 혜나를 알아보고 함박 미소를 지으며 뛰어왔고 따라서 도지도 혀를 삐죽 내밀며 껑충껑충 달려왔다.


“잭슨이 삐져 있는거 안보여? 이제는 잭슨이랑도 놀아야지.”


“잭슨이랑은 맨날 논단 말이야. 근데 도지 진짜 똑똑하다.”


잠깐이지만, 미솔도 도지의 영특함을 알아챈 것 같았다.


“그래?”


요튜뷰를 운영하는 혜나였다. 백만단위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다면 고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돈 맛을 봤을지도. 혜나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런데 도지가 이상한데?’


혜나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가 다리에 감촉이 느껴져 아래를 내려봤다. 언제나 당당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고개를 숙인체 다리에 달라붙어 낑낑 거리고만 있었다.


‘설마?’


“호호, 도지가 루나를 보고 쑥쓰러워 하는 것 같아요.”


혜나도 눈치를 챘는지 도지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 눈으로 봐도 이쁜데, 하물며 같은 종끼리 본다면 얼마나 이쁘게 보일까.’


“도지야, 루나한테 인사해야지.”


‘칫, 내가 나서게 만들다니.’


자리에서 일어나 도지 옆에 무릎을 세워 앉았다. 이어서 양손으로 도지의 엉덩이를 힘차게 밀어주었다.


스피츠라는 종의 루나는 도지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그래서 덩치가 있었다. 잘 어울릴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녀석도 친구가 필요했다. 항상 나하고만 지낼수 없으니까.


-왕.


녀석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버티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분명 속으로 좋아하고 있을거면서, 연기하나는 기똥차게 하고 있었다. 뻔히 알면서도 앞발을 잡아 끄는척 해주었다.


완강히 버티는줄 알았지만, 의외로 쉽사리 딸려왔다. 하여튼 보통이 아니라니까.


“호호, 도지가 자존심이 강한데요.”


혜나는 도지의 영악함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루나도 보기에 답답했는지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이 앞으로 고개를 숙이며 응답했다.


“휴.”


다행이 빙글빙글 돌며 서로의 냄새를 맡았다. 친밀도를 쌓는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스피치하고 시바견이랑은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 아마 도지가 아기라서 루나가 쉽게 접근을 허락한 것 같아요.”


간단한 설명을 하면서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혜나는 새로운 촬영거리가 생겼다며 신나하고 있었다. 미솔이도 옆에서 같이 앉아 루나와 도지를 쓰다듬고 있어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같이가.”


도지와 루나가 잔디밭을 향해 뛰쳐 나가자 미솔이도 덩달아 앉은 자리를 박차고 뛰어 나갔다. 혜나는 그들을 따라가며 영상을 계속해서 찍고 있었다.


안개에 가려져 있던 해가 모습을 보이자 풀잎에 맺힌 이슬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상큼한 공기가 코속으로 밀려 들어오자 머리가 상쾌해졌다.


‘부모없이 힘들게 자랐던 시절로 인해 응어리졌던 마음이 녹아 내린다. 악착같이 살아야만 했던 지난 과거가 흐릿해진다. 뒤틀렸던 마음이 점점 치유되어간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식탁을 정리하며 아웅다웅하고 있었고 아이와 강아지들은 푹신한 잔디밭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기도 했다가 포옹을 했다가 여러 가지 장난을 치고 있었다.


****


“장진수씨죠?”


이미 영상을 통해서 얼굴을 알고 있던 태흥기획 대표는 명함을 내밀어 건네 주었다.


“아, 안녕하세요.”


오디션장에 도착하자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랬다. 뭔 엑스트라 뽑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거야?


“딱 맞춰서 왔네요. 이번에 변동사항이 생겼어요. 영화계에서 알아주는 봉감독이 직접 오디션을 본다지 뭐에요.”


“아,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린거에요?”


한낱 엑스트라라고 해도 유명한 감독이 심사를 직접 본다면 연기를 꿈꾸는 배우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천금과도 같은 기회.


“뭐, 그렇죠. 원체 작품성을 중요시 하는 감독이라 여간 깐깐한게 아니에요. 보다시피 조금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필요하면 이런 수고도 불사한다니까요.”


태흥기획대표라는 사람은 의외로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분명 나말고도 기획사 이름으로 다른 사람도 같이 참가 시켰을텐데..


