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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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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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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1
글자수 :
148,487

작성
22.11.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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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자비란없다.

DUMMY

차에서 내리기전 도지를 바라보았다. 위태하게 움직이던 차가 멈춰섰기 때문인지 겁먹었던 모습이 조금은 사라진 듯 했었다.


“갔다올게.”


녀석은 역시나 내 말귀를 알아 들었는지 앞발을 ㄴ 자로 들어올렸다.


‘힘내라는 말인가? 풋.’


문을 열고 내리자 녀석도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박차고 내렸다.


‘제길, 덩치가...’


영화배우 배동석을 연상케 하는 덩치, 봄이 다가오긴 했지만, 쌀쌀한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요란한 영어가 적혀 있는 반팔티를 입고 있었다.


두꺼운 팔뚝에는 헤라인지 문신인지 모를 난잡한 그림이 위협하고 있었다.


“아저씨, 사고날뻔 했잖아요. 그렇게 위험하게 운전 하시면 어떻해요.”


가만히 돌려 보내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선빵을 날린다면 대한민국에서는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뭐, 물론 쌍방으로 법이 바뀌었지만.


“야이, 새끼야. 초보운전이면 집 앞 마당에서나 운전 연습을 할것이지. 왜 대로변에 나와서 사람들 불편하게 지랄인거야. 엉!”


양 주먹을 맞대더니 우두둑 거리는 소리를 내며 겁을 주려는 듯 했었다. 거기다 초면부터 욕지거리였다.


“그렇다고 난폭운전 하면 안되잖아. 개색기야.”


눈에는 눈, 욕에는 욕이었다.


“허, 이 콩만한 새끼가. 뒈질라고. 약처먹었냐?”


울그락 불그락 하는 녀석을 보니 조금만 더 열받게 만든다면 제대로 한판 붙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약은 니가 쳐먹었지. 그래서 운전을 그따구로 한 것 아냐?”


사실 내 실수는 아량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흔한 일이니까. 그런데 녀석은 발끈 거리며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잘 안풀리는 일이 있는 듯 했다.


“아이, 씨발. 안그래도 코인 폭락해서 신경질 나 죽겠는데, 오냐 오늘 아주 죽여주마.”


역시.


녀석이 성큼 성큼 다가왔다. 꼭 멧돼지가 돌진해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더욱 그를 도발했다. 손을 앞으로 내밀어 손가락을 까딱 거렸다.


-쉑.


녀석이 어깨를 젖히며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내질렀다.


‘느려.’


영혼이 이동되었던 타세계에서 수십여 화살과 내지르는 검을 손쉽게 피했던 나였다. 이정도쯤이야.


-쉑, 쉑.


쉴새없이 내지르는 주먹은 연신 허공을 가로 질렀다. 그래도 주먹을 내지르는 모양새가 제법 각이 잡혀 있었다. 아무래도 운동을 좀 했었던 모양이다.


“헉헉, 개새끼 완전 미꾸라지네.”


녀석은 주먹이 연속으로 허공을 가르자 약이 올라 꼭지가 제대로 돈듯 했다.


“그렇게 주먹이 느려터져서야 지나가는 애기도 피하겠다. 쪼다새기야.”


더 약을 바짝 올렸다.


“이새끼 한방 맞으면 질질 살 녀석이 주둥이 겁나게 놀리네.”


“그래?”


나는 얼굴을 앞으로 삐죽 내밀었다. 손가락으로 오른쪽 광대를 가리키며 때려보라는 시늉을 했었다.


-퍽. 주르르.


‘시발, 별이 보인다.’


날아오는 주먹이야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타세계에서 간단한 발동작 같은 것을 익혔기 때문에 피하는건 무리가 없었다. 헌데 육체는 단련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겁나 아팠다.


“이게 다야?”


입술이 터진 것 같았다. 녀석의 주먹으로 돌아갔던 고개를 천천히 돌려 세웠다. 입술에서 흐른 붉은 액체가 턱을 타고 흘러 내렸다.


-터벅, 터벅.


“제법 아픈데.”


아팠지만,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은 척 했다. 그러나 녀석은 피흘리는 모습을 보았는지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이새끼, 좀 맞으란 말이야!"


안타까운 절규와 함께 녀석은 연신 주먹을 날렸지만, 한대 맞고선 객기 부려선 안되겠단 생각에 가볍게 흘리며 피해주었다.


"어, 어."


병신같은 놈이 지혼자 발에 걸려 앞으로 넘어질려고 했다.


'이거 가만히 냅뒀다가는 머리통 깨지겠는데.'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녀석은 육중한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졌다.


-턱.


꼬구라지는 덩치의 뒷목덜미를 낚아챘다. 하지만 떨어지는 가속도를 줄여만 줬을뿐, 잡았던 손을 놓았다.


"아이쿠."


"이제 좀 맞자!"


-왕,왕.


“응? 도지.”


입술이 터졌는지 따가웠다. 이참에 쓰러진 녀석의 면상을 박살내려고 주먹을 치켜드는중에 도지가 선을 넘어선 안되! 라며 짖는것 같았다.


‘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 이녀석 죽여버렸을지도...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났을거야.’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콰직.


사이드 미러를 박살내버렸다.


-콰직.


