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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왕립도서관의 호구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이무슨
작품등록일 :
2021.05.12 11:30
최근연재일 :
2021.06.23 19:5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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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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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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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반역자(2)

DUMMY

레시아가 로브 소매 안쪽에서 장미가 그려진 브로치와 종이를 꺼냈다.

순찰병은 종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종이를 레시아에게 돌려줬다. 그리고 내게 시선을 돌렸다.

레시아가 팔꿈치로 날 쿡 찔렀다.


“너도 얼른 펜던트 꺼내.”


장미구나.

레시아는 내 펜던트가 아티팩트인 줄은 모르지만 같은 기숙사 방을 사용해 펜던트 외형을 자주 봤었다.

펜던트 앞에 새겨진 장미를 보여주자 순찰병도 끄덕이며 떠났다.


“이것도 크리스틴 선생님이 알려준 거야? 그 종이도?”

“응. 낮이 되기 전에 큐 팀장을 빼내야해.”


레시아가 앞장섰다.

어디 뭐가 위치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레시아가 원래 길은 잘 찾긴 했는데.


“왜 낮이야? 저쪽이 오히려 서부로 움직여야 해서 아직 시간이 있는 거 아냐?”

“저기 봐.”


거리의 중앙에는 거대한 처형장이 설치되어있었다.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잘 길들여 놨다.

이단 내에서 불화가 있었나?


“큐 팀장님을 공개처형해서 사기를 돋우려고 해.”


큐 팀장의 가문이 갖는 의미는 반역자에게든 이단자에게든 확실했다.

마그노 왕국의 왕족이 아니더라도 굳건히 지키는 마나교의 대표 가문.

큐 팀장은 래넌 가문의 가주니까 사기는 확실히 오르겠지.


“오늘 낮에 처형식이 시작한대.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지 마. 저기 건물에 대놓고 붙어 있잖아.”

“저 멀리 있는 건물에 붙어있는 게시물이 보인단 말이지?”

“오면서 다른 데에도 그 게시물 붙어있었거든.”


임시로 지은 나무로 된 건물들은 언제든지 허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게시글이 여기저기 붙어있긴 했다.

이 중에 글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기서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 그만해.”


레시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레시아가 끌어들인 함정이라고 해도 조금 위험하더라도 난 죽지는 않으니까.

유독 튼튼한 건물에는 깃발이 세워져있었다.

장미가 그려져 있었다.


“저기야.”

“저렇게 대놓고 중요 시설이라고 표시 내도되는 거야?”


쾅!

튼튼한 건물 전체가 들썩일 정도의 강한 진동이 울렸다.


“중요 시설이 아니라 강한 사람을 수감했다던가.”


건물로 가까이 가자 당연하게도 철제 창을 들고 있는 경비원이 있었다. 철제 창에 검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나무 방패를 들고 다닌 순찰병에 비하면 높은 직급이었다.

이 건물이 중요 지점이라는 이정표였다.


“너흰 누구지? 신분을 밝혀라.”


이번에는 미리 펜던트를 꺼내 놓았다.

펜던트를 내밀어도 경비원은 의심스레 쳐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경비원이 뭔가 깨닫고 소리 지르기 전 레시아가 경비원 머리에 손을 올렸다.

레시아의 마나가 거칠게 경비원의 머리를 쑤셨다.

경비원은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뻐끔거렸다.


“야, 괜찮은 거지?”

“잠깐, 요 5분간의 기억이 환각으로 대체 돼. 걱정 안 해도 꿈인 줄 알거야.”


마나가 머리를 할퀴고 있는데 진짜 괜찮나.

레시아가 손을 떼자 경비원은 초점 없이 저편을 바라봤다.

우리가 경비원의 옆을 지나가도 경비원은 가만히 있었다.

이거 좀 무섭네.


“여기가 지휘관실이고.”


혹시나 싶어 문에 귀를 대봤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현장을 지휘하러 나갔거나 자고 있거나.


“거기 누구십니까.”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보니 장비반 일원이었다.


“로소 선생님?”

“로소 형?”