“전부 남자네요?”


“문자로 전달했듯이 건달 역이라서 남자들뿐이에요.”


서울에 있는 깡패와 양아치는 다 모인 듯 했었다. 일부러 껄렁한 복장을 한 사람, 폼나게 검은색 정장을 입은 사람, 험상궂게 생기거나 더러운 인상을 풍긴 사람부터, 각양각색이었다.


“그리고 이것.”


태흥기획대표는 A4용지를 앞으로 내밀어 주었다. 대사 몇마디가 적혀 있는 것 같았는데, 이걸 읽으라는 얘기인가?


“뭐에요?”


“영화 장면에 나오는 일부분인데, 맡을 역에서 나오는 대사의 한 부분이에요. 나중에 작가의 수정본이 나오겠지만, 일단 오디션전에 영화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를 통해서 감정을 잡고 대사를 읽으시면 될거에요.”


어째서인지 대표는 기대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저 표정에 똥칠을 하긴 싫은데, 태어나서 연기란걸 해봤어야지...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한명은 검사가 되고 한명은 조직보스가 된다. 둘은 가끔씩 만나서 소주도 한잔하며 우정을 유지한다. 그런데 비밀리에 마약을 운송하던 부하직원이 실수를 한다. 조직의 행동대장이 알고보니 실수를 하게 만든 배신자였다. 그래서 조직의 조무래기들을 처리하는 격투신과 조직보스와의 격투신이 나온다.]


여기서 맡을 역이 행동대장이다. 행동대장은 조직보스가 검찰과 친분을 두면 조직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고 검사는 항상 행동대장을 멸시하는 언행을 일삼아서 배신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리얼한 연기를 원한거구나...’


궁지에 몰린 늑대같은 퀄리티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엑스트라를 써서 어쩌자는 말이지?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자, 다음.”


한참 A4 용지를 들여다보는 중에 심사가 진행된다는 얘기가 들렸다. 다른 사람은 어떤 연기를 하나 싶어 구경하기로 했다.


“조직을 위해서라면 형님을 죽여서라도 내가 지켜내고 말것이요.”


-이얏.


‘크크, 이거 완전 원맨쇼잖아.’


상대방 없이 혼자 대사를 외치며 주먹질과 발길질 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차례대로 한명씩 한명씩, 연기를 펼쳐보이는 이들을 보니 그냥 코메디 같기도 했고, 또 의외로 잘하는 사람도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연기학원을 다닌 사람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다음.”


‘젠장, 내 차례다.’


조금이긴 하지만, 심장이 콩닥 거렸다.


“안녕하십니까, 장진수입니다.”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 들어올렸다. 그런데 감독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옆의 사람과 뭔가 대화를 나누었다.


‘어이, 이친구야?’


‘네, 영상에서 봤던 그 친구 맞는 것 같아요.’


‘영상보다 더 잘생겼잖아? 행동대장인데, 너무 눈에 뛰는데.’


‘분장을 하면 괜찮을거에요.’


둘이서 뭔가를 속닥속닥 거리고 있었고 뒤에서는 태흥대표가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시작하세요.”


“넵.”


“조직을 위해서라면 형님을 죽여서라도 내가 지켜내고 말것이요.”


-이얍, 이얍.


정말이지 10분도 안되는 짧은 분량, 대사라고 해봤자 몇마디, 그렇지만 조직을 위한다는 처절함과 십수년을 조직을 위해 헌신했지만 외면당한 아련함이 깃들어 있어야 했었다.


“흠... 장진수씨 혹시 요튜뷰에 올라왔던 본인 맞으신가요?”


“네? 네.”


다른 사람들이 테스트를 받았을때와는 다르게 감독이 질문을 해왔다.


“그때의 리얼한 모습을 보여줄수 없나요? 뭔가 깊이가 부족한데.. 우리쪽에서 준비해둔 대사 내용 말고 하고 싶은 대사가 있으면 해도 좋아요.”


지금 감독은 나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어했다. 짧은기간 기가막힌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은 많다. 하지만 그들은 금방 대중의 기억속에서 사리진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감독은 나에게 흥미가 생긴 듯 했었다.


“그 말씀은 제 임의대로 해도 된다는 얘기시죠?”


감독은 내 말에 아무런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였다. 그렇다면 타세계에서 아수라로 살았던 시절중에 가장 처절했던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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