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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집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대마두의 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이돌집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7
최근연재일 :
2022.07.15 14:42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5,968
추천수 :
653
글자수 :
229,726

작성
22.06.22 14:30
조회
511
추천
5
글자
9쪽

움직이는 무림 (3)

DUMMY

독고천.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었다.


독고천이 그 일을 벌였을 당시에도, 그들은 모두 무림맹 소속의 무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양휘는 당시 청룡단의 부단주였었고, 흑우는 비각, 현오는 검각 소속이었었다.


말없이 생각에 잠겼던 양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독고천의 제자라······. 확실히 우연이라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있군. 너무 잘 맞아떨어지니 말일세”


양휘의 말을 들은 흑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스승을 죽인 정파에 대한 복수심으로 첩자 노릇을 자처했을 가능성도 있고······.”


그러자 이번에는 현오가 흑우의 말을 끊었다. 붉게 상기된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억측입니다. 독고천은 독고세가의 사람입니다. 그는 검수였고, 독공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룡은 독공을 사용하지요. 그렇다면 차라리 독마의 제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흥분을 숨기지 못하며 말하고 있지만, 현오의 주장도 일리가 있었다.


"자네의 말도 맞네. 독고세가의 인물이, 말년에 그 정도의 독공을 익혔다고는 보기가 힘들지."


양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흑우의 생각은 다른듯했다.


"독고천의 강함은 검법이 아닌 내력에 있었습니다. 검에 대한 재능이 일천하여, 세가에서 버림받을 정도로 그자의 검법은 형편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독고세가의 검수가 무림맹의 문지기로 근무를 했겠습니까? 그는 독고세가의 수치였습니다."


"그렇다고 검을 익힌 무인이 갑자기 독공을 가르칠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독공은 제대로 된 스승 없이 익히다가는 죽기 십상인 무공입니다."


흑우의 말에 반박하는 현오의 물음은 완전히 정론이었다. 흑우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흑우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다고 여기는 모양인지, 확신에 가득 찬 얼굴이었다.


"당시에도 저는 비각 소속이었습니다. 저는 혈사 이후에 독고천과 함께 문지기로 근무하던 이들을 조사하고, 그들의 증언을 수합하는 일을 맡았었지요. 그는 무려 삼십 년의 세월 동안 자신의 독문무공을 만드는 데에 몰두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대로 된 무학 지식이 없던 그는 주워들은 온갖 무공의 묘리를 섞어 무공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혈사를 겪었던 이들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던 비밀.


당시에도 비각 소속이었던 흑우는 그 모든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만든 내공심법을 제어하지 못하고 주화입마에 빠졌습니다. 당시 주화입마에 빠진 그를 급히 의약당으로 옮긴 이들의 증언이 있으니 확실합니다."


"······."


흑우는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양휘와 현오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결국 의약당에서 내력 폭주를 일으켰지요. 당시 의약당에 있던 의약당주와 당원들, 그리고 의약당에 머물던 무림맹 소속 무인 아홉이 순식간에 산화될 정도의 엄청난 내력 폭주였습니다."


흑우는 말없이 생각에 잠긴 현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제 말이 사실임은, 이 검각주께서 가장 잘 아시지 않습니까?"


"······."


현오의 낯빛이 급속도로 붉게 변했다.


흑우의 말이 너무 지나쳤다고 여긴 양휘가 급히 흑우를 말리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결국 참지 못한 현오가 탁상을 내려쳤다.


쾅!


지도위에 올라가 있던 비룡과 사일도의 이름이 적힌 목패가 충격으로 붕 떠올라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


현오의 반응에 당황한 흑우가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리자, 양휘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두 사람을 말렸다.


"그만들 하시게."


"··· 제가 말이 지나쳤습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흑우가 재빨리 현오에게 포권하며 사과를 건넸다. 자신의 주장이 일리가 있음을 이야기하다 보니, 선을 넘고 말았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오는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인지, 한참 탁상을 내려봤다.


탁상 위에 올라가 있는 그의 손에서 일렁이는 붉은 내력이 살기를 품고 있었다.


"······."

"······."


양휘와 흑우는 그런 그가 진정할 수 있도록 말없이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저도 너무 흥분했습니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현우가 말을 이어갔다.


"일 비각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독고천의 강함이 내력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


"독고천의 내력에 찢어져 죽던 사형제들을 제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말입니다."


현우가 흑우를 보며 싱긋 웃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아직 분노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내력만으로 사람이 찢어지는 모습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요.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내력들이, 제 사형제들의 육신을 모조리···."


현오의 말을 듣던 흑우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자신이 현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흑우는 급히 현오의 말을 끊고 사과를 건넸다.


"제, 제가 너무 무례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


현오는 조용히 흑우를 바라보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과 사는 구분 할 줄 아는 사내. 그것이 바로 제 이 검각주 현오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양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현오의 편을 들었다.


"독고천의 내력이 정상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건, 충분히 알겠네. 허나 그것만으로 비룡이 독고천의 제자라고 판단하기엔 여러모로 증거가 빈약하네."


