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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님의 서재입니다.

마석 먹고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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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개
작품등록일 :
2024.03.14 00:30
최근연재일 :
2024.03.24 20:0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2,942
추천수 :
38
글자수 :
76,242

작성
24.03.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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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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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2화

DUMMY

[전투 시퀀스 발동]


붉게 점멸한 시야 너머로 떠오르는 정체 모를 문구.

그와 동시에 머리가 차가워지며 시야가 확장되어 내 두 눈은 정면의 두 간부를 향했다.


지잉 -


빠르게 운동하는 눈동자가 다가오는 두 간부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동시에 그들의 동선과 움직임을 예측하여 이미지로 투사한다.


척.


성큼성큼 발을 딛는 두 간부가 허리춤에 있던 권총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천천히 권총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에 들어왔다.

와중에 내 앞을 막아서기 위해 달려오는 베리와 그의 뒤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두 간부.


화아 -


초고속으로 전개되는 시야 너머로 권총의 총구에서 황금빛 폭발이 일어났고, 손톱 만한 총탄이 빠져나왔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을 파악하기도 잠시,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베리를 밀치고 날아드는 총알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쉬잉 -


그리고는 총알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순간.

지면을 박차고 일어나 가까이에 보이는 녀석의 손을 잡아 그대로 꺾었다.


탕!!!


내 머리를 향하던 총구가 팍하고 꺾이며 하늘로 향해 총성이 터지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꺾은 손목에서 뼈처럼 보이는 뭉툭한 무언가가 튀어나온다.


“끄아아악...!”


뼈가 으스러져 손이 대롱거리는 간부는 비명을 내질렀다.


“이 씹...!!!”


탕!!!


이어 옆에 있던 간부가 방아쇠를 당겼고, 권총의 총신에서부터 불꽃이 튀며 그 사이로 총알이 날아온다.


‘보인다.’


나는 눈을 부라렸다.

이 순간을 착각이라 일축할 순 없었다.

마치 초고속 카메라로 세상을 비춘 듯 시야에 닿는 모든 것이 아주 천천히 허공을 유영하고 있었다.

분명히 총신에서 벗어나 반동을 일으키며 총알이 나선으로 날아오는 그 모습을 똑똑히 포착하고 있었으니.

심지어 꺾인 손을 부여잡은 채 신음을 내지르는 간부에게서 떨어지는 핏물이 꼬리를 늘이며 바닥에 추락하는 것이 보일 정도.

나는 놀란 마음을 뒤로 한 채 어깨를 뒤로 빼며 총알을 피했다.


팍!


나를 향해 날던 총알이 반대편 벽에 박혔다.


“...!!!”


나는 벽에 박힌 총알을 지나 다시 간부에게로 시선을 옮겼고, 그는 확장된 동공을 떨고 있었다.


“이...이... 씹...!!!”


그리고는 공포와 충격에 휩쌓인 표정으로 한 번 더 방아쇠를 당기려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의 손가락이 점차 굽어지고, 방아쇠가 안으로 말려 들어간다.

이번에도 나는 반사적으로 바닥을 딛고 녀석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려 했으나.

초고속으로 일렁이는 시야와는 달리 검정과 오래된 기름으로 뭉쳐 버석거리는 기계 관절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직접 공격을 막을 수 없다 판단하던 차.

빠르게 움직이는 동공은 곧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보았고, 나는 반사적으로 권총을 주워 허리를 비틀며 일어나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놈의 총성이 터지기도 전, 먼저 날아간 탄환이 놈의 머리를 관통했다.

이마에 손톱만한 구멍이 벌어지며 그 뒤로 검붉은 액체와 투명한 무언가가 뒤섞여 날아갔고, 간부의 몸이 반대로 튕겨져 쓰러졌다.

부들거리는 간부의 몸이 이내 축 늘어진다.


붉게 점멸했던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오며 느려졌던 시야가 본래의 속도를 되찾는다.


“파하...!”


그리고 나는 참아왔던 숨을 터트렸다.


꿈틀 -


일격에 쓰러진 간부는 간간이 꿈틀거리다가 곧 힘을 잃고 그대로 추욱 늘어진다.

나는 놀란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허어...”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내 손으로 직접 총을 격발해서 머리를 터트렸다.

분명 조금 전까지 내 눈을 똑똑히 응시하던 눈이 이젠 하늘로 치솟아 죽은 생선의 눈깔마냥 좌우 균형이 흩어진 상태였다.

