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9 화 – 한밤중의 외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자한테 누군가가 봐준다는 것이 참 힘이 되고 고마운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제 29 화 – 한밤중의 외출.
깊은 밤.
달은 보이지 않는
구름 한 점 없이 별들이 빛나는 밤.
류안은 천천히 눈을 떴다.
보통 때라면 웬만해선 깨어있지 않을 시간.
침대에서 일어난 류안은
맞은편 침대에 잠자고 있는 리아인을 잠시 보고는 창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갔다.
그리고 창문을 아주 조용히 닫았다.
2층 테라스.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왔고,
류안의 긴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따라 흩날렸다.
류안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자네, 정말 괜찮겠는가?
‘---’의 사념체 목소리가 들렸다.
“뭐가?”
-자네는 원치 않았으니 거부했을 것인데, 지금 그 길로 가려는 것 같아서 말이지······.
“아냐, 확인해 볼 것이 있어서 내 맘대로 해보는 거야.”
류안은 눈을 감은 채 미소 지었다.
- ···그런가?
“응, 그런 거야.”
‘---’의 사념체는 류안의 ‘방’에서 보이는 것들을 보며 또다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넨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가?
류안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드래곤 루카테르도 그렇고 뭘 보냐고 묻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이는 것을 보는 것뿐이야.”
- ·········.
사념체는 침묵했고
류안은 감았던 눈을 떴다.
“찾았다.”
사냥감을 찾은 듯 류안의 얼굴에 눈동자에 날카로움이 자리했다.
류안은 별빛으로 테라스 바닥에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를 발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림자에서 반투명한 검은색의 그림자 정령이 모습을 보였고,
이내 류안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류안의 작은 붉은색 브로치가 달린 밝은색 잠옷이 그림자가 지듯이 검게 물들어갔다.
그림자 정령은 밋밋한 것이 싫었는지
잠옷을 멋들어진 검은 야행 복장으로 변화시켰다.
류안은 잠시 옷을 확인해보고는 테라스 난간 위로 올라섰다.
류안의 오른손에 기생 중인 기생 마수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는 조그마한 앞발로 엄지를 들어 보이며 자신만 믿으라는 듯 결의 찬 모습을 보였다.
기생 마수는 버려진 신전에 갔다 오고 힘들어하는 자신의 숙주인 류안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자고 맘먹었다.
류안은 이 두 존재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무시하고 난간을 박차며 하늘을 향해 나아갔다.
그와 동시에
오른손등과 손목에 걸쳐있던 세 개의 붉은 돌과 문양이 사라졌다.
그리고
류안의 검고 긴 머리카락이 일렁이면서 등에서는 한 쌍의 검은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 * *
별들만이 빛나는 밤하늘에
새를 닮은 검은 그림자가 별빛을 가리며 날아갔다.
수도 서쪽 성벽 밖.
‘미지의 숲’ 깊숙한 곳에 자리한
크고 화려한 3층 구조의 저택.
3층 한가운데에 자리한 방 안에서 한 남자가 불안해하고 있었다.
“젠장, 기껏 돌연변이를 힘들게 뒤틀어났는데 도망을 쳤어. 이러면 그 녀석들한테서 받기로 한 껍데기를 못 받게 되잖아.”
불안해하며 짜증을 내던 남자는 자신의 몸을 조심히 살펴봤다.
몸 군데군데 붕대가 감아져 있었고 붕대 틈으로 썩어가는 피부 보이며 역한 냄새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방 안에도 역한 냄새로 가득 차
남자는 환기를 시키기 위해 테라스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 들어오면서
그와 동시에 목소리가 들렸다.
“‘덮음’의 신 디케. 여기 있었네. 마중 나온 거야?”
붕대로 감싸고 썩어가고 있는 남자.
‘디케’는 흠칫하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테라스 난간에 한 존재가 천천히 내려와 발을 디뎠다.
밤하늘의 검은 빛이 모여 사람의 형상을 한 듯이 검고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나타난 존재.
그 존재의 등 뒤로 보이는 한 쌍의 커다란 검은 형체가 사라지며 보이는 별빛이
마치,
밤하늘의 어둠을 삼키고 별빛을 뿌리는 것 같았다.
“넌 누구냐? 여긴 어떻게 알고··· 내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지?”
디케는 경계하면서 눈앞의 검은 존재.
류안을 찬찬히 살펴봤다.
