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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2.10.29 16:04
최근연재일 :
2012.12.31 15:16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77,548
추천수 :
2,560
글자수 :
88,313

작성
11.09.26 21:49
조회
33,164
추천
177
글자
9쪽

고수 현대생활백서 13화

DUMMY

4.고수 학교가다


방학이 끝났다. 학생들은 개학하면 방학기간의 나태함으로 인해 힘들어 한다. 적응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때로는 학생보다 학부모가 더 바쁘기도 하다.

영재의 집도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다. 영재는 물론 민경이까지 학교 가는 날이기에 어머니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챙겨야 할 것이 꽤나 많은 것 같다. 물론 다 챙겨놓고 보면 그 다지 가져가야할 것은 없었다. 개학 첫날부터 수업하는 지독한 학교는 많지 않았다.

영재는 어머니가 차려 놓은 아침 식사를 하고, 준비를 끝냈다. 민경이도 교복을 차려 입고 식사를 마쳤다.

“엄마가 같이 가줄까?”

“혼자서 갈 수 있습니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와.”

어머니는 특별히 민경이에게 부탁을 했다.

“오빠 잘 챙겨라.”

“오빠가 애야, 그리고 동생은 나라고, 엄마는 만날 오빠만 챙겨!”

“애가 정말!”

민경이는 들은 채도 하지 않고 먼저 문을 나섰다.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달라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오빠를 이해하지 않고 있는 것이 답답했다. 동생한테도 외면 받는 아들이 안쓰러웠다.

“네가 이해하렴.”

“물론이죠.”

이해하고 자시고할 필요가 없다. 영재는 동생의 관심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처럼 서로의 관심사를 끊고 지내는 것이 편하다. 굳이 정을 붙이려고 노력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걱정은 괜한 기우에 불과했다.

“엄만, 다른 것 안 바란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건강하기만 하면 됩니까?”

“음, 공부도 조금 하면 좋겠지.”

“알겠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자식에게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 자식이 건강하게만 자라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 무식하게 건강하기만 하다고 욕을 할 것이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100프로다.

영재는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어제 일을 돌이켜 보았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뻔 했어.”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없었다면 어머니에게 어제 일을 추궁당할 수도 있었다.

그녀들이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면서 립스틱(Lipstick)자국이 얼굴에 묻었다. 하나도 아니고, 양 볼과 입술에 묻은 자국을 보고 모른 척 지나가는 어머니는 없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캐물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들과 혼인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을 데리고 사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다.

1층에 내려온 영재는 기다리고 있는 동생을 보았다.

“먼저 가지 않고 기다린 거냐. 황송하구나.”

“흥, 길 몰라서 해매면 나만 손해거든.”

동생은 어머니 핑계를 대며 기다렸다고 했다. 그것이 아님을 느끼고 있었지만 영재는 모른 척해주었다.

“5001번 버스타고 7정거장이야.”

“알려줘서 고맙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버스에서도 학교에서도 절대 아는 체 하지 마!”

“걱정할 필요 없다.”

남남 인척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영재의 무뚝뚝함은 가족이라도 남으로 만들 수 있는 마력이 있었다. 무신 시절 영재의 아들이 한 말이 인상적이기는 했다.


-친 아버지 맞습니까?


동생이 정거장을 향해 걸었고, 영재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일정 거리를 두고 걸었기에 서로가 아는 사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정거장에 도착해서도 영재와 민경은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입을 굳게 닫고 서로가 다른 데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기감이 점점 나아가지는 군.’

5개의 절맥을 해결하면서 내공도 2성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할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제의 조폭 놈들이야 1성 공력만으로도 200명이든 300명이든 상대할 수 있었다. 삼류무사를 이기는 것에 만족할 영재가 아니다. 그 이상으로 강해져야 한다. 더군다나 우화등선하기 위해서는 몸 안의 탁기를 전부배출하고, 공령의 지체에 올라서야만 했다. 도인들이 잘 못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우화등선은 정신의 수양만으로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육체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정신의 수양도 도로 아미타불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도력 수련만 해서 우화등선했다는 자가 무림에서 없었던 것이다. 우화등선 직전까지 경험하고 나서야 영재도 그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과연 그자는 누굴까?’