내 손으로 벌인 충격적인 광경에 머리가 백색으로 물들어갈 찰나, 호흡이 안정을 되찾으며 이내 머리가 차갑게 굳는다.

사람을 죽였다는 충격도 잠시 간부의 비명과 총성이 창고를 넘어 광산으로 번진 상태.

이대로면 위험하다는 판단이 선 나는 비명을 내지르는 나머지 한 녀석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곧장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잠시 손가락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하아...”


또다시 박동을 시작하는 심장과 떨리는 눈으로 나를 보며 고개를 내젓는 간부.

나는 잠시 호흡을 가라앉힌 뒤 두 눈을 질끈 감고 총을 격발했다.


탕!!!


또다시 터지는 머리와 사방으로 번져나가는 검붉은 액체, 반투명하게 흘러내리는 것은 척수액이리라.


“...”


나는 얼굴에 튄 핏물을 손으로 닦았다.

도저히 두 눈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심장이 박동을 하고, 아드레날린이 폭주를 하며 놀랄 법도 했지만.

마치 심장의 박동질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듯 박동이 시작될 때마다 안정을 되찾아 나의 대사 반응은 평온한 상태였다.

오히려 머리가 차갑게 식어 일련의 상황이 분명하게 보일 정도.

어쩌면 그간 몰랐던 사이보그 육체의 기능일지도 몰랐다.


“너...너 뭐한 거냐...”


들려오는 베리의 음성.

나는 멍한 얼굴로 그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떨리는 눈동자로 눈앞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곱씹는 중이었다.

나조차도 영문을 알 수 없는 현실이었다


“무슨 소리야!?”

“창고에서 총소리가 났어!”


창고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아무래도 총소리와 간부들의 비명이 바깥까지 번졌던 모양이다.

들려오는 소리에 우리의 시선이 교차했다.


“이...일단 튀자! 여기 있으면 죽을 거다!”


고개를 흔들며 겨우 정신을 되찾은 베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가 먼저 인기척이 다가오는 정문을 피해 뒷문으로 창고를 나갔고.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의 뒤를 따르려다 바닥에 떨어진 한 정의 권총과 카드키를 보고는 재빨리 그것들을 챙겼다.

그리고는 베리를 따라 광산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는 척 자연스레 행렬에 섞였다.

가져온 총은 몰래 허리춤에 숨겼다.

뒤로 들려오는 소란.

머리가 터져 죽은 두 명의 간부를 마주한 사람들의 소리였다.


“샅샅이 뒤져!!! 멀리 못 갔을 거야!!!”


범인을 수색하는 움직임이 이어 들려온다.

우리는 침착을 유지한 채 모르쇠를 일관하며 광산으로 숨어들어 갔기에 당장 우리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너...너... 아까 그거 뭘 한 거야...?”


행렬에 섞인 채 광산으로 향하던 중, 베리가 조용히 속삭였다.


“...몰라요.”

“몰라...?”

“처음이었어요.”

“뭐?”


나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일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전투 시퀀스라는 무언가가 발동하며, 시야가 급격하게 느려졌고, 나는 반사적으로 움직여 다가오는 두 간부를 죽였다.

그가 깡통의 몸으로 눈을 뜬 이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던 것이었다.

떠오르는 그 상황과 유일한 변수를 떠올려보자면.


“...마석.“


마석을 쥔 순간 정체 모를 푸른 아지랑이를 흡수했고 언제나 0%에 머물러있던 시스템이 충전되었다.

그리고 그것에서 시작되어 발동한 전투 시퀀스.

시야가 압도적으로 느려지며, 몸의 움직임 또한 이전의 몸과 달리 신속하게 움직이고 반응했다.


”...“


이내 나는 그것이 동생이 만든 캐릭터의 컨셉을 드디어 깨달을 수 있었다.

사이보그의 몸으로 눈을 뜬 이후 여태 알지 못했던 이유 역시 마석이 필요했기 때문.

심지어 그 마석이라는 것은 간부들의 말마따나 고작 손가락 만한 마석만 있어도 한달 치 월급은 되는 진귀한 보석이라고 했다.

또한 그렇다는 건 내 몸뚱이는 그런 값비싼 보석이 있어야만 숨겨진 힘을 발동하는 육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미친...”


정말이지 욕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컨셉에 사로잡힌 미친놈이라지만, 현실로 치면 다이아몬드에 비견될 고가의 보석을 원료로 움직이는 몸뚱이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범인의 두뇌로는 절대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였다.