검은 옷을 입고 있지만,
그 녀석들의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옷.
사냥꾼의 문양도 없었다.
그 조직의 일원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풍기는 기운이 일개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넌 뭐냐? 신이냐?”
류안은 일부러 지켜보는 힘을 집중시켜 권능의 힘을 티 나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디케의 상태가 더 자세히 보였다.
“‘방’에 못 들어가고 있었나 보네.”
디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권능 남용을 심하게 했나 봐. 반동으로 ‘방’이 소멸하기라도 했어?”
* 신의 방
신이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권능을 과용하거나 반동으로 인해 지치고 이상이 생겼을 때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본인의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 공간.
디케는 류안의 말에 정곡을 찔린 듯 과잉반응을 보였다.
“뭐냐 네 놈은··· 영역 싸움이라도 하러 온 거냐?”
“내가? 뭐하러?”
류안은 난간에서 사뿐히 내려와 디케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디케 바로 앞까지 다가간 류안은
몸을 살짝 기울려 눈앞의 썩어가는 신을 바라봤다.
“난 내가 보는 것 자체가 내 영역이라 공간에 얽매이지 않아.”
류안은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건방져 보이는 류안의 모습에 짜증과 화를 내려던 디케의 눈이 커지고 있었다.
지금 당장 필요했기에
너무나 간절히 원했기에 보인···.
“너··· 그 육체 어떻게 구한 거지?”
“응?”
류안은 디케의 의외의 말에 살짝 당황했다.
디케는 류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인형’이 아닌 인간의 육체.
게다가 자신처럼 썩어가는 빈 껍데기가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육체.
가지고 싶다.
디케의 눈동자에 광기가 서리기 시작하면서 류안을 향해 손을 뻗었다.
류안은 그 모습에 처음 느끼는 거북함에 뒤로 물러섰다.
류안은 눈앞의 신을 통해 ‘신의 손길’을 남용한 신에 대해 알아보려 했지만,
“음, 이거 안 되겠네.”
-그냥 바로 ‘--’하는 것이 어떤가?
“확인해 봐야 할 것이 있어서 지금은 안 해.”
-확인? 어? 조심하게!!!
디케는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류안을 향해 다시 손을 뻗어 맹렬히 달려들었다.
류안은 예전과는 다른 놀라운 반사신경을 보이며 몸을 옆으로 살짝 돌려 피했으며
그 바람에 디케는 달려들던 작용으로 휘청거리며 쓰러질 듯 테라스 난간에 부딪혔다.
류안의 뺨에는 디케의 손톱에 긁힌 한 줄기 상처가 생겨 있었으나,
그 상처는 바로 붉은 연기를 보이며 말끔히 사라졌다.
그것을 본 디케의 눈동자에 서린 광기는 더 짙어져 있었다.
그리고 좀비처럼 삐거덕거리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에게 줘.”
“·········.”
류안은 줄 수도 없는 것을 탐하는 모습에 난감해하며 그를 봤고
디케의 거친 움직임에 풀어진 붕대 사이로 급속도로 썩어가는 피부가 보였다.
류안의 육체를 탐내고
자신의 몸을 두른 껍데기를 거부하면서 썩어가는 속도가 더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그 육체만 있으면··· 난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그것들의 절대자가 될 수 있어.”
“절대자?”
-미쳤군.
광기로 미쳐버린 듯 디케의 얼굴은 일그러지며 흉상을 보였다.
“하─아······.”
류안은 한숨을 쉬며 미간을 찌푸렸다.
등 쪽에서 기생 마수가 씩씩거리며 성질을 내는 것이 느껴졌고,
옷에서도 그림자 정령의 분노가 느껴졌다.
거기에 더해
‘---’의 사념체도 저대로 두면 안 된다고 닦달을 해댔다.
“그래, 그냥 하려던 것 할게.”
류안은 눈앞에 썩어가는 신 디케를 응시했다.
“내게··· 줘. 그 몸을··· 내게 줘······.”
디케의 눈은 맛이 가 있었고,
이미 이성을 잃었는지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류안은 오른손을 펼쳤다.
옷에 달린 작은 붉은 브로치에 일순 빛이 보이더니, 그의 펼친 손에 기괴한 모양의 하얀 창촉.
백발 남성의 뒤틀림이 스며들어있는 기괴한 모양의 창촉이 자리했다.
