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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7.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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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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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 파란 장미꽃 - 3

DUMMY

"그럼 왜 검거를 안 한 겁니까. 티가 저렇게 나는데."


"검거를 안 한 게 아닙니다. 못한 거지."


오철빈 형사는 여전히 패널을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꼭 강민석 박사 일당을 잡으려 하면 압박이 들어오더라고. 갑자기 다른 곳으로 지원을 보낸다거나, 수사를 방해하던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호연은 자신도 물어도 될까요? 하는 말을 꺼내려다가 말았다. 철빈 형사는 담배에 불도 붙이지 않고 입에 물고있다가 얘기를 이어갔다.


"어쨌든, 저 영상 속 남자와, 여자분을 납치한 남자는 동일 인물입니다. 그래서 제가 영상 확인을 위해 들려줬으면 한 것이고. 여자분이 돌아왔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외계 생물 찬양교와 연관된 것을 확인한 이상, 협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담배 피십니까?"


호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철빈 형사는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호연에게도 담배 한 까치를 권했다. 호연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철빈 형사에게 받은 라이터로 불을 당겼다.


원형 방에 담배 연기가 가득 찼다. 철빈 형사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피해자, 우연 씨가 과학계에 관련이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그럼 하는 일이?"


"작가입니다. 저희 출판사 작가죠."


"작가······. 예술인하고 관련이 있군요."


철빈은 노트를 꺼내 간단히 필기하고는 호연의 반대편에 앉았다.


"혹시 강민석 박사와 연관되었다, 싶은 사건이 있었습니까? 뭐든 좋습니다. 호연 씨든, 우연 씨 일이든."


호연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강민석 박사가 자신과 진애를 납치하려고 했던 사건을 꺼내야 하나. 괜히 이곳저곳 뜨기는 싫었다. 호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전에 알던 친구가 강민석 박사 일당과 연관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전에 알던 친구요? 이름이 어떻게 되죠?"


"성진 안 실라르입니다."


"아, 그 생물학자!"


철빈은 얘기 잘 꺼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패널에 손짓을 하기 시작하더니, 패널 하나를 꺼냈다.


"이 사람을 말하는 거죠? 이거 하나 짚고 넘어가야 겠는데."


패널에 성진의 얼굴이 펼쳐졌다. 그가 자신의 연구원증을 보여줄 때의 증명 사진이었다. 그때는 참 해맑게 그 사진을 호연과 진애에게 보여줬었다. 그때 축하한다고 그에게 술을 먹이는 호연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금 UFO 가 나타난지는 한 달 이제 지났죠. 그렇죠, 호연 씨?"


철빈은 그의 신상서를 펼쳤다.


"그는 이미 그 일이 일어나기 몇 개월 전에 차 사고로 죽었죠. 사실 저도 이게 의문이었습니다. 매체에서는 그를 연루된 사람이라고 몰아갔지만, 이 테러 단체가 나타난 건 최근에 일입니다. 게다가 강민석 박사는 그 종교와 관련도 없어 보였었고."


철빈은 또 한참 패널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저 혼자 추리한 겁니다. 사실이라고 믿지는 마시고. 이 종교 단체는 이미 오래 전부터 UFO 의 출현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죠. 아마 암암리에 이미 단체가 있었을 겁니다. 이제와서 새로운 종교 단체라고 뜨는 것이죠."


호연은 성진의 집에 있던 작은 기계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진애와 성진은 그 단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던 진애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말 아무런 연관이 없었을까? 호연은 담배 한 까치를 더 꺼내 입에 물었다.


"우연 씨는 무사히 집에 들어왔습니까? 어디 다쳤던 곳은 없었습니까?"


"예, 제가 보기로는 없었습니다. 영상하고 조금 달랐던 거라면, 정장을 입고 있었다는 겁니다."


"정장······."


