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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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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마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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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5,965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6.24 14:52
조회
517
추천
5
글자
10쪽

낙룡봉 (1)

DUMMY

호북 형문산 아래의 작은 마을, 형문촌은 대낮부터 난리가 났다.


며칠 내내 비가 쏟아진다 싶더니, 형문산에서 이유 모를 굉음과 섬광이 연신 번쩍인 탓이었다.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나와 형문산을 바라보며 쑥덕였다.


"옆집 왕이 놈이 겁도 없이 산에 올랐다가 귀가 먹어버렸다던데. 혹시 들었는가?"

"아이구··· 젊은 총각이 딱하게 됐네."


노인들이 밤중에 산에 올랐던 마을 총각을 걱정하며 떠들자, 한 청년이 노인들의 말을 정정하며 끼어들었다.


"아니에요. 그때는 안 들렸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다시 들린답니다."


"그게 그거지!"


"······."


굉음을 동반한 섬광은 밤 중 내내 형문산의 정상에서 계속되다가, 해가 밝고서야 멎었다.


한밤중 마을엔 많은 일이 있었다.


굉음에 놀란 주민들은 집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버렸고, 보다 못한 마을의 용감한 청년 왕이가 원인을 찾아보겠노라며 한밤중에 산을 올랐다.


형문산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그는 한밤중의 산행도 자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소득이 산을 내려와야 했다.


산을 오를수록 커지는 굉음을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노인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형문산을 바라봤다.


“산신께서 노하신 게 틀림없다!”


그러자 옆에 앉은 다른 노인이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그냥 벼락이 떨어진 거라니까! 산신 같은 소리 허구 있네!”

“천둥이 꼬박 하룻밤 내내 내리치는 게 말이나 되나!?”


마을에 오래 살았던 노인네들이 모여 부산을 떨어대자, 마을의 젊은이 여럿이 그런 노인들을 진정시켰다.


이미 이 미친 노인네들이 산신이 노했다며, 산 아래 쌀과 가축을 합쳐 족히 백냥은 되는 식량들을 가져다 바쳐버렸기 때문이다.


“아이고, 어르신! 별일 아닐 테니, 이만 들어가 쉬세요.”

“금 영감님 말대로 벼락 때문일 거예요. 아니면 뭐, 전대 은거 고수가 무공수련이라도 하나 보죠.”


하지만 몇몇 노인들은 자리를 지키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마라! 뇌운이 아무리 짙게 껴도 한곳에 벼락이 이리도 여러 번 내리겠느냐!"


"암! 그렇지! 천둥뿐만 아니라, 산 전체가 지진 난 듯 울렸다니까! 너희도 듣지 않았느냐? 무인들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어찌 그런 일을 벌이겠느냐? 산신께서 노하신 것이 틀림없다! 곳간에서 뭐라도 꺼내서 더 바쳐야 해!"


"······."


노인들의 말을 들은 청년들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산 아래 산신에게 바친 곡식만 해도 이미 열 석이다.


작은 마을에서 그 정도의 식량이라면, 당장 이번 겨울을 나기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좋게 말하던 청년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노한 산신 달래다가 우린 다 굶어 죽게 생겼소! 겨울은 어찌 나려고 마을 곳간을 터셨소!?"


"안 달래면 지금 죽을 텐데?"


"애초에 산신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소!"


"그럼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같으냐!?"


"······."


노인의 말에 입을 꾹 닫은 청년이 결국 노인들에게 엄포를 놨다.


"왕이 놈이 실패했으니, 내가 올라가겠소. 내가 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헛짓거리를 하면 각오해야 할거요."


"하! 네놈처럼 불경한 놈은 산신님의 벼락에 맞고 뒈질 거다!"


"흥! 살날도 얼마 안 남은 노친네 주제에."


청년은 노인을 향해 이죽거리며 돌아섰다. 마을의 다른 청년들이 그런 그의 뒷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봤다.


쿠르릉!


형문산에서 다시금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멎었던 비가 다시 내리려는 듯, 하늘 가득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청년은 쉴 새 없이 걸음을 옮기며 산을 올랐다.


"헉! 헉!"


그가 산에 발을 오르기 직전 울린 천둥을 마지막으로, 소리는 거짓말처럼 멎은 상태였다.


"씨펄··· 망할 노인네들······."


홧김에 산을 오르겠다고 말을 뱉긴 했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산을 오르기 두려웠다.


굉음과 섬광의 원인을 찾아 산에 오르던 왕이 놈이 귀머거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저 괴현상이 상식적이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을을 위한 일이라 여기고 그 두려움을 삼킨 채 산을 오르고 있었다.


한참 산을 오르던 그는 인상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뭐? 벼락 맞아 뒈질 거라고? 참나. 말본새하고는······."


그는 두려움을 분노로 바꾸는 기적의 사고를 통해 힘을 얻었다.


"돌아가기만 해봐라. 일도 안 하는 노친네들, 오냐오냐해주니까 아주 저들이 상전인 줄 알고··· 아주 마을에서 쫓아내든가 해야지."