영재는 회귀해 보았다. 내 팽개쳐 질 당시에는 정신이 없었고, 화가 났기에 지나갔지만 의아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자신은 명색이 고금을 통 털어서 가장 강한 무신이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을 한 수로 튕겨낼 수 있단 말인가! 육체와 정신의 경계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무신의 반열에 들기 위해서는 육체만이 아니라 정신도 강력하다. 영재는 그자의 정체가 몹시 궁금했다. 다시 만나서 꼭 도전해 보고 싶다.

‘나의 투지는 여전하다.’

궁구하는 영재를 민경이 힐끔 보고 있었다. 무심하게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인형 같다. 감정의 변화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오빠의 마음을 이해하기 힘든 민경이다. 병원에 들어가서 퇴원한 날부터 오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말수야 원래부터 적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엄마와 가끔씩 대화 하는 것이 전부였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아파트 단지를 돌며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방에 있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꼬박꼬박 삼시세끼는 다 챙겨 먹는다. 호기심에 오빠가 나갔을 때 방을 몰래 들여다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흔적은 없다. 지금도 그렇다. 한 번쯤은 호기심에 서라도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보기는커녕 자신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이게 뭐야?’

오빠의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끼자, 오히려 자신이 더 오빠를 보게 되었다. 전에는 오빠가 함께 할 때마다 귀찮고 부담스러웠었다. 함께 다니기 부끄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오빠가 변하고 나서부터는 이상하게 시선이 더 가고 있었다. 그것이 민경이는 더 싫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오빠에 비하면 자신은 꽤나 괜찮은 여고생이었다.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흥, 누가 이기나 보자.’

이상한 상황이다. 내기를 한 것도 아닌데, 민경이는 혼자가 북치고, 장구까지 쳤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승부일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부르릉!


5001번 버스가 도착했다.

동생이 고민하다가 버스를 못 본 것을 알지만 영재는 신경을 껐다. 부탁한대로 남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영재가 버스에 오르자 그제 서야 동생이 허겁지겁 올라탔다. 모양새가 나지 않는지 투덜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영재의 시선이 버스 안을 살폈다.

‘많군.’

만원버스는 이걸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잡한 만큼 잡고 있을 곳이 많지 않았다. 버스 손잡이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제 자리에 서 있기는 어려웠다. 손을 두기도 쉽지 않았다. 자칫 여인의 엉덩이에 손이 닿을 수도 있었다. 영재는 최대한 손을 몸에 밀착시킨 채로 섰다.

‘음, 체중이동과 균형에 도움이 되겠군.’

버스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움직임에 민감하다. 가다가 서고, 다시 움직일 때마다 버스에 탄 승객들은 앞뒤로 밀려가거나 넘어질 수 있었다. 영재는 이 점에 착안해서 육체를 단련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짧은 순간조차도 영재의 시선은 무공으로 연결이 되었다. 확실히 무신다운 일이었다.

영재는 좁은 공간에서 발을 바닥에 붙이고 차의 흐름을 읽었다. 멈추고, 움직일 때마다 승객들의 움직임이 방해가 되지만 극복할 수 있다면 신체의 균형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 되었다. 영재는 내력을 이용해 천근추를 살짝살짝 발휘했다.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고속의 체중이동이라, 좋군.’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었다. 모든 것은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해야 발전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힘든 일이 돼서는 결코 발전하기 힘들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으며, 즐기는 자는 생활이 된 자를 이길 수 없기 마련이다.

영재는 지금의 상황에 집중했다.


작가의말

늦은 시간 글을 올리는 군요^^
글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목에 걸맞는 내용을 쓰도록 노력하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이 해야 될 백가지 일이 작다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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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출간일정이 잡혔습니다 +103 11.10.13 20,095 37 1쪽
14 고수 현대생활백서 14화 +176 11.09.26 50,077 259 12쪽
» 고수 현대생활백서 13화 +35 11.09.26 33,165 177 9쪽
12 고수 현대생활백서 12화 +76 11.09.23 38,860 181 13쪽
11 고수 현대생활백서 11화 +131 11.09.22 35,469 223 13쪽
10 고수 현대생활백서 10화 +68 11.09.19 38,865 186 9쪽
9 고수 현대생활백서 9화 +70 11.09.16 38,882 17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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