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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도서관의 호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무슨
작품등록일 :
2021.05.12 11:30
최근연재일 :
2021.06.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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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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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단자(1)

DUMMY

하루 쉬었지만 마나 고갈로 인한 피로가 남아있었다.

출근해서 마지막 날에 이어 일하러 갔더니 관장실에 아무도 없었다.

관장은 수도 경비를 위해 지휘소와 가까운 곳에서 대기 중이랬다.

이단은 대부분 붙잡혔지만 혹시 모른다는 이유였다.

덕분에 홀로 관장실에서 일하다 점심시간에 1층으로 내려갔다.


“혼자 관장실에서 일하다니 부럽네용.”

“그냥 하루만 더 쉬고 싶어요.”

“이번에 이단 체포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면서요?”

“한 거 없어요.”


레시아는 오늘 수도 순찰 업무를 받았다고 했다.

덕분에 나 혼자 질문 폭격을 받았다. 기절해있었다고 대충 넘겼지만 주변의 시선이 열렬했다.

한동안 도서관 당직 대신 수도 경비대원과 짝지어 순찰하게 되었다.

도서관은 이 거위 골렘들이 지키게 되고.


“꾸왁.”

“이건 내 빵이야.”


거위 골렘에게서 빵을 사수하던 꼴을 보던 크리스틴이 말했다.


“그래도 빨리 불씨가 꺼질 거 같아용. 반역 주동자가 몰살하고 도망가려고 했다고 알려지면서 전의를 잃어버린 이들이 늘었어요.”


크리스틴이 자신의 빵을 거위 골렘에게 내밀었다.

거위 골렘이 크리스틴의 팔을 쪼고 밀어내고 반복했다. 왜 내 빵만 노리냐고.

크리스틴은 다른 선생님들의 수다 속에 섞여 들어갈 만큼 작게 속삭였다.


“주동자가 도서관에 잠입한 스파이와 접선을 한 적 있다고 하네용.”

“그럼 우디 왕국이랑 관련이?”

“그쪽으로 넘어갔을 확률이 높죵. 아무래도 실전된 치유 마법 사용자니까용. 쉽게 받아줬겠죵.”


거위 골렘이 불만스레 울었다.

결국 빵을 잘라 주자 찹찹거리며 잘 먹었다.


“그러면 스파이는 아직 심문 중이네요.”

“아뇨, 어제 사망했습니당. 덕분에 포로 교환은 물 건너 갔지만용. 그래도 우디 왕국에 반역자 송환 요청을 할 예정이에용.”


그렇구나. 아니지 아냐. 난 듣고 싶지 않아.

돌릴 화제 거리가 뭐가 있지.


“저 내일 당직인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무도 안 알려주시더라고요.”

“수도경비대로 가셔야죠. 순찰이니까용.”

“하하. 역시 그렇죠?”


내가 듣고 싶지 않다고 바로 눈치 챈 크리스틴은 날 차갑게 한번 쏘아봤다.

마나교에게 한방 먹이고 싶어서 왕녀의 일을 도와주는데 그렇다고 다른 일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크리스틴이 순순히 일어났다.


“로소 선생님은 단델리온 선생님이 만든 타르트가 안 먹겠대용.”

“왜애?”

“아 그럼 나 먹을래!”


내게 빵을 내던진 크리스틴은 자리에 일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합류했다.

본거지에서 그런 일도 있었고, 이제 몸 좀 사려야지.


“···자, 밥이다.”

“꽥.”


다음날, 당직 순서대로 신입 경비대원과 짝을 이뤄 그게 외곽을 순찰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도 이제 1년차라서 빠삭해졌어요! 뭐든 물어봐주세요!”


사수 경비대원은 비상 체계라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발령 났다.

비상이라고 수도 안 경비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낮은 연차와 피로도 높은 자들을 짝을 이뤄 순찰을 돌게 했다.

날씨 좋고~.


“마법사님?”


얼른 봄이 오면 좋은데. 북부보다 아니더라도 겨울은 춥다.

신입 경비대원이 내 눈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내가 시선을 신입 경비대원에게 돌리자 신입 경비대원은 당황하다 대뜸 박수를 쳤다.


“연무대회 우승했다면서요. 저도 보러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수도 순찰을 강화시키는 거 있죠?”


귀족 나리들이 수도로 행차하는데 순찰 강화는 당연한 처사였다.

진짜 이유를 모르는지 신입 경비대원은 불만을 줄줄 말했다.

동쪽 문에서 남쪽 문까지 한 바퀴 돌고 또 돌았다.

시간 끝날 때까지 계속 순찰 위치를 돈다.


“와, 수호 기사단이에요!”


신입 경비대원의 말대로 남쪽 문 인근에서 흰 갑주가 시리게 빛났다.

수호 기사 둘만 돌아다니고 있다.

누군가를 찾는 듯 양피지와 지나는 사람들 얼굴을 번갈아보며 대조했다.

신입 경비대원의 눈이 반짝였다.