끊임없이 욕을 뱉으며 산을 오르던 청년은 산 중턱 작은 공터를 발견했다.


"왕이 놈도 여기까진 왔다고 했는데······."


청년이 마른침을 삼키며 주변을 살폈다.


어두컴컴한 하늘을 빼면, 형문산은 늘 그렇듯 고요했다.


정상까지의 길을 확인한 청년은 바닥에 철퍼덕 앉아 숨을 골랐다. 천둥도, 섬광도 멎었으니 급할 게 없었다.


"응?"


자리에 앉아 쉬던 청년이 이상함을 느낀 듯 연신 코를 벌름거렸다.


"스읍! 이게 무슨 냄새지?"


웬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킁킁!"


청년은 냄새의 출처를 찾기 위해 공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았다.


그때, 산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년을 스쳐 지나갔다.


"윽!"


청년이 코를 틀어막고 물러섰다.


엄청난 악취였다. 시체가 썩는 냄새와 온갖 오물의 냄새를 섞어둔 것 같은 냄새였다.


"옛말에 용이 떨어져 죽으면 이런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난생처음 맡아보는 악취가 바람을 타고 코를 찔러댔다.


잔뜩 인상을 구긴 청년은 산을 올려다보았다. 형문산의 정상에 까만 먹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이 몹시 불길해 보였다.


"······."


청년은 갑자기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만약 정말 용이 형문산에 떨어져 죽은 것이라면, 대형사태였다.


서둘러 내려가 사실을 전해야 했다.


신수인 용이 죽은 곳에는 저주가 내려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동물들은 산을 떠나고, 풀과 나무는 모조리 죽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이야기.


노인네들 말대로 곳간을 털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청년은 급히 몸을 돌려 산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올라온 길을 내려간 청년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을 찾았다.


여전히 산 아래 모여 쑥덕이는 주민들을 발견한 청년이 전력을 다해 뛰었다.


급히 달려오는 청년을 본 노인이 이죽거렸다.


"이놈아! 벌써 돌아오다니, 겁이 나서 도망친 게냐?"


청년은 노인의 이죽거림을 깨끗이 무시하며 소리쳤다.


"큰일이오! 산신의 소행이 아니었소!"


"······?"

"······?"


마을 주민들의 시선이 모이자, 청년은 잠시 숨을 고르다 외쳤다.


"형문산에 용이 떨어져 죽었소!"


청년의 말을 들은 주민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그게 무슨 말이냐?"


청년을 놀리던 노인도 깜짝 놀라 청년에게 물었다.


"왕이 놈이 올랐다던 중턱까지 올라갔는데, 엄청난 악취가 났소. 시체가 썩어 나는 냄새와 온갖 오물의 냄새를 섞은 듯한 냄새였소."


"저, 정말이냐?"


"그렇소. 난생처음 맡아보는 냄새였소. 용이 죽으면 나는 냄새가 이러하다고 하지 않았소?"


용이 떨어진 곳에서 나는 악취 이야기는, 아주 오래되고 유명한 이야기였다.


혹자는 거짓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백성은 그 이야기를 믿고 있었다.


청년의 말에 노인이 부산을 떨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제를 지내야 한다! 곳간 전부를 내와!"


마을의 주민들이 부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인은 우려스런 표정으로 산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낙룡봉(落龍峰)이라······."



* * *



"우엑!"


나는 헛구역질을 토해냈다.


"스읍··· 후우······."


숨을 고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신 나는 다시금 어깨에 코를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우엑!"


엄청난 냄새였다. 정말 썩은 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냄새였다,


이 정도 냄새라면 수십 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지?"


무언가에 홀린 듯 검무를 추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모양이었다.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는 상태.


"젠장··· 옷도 이거 한 벌 뿐인데······."


옷을 벗어 던지고 나니, 안 그래도 거뭇거뭇하던 옷이 먹물을 빨아들인 것처럼 까맣게 변해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다시 옷에 코를 들이댔다.


"우웩!"


이번엔 진짜 속을 게워냈다. 잘 소화된 형문산의 나물들이 입가에서 주르륵 쏟아져나왔다.


"크흑!"


정말 지독했다. 한시라도 몸을 닦고 옷을 빨아야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멱 감을 곳을 찾아 나섰다.


문득 전날 밤 멀리 보이던 계곡이 떠올랐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야 했다.


그렇게 길을 내려가길 잠시. 저 멀리, 누군가 급히 산을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응?"


엄청난 속도로 산을 내려가는 걸 보니, 산 아랫마을의 주민이거나 무인이 틀림없었다. 형문산은 꽤 경사가 있는 산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나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


"어떻게 저걸 봤지?"


평소라면 인식조차 못 했을 정도로, 하산하는 사람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곧 있으면 완전히 마을에 도착할······.


"응?"


그랬다.


나는 산 정상에서, 산 아랫마을 초입에 다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갑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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