“후우...”


나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탈출을 감행해야 한다.

겨우 시선을 피해 창고에서 도망쳤다지만, 창고 내에 설치된 CCTV로 조만간 두 사람을 죽인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우리를 찾을 것이고, 간부를 둘이나 죽인 노예의 결말은 예상할 필요도 없었다.

여태 탈출을 시도한 이들의 말로를 알고 있으나,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죽게 될 거.

차라리 조금이라도 소생의 확률이 있는 선택지를 택하는 옳을 것이다.

본래의 몸뚱어리였다면 아마 표정에서 들켰을 테지만, 현재 나의 몸은 사이보그.

심장이 쿵쾅거린다거나 긴장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다.


“후우...”


나는 겨우 속을 진정시킨 후 아무 일도 없는 척 광산의 행렬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


창고에서 시작된 소란은 점차 외부로 번졌고, 이내 광산 전체가 소란스러워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광산으로 찾아가던 이들 역시 갑작스런 소란에 고개를 돌리지만.


“움직여!!! 너희 노예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만 하면 된다!!! 알겠어!?”


그들을 통제하던 드람은 채찍을 휘두르며 그들의 노동을 종용했다.

노예들은 벌어지는 소란에도 아랑곳 않고 여지없이 본래의 노동에 집중했고, 광산의 간부들은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전부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그 사이에 섞여있던 우리는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뱉고 있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율아.”

“탈출해야죠. 이렇게까지 됐으면.”


이렇게까지 일이 크게 벌어진 이상 다른 방법은 없었다.

광산을 탈출해야 한다.

처음 눈을 떴을 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이제는 적당히 이 광산의 생태와 기본적인 지식은 습득했다.

이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들만큼은 아니겠으나 그래도 충분히 탈출에 필요한 지식은 갖추어진 상태라는 것.

그리고 이미 광산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며 나름의 계획은 짜둔 상태였다.


“베리. 일단 광산에 더 큰 소란을 일으킬 생각이에요. 안 그래도 간부들도 죽은 상황에 광산의 노예들까지 소란을 벌인다면 광산은 더 시끄러워지겠죠. 우리는 그 혼란을 틈타 탈출할 거에요.”

“괜찮을까?”

“다른 방법은 없어요.”


나는 조용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무슨 일이라도 난 건가?”

“아까 보니까 창고에 누가 죽은 거 같던데?”

“창고에? 노예인가?”

“노예가 죽었는데 이렇게 떠들썩하겠어? 하루에도 서너 명씩 죽는 게 노예들인데.”

“그럼 간부라는 건가?”

“악귀라도 나타났나보군.”

“잘됐네. 그 개자식들. 마음 같아선 내가 죽이고 싶었는데 말이야.”


와중에 광산의 노예들은 잘됐다며 비소를 토해냈다.

어차피 이 광산에 있는 노예의 대부분은 현 상황에 크나큰 불만을 가진 이들이었다.

하지만 저 불만이 반발로 이어지진 않을 거다.

이미 반발로 이어져 나간 이들의 말로를 다수 보았기 때문에 그저 의문에서 그쳐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모든 상황을 알고 있던 나는 탈출을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저 분노에 도화선을 더하기로 했다.


“...”


나는 조용히 걸음을 옮겨 광산의 노예들 사이 가장 호전적인 성격을 가진 오크, 바릭에게 슬며시 다가갔다.


“...바릭.”


주위 눈치를 살피며 바릭을 부르자, 곡괭이를 어깨에 짊어진 채 코를 후비던 바릭이 나를 보았다.


“뭐냐. 외팔 깡통.”

“그 이야기 들었어요?”

“무슨 이야기?”

“창고에 갔다가 살짝 들었는데 제2 창고에서 노예들이 들고 일어난 거 같더라고요. 아까는 제2창고 어쩌구하는 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이제 보니까 그 얘기가 제2창고에서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킨 얘기를 말하는 거 같아서요.”

“그 말이 진짜냐?”

“사실 이 광산에서 간부가 죽을 일이 뭐가 있어요? 답은 하나지.”

“허, 그 미친놈들 결국은 사단을 내는구만.”

“바릭. 바릭은 가만히 있을 거에요?”

“뭐?”

“전해 듣기로는 바릭도 한때는 뒷골목에서 주름 잡던 오크라고 들었는데, 여기서 계속 썩을 거냐는 말이에요.”

