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연필 도토리의 글방

너 네들 게임에 대해 좀 알고 싶니?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일반소설

완결

연필도토리
작품등록일 :
2020.01.16 00:14
최근연재일 :
2020.02.06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193
추천수 :
29
글자수 :
101,652

작성
20.01.21 12:00
조회
172
추천
6
글자
9쪽

난 왜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가? (머리말)

원래는 게임 전문 대학 수업용으로 사용했어요.




DUMMY

난 부산에서 태어나서 찢어지게 가난한 동네에서 살았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전쟁 이후 부산에 내려온 사람들이 만든 판자촌에서 출발한 작은 동네였고 지금 생각해도 참 어렵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당시의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은 얼마나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그렇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컴퓨터를 사달라는 아들을 위해서 당시의 거금 100만원이 넘는 돈을 나에게 투자해주셨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나는 우리 딸이 사달라고 하는 피아노 중고 한대를 사주기 싫어서 사실은 손이 벌벌 떨리는 느낌으로 아이들에게는 웃음을 지었지만 사실 웃고 있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그래봐야 150만원정도의 돈이고 내 월급에서 1/4정도 수준이었는데···


당시의 100만원은 아버지가 돈을 벌지 못하는 우리집에서 거의 3달정도의 생활비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머니의 월급의 2배에 가까운 돈이었으니까.


[그림 1: 이것이 그 당시 구매했던 문제의 대우 아이큐2000 ]


그 컴퓨터로 나는 왜 빌게이츠나 안철수가 되지 못하고 이렇게 게임을 만드는 게임쟁이가 되었을까하고 최근에 한번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담배를 몇 대나 피우고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해서 그냥 혼자 웃고 말았다.


그리고 또 다시 가장 힘든 상황 속에서 고민했다.

그런데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다보니 아직 나는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가장 근원적인 나의 딜레마는 무엇일까를 알았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가난함의 원천.

다시는 가난하고 싶지 않다는 그 마음이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힘이었고 그러한 가운데 나의 꿈이라고 생각한 게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마음으로 내 꿈을 향해 달려온 것 자체가 나에게는 언제나 딜레마였던 것이다. 게임 사업을 한 몇 년간 나에게 게임은 그 동안 좋아하고 꿈처럼 여겨오던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괴로운 수단과 과정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살만해지고 나서도 여전히 그 생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내가 몸 담고 있던 회사 역시 여전히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회사. 즉 내가 딜레마로 가지고 있었던 그 부분을 깨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아니 깨지 않게 함으로서 많은 직원들이 일을 해야만 하도록 유도당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또한 나를 따르는 사람들의 생계 역시 책임져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나에게 또 다른 근원적인 무거움을 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역시 들었다.


포기하면 편한데.

내 뒤에 있는 이 사람들.

그리고 나와 엮여서 함께 꿈을 꾸고 있다고 여겨오던 사람들.


그 사람들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게임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어느새 그렇게나 좋아했던 게임을 싫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기분좋게 내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들을 즐겁게 즐기지 못하고 분석하고 어떻게 돈을 버는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게 팟캐스트 방송(도토리의 스맛게임)이었고 그 방송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내 마음이 나에게 진실을 답해주었다.


“틀렸어. 넌 게임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관점 자체가 예전과 달라졌어. 네가 알고 있고 네가 만들고 싶었던 게임은 이런 게 아니었잖아?”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내가 그렇게 욕하던 돈만 아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어보고 있었던 건

“어떻게 하면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겁니까?”

라는 질문이었는데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하면 얄팍하게 돈을 뜯어내는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지를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내가 깨달은 것도 포함되어있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얄팍하고 우물안개구리 같은 지식으로 말이다.


늦게나마 나에게 그것을 깨달을 기회를 준 세상의 인연이라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우리 2명의 아이들, 한 명의 아내로 구성된 나의 최고의 파티.


그러한 우리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게임을 만들어온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세상에 감사하고 싶어졌다.


난 게임을 만들고 싶고 내가 만든 게임을 통해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같이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앞으로 만들 것이다. 건방진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은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부끄럽지 않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대신 나를 위해서 시간과 청춘을 사용해준 사람들에게는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줄 시스템을 회사에 만들 생각이다.


나에게 다시 한번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 “게임”에게 다시 한번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에게 묵묵히 기다려주면서 언젠가 내가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 드는 “게임”에게 고마움이 가득하다.


덕분에 먹고 살수 있었고.

