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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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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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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5,969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7.15 14:42
조회
285
추천
6
글자
10쪽

연기파 배우 (2)

DUMMY

뜨끈한 물로 몸을 씻고 나오니, 사일화가 기다렸다는 듯 나를 끌고 다른 방으로 향했다.


“시장하시죠? 모습을 보니, 아주 고생이 많으셨던 것 같은데······.”


사일화가 나를 흘긋 바라봤다. 내 꼴이 거지 같다는 걸 에둘러 말하는 것이었다.


“아, 그렇소. 뭐···.”


사일화는 자신의 물음에 답하는 나를 계속해서 곁눈질로 살폈다.


그런 그녀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나는 애써 시선을 무시하며 그녀의 뒤를 쫓았다.


‘하······.’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했다. 사일화가 눈치 보듯 나를 살피는 것보다, 저 알 수 없는 표정이 나를 더 답답하게 했다.


안면근육이 꿈틀거리거나, 부르르 떨리기만 할 뿐인 저 표정으론 아무것도 유추할 수가 없었다.


앞서가던 사일화가 속도를 늦추더니, 내 옆에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엄청난 내력이 느껴졌어요."

"씻으면서 운기행공을 좀 했소."

"대단한 도기(道氣)였어요."

"······."


나는 사일화의 말을 듣고 움찔했다.


도기라 하면, 도를 닦는 이들의 내력과 품행에서 보인다는 특유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었다.


애초에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내 내력에서 도기가 느껴진다면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태극혜검탓이다. 그때는 태극혜검인줄도 모르고, 사부의 검무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무슨 말인지···?"


나는 알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떠보듯 사일화에게 물었다. 그러자 사일화의 얼굴이 다시금 일그러졌다.


'우, 웃는 건가? 아니, 아까 배에서 봤던 그 표정이랑 다른데···?'


처음 보는 표정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사일화가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역시··· 태극혜검을 익히신 거지요?"

"······."


대답을 잘해야 했다. 혹시 정파의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에 적대감을 드러낼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러나 눈치 빠른 그녀는 내 마음을 읽은 듯 반응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우리 일도, 그 아이도 직접 익혀보겠다고 열심히 했는데··· 전혀 진전이 없었거든요."


"사일도 소협이라면 금방 익힐 수 있을 거요."


나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정파의 무공을 익혔다고 한 소리 듣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리 읽어도 당최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하던걸요."

"······."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를 할 순 없었기에, 나는 조용히 입을 닫았다.


난 비급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었다.


'손을 대자마자 이상한 환각을 봤으니···.'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지금도 사부가 내게 보여준 것이 태극혜검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도기가 느껴진다는 사일화의 말을 들어보면 확실한 것 같기도 하지만, 정작 나는 아무런 자각이 없었다. 그저 평소와 똑같을 뿐이었다.


사일화는 내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말했다.


"나중에 일도를 만나면 꼭 가르침을 내려주세요."


"아, 알겠소."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태극혜검을 가르쳐달라는 말에 엉겁결에 답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라 생각했다.


나는 어차피 사일도를 만날 일이 없다.


이미 강서로 간 녀석을 어찌 만나겠는가? 애초에 무인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잘 나오지 않는 폐쇄적인 성향의 집단이었다.


자신의 문파가 있는 지역에서만큼은 왕이나 다름없는 위세를 누리는데, 구태여 다른 지역에 가서 눈치를 볼 필요는 없었으니 말이다.


물론 구파일방같은 거대 문파는 제외다. 그놈들은 어딜 가든 사람들이 먼저 고개를 조아리기 때문에, 중원 전역이 저들 안방처럼 느껴질 녀석들이었다.


게다가 사일도는 구패문의 소문주로서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강서에서 나올 시간적 여유도 없을 터.


'근데··· 강서지역에 거점을 둔 구패문이, 호남까지 진출한 건가?'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곳 호남성은 정파와 사파의 영역 다툼이 치열한 각축장이었다.


호남성 자체에 세력을 규합할 거대 문파가 없을뿐더러, 북으로는 정파 영역인 호북성과 남으로는 사파 영역인 강서성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귀주, 광서, 광동성 지역의 중소 문파들이 호시탐탐 중원진출을 위해 기회를 엿보는 중이라고도 들었다.


나는 눈알을 굴리다 사일화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이곳은 뭐 하는 곳이오? 전각들이 상당히 크고, 일하는 자가 많아 바빠 보이던데."


"여긴 저희 문파에서 운영하는 정호상단(庭湖商團)이에요. 동정호의 뱃길을 이용해 상품을 매입하고, 주변 지역들의 특산물을 수입해 각지로 팔아넘기는 일을 하고 있어요."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 구패문의 위세가 대단하구려."


"호호! 과찬이셔요."


잠깐 들은 거지만, 대단히 돈이 되는 일을 하는 상단이었다.


호북과 강서, 귀주에서 광서, 광동에 이르는 커다란 지역에 물건을 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이 상단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뜻이었다.


중원 남쪽에서만큼은, 가장 큰 규모의 상단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이런 부자가 사일도 녀석의 누이라니······.'


갑자기 내게 선배님이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던 사일도가 떠올랐다. 사람을 무참히 죽이는 잔인한 녀석이긴 했지만, 나한테만큼은 깍듯했는데······.


옛일을 생각하며 걷다 보니, 맛있는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시장하다고 하셔서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사일화가 안내한 방에는 귀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들이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차려져 있었다.


나를 상석에 앉힌 사일화는 맞은편에 다소곳이 앉았다.