이단자 본거지에서 장비반 일원이 멀쩡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글래드도 함께 있었다. 이쪽은 멀쩡해보이지는 않았다.

나도 장비반 일원도 굳어 움직일 타이밍을 보는데 레시아가 서슴없이 날붙이를 장비반 목덜미에 댔다.


“쉿.”


장비반 한 손에 쥐고 있던 밧줄을 풀었다. 밧줄에 묶여있던 글래드가 해방되었다.

장비반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어쩐지 큐 팀장님이 혼자 못 빠져나온다 했더니, 아이를 납치해서 협박해?”


장비반 사람은 잠깐 뭐라 입을 뻥긋하더니 내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레시아의 날붙이 끝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날이 짤막하다보니 스치기만 했다.


“윽, 경비인원 더 늘려야 한다니까. 하, 이제 역전되었네. 어쩌시게?”

“마법사가 둘인데 하나 잡았다고 안심하면 안 되지.”


손에 마나를 끌어 모아 장비반 일원의 로브를 태우자 깜짝 놀라며 물러섰다.


“내가 소리 지르면 곧-.”


문 앞 경비는 여전히 멍하니 서 있었다.

장비반 일원은 제 목을 부여잡았다.

레시아가 거침없이 날붙이로 그었다. 날붙이는 손쉽게 살을 갈랐다.

피가 뿜어져 나왔지만 소리는커녕 꺽꺽 거리는 소리가 전부였다.

비명을 지를 거 같은 글래드의 입을 재빨리 막았다.

아, 눈을 가려줘야 했나.


“근처에 아무도 없나봐. 안 오네.”


글래드가 내 손을 톡톡 쳤다.

아이의 낯빛이 파리했지만 소리는 안 지를 거 같아 조심스레 손을 뗐다.

글래드는 가만히 서있는 경비를 힐끔 쳐다봤다.


“정각마다 교대하러 와요.”


시간을 확인하니 정각까지 여유 있었다.

레시아가 장비반 사람의 주머니를 뒤져 열쇠 하나를 획득했다.

자리를 정리하려 하자 글래드가 소매를 잡아 당겼다.


“아예 열쇠 꾸러미로 들고 다녔어요. 거기에 지하 감옥 열쇠가 있어요.”

“찾았어.”


시체를 뒤집자 허리춤에서 열쇠 꾸러미를 찾아냈다.

눈치를 보던 글래드가 우리를 따라 장비반 사람을 훌쩍 뛰어넘었다.

글래드가 바닥에 뿌려진 피 때문에 미끄러지는 걸 잡아줬다.

글래드는 덜덜 떨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찾을게. 쉬고 있을래?”

“나, 나 쓸모 있으니까 할 수 있어요.”


쓸모 있다니. 글래드는 다급하게 복도 끝으로 가 바닥을 가리켰다.


“이 아래에 있어요!”


카펫을 들어내자 지하실 문이 있었다.

레시아가 문을 끌어올리자 고약한 냄새가 확 올라왔다. 저절로 인상이 쓰였다.

레시아가 먼저 사다리 타고 내려갔다.


“마법은 쓸 수 있어. 문 닫고 내려와.”

“알았어.”


마법사용 가능하면 탈출도 쉽지. 다급하게 글래드가 날 잡았다.


“방해 안 될게요. 저도 데려가주세요.”

“당연히 데리고 가야지. 방해해도 데리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


글래드도 무사히 내려가고 나도 지하실 문을 닫으며 내려왔다.

간간히 복도에 횃불이 있어 피아식별은 가능했다.


“우윽.”


글래드가 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하 감옥 안에는 썩은 시체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흐릿한 불빛 아래로 아는 얼굴도 보였다. 장비반 다른 일원이었다. 이미 피살당했다.

글래드는 혹여나 자신을 놓고 갈까 내 소매를 꽉 쥐었다.


“이쪽으로 가면 막힌 길이야.”


횃불을 든 레시아가 뒤쪽에서 나타났다. 글래드 앞으로 물방울을 쏟아줬다.

글래드는 입을 헹구며 앞을 가리켰다.


“큐 선생님은 가장 안쪽에 있었어요.”


