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1 화 – 새로 시작하는 자.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31 화 – 새로 시작하는 자.
순간 자신을 덮친 어마어마한 오싹함을 애써 무시한 벨드라엔은 류안의 표정을 조심히 살펴봤다.
“그, 크흠. 네우가 눈치가 빨라 얍삽한 면이 좀 있지만, 그···.”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말을 이었다.
“이런 말을 하면 염치없겠지만, 네우를 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쌍둥이 둘이 나와 만나기 전까지 안 좋은 일을··· 겪었거든. 지금이야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네우가 심리적으로 상처가 좀 깊어···.”
벨드라엔의 표정이 씁쓸함으로 어두워졌다.
‘그때의 네우는 정신과 영혼이 망가지기 일보 직전이었지··· 그나마 제우가 곁에 있어서 버틴 것이고.’
그런 사정을 알 턱이 없는···
류안과 상관도 없는데 이해해 달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때.
“네우가 어떤 과거가 있던 내 알 바 아냐.”
류안의 말에 벨드라엔은 역시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였나 여겼지만.
“이미 지나간 것에는 생각하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아.”
류안은 귀찮음을 드러내며 손을 휘저었다.
“그래, 그리고 고마워.”
“응? 뭐가?”
벨드라엔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쌍둥이 둘이 어떤 돌연변이인지 말하지 않는 것. 류안, 넌 알고 있잖아.”
알고 있다.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성별이 없는 무성 돌연변이.
류안은 그냥 설명하기 귀찮고 돌연변이면 되었기에 말을 안 했을 뿐이었다.
백발의 남성은 눈에 바로 보이는 알비노 돌연변이라 말하기는 했지만.
말하지 않은 것이 왜 고마운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마울 것 없어.”
벨드라엔은 류안이 쌍둥이 둘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쌍둥이 둘이 오래전 무성 돌연변이란 이유로 겪은 안 좋은 일.
행여나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절대 원치 않았기에 류안이 그저 고마웠다.
“그래, 고마워.”
류안의 미간이 구겨졌다.
벨드라엔은 그 모습에 웃음을 보이며 방을 나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류안을 보며 이기심의 끝판왕인 신과 많이 ‘다르다’라고 하고 있었지만
정작 벨드라엔 본인도 그런 신들과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벨드라엔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던 류안은 급히 입을 열었다.
“아, 나중에 귀찮아지는 것이 싫어 미리 말하는데, 백발의 남자한테 돌이 완전히 안착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뒤틀림 채워줘야 하는 것 알려줘. 그건 둘이서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해.”
“그래, 알았어.”
벨드라엔은 좀 전보다 더 짙게 웃어 보이며 방을 나갔다.
류안은 이제 귀찮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기며 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 위로 쭉 피면서 기지개를 꼈다.
그럴 줄 알았다.
정말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바로 당일 저녁.
백발의 남성이 잠들어 있는 방 입구에서 류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쌍둥이 네우는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 ···말리지 못했어.”
방 입구 옆에 쌍둥이 제우가 다크서클이 가득한 얼굴로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아있었다.
방안은 아주 난리가 나 있었다.
백발의 남성 가슴에 이식해준 투명한 돌에 있는 넝쿨 줄기들이 거미줄처럼 침대주위에 얽혀있었고,
일부 넝쿨 줄기들이 채찍처럼 방안을 휘젓고 있었다.
촤아아아악─────!
파앙─!!!
네우는 류안과 시선도 마주치지 못하고 한 손으로 보호막을 치느라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힘이 모자라는지 채찍처럼 휘날리는 넝쿨 줄기에 부딪히자 얼마 못 버티고 바로 부서지고 있었으며
다른 한 손은 팔까지 넝쿨 줄기들이 박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류안은 이 환장할 광경을 무덤덤하게 보다가 입을 열었다.
“보호막 치워.”
“어? 위험한데······.”
네우는 류안의 말에 당황하며 휘날리는 넝쿨 줄기들을 막느라 보호막을 펼치고, 부서지면 다시 펼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네우의 온몸은 땀으로 가득했다.