문을 열어 발길질을 하자 문이 반대쪽으로 꺽여버렸다. 그리고 키를 뽑아 밖으로 있는 힘껏 집어 던져 버렸다.


“착하게 살아. 새끼야.”


바닥에 엎드린 자세를 하고 있는 녀석은 살짝 땅에 닿았지만, 무게가 원체 무거워서 그런지 충격이 컷던 모양이다.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기 119죠? 여기 사람이 쓰러져 있어서요.”


이대로 나두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구급차는 불러주기로 했다.


“가자 도지야.”


-왕.


차에 올라타자 도지가 꼬리를 흔들며, 환하게 미소 지어주었다.


****


“허허, 입술하고 손은 왜 그런가?”


집으로 돌아가는길 노부부에게 저녁 초대를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했는데, 양 조절에 실패해서 많이 만들었다고. 식탁에 앉아 막 음식을 뜨려고 했는데, 노인이 유심히 살펴봤는지 관심을 보였다.


“아, 그냥요. 잘먹겠습니다.”


단련되지 않은 몸으로 너무 무리했는 듯 했다. 주먹이 욱신욱신 거렸으니까.


“차린건 별로 없지만, 많이 먹으렴.”


허리를 제대로 펴시지도 못하는데, 정말이지 음식을 많이도 차려내왔다. 이걸 둘이서 드실려고 했단 말이지?


“우와, 정말 맛있는걸요.”


왜 이 두 노인이 잘 맞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남자는 돈을 잘 벌어오고, 여자는 남자가 딴 생각 들지 못하도록 음식을 기가 막히게 잘하고. 나만의 생각이지만.


“우리야, 자식들 결혼 시키고 노후를 이렇게 즐긴다지만, 자네는 계속 집에서만 지내는 것 같던데. 할애비의 오지랖이라 생각하고,”


식사를 끝내자 할머니가 따뜻한 차를 내왔다. 독특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이 생각났는지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았던 모양이었다.


“복학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돈을 벌기 위해 대학을 나와야 했다. 돈을 벌기 위한 과목도 선택했다. 좋은 직장을 위해 공부를 했다. 그런데 돈이 생겼는데, 굳이 대학을 나와서 무엇하며 좋은 직장을 다니면 무엇하나. 차라리 내가 사업하고 말지.


안그래도 요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음, 재미난 얘기 하나 해줄까?”


“네. 해주세요.”


나보다 오랜시간 삶을 겪은 분의 얘기를 듣는건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


“내 직업은 은행장이었지. 잘나갔다. 명절만 되면 선물이 한보따리씩 쌓였었어. 찾아오는 객들도 많았고. 그러다 퇴직을 했지. 그게 끝이었어.”


“네...”


“지나날 나 잘났다고 얘기 할려고 하는건 아니고, 그 이후부터가 문제였어. 우리 시대에는 대략 일흔정도 되면 죽거든. 나도 그정도 되면 죽을줄 알았지. 헌데 여든이 넘었는데도 아직 살아 있잖아.”


“네..”


무슨 얘기를 하실려고 이렇게 서두가 긴걸까.


“퇴직하고 3년을 신나게 놀았지만, 슬슬 걱정이 되는거야? 주유소에가서 일해야 하나? 폐지라도 주울까? 마냥 놀수만은 없으니까. 자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뭔줄 알겠지?”


곰곰이 생각한 끝에서야 노인이 하려는 말을 알아 들을수가 있었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것을 대비하라는 얘기를 하시는 듯 했었다.


"선생님은 어떤 선택을 하셨어요?"


난 그가 어떤 결정을 내렸고,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건장하게 지내며 무엇으로 여유를 즐기는지 궁금했다. 보통은 재테크이긴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퇴직하고 4년째쯤 난 은행장의 특기를 살려 금융쪽에서 강의를 하기로 마음 먹었지. 그나마 모아놓은 돈 덕분에 강사 자격증을 3년에 걸쳐 취득 할 수 있었어. 엄청나더군. 강사를 하려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걸 뒤늦게 알았지. 다행이 신용재단에서 채택되어져서 10년이 넘도록 강의를 하고 있다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인간의 긴 인생을 들여다 본 값진 시간이었다.


“오늘 저녁, 정말 잘 먹었어요.”


“호호, 다음에 또 오붓하게 식사 같이해.”


문 앞에서 배웅을 해주는 노부부로 인해 오랜만에 사람의 정을 느낄수가 있었다.


-철커덕.


문을 열고 들어서자 도지가 한쪽 눈을 찡그리며 얄미운 시선을 던졌다. 왜 이제 오냐 이거지.


“하하, 미안. 미안. 얘기가 길어져서.”


-왕.


녀석은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장난감을 입에 물고 왔었다. 놀아달라는 얘기 같았다.


“그래.”


장난감을 던져주면 물어오고, 던져주면 물어오고를 반복하며 생각에 잠겼다. 비트코인은 연이어 폭락중이었고, 도지코인은 요지부동이었다.


다 합치면 30억, 적은 돈은 아니지만, 사업한다고 설쳤다가 딱 말아먹기 좋은 돈이었다. 아직 준비도 덜 되었고.


‘더 쪼개서 코인을 사둘걸.’


후회가 밀려오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띵똥.


그런데 코인으로 운명이 바꼈다. 또 한번 내 운명을 바꿀 문자 한통이 날라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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