한명이라도 살아있으니 다행이었다.

레시아가 앞장서고 우리는 그를 뒤따라갔다.

생각보다 복도는 짧아 금방 끝에 도달했다.

군데군데 두꺼운 창살이 휘어져있었다.

레시아가 안쪽에 횃불을 넣었다가 바로 팔목을 잡혀 머리를 창살에 강하게 부딪쳤다.


“선생님! 아니에요! 우리 구하러 왔어요!”


다급한 글래드의 외침에 공격이 멈췄다.

레시아가 떨어트린 횃불을 큐 팀장이 주웠다. 불빛을 얼굴 가까이에 대서 확인하자 레시아의 팔목을 놓아줬다.


“도서관에서 왔군.”

“아야야, 잠깐 기다리세요.”


레시아는 열쇠꾸러미 속에서 감옥 열쇠를 찾아 열었다.

꼬질꼬질한 큐 팀장이 나와서 글래드를 안아주려다 멈칫했다.


“너무 더러워졌어.”

“빠져나가고 생각하시죠. 다른 인질은 없습니까?”

“없어. 나 빼고 다 한 통속이더라. 글래드도 나 때문에 납치를 당한 거고. 글래드, 미안하다.”


글래드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큐 팀장에게 혹시나 몰라 챙겼던 하급 수정구를 넘겨줬다.

하급 수정구를 횃불에 이리저리 비춰보더니 큐 팀장은 내게 휙 하급 수정구를 던졌다.


“나 이런 걸로 이동 안 돼. 체질 때문에 상급 마법 도구를 써야해.”


큐 팀장이 내 손의 아머링을 보길래 소매로 쓱 가렸다.


“어차피 외부로 나가면 이동 마법을 계속 쓸 텐데 이대로는 무리야.”

“그것도 그러네. 차라리 밖으로 나가서 말을 훔쳐 타는 게 낫지.”

“우리가 시선을 끄는 동안 로소 넌 글래드를 데리고 따로 도망쳐. 마법교란장치 범위를 벗어나면 이동마법을 쓰고. 그게 더 빠르겠다.”


큐 팀장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직 승마도 못해? 어린애네~.”

“다 사정이 있어요.”

“그래그래.”


정말 있다고.

글래드가 살짝 웃으며 내게 속삭였다.


“형 나도 못타요.”

“그래···.”


위로는 되지 않았지만 글래드의 어깨를 토닥였다.


“교대시간이 다가오니 좀 서두르죠.”


일단 레시아가 이동마법으로 나가서 지하감옥 문을 열어 한명씩 나갔다.

동이 뜨기 시작해 지하로 들어가기 전보다 밝아졌다.

거리에 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지나는 사람 없을 때 맞춰 지휘소 창문을 넘어가 밖의 자재더미에 몸을 숨겼다.


“글래드···.”

“괜찮아요. 나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큐 팀장은 이제야 글래드의 상태를 발견했다.


“그 새끼··· 납치하면서 애 때릴 곳도 없는데 기죽인다고. 내가 죽여 버릴 거야.”

“죽었어요. 밖으로 나가면···.”


그때 자재를 가지러 오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얼른 녹색 로브의 모자를 썼지만 큐 팀장과 글래드는 숨길 수 없었다.


“아 역시 쓸데없이 너무 크단 말이지.”


큐 팀장은 머리를 긁으며 일어났다.

그것도 잠시 산만한 덩치가 화살처럼 날아가 목격자의 목을 비틀었다.

저편에 오던 사람이 멈칫했다.


“이대로는 안 끝날 거 같으니 말부터 찾으시죠.”

“하늘로 도망가자. 목책 넘어서 걷다보면 말 타고 쫒아오는 놈 잡고 떠나면 돼.”

“글래드랑 저는 인근에 숨어있을게요.”


레시아가 낑낑거리며 큐 팀장을 잡고 날기 시작했다.

큐 팀장이 2미터가 넘다보니 웬만큼 높이 날아올라야 큐 팀장의 발이 떴다.

녹색 로브를 입은 자가 끌어올리자 지나던 사람들의 이목이 자연스럽게 집중되었다.