철빈은 다시 노트를 꺼내 그 내용을 적었다. 그에게 뭔가를 말할 수록, 그는 그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우연에 대한 이상한 정보를 캐낼까봐 두려움이 앞섰다.


한참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호연은 핸드폰을 살짝 꺼내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다. 민영에게 온 메시지였다.


'미안해요, 늦잠을 잔 바람에. 일단 내일 누굴 만나기로 했는데, 혹시 같이 만나실래요? 진애 씨에 대한 정보라면, 그 내용을 조사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호연은 한참 메시지를 바라보다가 '네, 전 괜찮습니다.' 하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그 메시지를 보내고 우연에게 메시지를 날렸다.


'집에 잘 들어갔어요, 전. 우연 씨는 좀 쉬고 있나요?'


그는 그 메시지를 남기고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 속에 넣었다. 철빈은 여전히 패널을 이리저리 넘겨보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내용들을 조합하는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강민석 박사가 납치한 여자도 관련이 있군요. 그 여자분은 아십니까? 진애라고, 성진의 애인인데."


철빈이 불쑥 얘기를 꺼냈다. 동시에 민영이 메시지를 보냈다. 만날 장소에 대한 메시지였다. 호연은 잠깐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다가 고개를 들어 말했다.


"제 전 애인이기도 했죠. 진애가 납치됐습니까?"


호연은 모른척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철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앞에 다시 앉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벨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이런, 어제 만나기로 한 기자의 전화로군요. 죄송하지만,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바쁜 사람 붙잡아 둔 건 아닐지 걱정되는데."


그렇게 바쁘지는 않았다. 호연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그가 나가기를 기다렸다.


"예, 기자 씨, 전화 받았어요. 무슨 일이야?"


그가 전화를 받으며 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을 닫았다. 호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패널에 손짓을 했다. 그가 손짓을 하자 눈 앞에 작은 마우스 포인트가 나타났다. 이런 식으로 조종을 한 것이었다.


호연은 성진의 신상서를 찬찬히 읽었다. 그의 학력, 건강진단, 그의 가족이 다 나와 있었다. 그의 연구 자료들도 있었다. 그중 눈에 보이는 연구 자료가 있었다.


'EMP 기능 체내 삽입 후 동물의 행동 변화.'


'EMP 기능 증폭 연구.'


이 연구가 생물학자가 할 연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자세한 연구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가 쓴 제목만 확인할 수 있었다. 호연은 놀란 눈으로 그 문장들을 바라보다가 스크롤을 내렸다.


'노트먼트상 생물학계 수상자'


호연은 성진이 그 상을 수여받던 날이 기억났다. 한참 기억 구석에 묻혀있던 기억이었다. 꽤 권위가 높은 재단의 상이었다. 생물학계는 물론, 문학계 사람들도 알아주는 상이었다.


'강민석 박사가 상을 전달하겠습니다.'


호연은 오랜 잠에서 깨어난 느낌이었다. 호연은 급히 스크롤을 맨 위로 올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어, 응, 괜찮아요, 괜찮아. 알겠어. 이런저런 자료 많이 오늘 얻었으니까. 그래요, 내일 봐."


오철빈 형사가 들어오고 있었다. 호연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거 패널 작동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전 손짓해도 안 되던데."


"그럴리가. 이게 손짓 하나하나를 잡아내서 마우스 포인트를 움직이는 최첨단 시스템인데. 잘 봐요."


철빈이 손짓으로 스크롤을 움직이고 내리는 시범을 보였다. 호연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경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슬그머니 일어나 철빈의 옆에 섰다.


"저도 한 번 해봐도 됩니까?"


"아, 그럼 이것 좀 정리하고. 기다려봐요."


철빈은 모든 창을 끄기 시작했다. 이미 봤던 성진의 신상서가 꺼졌다. 호연은 그의 옆에서 손짓을 했다. 두 개의 마우스 포인터가 눈 앞에 나타났다. 아마 하나는 철빈의 마우스 포인터일 것이다.