저러다 체력이나 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탈수증으로 죽지 않을까 싶었다.
류안은 미간이 구겨졌다.
요즘 들어 자주 구겨지는 류안의 미간이었다.
“보호막 때문에 다가갈 수가 없잖아.”
“하···지만······.”
류안은 네우를 지그시 바라봤다.
네우는 움찔하다 류안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보호막을 거뒀다.
펼치는 것을 멈추었다.
류안은 발을 움직여 백발의 남성이 누워있는 넝쿨 줄기들이 휘젓고 있는 중심지로 다가갔다.
쉬이이이익─────!
넝쿨 줄기들은 방해하는 것이 없어지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류안을 향해 맹렬히 뻗어갔다.
퍽! 퍼버벅───!!
넝쿨 줄기들은 류안의 옆을 아슬하게
마치 일부러 빗나가기라도 하듯 스쳐 지나가면서 벽에 박혔다.
그 동시에
제우는 자신의 바로 머리 위 벽면에 박힌 넝쿨 줄기를 보며 간담이 써늘해졌다.
류안은 파르르 떨리고 있는 넝쿨 줄기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잡았다.
그러자
거칠게 방안을 휘젓던 넝쿨 줄기들이 수그러지기 시작하면서 류안 주위를 맴돌았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던 넝쿨 줄기들도 풀어지며 길을 열어 주었다.
지쳤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어 조용히 거친 숨을 내쉬는 네우를 지나
백발의 남성이 잠들어 있는 침대 옆으로 갔다.
류안은 백발 남성의 가슴팍에 심장처럼 이식되어있는 투명한 돌을 지그시 바라보고는
그 돌 위에 손을 살며시 얹었다.
단지 손을 얹었을 뿐,
아무런 힘도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으나
넝쿨 줄기들은 화가 난 것이 풀렸다는 듯 백발의 남성 몸에 있는 투명한 돌을 감싸면서 그의 몸 안으로 빠르게 줄어들며 들어갔다.
네우의 손과 팔에 박혀있던 넝쿨 줄기들도 어느새 빠져나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
넝쿨 줄기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 것을 확인한 류안은 돌 위에 얹은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방안은 넝쿨 줄기들이 휘둘리며 생긴 흔적이 남았을 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
“네우─.”
움찔.
류안의 목소리에 네우는 넝쿨 줄기들이 박혀있다 빠져나간 팔을 다른 한 손으로 잡고는 긴장하고 있었다.
“네우, 죽을 고비에 있었던 대형수술을 끝마치고 얼마 되지 않은 사람한테 갑자기 영양보충을 하라면서 억지로 많은 음식을 먹이면 어떻게 될까?”
“······체해.”
네우는 조심히 류안을 바라봤지만,
류안은 백발의 남성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잘 알고 있네.”
“···응, 미안. 자제할게.”
네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류안과 시선을 마주할 수 없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안 좋았다.
사고 쳐서 미안한 감정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때,
고개 숙인 네우의 눈에 빠르게 지나가는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네우는 고개를 들었고
리아인이 쓰러지고 있는 류안을 부축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졸리네······.”
기운 없는 류안의 얼굴을 보며
리아인은 구겨지려는 인상을 겨우 참았다.
“방에 데려다줄게.”
“아니, 아직 괜찮아. 조금 더 지켜보고···.”
류안은 다리에 힘을 주고 제대로 서려고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냥 리아인의 부축을 받은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다음은 없어. 죽든 말든 난 이제 상관 안 해.”
류안의 말에 네우는 다시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조차 염치가 없는 것 같았지만···.
“···미안.”
사과해야 했다.
류안은 아무런 대꾸도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몰라 더 지켜보려 했지만
무거운 눈꺼풀을 이길 장사는 없다고
잠들어 버렸다.
* * *
시간이 흘러
백발의 남성이 눈을 뜬 날.
백발의 남성은 당연히 죽었을 자신이 살아있음에 어리둥절했고,
가슴에 박혀있는 투명한 돌과
몸속에서 느껴지는 ‘신의 손길’에 의한 것이 아닌 예전 자신의 원래 뒤틀림과 비슷한 자연적인 뒤틀림에 상황파악이 안 되고 있을 때.