곧 하얀 창촉은 은빛을 발하며 형태가 변화하더니
기괴함은 사라지고 성스러워 보이는 은빛을 머금은 하얀 단창으로 변했다.
“내 것이야─!!!”
디케는 광기로 인해 갈라지고 쉰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류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몸에서 검붉은 색으로 물든 붕대가 풀어지면서 이리저리 흩날렸고, 썩은 살점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끔찍한 몰골을 보였다.
거칠게 뻗어오는 디케의 손을 류안은 무릎을 살짝 굽혀 자세를 낮추면서 피했다.
검고 긴 머리카락이 흉측해진 손을 스치며 휘날렸고 낮춘 자세 그대로 바깥쪽 발로 바닥을 박차며 그 품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양손에 힘을 주어 앞으로 밀었다.
푸욱───!!
낯선 소리에 움직임이 멈춘 디케는 고개를 숙였다.
검은 긴 머리카락의 소년이 보였고,
소년의 손에 있는 은빛을 머금은 하얀 단창이 자신의 가슴팍 중앙에 박힌 것이 보였다.
디케는 순간 정신 차렸다.
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하얀 창.
형태와 기운이 그 검은 옷 조직의 하얀 창과는 다른 듯해 보였으나,
분명 신을 소멸시키는 하얀 창이었다.
“너의 ‘손길’로 생긴 뒤틀림 돌려줄게.”
류안은 양손에 더 힘을 주어 신의 가슴팍에 박힌 하얀 단창을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허억─!!!"
디케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주춤주춤 뒷걸음을 쳤다.
류안은 디케가 물러나자 낮췄던 몸을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 손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디케를 바라봤다.
디케는 공포로 인해 떨리는 손으로 가슴에 박힌 하얀 단창을 급히 뽑아 바닥에 던졌고
은빛이 사라진 하얀 단창은 바닥에서 원을 그리며 테라스 구석으로 굴러가 멈췄다.
디케는 자신의 권능의 힘을 이용해 하얀 단창으로 생긴 상처를 어떻게든 덮으려 했다.
하지만
창에 깃들어 있던 신을 죽이고 싶다는 염원이 담긴 뒤틀림은 이미 모두 디케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이내 은빛을 드러내며 그의 몸을 갈아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디케의 온몸은 은빛에 순식간에 뒤덮여 서서히 가루로 변해갔다.
그러면서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싫어했던 백발 남성의 또 다른 염원이 반응한 듯
은빛 가루는 허공에 흩날리지 않은 채,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오리치며 바닥으로 천천히 가라앉은 후 그대로 사라졌다.
류안은 그 광경에 아무런 감흥이 없었지만,
다른 이들이 봤다면
경이롭고 아름다웠다고 표현했을 것이다.
-호오~.
‘---’의 사념체 역시 감탄했다.
류안은 테라스 구석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하얀 단창을 집어 들었다.
단창은 원래 형태였던 기괴한 모양의 하얀 창촉으로 돌아가 있었다.
류안은 그것을 가만히 보며 묘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작은 붉은 브로치의 아공간에 넣었고
‘---’의 사념체한테 의문을 던졌다.
“신의 ‘방’이 사라지기도 하나?”
-음··· 사라진다고 하기보다는 기능을 상실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념체는 잠시 소멸하기 전 신 디케의 썩어가던 모습을 되새기고는 말을 이었다.
-아마, 권능 남용의 반동으로 신의 자격을 잃고 ‘방’에만 감금되듯 있는 것 대신 방을 포기하고 신의 자격을 유지하려고 한 것 같은데. 오히려 그 때문에 쉴 수 없게 됐으니 ‘인형’은 물론이고 신의 몸체도 망가져 갔을 것이다. 그것을 껍데기로 대체한 것 같지만 역시 무리였던 것이지.
“그때도 껍데기가 있었어?”
-아니, 없었다.
“흐─음.”
류안은 잠시 생각을 하려다 귀찮아져서 그냥 그만두고 테라스 난간에 올라섰다.
“오두막으로 돌아가자.”
그리고는 난간을 박차고 나아갔다.
류안의 등에서는 다시 한 쌍의 검은 큰 형태가 모습을 보였다.
- ·········.
‘---’의 사념체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 때와는 다른 형태의 신의 만행.
그리고,
이곳에 존재하는 신들과는 묘하게 다른 신.
우연일까 생각하던 그때.
사념체는 류안의 질문을 받았다.
“‘---’ 외에 절대자가 따로 있었어?”