어디 가서 핫바지 소리 듣지 않게 해주었고,

아직도 사투리를 고치지 못해서 포기한 이런 부산 지방대 출신 촌뜨기에게 가족과 믿을만한 동료들을 만들어주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서 돈을 벌고 싶어하고 그들은 나에게 여전히 물어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버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왜 당신들이 게임으로 돈을 벌고 싶어하는지 하나하나 나는 들어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 못 먹는 술잔을 기울이면서 잠 안 오는 커피를 마셔가면서 그들과 이야기해본 결과는 그들 역시 게임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어떻게든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만났지만 그들과는 더 이상 인연을 가지고 싶지도 않고 앞으로도 나는 그런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 게임을 만들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사랑하는데도 부족한 게 시간인데···


무더운 여름이 지나서 시원한 가을이 올 때까지 몇 달간의 나의 고민과 방황은 이제 끝났고 겨울이 다가올 무렵이 오면 나는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실패한다고 해도 후회는 없을 새로운 게임개발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하면서 내가 과연 “게임”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역시 고민했다.

팟캐스트 방송도 계속해서 하면서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겠지만 또 하나 내가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것이 바로 지금부터 여러분의 머리 속을 탐험해 나갈 이 책이었다.


이 책의 기획은 이미 10년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러한 여유가 없었다.


이제 그러한 여유가 생겼고 “게임”이 나에게 그 동안 해준 것에 대한 또 다른 보답을 이렇게 해보고자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지 모르고 정말 책으로 출간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게임을 개발하는 또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되게 할지도 모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게임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지도 모른다.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되던지 그것은 이 책에서 어떠한 것을 보고 싶은지에 따른 그들의 마음이겠지만 적어도 하나만은 알고 끝났으면 좋겠다.


“게임을 사랑하지 않고 게임을 만들지 말자.”


적어도 7년이 넘게 나와 같은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며 게임을 사랑해서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여러분들은 몇 년간 빙빙 둘러서 결국 초심으로 돌아오지 말고 처음부터 게임으로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당신의 친구들, 당신의 직원들, 당신의 동료들과 맥주 한잔하면서 밤새 이야기했던 그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진정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만들고 싶었던 그 게임이 세상에 나가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 원숭이 섬의 비밀이 그랬던것처럼.


나 역시 ,

당신들 역시,


그런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게임쟁이로서 나의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 글을 읽게 된 여러분들에게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뜨거운 여름의 한 복판에서 아이스 모카커피와 담배 한대로 시작하며···





순수하게 그냥 게임 사업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정리 중.


작가의말


오래된겁니다.
그냥 편하게 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일
    20.02.06 20:48
    No. 1

    전 부러운 사람들이 두종류인데. 외국어 잘하는 사람이랑 컴퓨터 잘하는 사람이요. 제 기준에서는 외계인 혹은 마법사라서요. 부럽당.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연필도토리
    작성일
    20.02.07 00:32
    No. 2

    그낭 하는것들이잖아요. 전 잘생긴사람이 부러운데 ㅎㅎ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너 네들 게임에 대해 좀 알고 싶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본 글은 고도리 선생의 외전. 20.01.16 70 0 -
19 (맺음말) 왜 이 글을 썼냐 하면요. 20.02.06 96 1 5쪽
18 게임을 처음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20.02.06 49 0 17쪽
17 2012년 대선주자들과 스마트폰 게임과의 즐거운 비교. 20.02.05 43 1 18쪽
16 골프존에게 게임의 길을 묻는다. 20.02.04 49 1 16쪽
15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로 깨닫는 게임 개발의 비법! 20.02.03 41 1 16쪽
14 가끔은 눈을 감고 느낌대로 걸어가는 보는 것도 방법이다. 20.02.02 58 1 13쪽
13 게임의 기획자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걸까? 20.02.01 47 1 10쪽
12 약간의 미래의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20.01.31 41 1 12쪽
11 다운로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은 기본이다 20.01.30 98 1 10쪽
10 목적에 맞는 게임인가? 버그가 없는 게임인가? 20.01.29 44 1 6쪽
9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는 싸움을 할만하다. 20.01.28 57 1 13쪽
8 잘 싸우는 사람들 뒤에 숨어서 공략하자. 20.01.27 40 1 13쪽
7 캐릭터 선택과 디자인의 흐름을 잡는 현실적인 팁! 20.01.26 45 1 7쪽
6 스마트폰 게임은 보편적 다수를 위한 것? 20.01.25 60 2 11쪽
5 일본의 PSP게임시장을 통해 배워보는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이야기 20.01.24 57 2 13쪽
4 NDS게임과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비슷한가? 20.01.23 43 2 9쪽
3 거치형 게임기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20.01.22 64 3 10쪽
2 스마트폰 게임과 PC온라인 게임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자. 20.01.21 89 2 16쪽
» 난 왜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가? (머리말) +2 20.01.21 173 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