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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교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글 소개***

세워 총,”

뾰족하고 다소 냉랭한 음성이 들린 뒤였다. 어둠 속에서 끙 하고 용쓰는 소리가 터졌다.

아니, 세워총이란 명령을 못 들었습니까? 어찌 그렇게 시마리가 없습니까?”

끄응! 그게 저--!”

낭군께선 십전대보탕을 드셨습니까?”

~에 십전대보탕인지 뭔지는 몰라도 독사 새끼를 비롯해서 전갈과 청거미는 물론이고 황골 지네가 섞인 개구리 독갈전탕을 물리도록 복용했습니다.”

얼마나 맛있게 드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주야장천 달포동안 쉬지 않고 미치도록 마셨습니다.”

헌데 그게 뭡니까? 회음혈에 모여 있는 양기를 귀두혈에 쏟아 내야만 선천강기를 지닌 이세를 탄생시킬 수가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 알겠습니다.”

낭군께선 천하를 굽어본다는 용사가 맞습니까?”

~! 모두들 저를 그렇게 부른답니다.”

말소리 봐라! 말소리.”

장구가 몸을 떨자 여인이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말소리가 너무 작습니다. 정말 낭군께선 만인이 두려워할 정도로 무적의 용사가 맞습니까?”

장구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 맞습니다. 화영천이란 살수들로부터 살아난 것을 보면 분명 용사가 분명합니다.”

좋습니다. 낭군의 뱃장과 용기를 계속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전진.”

저벅저벅-!

장구가 걸어 나오다가 걸음을 멈추자 아련한 음성이 조금 싸늘하게 들렸다.

왜 오다가 멈추는 것입니까?

저저! 그게-어휴!”

낭군께서 주저하고 계신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금실 좋은 부부는 상대방의 단점을 장점으로 덮어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솔직담백하게 말씀해 주시면 소첩이 참조하겠습니다. 불만이 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장구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좀처럼 어둠 속에서 나오지 않고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요, 이건 처음으로 말하는 것인데요. 제가 용천장의 밀실에 다녀온 뒤로 예전과 다르게요. 여인의 몸만 쳐다보면 막 뜯어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거든요? 이걸 보면 아무래도 흡혈마귀가 내 몸속에서 악마로 변했나 봐요.”

호호! 그건 말입니다. 낭군의 몸에서 일어나는 충동은 악마가 아니라 사내라면 누구나 충족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생긴 자연적인 발산 현상이니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욕망이 아니라요. 이건 사실인데요. 정말 부인의 나체를 보고 있으니까요. 심장이 쪼개질 것처럼 마구 요동치고 있거든요?”

호호! 십전대보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이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그게 아닌데.”

여인은 장구의 대답 없이 한숨만 길게 내쉬자 재촉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앞으로 전진 하십시오.”

저어! 내일 하면 안 될까요?”

오늘이 보름달이 이지러지는 마지막 날이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전진.”

장구는 명령이 떨어지자 마지못해 앞으로 걷는다.

-척척!

여인이 표독스럽게 말했다.

-! 정말, 십전대보탕을 처음부터 드시고 싶습니까?”

-?”

장구가 놀라서 손까지 휘휘 내 젓는다.

-! 아닙니다. 앞으로 가겠습니다.”

척척-!

장구의 걸음이 침대 앞에 멈춰지자 질문이 이어졌다.

지금 낭군님 앞에는 뭐가 보입니까?”

원앙금침에 한 요부가 요사스럽게 웃고 계십니다.”

원앙금침(鴛鴦衾枕),

신혼부부들이 초야를 치룰 때 덮고 자는 이불과 베개를 말한다. 헌데 말이 좋아 원앙금침이었다. 침대에는 팔뚝보다도 굵고 긴 독사들이 서로 얽혀서 만들어진 침대였다. 베개는 석자쯤이나 되는 지네들이 꿈틀거리고 있어서 누가 봐도 정나미가 뚝 떨어질 것은 자명했다.

하나 밖에 없는 마누라보고 요부가 뭡니까? 요부가~!”

-! 진짜 미치겠네?”

좋습니다. 원앙금침에 누워 있는 요부가 누굽니까?”

. 대막천궁의 궁주로서 저의 마누라가 되십니다.”

그런 마누라가 서방님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반년이 넘도록 보신탕을 대령했는데 싫다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너무 사랑스러워 목 줄기를 콱 물어뜯고 싶습니다.

호호! 그렇습니다. 마누라란 가정의 중심입니다. 낭군께서 사랑하는 만큼 마누라가 예쁘겠지요?”

~! 사랑하지도 못할 만큼 너무 예뻐서 거시기가 오그라들 지경입니다.”

아니, 정말!”

여인은 화가 치밀었는지 독사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받들어 총!”

-!

존비가 끝났습니까?”

! 대충 힘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헌데 뭐합니까? 냉큼 덮쳐서 초야를 치루지 않고 뭘 망설이고 있습니까?”

장구는 용기를 내서 원앙금침으로 다가섰다가 몸만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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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일
» 내 일상 | ***글 소개*** 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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