“글래드, 이쪽으로 빠져나가자.”


글래드에게 작게 속삭이며 우리는 몰려든 인파 속에 숨어들었다.

점차 밝아오는 하늘에 장미 자수가 선명한 녹색 로브가 떠있었다.

이곳에 들어오면서 수많은 녹색 로브를 봤지만 장미 자수가 놓인 로브는 없었다.

어머니를 제외하고.

어머니는 점점 높게 떠오르는 레시아와 큐 팀장에게 손을 뻗었다.


“레시아, 얼른 내려와!”


나도 실드를 펼쳤지만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시아와 큐 팀장은 목책에 세게 부딪쳤다.

레시아는 정신을 잃은 듯 몸이 축 늘어져 떨어졌다.

큐 팀장이 레시아를 안아들고 착지했다.

소리지르던 나도 저쪽도 이미 인파에 둘러싸였다.


“메리님, 바로 처형대로 올릴까요?”


천천히 내려온 어머니에게 누군가 물었다.

아직 붙잡히지 않았지만 이쪽에는 기절한 사람과 아이가 있고, 체질로 이동마법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모두 데리고 나갈 수 없었다. 역시 글래드라도.

어머니는 잠시 갸웃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미심쩍게 가지런한 미소 지었다.


“인사해, 내 아들이야.”


큐 팀장과 글래드의 시선이 내게로 꽂혔다.

글래드와 이동마법을 쓰려다가 마법을 맞은 것처럼 얼어붙었다.

어머니는 내게 어깨동무를 했다. 제법 다정해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드디어 너도 내 뜻에 함께 하기로 한 거구나.”

“아니-.”

“부정한다면 이 어린아이를 죽일 거란다. 아끼고 있지?”


내게만 들리게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글래드가 여전히 내 소매를 꽉 쥐고 있었다.

가만히 있자 주변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나도 어머니께 속삭였다.


“이제 어쩔 셈이시죠?”

“그러게 어쩔까.”


어머니는 내 어깨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뿌듯하게 날 보았다.


“모두 죽일까?”


잘못 들었나.


“좋아. 네가 네 일행을 제외한 모두를 죽인다면, 무사히 보내주마. 어때?”


잘못 들었다고 믿고 싶었다.

이단과 반역의 죄를 쓴 이들의 시선이 선명했다.

분명 작게 속삭이고 있는데 귓가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쟁쟁하게 울렸다.


“아가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고 싶네.”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모두 제물로 바치려는 괴물이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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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단자(1) 21.06.21 10 1 12쪽
48 반역자(3) 21.06.20 9 2 13쪽
» 반역자(2) 21.06.19 9 0 13쪽
46 반역자(1) 21.06.18 9 0 13쪽
45 스파이(2) 21.06.17 12 0 13쪽
44 스파이(1) 21.06.16 14 1 13쪽
43 연무 대회(3) 21.06.15 11 2 13쪽
42 연무 대회(2) 21.06.14 16 2 13쪽
41 연무 대회(1) 21.06.13 26 3 12쪽
40 연초 마나교 행사(3) 21.06.12 22 2 14쪽
39 연초 마나교 행사(2) 21.06.11 24 3 13쪽
38 연초 마나교 행사(1) 21.06.10 32 3 15쪽
37 왕립도서관 2주년 파티 21.06.09 37 5 13쪽
36 책의 마수(2) 21.06.08 33 4 14쪽
35 책의 마수(1) 21.06.07 30 5 14쪽
34 실습생(2) 21.06.06 33 4 13쪽
33 실습생(1) 21.06.05 29 4 12쪽
32 납품 계약 21.06.04 30 5 13쪽
31 종전 기념 축제 21.06.03 39 5 13쪽
30 악몽 21.06.02 32 4 13쪽
29 불타는 보육원(2) 21.06.01 24 4 13쪽
28 불타는 보육원(1) 21.05.31 25 4 13쪽
27 쥐구멍(3) 21.05.30 33 5 14쪽
26 쥐구멍(2) 21.05.29 24 4 14쪽
25 거대 마수(2), 쥐구멍(1) 21.05.28 2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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