"······."


흑우는 말을 아꼈다.


자신의 말실수로 현오의 눈이 돌아간 지금, 계속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만큼 흑우는 멍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이 근질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방대한 내력이 뒷받침되면, 독공을 익히기는 매우 쉽거늘······.'


만독불침(萬毒不侵)이라는 경지가 있다. 어떠한 독도 통하지 않는 경지.


그리고 그 경지는 독공의 성취가 아닌, 가진 내공의 양으로 오를 수 있는 경지였다.


현오와 양휘의 눈치를 살피던 흑우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앞서나간 것 같습니다."


"······ 이상한 점은 그것이 끝인가?"


"그렇습니다."


양휘는 가라앉은 막사의 분위기를 환기하듯 웃으며 말했다.


"이번 사건은 비단 우리만의 일이 아닐세. 정파 무림 전체의 일이라고 할 수 있지. 때문에, 맹주께서도 이번 일을 확실히 매듭짓길 원하고 계신다네. 반드시 비급을 되찾길 원하고 계시지."


"예."

"예."


양휘는 현오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소림과 남궁세가의 지원 병력이 우리를 돕기 위해 이곳을 향해 오고 있네. 비룡이 독고천의 제자···, 아니. 독고천 본인이라 할지라도 부족함 없는 전력이지. 비룡이 독고천의 제자이든 아니든···,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일세."


현오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양휘는 흑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유능한 비각의 인재들이 힘써준 덕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룡을 여기까지 쫓을 수 있었네. 자네들의 능력이라면 비룡을 잡는 건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네만···. 안 그런가?"


"그렇습니다."


양휘의 차분하고 무거운 목소리가 가진 힘이 또 한 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흑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룡을 잡게 되면, 이 모든 궁금증은 자연히 해결될 걸세. 그러니 지금은 그자를 잡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네."


"알겠습니다."

"예."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양휘는 아주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 * *



호북의 장강 이남. 형문산(荊門山)의 정상.


놀랍게도, 비룡이 형문산에 있으리라는 비각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장강을 건넌 고추, 아니 비룡은 형문산에 있었다.


"으아··· 경치 좋다."


산을 오르길 벌써 다섯 시진. 오랜 노력 끝에 정상에 발을 디뎠다.


발아래로 흐르는 안개들을 보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정도면 그놈들도 못 찾겠지···?"


나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환하게 웃었다. 제아무리 무림맹놈들이라 할지라도, 이곳까진 못 찾을 것이 분명했다.


이곳은 그 누구의 땅도 아니었다.


웬만한 산에는 꼭 문파가 하나씩 있다는 무림의 불문율 깬 곳이 바로 이곳. 형문산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곳엔 작은 문파 하나조차 없었다.


문파가 없다는 뜻은, 목격자도 없다는 뜻.


잔뜩 눈치를 살피며 도망자처럼 살던 삶도 이젠 끝이다.


나는 해방감을 느끼며 소리쳤다.


"나는 자유다!!"


우렁찬 내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나는 자유다! 자유다! 유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근심 걱정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었다. 나는 맑은 공기를 폐부 가득 채우며 이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문명이 닿지 않은 오지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말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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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사라진 마두와 비급 (3) 22.07.12 368 8 11쪽
46 사라진 마두와 비급 (2) 22.07.11 365 7 10쪽
45 사라진 마두와 비급 (1) 22.07.07 454 7 10쪽
44 형문산 혈사 (3) 22.07.06 420 8 9쪽
43 형문산 혈사 (2) 22.07.05 443 7 10쪽
42 형문산 혈사 (1) 22.07.04 462 8 9쪽
41 낙룡봉 (6) 22.07.01 488 8 10쪽
40 낙룡봉 (5) 22.06.30 465 7 10쪽
39 낙룡봉 (4) 22.06.29 473 6 9쪽
38 낙룡봉 (3) 22.06.28 470 6 11쪽
37 낙룡봉 (2) 22.06.27 491 7 11쪽
36 낙룡봉 (1) 22.06.24 518 5 10쪽
35 움직이는 무림 (4) 22.06.23 505 6 10쪽
» 움직이는 무림 (3) +1 22.06.22 512 5 9쪽
33 움직이는 무림 (2) 22.06.21 512 7 12쪽
32 움직이는 무림 (1) 22.06.20 573 6 11쪽
31 각성의 전조 (3) 22.06.17 618 9 9쪽
30 각성의 전조 (2) 22.06.16 591 8 10쪽
29 각성의 전조 (1) 22.06.15 594 9 10쪽
28 기묘한 동행 (5) 22.06.14 502 8 10쪽
27 기묘한 동행 (4) 22.06.13 497 7 11쪽
26 기묘한 동행 (3) 22.06.10 527 10 10쪽
25 기묘한 동행 (2) 22.06.09 550 9 11쪽
24 기묘한 동행 (1) 22.06.08 613 11 10쪽
23 고요한 밤 (4) 22.06.07 641 12 12쪽
22 고요한 밤 (3) 22.06.06 648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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