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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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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6,416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7.05 13:50
조회
452
추천
7
글자
10쪽

형문산 혈사 (2)

DUMMY

푸른 강기로 만들어진 짐승이 밤하늘의 어둠을 집어삼켰다.


강렬하게 폭발하는 푸른 빛 속, 선명히 보이는 두 개의 송곳니. 그 송곳니가 내 목덜미를 노리고 짓쳐 들었다.


나는 끓어오르는 내력에 몸을 맡긴 채 검을 뻗었다.


이미 내 단전은 준비를 마치고, 쉴새 없이 내력을 쏟아내고 있었다.


거세게 타오르는 용광로에 내력으로 풀무질하는 것처럼,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내 검 끝에서 터져 나온 백색 섬광이, 양휘의 푸른 강기와 부딪혔다.


콰쾅!


-쿠르르르!


거센 내력의 충돌로,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비명을 토했다.


자욱하게 피어난 흙먼지가 하늘 높이 솟아 시야를 뿌옇게 가렸다.


투둑! 투두둑!


강기의 충돌로 인해 하늘로 비산한 흙들이 떨어지며, 마치 비가 내리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뿌옇게 일어난 흙먼지를 사이에 두고 나와 양휘가 눈을 맞췄다.


그는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무표정함 속에서, 일말의 놀람을 엿볼 수 있었다.


'설마 막을 줄은 몰랐다. 이건가?'


나는 양휘의 공격을 막아낸 후, 묘한 쾌감에 휩싸였다.


창을 무기로 삼은 무인 중, 창왕 다음가는 고수라 불리던 양휘가 아니던가?


나는 그런 사람의 일격을 막아낸 것이었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강해졌다는 자신감과 알 수 없는 고양감이 전신을 지배했다.


검파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아직 전력을 내지 않았다.


아직도 단전의 내력은 차고 넘치도록 많았고, 무엇보다 나는 아직 사부의 마지막 검무를 추지 않았다.


자욱하게 일어났던 흙먼지들이 가라앉고, 형문산에 적막이 내려앉았다.


"······."

"······,"


달려들던 청룡단의 무인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자리에 멈춰 서 있었고, 양휘는 말없이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악규.


악규 녀석은 내 실력을 보고 무척이나 놀란 모양이었다.


양휘의 뒤편에서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가관이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악규와 눈을 맞추고 가볍게 웃었다.


네게 보호받던 과거의 내가 아니라고, 나는 강해졌노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양휘가 한걸음 옮겨 나와 악규 사이를 가로막았다. 나와 악규의 대화를 차단하려는 듯이 말이다.


나는 그런 양휘의 태도에 불쾌함을 느끼고 인상을 구겼다.


악규를 홀리려는 놈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양휘는 고개를 돌려 악규를 흘긋 바라보더니 내게 물었다.


"검을 쓸 수 있으면서, 왜 시험 때는 독공을 쓴 거지?"


"악규가 말하지 않았나? 그거 먹물이었는데."


"······."


양휘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걸 보니, 악규 놈이 이미 말하긴 한 모양이었다.


나는 불쾌함을 숨기지 않고 양휘에게 말했다.


"그리고, 아까는 태극혜검을 배웠냐면서 뭐라 하지 않았소? 댁들 말대로 내가 태극혜검을 익히기라도 한 모양이지."


"··· 네가 태극혜검 비급을 손에 넣은 건 불과 닷새 전이다. 그리고 닷새 만에 그 정도 성취를 보이기는 불가능하다. 그 말인즉슨, 네놈이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는 말이지."


내력을 많이 쓴 탓일까? 온몸이 용광로처럼 뜨거운 와중에, 양휘와 대화하려니 답답함과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무슨 답을 줘야 만족할까?


어차피 말해줘도 듣지도 않을 거면서, 궁금한 건 왜 이리 많은 건지.


"알아서 생각해. 말해도 쳐 듣지도 않을 양반이, 궁금한 건 존나 많네."


"······."


"내 잘못이 있다면, 네놈들같이 남의 말을 안 듣는 새끼들과 연을 맺은 거랄까? 애초에 네놈들 하는 꼬라지를 보면, 사부님이 무슨 누명을 썼을지 짐작이 된다."


양휘의 잘생긴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 말이 꽤 자극적이었던 모양이었다.


"그 입 닥쳐라."


나는 그런 양휘를 바라보며 웃었다. 무림맹 청룡단의 단주가 부들대면서 말하는 장면을 보는 건,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사부에게도 온갖 누명을 뒤집어씌웠겠지. 사파의 첩자라는 둥, 미쳐버린 마두라는 둥. 안 그래? 안 봐도 저잣거리 비급이지."


이 비열한 놈들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의 사부에게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을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저열한 녀석들이니 말이다.


분노를 쏟아낼수록, 점점 더 화가 났다.


"멋대로 오해하고, 멋대로 죽이려 들고···. 네놈들이랑 입씨름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마음껏 오해하고, 마음껏 죽이려 들어라. 나는 더 이상 네놈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


나는 검을 고쳐 쥐고 양휘를 바라봤다. 들끓는 내력이, 엄청난 고양감을 불러일으켰다.


천하의 양휘가 상대라고 할지언정,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잔뜩 흥분한 나를 잠시 바라보던 양휘가 청룡단원들을 물렸다.


"모두 물러서라."