-아니, 없었다.
“음─, 벨드라엔도 없다고 하긴 했는데.”
잠시 ‘---’와 절대자에 관해 생각하려던 류안은 곧 방금 한 말을 후회하게 되었다.
-오~ 벨드라엔을 아는가? 아, 그때 왕궁에 있던 그 신이 벨드라엔 이었군. 신전에 사념체로 오래 있다 보니 잊고 있었어. 나 때는 벨드라엔도 너처럼 ‘어린 신’이었지.
류안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사념체는 오두막에 도착할 때까지 주절주절 벨드라엔 과의 추억을 끝없이 얘기했으며,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 했던 류안은 급 피곤해졌다.
그러는 동안,
왕궁 내 구석진 정원에 있는 오두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이런···.”
-응? 왜 그러나?
류안의 말에 ‘---’의 사념체는 뭔가 큰일이 났나 싶었는데.
“리아인이 깨어났네.”
- ·········.
“음, 화난 것 같은데.”
-큰일이군.
사념체는 류안의 ‘방’에 더부살이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리아인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고
거기에 한 가지 더 추가로 알게 되었다.
집착이 심한 브라더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과
분리불안증도 있다는 것.
류안은 오두막 2층 테라스에 착지했다.
그리고
테라스 창문을 열어둔 채 팔짱을 끼고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리아인을 바라봤다.
“다녀왔어.”
류안은 밝게 웃어 보이며 방으로 들어갔다.
리아인은 방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 류안을 보고 테라스 창문을 천천히 조용히 닫았다.
기생 마수와 그림자 정령은 제자리로 돌아가
류안은 나가기 전의 모습인 잠옷 차림으로 있었다.
리아인은 침대에 걸터앉았다.
류안도 맞은 편 자신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둘은 서로 마주 보며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 ·········.
사념체만는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침묵 속에 긴장감에 빠져있었다.
그러던 중,
류안이 먼저 침묵을 깼다.
“궁금한 것 있어?”
“·········.”
리아인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이 류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없어?”
류안은 알 수 없는 리아인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
“피곤하지 않아?”
리아인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화도 나 있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 모습을 보며 류안은 답했다.
“음, 좀 피곤하긴 해.”
“그럼, 얼른 자.”
여전히 고개 숙인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는 리아인의 모습에 류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퍼뜩 생각난 것이 있어 말했다.
“안아줄까?”
이 말에 리아인은 이렇게 커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놀란 토끼 눈을 하고는 휙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들어 류안을 봤다.
-자··· 자네 지금 무슨 그런···.
“응?”
류안은 리아인과 사념체가 심하게 놀라며 반응하는 것에 오히려 놀라고 당황했다.
“어? 내가 뭐 잘 못 말했어? 포옹해준다고 하면 되나?”
좀 전보다는 덜하지만
리아인의 커진 눈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고
머릿속에서 ‘---’의 사념체가 뭐라뭐라 하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어 류안은 설명을 해야 하나 싶어 말했다.
“왜?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불안하고 긴장해 있는 어린 동물한테 형제자매나 어미의 체온과 심장 박동 소리를 들려주면 안정을 되찾잖아.”
류안의 말에 저러다 눈 튀어나오지 싶었던 리아인의 눈은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갔고
호들갑을 떨었던 사념체도 조용해 졌다.
“인간도 동물이라서 같은 효과를 줄 것 같은데. 아니야?”
머리 위에 물음표가 보일 것 같은 류안의 표정에 리아인의 입이 호선을 그리더니
“하, 하하하─.”
이내 호탕하게 웃었다.
-그··· 크흠, 내가 오해했군. ······미안하네.
눈가에 눈물이 맺히도록 웃는 리아인의 모습에 류안은 이유를 몰라 미간이 살짝 구겨졌지만,
괜찮아 보였기에 그것에 만족하며 넘어갔다.
“하─······.”
리아인은 후련함에 웃음을 멈췄다.
‘누가 신 아니랄까 봐, 내 상태는 귀신같이 알아보네.’
리아인은 침대에 앉은 몸을 움직여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류안도 똑같이 자신의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눕고는 눈을 감았다.
아침이 오려면 이른 어두운 새벽.
한 사람은 긴장이 풀려서
한 명의 신은 피곤함에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쳇.
이 소리에 리아인은 순간 움찔했지만,
잠결에 잘 못 들은 것이라 여겼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환영합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