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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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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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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5,948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7.06 13:10
조회
419
추천
8
글자
9쪽

형문산 혈사 (3)

DUMMY

수십의 청룡단원들이 증발하듯 사라졌다.


피비린내 나는 붉은 안개만이, 그들이 그곳에 있었음을 증명했다.


"······."


나는 멍하니 눈앞의 참상을 바라봤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광경에, 온몸의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멍한 눈으로 핏빛 안개를 바라보던 양휘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달리는 곳엔, 부단주인 남궁연과 악규가 있었다.


그들은 양휘의 뒤편에 있었던 덕에, 조금 전 벌어진 참사에서 피할 수 있었다. 내력이 폭주한 순간, 내가 급히 손의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몸 밖으로 나간 내 내력들은 아직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이미 수십이 넘는 사람을 찢어놓고도, 녀석들은 더욱 탐욕스럽게 주변의 것들을 삼키고 있었다.


"뭐 하는 거냐! 어서 도망쳐!"


순식간에 벌어진 이 참상을 보고 얼어붙어있던 남궁연과 악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붉게 물든 내력들이 맹렬한 기세로 그들의 뒤를 쫓고 있었다.


내력들은 그들을 쫓으며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찢었다.


나무들은 기이하게 뒤틀리다 터져나갔고, 거석들은 내력에 갈려 모래가 되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온갖 것들이 부서지는 소리에, 양휘가 뒤를 돌아봤다. 내력들은 마치 무게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빠르게 쫓아오고 있었다.


전력으로 경공을 펼치고 있었지만 따돌릴 수가 없었다. 오히려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짓쳐드는 내력의 파도를 본 양휘의 얼굴이 결연해졌다.


이미 남궁연과 악규를 제외한 다른 청룡단원들은 모두 죽었다. 갑작스레 달려드는 내력에 저항도, 반응도 하지 못하고 죽었다.


살아남은 남궁연과 악규도 단지 운이 좋아 살아남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청룡단원 전원이 이곳에서 죽을 것이 뻔했다.


덮쳐오는 내력들의 속도가 너무도 빨랐다.


결국 양휘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자리에 멈춰서 몸을 틀어 다가오는 내력들을 마주 했다.


죽음을 받아들인 눈.


그의 눈은 개방과 혈룡문에게 죽임을 당했던, 사부의 눈빛과 닮아 있었다.


"단주님!"


뒤늦게 양휘의 걸음이 멈췄음을 알아차린 남궁연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양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자리를 지킨 채, 덮쳐오는 내력을 향해 손을 뻗을 뿐이었다. 그의 손에 시리도록 푸른 빛이 맺혔다.


"으오오!"


양휘는 기함을 터트리며 가진 모든 내력을 손에 담았다.


조금 전 보여줬던 창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선명한 푸른 불꽃이, 그의 손에서 줄기줄기 쏟아져나왔다.


어느새 다가온 핏빛 내력이 그 푸른 불꽃과 부딪혔다.


-키이이익!


고밀도 내력의 충돌에, 괴이한 소음과 함께 백색 섬광이 터져 나왔다. 그 섬광이 주변을 일순 대낮처럼 밝혔다.


덮쳐오는 내력을 막아낸 양휘의 입가에서 피가 주르륵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겐 아직 여력이 있었다.


"으오오오오!"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를 지르는 양휘의 입에서 핏물이 쏟아져 흘렀다.


푸르던 양휘의 내력이, 선천진기를 꺼내쓰기 시작하며 점점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단주!"


남궁연이 방향을 틀어 양휘를 향해 달렸다. 지금이라면, 내력을 보태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 달리는 남궁연을 본 악규가 놀란 눈으로 소리쳤다.


"부단주! 돌아오···!"


투두두둑!


붉은 내력이 양휘의 손을 타고 올라왔다. 붉은 내력은 양휘의 팔을 짓이기듯 찢기 시작했다.


"크윽!"


-우우우웅!


순간, 균형을 맞춘 듯 보였던 내력들의 싸움의 끝이 찾아왔다.


번쩍!


눈이 멀 정도로 강렬한 백색 섬광이 밤하늘을 밝혔다. 일대에 낮이 찾아왔다고 여길 정도의 빛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커다란 굉음과 함께 엄청난 충격파가 주변을 덮쳤다.


쾅!

쿠르르르!


형문산 전역이 진동했다. 거센 바람과 함께 몰려온 충격파가 주변의 모든 것들을 밀어냈다.


작게 조각난 나무들과 모래로 변한 바위들, 핏물로 변해버린 청룡단원들의 흔적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휩쓸려 사방으로 날아갔다.


"크으윽!"


거센 충격에 금방이라도 몸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에, 나는 급히 내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미 말라버린 텅 빈 단전은 한 줌의 내력조차 내어주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내가 느끼고 있던 탈력감이 내력의 부재로 인한 것임을 알아챘지만, 너무 늦었다.


나는 결국 미끄러지듯 쓰러져, 볼품없이 바닥을 구르다 산비탈로 떨어져 내렸다.




* * *







강렬한 섬광과 충격이 지나간 이후.