"단주님!"


"물러서라! 방해만 된다."


"······."


양휘의 일갈에 청룡단원들이 모두 물러서고, 양휘가 앞으로 나섰다.


양휘를 마주하자,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조금 전 기습을 당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독고천의 제자··· 비룡. 네놈은 여기서 죽는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지."


쿵쿵거리며 뛰는 심장이 단전의 내력을 가득 퍼 올려, 전신으로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이 지긋지긋하던 싸움을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온몸의 내력들이 군마와 같은 기세로 기혈을 내달렸다.


전신의 기혈들이 거세게 맥동하며, 투기가 들끓어 올랐다.


결국 누구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일이었다.


내가 죽던지, 저놈이 죽던지.


나는 양휘와 마주했다.


창에 맺혀 푸르게 타오르는 내력을 제외하면, 녀석은 싸울 생각이 없어 보일 정도로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마치 선공을 양보한다는 듯한 태도.


'내 검을 한번 보겠다. 이거냐?'


아직도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그 모습에, 나는 더없이 짜증이 치밀었다.


내 안의 오기와 분노가 만나 맹렬히 타올랐다.


'오냐. 보여주마. 그리고 찢어 죽여주마!'


뜨거운 내력들이 손끝을 지나 검으로 흘러 들어갔다.


-쿠르릉!


검이 다시금 천둥 같은 검명을 토해냈다. 응축된 내력들이, 백색 검강이 되어 검을 감싸듯 자라났다.


"죽어라!"


나는 양휘를 향해 달렸다.


발이 땅을 찰 때마다, 주변 지형이 순식간에 뒤편으로 사라졌다.


"······!"


내 속도에 놀란 모양인지, 양휘가 굳은 표정으로 창을 휘둘렀다.


-쿠오오오!


양휘의 창이 다시금 포효하며, 강기를 토해냈다.


양휘의 창에서 쏟아진 푸른 창강이, 파도처럼 내게 밀려들었다.


나는 짓쳐 드는 창강을 보며, 미소 지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몸을 낮게 숙이면 피할 수 있는 궤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죽어야 끝날 싸움. 더 이상 숨고 싶지도, 피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사부에게 배웠던 대로, 검을 품에 끌어안듯 바짝 붙였다.


"흐아압!"


허리와 어깨, 팔꿈치로 이어지는 모든 관절을 사용해 내지르는 찌르기.


직선적이고 단순하지만, 패도적인 사부의 검법이었다.


억울하게 죽은 사부의 원한이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선, 사부의 검으로 양휘를 죽여야만 했다.


검 끝에서 엄청난 양의 내력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터져나온 나의 내력들이 순식간에 양휘의 창강들을 집어삼키며 나아갔다.


"······!"


밝게 터져 나온 섬광 덕에, 놀란 양휘의 표정이 뚜렷이 보였다. 녀석의 창강은 이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죽어···!"


쩌적!

팡!


양휘의 가슴을 향해 내질러진 내 검이, 내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지듯 부서졌다.


작게 조각난 철 파편들이 반짝이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

"······!"


검의 파편들이 양휘를 스치듯 지나가며 무수한 자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치명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양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번에 직각으로 꺾인 양휘의 창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푸른 창강을 두른 창대가 내 단전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윽!"


나는 반사적으로 손에 내력을 밀어 넣어 창대를 움켜쥐었다. 악규의 창을 잡았을 때처럼, 이번에도 그럴 생각이었다.


-파지지직!


양휘의 창강과 나의 내력이 만나며 기이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멍청한 놈!"


양휘가 승리를 확신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창대에 넘실거리는 푸른 불꽃이 내 팔을 불태우려는 듯 거세게 타올랐다.


나는 양휘의 강기를 억누르기 위해, 단전의 내력을 모조리 퍼 올렸다.


방대한 내력이 단숨에 기혈을 타고 흘러, 온몸의 혈도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렇게 전신의 기혈을 들쑤시며 지나간 내력들이, 손끝에서 흘러나와 양휘의 강기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무슨!"


양휘가 놀란 표정으로 창을 놓고 물러섰다. 설마 내력 싸움에서 질 것이라고 예상하진 못한 모양이었다.


나는 양휘가 물러선 것을 보고, 급히 내력을 거두려 했다.


한 번에 너무 큰 내력을 끌어올린 탓에, 몸이 불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내력은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방해물이었던 양휘의 강기가 사라지자, 내 내력들은 통제를 벗어나 맹렬한 기세로 방출되기 시작했다.


"윽!"


내 손에서, 내력들이 마치 해일처럼 쏟아져 흘러나왔다.


짙은 내력의 파도가 땅과 나무, 바위를 가리지 않고 휩쓸었다.


"으악!"

"뭐, 뭐야!"


고밀도의 내력들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쏟아져, 어느새 싸움을 지켜보던 청룡단원들까지 덮쳤다.


"도, 도망쳐라!"


양휘가 다급히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너무도 늦었다.


콰지직!


해일처럼 쏟아진 내력에 닿은 청룡단원들의 몸이 분쇄되듯 찢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주인을 잃은 사지육신들이 허공에서 잘게 쪼개졌다.


흘러나온 피조차, 거센 내력의 흐름에 찢겨 붉은 안개가 되었다.


"안돼!!"


양휘가 절규하며 손을 뻗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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