"꽤 놀랍네요. 이런 거 처음 사용해보는데."


"회사 같은 곳에 많이 지원됐을 텐데."


"제가 자택 근무를 해서, 이런 거 사용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네요."


"이런 거 말고 눈동자로만 따라가는 패널도 있습니다, 하하. 역시 글 쓰는 사람들은 최첨단 기기의 변화를 잘 못 따라간다더니."


그가 자리에 앉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그의 말이 틀린 건 아니였다. 호연이 있는 출판사에는 낡은 화이트보드를 사서 손으로 글을 쓴다거나, 칠판 분필을 골동품 매장에서 사서 들고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인석은 가끔 그들을 현대 전자 문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무식한 젊은 늙은이들이라고 욕했다.


"혹시나 여자분을 함부로 의심하지는 마세요. 아, 물론 우리한테는 관심 대상이지만. 아, 명함을 안 줬네. 혹시 문제 있으면 전화나 메시지 주세요."


철빈이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건네었다. 호연도 자신의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둘은 서로의 명함을 한참 바라보다가 서로의 지갑 속으로 명함을 넣었다.


둘은 철창 앞에서 간단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철빈은 자기 자리로, 호연은 경찰서를 나왔다. 호연은 나오자마자 택시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몸이 상당히 피곤했다. 한참 확인 안 한 핸드폰을 보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우연의 메시지였다. 잠시 졸았다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모레 같이 병원에 갈 수 있냐는 메시지였다.


작가의말

정신이 없네요. 수업 들으러 가느랴, 헬스하느랴, 과 사람들이랑 대화하느랴...집 오면 피곤해서 늘어지는 편입니다. 비축본 써야 하는데요, 큰일이네요. // 오타, 문법 오류 지적 부탁드립니다 . // 추천, 선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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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7, 크레이터 - 1 20.02.14 23 0 12쪽
45 6, 파란 장미꽃 - 10 20.02.14 18 0 10쪽
44 6, 파란 장미꽃 - 9 20.01.17 23 0 9쪽
43 6, 파란 장미꽃 - 8 20.01.03 24 0 10쪽
42 6, 파란 장미꽃 - 7 20.01.02 22 0 10쪽
41 6, 파란 장미꽃 - 6 19.12.30 29 0 10쪽
40 6, 파란 장미꽃 - 5 19.12.24 25 0 10쪽
39 6, 파란 장미꽃 - 4 18.09.15 54 0 10쪽
» 6, 파란 장미꽃 - 3 18.09.10 86 0 10쪽
37 6, 파란 장미꽃 - 2 18.09.08 60 0 9쪽
36 6, 파란 장미꽃 - 1 18.09.05 109 0 10쪽
35 5, 달콤함 - 6 18.09.03 90 1 14쪽
34 5, 달콤함 - 5 18.08.31 91 1 9쪽
33 5, 달콤함 - 4 18.08.29 114 1 10쪽
32 5, 달콤함 - 3 18.08.27 104 1 9쪽
31 5, 달콤함 - 2 18.08.24 92 1 10쪽
30 5, 달콤함 - 1 18.08.22 75 1 10쪽
29 4, 그대는 고요했다 - 7 18.08.20 102 1 10쪽
28 4, 그대는 고요했다 - 6 18.08.17 106 0 10쪽
27 4, 그대는 고요했다 - 5 18.08.16 93 1 10쪽
26 4, 그대는 고요했다 - 4 18.08.14 107 1 11쪽
25 4, 그대는 고요했다 - 3 18.08.09 111 1 11쪽
24 4, 그대는 고요했다 - 2 18.08.05 94 1 10쪽
23 4, 그대는 고요했다 - 1 18.08.03 100 1 9쪽
22 3, 당신이라는 사람 - 5 18.08.03 136 1 13쪽
21 3, 당신이라는 사람 - 4 18.08.01 10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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