“수호 기사단 좋아하니?”

“당연하죠! 수호 기사단은 마나신을 위해 목숨도 바친 사람들이잖아요!”


마나교가 가짜이듯, 수호 기사단도 그런 집단이 당연히 아니다.

수호 기사단은 마나교가 가짜 종교라 아는 귀족들과의 결합을 견고하게 위해 신전이 귀족들의 혈연들이 안전한 일거리를 주고자 설립한 기사단이었다.

수호기사 둘이 시끄럽게 떠드는 신입 경비대원 쪽을 쳐다보더니 이쪽으로 다가왔다.


“제, 제가 너무 시끄럽게 했나 봐요.”


수호기사 중 하나가 사과하는 신입 경비대원을 무시했다.

양피지를 한 번, 내 얼굴을 한 번 확인하더니 내게 물었다.


“왕립 아카시아 도서관의 로소가 맞습니까?”

“접니다만 무슨 일인가요?”

“이단이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단 심문 및 재판으로 이단 재판소로 가야합니다.”


큐 팀장인가. 아니면 어머니가 나를 아들이라 소개했던 그 장소에 있던 누군가가.


“도주의 위험이 있으니 마법 도구는 모두 꺼내주십시오.”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아셨대요.”

“순찰을 돌고 있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반항해봤자 좋은 꼴은 못 봐서 순순히 아머링을 내줬다.

수호 기사 중 하나가 내 아머링을 압수해갔다.

내 한쪽 팔당 한 사람씩 붙잡았다.

옆에서 신입 경비대원이 발을 동동 굴렀다. 맞아.

연행되기 직전에 간신히 잠깐을 외쳤다.


“저 사람 이제 1년차인데 혼자 두면 안돼요! 도서관에 다른 사람이라도 부르게 해주세요.”

“안 됩니다. 도주의 위험이.”

“그럼, 당신의 연락구로 통신하면 되잖아요.”


연락구 하나 쯤 들고 다니겠지.

날 의심스럽게 쳐다봤지만 마지못해 연락구를 꺼냈다.

도서관 공용 연락구로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임시 휴관 중이라 자기 자리 말고 다른 곳에서 근무 중일 거예요. 이쪽으로 해보세요.”

“누구지?”

“자료관 총괄 팀장님이요. 제 걸로 하세요.”


수호기사는 기어코 자신의 연락구로 시도했다.


-왕립아카시아도서관 총괄팀장 리콜 거베라입니다.

“수호 기사단입니다. 로소의 이단 혐의가 있어 이송중입니다.”


영상구에 맺힌 상 뒤편에 내가 보였다.

리콜 팀장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어줬다.

영상구 안에서는 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순찰 할 사람 부르고, 당직에서 빠지는데 저와 로소 선생의 사인 둘 다 필요하니 도서관으로 먼저 오시지요.

“지금 바로 재판소로 가야합니다.”

-어차피 일찍 가든 늦게 가든 접수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여기도 형식이 있습니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책임 져줄 것도 아니잖습니까!


오, 리콜 팀장답지 않게 수호 기사에게 강하게 나갔다.

수호 기사는 다른 기사와 눈 마주치고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허가가 나자 신입 경비대원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 올 때까지 혼자 순찰하다가 봉변당하지 말고 남쪽 문으로 가세요.”

“저도 1년차인데!”


1년차면 아직 신입이구만. 나도 1년차긴 한데.

신입 경비대원의 항의가 끝나기 전 수호 기사가 이동 마법을 사용했다.

수호 기사도 가벼운 마법 정도 사용 할 수 있는 듯했다.

도착한 도서관 현관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는 현관문 잠가요. 임시 휴관인줄 모르는 이용자가 들어오기도 하거든요. 그냥 바로 3층 사무실로 이동하세요.”


수호기사는 내 말대로 해줬다.

생각보다 순순하게 따라주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리콜 팀장은 제 자리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수호 기사가 헛기침을 하자 리콜 팀장이 그제야 우리를 쳐다봤다.


“지금 바로 가야하나?”

“지금 보다시피 이단 혐의가 있다고 오래요.”


리콜 팀장이 날 붙잡고 있는 수호 기사들을 가느스름하게 쳐다봤다.


“명령서는 있나.”


수호 기사는 불쾌한 표정으로 서류를 보여줬다.

리콜 팀장은 꼼꼼하게 읽고 내게 손짓했다.


“그럼 당직대직근무승인서를 작성하게.”

“넵.”

“수호기사님들은 저쪽에 앉아계시지요.”


수호 기사 둘은 사무실 한 쪽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 가서 앉았다.

다과가 앞에 있어도 초조하게 시계를 보고있었다.

당직대직근무승인서의 양식에 맞게 쓰다가 멈췄다.


“제 대직자는 누구에요?”

“레시아 선생님이 한다고 했으니 곧 올라오겠지.”


어제도 당직이었는데 미안하네.

아니지 오히려 밖에서 돌아다니는 게 기분 전환되고 좋겠지. 부럽다.