“많이 드세요.”


"혹시 소저도 같이 먹는거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저도 아직 끼니를 해결치 못해서··· 혹시 불편하신가요?"


"어······."


나는 할 말을 고르느라 진땀을 뺐다.


‘말 잘해야 한다!’


뭐라고 말해야 사일화가 자리를 비켜줄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생각을 정리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밥이라도 편하게 먹으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할 마당에, 사일화와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하다간 말실수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쉽게 답하지 못하고 꾸물대자, 사일화의 목소리가 대번에 우울해졌다.


"··· 제 외모 때문인가요?"


"아, 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라··· 누구랑 얼굴을 맞대고 밥을 먹는 것이 오랜만이라······."


"그럼 다행이에요."


사일화 안면 근육이 꿈틀거렸다. 배 위에서 보았던, 웃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 표정이었다.


사일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식사 편하게 하시고, 마치시면 저 아이들에게 말씀해주세요."


사일화가 박수를 치자, 갑자기 문이 열리며 시녀들이 들어왔다. 대충 그 수만 해도, 열 명이 넘는 시녀들.


그녀들은 능숙하게 내 앞에 음식을 덜어 가져다 놓더니, 벽에 등을 대고 꼿꼿이 서서 기다렸다.


"······."


내가 멍한 표정으로 시녀들을 바라보자, 사일화가 시녀들의 활용법을 알려줬다.


"드시는 동안 시중을 들 아이들입니다. 더 필요하신 음식이 있으시면 아이들을 통해 말씀해주시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음식을 말해주시면 아이들이 덜어서 가져다드릴 겁니다. 그리고···."


"자, 잠깐!"


"······?"


사일화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미묘하게 커진 눈을 보니, 놀란 표정같이 보이기도 헀다.


"내가 한 말은, 소저와 함께 먹기 싫다는 뜻이 아니었소. 나는 사 소저와 함께 먹고 싶소."


나는 다급히 사일화를 붙잡았다.

마치 호위무사처럼 무표정하게 서 있는 시녀들. 무서운 시녀들이 저렇게 서 있는데,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차피 생각할 시간도 없는데, 차라리 사일화와 대화하며 정보라도 얻는 것이 더 낫겠다.'


사일화는 대답 없이 나와 꽤 오랜 시간 눈을 맞췄다.


"······."

"······."


잠시 아무런 근육의 변화 없이 나를 바라보던 사일화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기 시작했다.


"······?"


내가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자, 사일화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조금 전과는 달리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럼··· 앉겠습니다······."


일어서 있던 사일화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그런 사일화를 관찰했다. 표정은 자연스레 숨길 수 있는 모양이었지만, 낯빛의 변화는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


'응?'


홍당무처럼 빨갛게 익은 얼굴을 수줍게 숙인 모습을 보니, 마치 사랑에 빠진 여인 같은······.


'에헤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나갔다. 비룡아, 요즘 너 너무 기고만장해졌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요즘 부쩍 강해진 탓인지, 가끔 쓸데없는 생각을 하곤 했다. 마치 세상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랄까?


그렇다 해도, 설마 만난 지 한 시진도 안 된 여인을 반하게 했을 리가 없다.


사일화도 만난 지 얼마 안 된 내게 그런 감정을 품진 않았을 것이고···.


그때, 무언가 결심한 눈빛으로 사일화가 빨간 얼굴을 들더니 나와 눈을 맞췄다.


"일도에게 전해 듣고, 줄곧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비룡 소협."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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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파 배우 (2) 22.07.15 286 6 10쪽
49 연기파 배우 (1) 22.07.14 292 6 10쪽
48 사라진 마두와 비급 (4) +1 22.07.13 332 8 10쪽
47 사라진 마두와 비급 (3) 22.07.12 368 8 11쪽
46 사라진 마두와 비급 (2) 22.07.11 365 7 10쪽
45 사라진 마두와 비급 (1) 22.07.07 454 7 10쪽
44 형문산 혈사 (3) 22.07.06 420 8 9쪽
43 형문산 혈사 (2) 22.07.05 443 7 10쪽
42 형문산 혈사 (1) 22.07.04 462 8 9쪽
41 낙룡봉 (6) 22.07.01 488 8 10쪽
40 낙룡봉 (5) 22.06.30 465 7 10쪽
39 낙룡봉 (4) 22.06.29 473 6 9쪽
38 낙룡봉 (3) 22.06.28 470 6 11쪽
37 낙룡봉 (2) 22.06.27 491 7 11쪽
36 낙룡봉 (1) 22.06.24 518 5 10쪽
35 움직이는 무림 (4) 22.06.23 505 6 10쪽
34 움직이는 무림 (3) +1 22.06.22 512 5 9쪽
33 움직이는 무림 (2) 22.06.21 512 7 12쪽
32 움직이는 무림 (1) 22.06.20 573 6 11쪽
31 각성의 전조 (3) 22.06.17 618 9 9쪽
30 각성의 전조 (2) 22.06.16 591 8 10쪽
29 각성의 전조 (1) 22.06.15 594 9 10쪽
28 기묘한 동행 (5) 22.06.14 502 8 10쪽
27 기묘한 동행 (4) 22.06.13 497 7 11쪽
26 기묘한 동행 (3) 22.06.10 527 10 10쪽
25 기묘한 동행 (2) 22.06.09 550 9 11쪽
24 기묘한 동행 (1) 22.06.08 613 11 10쪽
23 고요한 밤 (4) 22.06.07 641 12 12쪽
22 고요한 밤 (3) 22.06.06 648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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