졸려 하는 류안 대신 리아인이 모두 설명해 주었다.
설명의 끝낸 리아인의 얼굴이 구겨졌다.
주륵───.
백발의 남성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백발 남성의 머릿속에 가슴에 오만가지 감정들이 가득 채워졌다.
자연의 순리대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했는데,
그랬는데.
살 수 있다는 것에
무엇보다 뒤틀림에 괴로워하지 않고
다시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기쁨과 안도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넨 이제 어떻게 하고 싶지?”
국왕 레이쉴의 물음에 백발의 남성은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자신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
“하─아─······.”
레이쉴은 그저 한숨을 쉬었다.
“일단 쌍둥이의 감시하에 이 오두막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해 주겠어.”
그리고 쌍둥이 둘을 바라봤다.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몸 회복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그 후에 자네에 대한 처사를 천천히 정하도록 할 테니.”
레이쉴은 볼일이 끝난 듯 발을 움직여 방을 나갔다.
백발의 남성과 쌍둥이 둘을 제외한 모두가 방을 나가기 위해 움직였고
백발의 남성은 졸려 하는 류안과 그런 그의 어깨를 팔로 감싸 부축하고 있는 리아인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신과 아이.
그 둘의 모습에 부러움이 밀려왔다.
* * *
왕궁 구석 정원에 있는
2층 구조 오두막의 1층 거실.
이젠 모였다 하면 늘 모이는 사람(신 두 명과 드래곤 포함)으로 인해 인구밀도가 높아져 넓은 거실에 다들 모였다.
백발의 남성과 국왕 레이쉴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며 나무 의자에 앉아있었다.
“자네의 처사에 얘기하기 전 이름을 알아야 하겠지?”
“···네, 제 이름은 쇼티스 라고 합니다. 레이쉴 국왕 전하.”
“나에 대해선 알고 있나 보군.”
백발의 남성 쇼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 디케의 저택에서 감금되어 지내긴 했지만, 이 왕국에 대한 기본정보는 검은 옷의 그 사람한테서 흘려들을 수 있었다.
아마 그때는 곧 제물이 될 예정이었기에 신경 쓰지 않고 얘기한 것이겠지만.
“그럼, 바로 본론을 얘기하지. 쇼티스 자네에 대한 것은 나의 누님을 포함해 이곳에 있는 우리만이 알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쇼티스는 알겠다는 듯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존재가 되어야 해.”
쇼티스는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나도 욕심이 많구나···. 살아난 것만으로도 기뻐했으면서···.’
“자네 혹시 모습을 바꿀 수 있나?”
“네?”
쇼티스는 고개를 들어 레이쉴을 봤다.
“다행인 것이 류안 군이 자네를 빨리 발견한 덕에 우리 말고는 아무도 자네를 본 사람들이 없어 왕실 내에서도 비밀로 할 수 있었지.”
‘군? 류안 군이라고? 신이라는 것을 국왕이 모르지 않을 텐데···.’
쇼티스는 자신의 처사에 관한 것 보다 신의 이름 뒤에 붙는 호칭에 의문에 들었다.
“그래서 자네가 은신을 잘하고··· 듣고 있나?”
“아, 네. 죄송합니다. 듣고 있습니다.”
레이쉴은 쇼티스의 얼굴에 드리운 의문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체를 숨기는 것이 안전할 때도 있어.”
쇼티스는 레이쉴의 말에 바로 의문을 접었다.
그런 모습을 본 레이쉴은 다시 본론을 얘기했다.
“자네가 손길에 의한 뒤틀림으로 생긴 힘. 은신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하던데 그럼 변장도 가능하겠지?”
쇼티스는 손길에 의한 뒤틀림은 사라졌지만,
그로 인해 생긴 힘은 여전히 자신의 안에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가능··· 합니다.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을 바꾸거나, 투명화는 아니어도 주변의 풍경을 제 몸에 반사 시켜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아, 당연히 기척도 숨길 수 있습니다. 그 덕에 도망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 잘 됐군. 조만간 새 이름과 새 신분을 자네한테 줄 것이다.”