대직자 칸에 레시아 이름을 적었다. 사인만 해주고 결재만 받으면 끝.

리콜 팀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왜. 내가 이러니까 이상한가.”

“아, 아뇨.”

“저 치들은 이단 혐의가 들어온 김에 기를 죽이려고 하는 게야. 원래 권력에는 그만한 벌레가 꼬이는 법이야.”


리콜 팀장은 진지하게 내 이단 혐의를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저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본래라면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한들 바로 끌고 가는데 자네라 저렇게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게지. 참으로 부럽군.”


정말 부러운 건지 아니면 비아냥거리는 건지 콧수염이 삐죽거렸다.

하긴 스파이를 인계해 갈 때와 달리 정중하긴 했다.

그때 레시아가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깐 하던 일 마무리 하고 오느라.”

“여기 사인만 해주면 되네.”


레시아는 가볍게 서류를 읽고 사인했다. 리콜 팀장의 결재까지 거침없었다.


“남쪽 문, 외곽 인근에서 거기에 대기 중인 대원 한명과 순찰 하면 돼.”

“알았어. 잘 다녀와.”


레시아에게 인수인계하고 나니 가볍게 인사했다.

수호 기사들도 우리가 대충 끝난 분위기니까 일어섰다.


“그럼 잘 다녀오게.”


제보를 받았다고 했을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는데 주변에서 이러니 마실 다녀오는 것 같네.

수호 기사들이 이동 마법으로 신전 앞까지 자리를 옮겼다.

신전에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재판소가 보였다.

재판소 앞은 대기하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게 다 재판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에요. 이단이 대부분이죠.”


한구석에는 왕국군 병사와 수호 기사단이 벽처럼 서서 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그럼 제가 접수하고 오겠습니다.”


수호 기사 하나가 명령서를 들고 접수대로 갔다. 남은 하나가 내 눈치를 살피더니 속삭였다.


“덕분에 이단을 많이 잡았다고 들었습니다. 연무 대회에서도 우승하시고. 이단이라니 신전에서 뭔가 잘 못 알았겠지요. 금방 풀려나실 겁니다.”


접수하러 간 수호 기사가 달려왔다. 접수대 앞에 선 줄에 비해 빨랐다.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재판소 안에 들어가자 더 개판이었다.

울부짖는 사람과 수호기사들에게 호송당하는 사람 등 뒤섞여서 재판소를 드나들었다.

법정 앞에도 줄서있었다.


“사형이라뇨! 같은 죄목인데 저 사람은 살았잖아요!”

“시끄럽고 끌고 가.”

“살려주세요! 제발!”

“죄송합니다. 평소보다 소란스럽네요.”


수호 기사는 날 방금 들어간 법정 문 앞에서 신관 복 입은 자에게 읻도했다.

재판은 이제 막 시작했다.

방청객으로 보이는 의자에는 포박된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로소님의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저 죄인들을 내보내겠습니다.”

“저들은 이미 죄인으로 확정 된 건가요.”

“이번 이단의 거점에서 포획된 죄인들입니다. 심문을 거쳐 얻어낸 증거들로 형벌이 정해집니다.”


앞에서 흐느끼던 이의 형벌이 정해졌다.


“서부의 황무지 개척에 복역하도록.”


이렇게 빨리 내린다고?

흐느끼던 이가 지나가는데 입가가 쓱 올라갔다. 뭐지.

법정의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다음은-. 음? 아 그래그래.”


재판장이 한 무더기 서류를 받아 읽더니 내 쪽을 쓱 바라봤다.

내 양쪽에 서있던 신관 둘이 날 일으켜 세워 그의 앞에 세웠다.


“다음 피의자 로소의 재판을 시작할 테니 거기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세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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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연무 대회(3) 21.06.15 20 2 13쪽
42 연무 대회(2) 21.06.14 26 2 13쪽
41 연무 대회(1) 21.06.13 35 3 12쪽
40 연초 마나교 행사(3) 21.06.12 30 2 14쪽
39 연초 마나교 행사(2) 21.06.11 32 3 13쪽
38 연초 마나교 행사(1) 21.06.10 38 3 15쪽
37 왕립도서관 2주년 파티 21.06.09 45 5 13쪽
36 책의 마수(2) 21.06.08 42 4 14쪽
35 책의 마수(1) 21.06.07 44 5 14쪽
34 실습생(2) 21.06.06 39 4 13쪽
33 실습생(1) 21.06.05 42 4 12쪽
32 납품 계약 21.06.04 39 5 13쪽
31 종전 기념 축제 21.06.03 47 5 13쪽
30 악몽 21.06.02 40 4 13쪽
29 불타는 보육원(2) 21.06.01 29 4 13쪽
28 불타는 보육원(1) 21.05.31 31 4 13쪽
27 쥐구멍(3) 21.05.30 38 5 14쪽
26 쥐구멍(2) 21.05.29 31 4 14쪽
25 거대 마수(2), 쥐구멍(1) 21.05.28 3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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