악규가 몸을 일으켰다. 악규의 몸 위에 쌓인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으윽······."


악규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머리를 만졌다.


오래 기절해있던 모양인지, 어느덧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악규는 주변을 살피다 말을 잃고 말았다.


"······."


모든 것이 초토화되어 있었다.


마치 형문산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푸르던 풀들과 높이 솟아있던 나무들, 그리고 그의 동료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없어져 버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악규는 황망한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때, 그의 앞의 땅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커헉!"


남궁연이 가쁜 숨을 토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악규는 갑자기 땅에서 솟아난 남궁연을 보고 깜짝 놀란 듯 소리쳤다.


"부단주!"


악규의 목소리를 들은 남궁연이 고개를 돌려 악규를 바라봤다.


"단주께서는?"

"······."


악규는 말없이 침묵했다. 그는 대답 대신에, 남궁연에게 주변의 광경을 직접 보라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 광경을 만들만한 폭발 속에서, 양휘가 살아있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남궁연은 달랐다. 그녀는 주변을 살피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양휘를 찾기 시작했다.


"단주님!"


그녀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남궁연의 목소리가 산자락에 부딪혀 한참이나 메아리쳤다. 메아리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던 남궁연이 악규를 바라봤다.


"비룡은?"

"잘 모르겠습니다."


악규의 대답에 남궁연이 잠시 침묵하다가, 양휘가 날아갔을 것이라 짐작되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충격파를 견딜 충분한 내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사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양휘는 아니었다. 폭발의 중심에 있었으니, 날아갔다면 상당히 멀리 날아갔을 것이 분명했다.


"단주님!"


양휘를 찾아 헤매는 남궁연이 점점 바빠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조차 모른다. 해가 뜬 걸로 보아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추측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시간이 얼마 없었다.


만약 살아있다면, 최대한 빨리 찾아야 했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것은 물론, 지혈에 사용할 내력조차 없을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양휘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의 동식물들은 모조리 사라졌고, 그저 깊게 파인 흔적만 남았을 뿐이었다.


"······."


한참 동안 주변을 헤매던 남궁연이 자리에 멈춰 눈을 감았다. 얼마 남지 않은 그녀의 내력이, 실처럼 흘러나와 주변으로 흩어졌다.


남궁연을 바라보던 악규도 마찬가지로 눈을 감고 주변에 집중했다.


그는 남궁연처럼 내력이 남지 않았기에, 오감에 의지해 양휘를 찾는 수밖에 없었다.


"찾았다!"


남궁연이 번쩍 눈을 떴다. 그녀의 기감의 끝에, 무언가가 닿았다.


내력을 모두 사용한 남궁연은 잠시 비틀거리다, 폭발의 경계에 서 있는 나무 아래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곱게 갈린 흙먼지들이 부드럽게 파여나갔다.


"······!"


남궁연을 도와 땅을 파내던 악규의 눈이 커졌다.


그의 손에 무언가가 걸린 탓이었다.


악규의 표정을 본 남궁연의 손이 더욱 빨라졌다.


이윽고, 흙 속에서 양휘의 얼굴이 보였다.


강렬했던 그 충격에 저항조차 하지 못한 듯, 그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왼쪽 눈에는 커다란 나무 조각이 박혀있었고, 오른쪽 입가가 뺨까지 길게 찢어져 있었다.


"단주님!"


남궁연이 눈물을 흘리며 양휘를 불렀다. 하지만 양휘는 미동조차 없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이, 일단 꺼내야 합니다!"


악규가 양휘의 얼굴 아래를 파냈다. 목과 어깨, 그리고 몸통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후······."


혹시 양휘의 머리만 덩그러니 이곳에 있는 건 아닐지 걱정하던 악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던 모양이라고 여기며 말이다.


양휘의 어깨를 잡은 악규가 그의 상체를 잡아끌어 당겼다.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지며 양휘의 상반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

"······!"


악규와 남궁연은 드러난 양휘의 모습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오른팔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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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문산 혈사 (3) 22.07.06 420 8 9쪽
43 형문산 혈사 (2) 22.07.05 443 7 10쪽
42 형문산 혈사 (1) 22.07.04 462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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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낙룡봉 (5) 22.06.30 465 7 10쪽
39 낙룡봉 (4) 22.06.29 473 6 9쪽
38 낙룡봉 (3) 22.06.28 470 6 11쪽
37 낙룡봉 (2) 22.06.27 490 7 11쪽
36 낙룡봉 (1) 22.06.24 517 5 10쪽
35 움직이는 무림 (4) 22.06.23 504 6 10쪽
34 움직이는 무림 (3) +1 22.06.22 511 5 9쪽
33 움직이는 무림 (2) 22.06.21 511 7 12쪽
32 움직이는 무림 (1) 22.06.20 572 6 11쪽
31 각성의 전조 (3) 22.06.17 618 9 9쪽
30 각성의 전조 (2) 22.06.16 591 8 10쪽
29 각성의 전조 (1) 22.06.15 593 9 10쪽
28 기묘한 동행 (5) 22.06.14 501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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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묘한 동행 (2) 22.06.09 55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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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요한 밤 (3) 22.06.06 648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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