쇼티스의 눈에 광채가 드리워졌다.
“이 오두막의 관리자가 고령으로 얼마 전에 은퇴해서 마침 새로운 관리자가 필요하기에 자네한테 맡길 생각이지.”
인간 나이 기준으로 고령의 관리자는 루카테르를 말하는 것이었고
백발의 남성 쇼티스한테 임시직을 주기 위해 루카테르는 오두막 관리자에서 강제로 은퇴하게 되었다.
은퇴하게 된 루카테르는 무진장 좋아했다.
후에 오두막 관리자로 있는 것이 엄청 좋은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만.
“필요한 경우 쌍둥이 중 한 명이나 루카테르 님이 동반하는 조건으로 왕궁 밖으로 외출도 할 수 있을 것이야. 물론, 변장하고 말이지.”
“잠깐, 난 왜?”
얌전히 있던 루카테르는 놀라 레이쉴을 봤지만 무시당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이고, 때가 되면 그때 다시 자네가 진짜 해야 할 일을 알려 주겠네.”
“네··· 흐읍─!!!”
쇼티스는 갑자기 눈앞에 보이는 검은 형체.
류안을 보며 숨을 삼켰다.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레이쉴도 숨을 들이쉬었다.
“잘 안착이 되고 있네.”
“크흠, 류안 군.”
“응?”
“그렇게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면 다들 놀라지 않겠나?”
류안은 레이쉴을 가만히 봤다.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끝나긴 했지만 ···하아.”
레이쉴은 이 어린 신한테 예의범절 교육을 해줘야 하나 싶은 생각이 새록새록 들기 시작했다.
레이쉴은 의자에서 일어나 거실 현관문으로 가려고 움직이려다 멈춰 섰다.
“혹, 원하는 이름이 있나?”
“···쇼트. 쇼트로 해주십시오.”
다시 시작하기 위한 새 이름 ‘쇼트’를 말하는 그의 얼굴은 밝았다.
“쇼트? 자네 이름 앞부분과 비슷한데 괜찮은가?”
“네, 그들은 절 제물로만 여겼기에 제 이름은 모릅니다.”
“그럼 그냥 자네 원래 이름으로 해도 될 것 같은데.”
쇼티스 아니, 쇼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모순될 수 있으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전 ‘쇼트’라는 이름이 좋습니다.”
“그런가? 알겠네.”
“감사합니다.”
쇼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현관문으로 향하는 레이쉴을 배웅하려고 했지만,
레이쉴은 손을 들어 보이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거실 현관문을 보고 있던 쇼트는 삐질삐질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저··· 할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류안··· 님.”
쇼트는 삐질삐질 거리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에 탁자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잡고 얼굴을 반만 보이며 쭈그린 자세로 있는 류안이 보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싹했다.
리아인이 그 모습을 정면에서 봤다면
또 동양 귀신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었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류안은 얘기가 끝난 줄 알고 쇼트한테 다가갔다가 둘이 이름에 관해 말을 하고 있길래 서로 바라보는 시선에 방해되지 않게 몸을 낮춘 것뿐이었다.
“저··· 류안 님?”
“류안.”
“네?”
“그냥 류안 이라고 불러.”
“하지만···.”
류안은 오싹함을 준 그 자세로 쇼트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알겠습니다.”
“존대어 안 해도 돼.”
“하지ㅁ··· 네··· 아니, 응.”
쇼트는 삐질삐질 하는 것이 멈추지 않았다.
이런 류안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냥 철없는 소년 같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라면 아무도 류안이 신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 확실했다.
본인은 의도한 것이 아니겠지만,
주변인들이 그렇게 보이도록 그의 행동을 가만히 두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할 말이 있었던 아···냐?”
“아, 가슴에 그 돌 잘 안착이 되는 것 봤으니까 됐어.”
류안은 쭈그린 자세에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어느새 뒤로 다가온 리아인의 손에 의해 양쪽 겨드랑이가 들리며 일으켜 세워졌다.
리아인은 어째 류안이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되어가면서 점점 개구쟁이가 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런 류안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지만도 않았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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