“...”

“솔직히 말해서 지금이 아니면 탈출할 기회는 없다고 봐요. 언제 여기 창고들이 합심해서 움직이는 거 봤어요? 매번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했지.”


나는 조곤조곤 바릭을 설득했고, 내 이야기를 들은 바릭의 표정은 점차 구겨지기 시작했다.


“지금 제2창고가 일어났을 때, 우리도 같이 움직여야 한명이라도 더 여기서 탈출할 수 있을 거에요. 바릭도 평생 여기서 썩고 싶진 않을거 아니에요?”

“...흠.”


구겨지던 바릭의 표정은 종국에 이르러 평온을 되찾았으며, 그의 평온한 표정과는 달리 불끈 쥔 그의 주먹은 잔뜩 화를 머금은 상태였다.


“그래. 깡통. 네 말이 맞다.”


관자놀이에 보이는 혈관이 꿈틀거리며 성난 얼굴을 한 바릭이 거친 숨을 뱉어냈다.


“여기서 평생 썩느니 뭐라도 해야겠지. 안 그래도 저 새끼들한테 맞으면서 광질이나 하는 게 상당히 불쾌하던 참이었거든.”

“시발 너희들 뭐해!!! 얼른 안 움직여!?”


와중에 들려오는 노예부리미 드람의 기함.

도화선에 불이 붙은 듯 붉게 달아오른 그의 안면이 곧 드람을 향했다.


“바깥이 소란스러운 것과 네놈들이 일하는 건 전혀 연관성이 없다!!! 빨리 움직이란 말이야!!!”


채찍을 휘두르며 노예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드람.

그는 본보기용으로 가장 가까이 보이는 노예에게 채찍을 휘둘렀다.

찰싹하는 소리와 노예의 비명이 겹쳐 들려온다.


턱!


그리고 바릭은 잔뜩 성난 얼굴로 드람을 향해 성큼성큼 발을 내디뎠다.


“...? 뭐하는 거야! 자리로 안 돌아가!?”


드람이 소리를 내지른다.

허나 바릭은 놀란 기색 하나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이...!!!”


착!!!

착!!!


허공에서 곡선을 그리는 채찍이 바릭의 울퉁불퉁한 근육 위로 자상을 만들지만, 바릭은 개의치 않고 그를 향해 발을 뻗었다.

그리고 이내.


턱!


“끄억...!”


바릭의 손이 드람의 목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드람은 꺽꺽 소리를 내며 발버둥을 치지만, 바릭은 미동조차 없었다.


“언젠간 네놈을 이 손으로 죽이고 싶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은 나도 몰랐다.”

“꺽...! 꺽...!”


바릭은 이를 악하고 물더니 드람의 몸을 그래도 바닥에 내리꽂았다.


쾅!!!


“크헉...”


각혈을 토해내는 드람의 위로 육중한 발을 내리찍는 바릭.

마치 풍선이 터지듯 사방으로 번지는 핏물과 살점들. 이내 바들거리던 드람의 몸이 추욱하고 늘어졌다.

바릭은 드람을 죽인 후 차갑게 식은 고개를 들었다.


“듣자하니 제2 창고에서 반란을 일으켰다는군.”


바릭이 말했다.


“그래서 나도 놈들을 따라 이 빌어먹을 창고를 나갈 거다.”


뜬구름 잡듯 대뜸 내뱉어진 소리에 노예들은 짐짓 당황한 얼굴을 하지만, 점차 표정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나랑 같이 갈 놈들은 따라오고, 겁쟁이들은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라.”


바릭의 말이 이어지자 그를 보던 노예들 사이 목소리가 나오더니 이내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눈을 희번뜩하게 뜨며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씨발!!! 우리도 나가보자고!!!”

“그래, 이 빌어먹을 광산에서 썩느니 뒤지는 게 낫지!!!”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노예들의 함성.

나의 한 마디에서 시작된 포성은 바릭을 거쳐 노예들 사이로 퍼져나간다.


“으아아아아아!!!”


사방에서 들끓는 광산의 분노.

들리는 건 그저 드람의 고함과 곡괭이의 파찰음 뿐이던 광산에 다수의 기함이 섞였다.

광산은 순식간에 요란해졌으며, 난장판이 되어가는 광산에서.


“베리.”


나는 베리를 이끌고 간부들이 오가는 통로에 몰래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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