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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현대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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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2.10.29 16:04
최근연재일 :
2012.12.31 15:16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77,606
추천수 :
2,560
글자수 :
88,313

작성
11.09.14 16:29
조회
38,004
추천
154
글자
9쪽

고수 현대생활백서 8화

DUMMY

폭풍처럼 쏟아놓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동생을 뒤로 하고, 영재는 방안을 살폈다. 자신의 방이지만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이게 면도기라는 건가?”

영재는 책상에 놓여 있는 면도기를 켜 보았다.


위이이잉!


면도기가 울렸다. 영재는 콧등과 턱에 가늘게 나고 있는 수염을 면도기로 밀어 보았다.

“호오.”

전기면도기의 성능은 제법이었다. 칼로 자르는 것처럼 반듯하게 수염을 깎아내었다. 성능을 점검한 영재는 다른 것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시계와 원통선풍기까지 살폈다. 기억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조작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건 또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신비한 방안을 탐색한 영재는 눈을 밖으로 돌렸다.

영재는 집에 돌아오고 일주일 동안 집에서 나와 길을 걸어 다니면서 지리를 읽혔다. 명색이 무신이 집을 못 찾고 미아가 되는 일은 없어야 했다.


4.고수 사고 치다


후우우!


영재는 돌아와서 매일 불사극한일결마공과 천뢰제왕신공을 운용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운기를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호수공원에 가서 천뢰기를 수련했다. 영재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9일이 지났을 때 영재는 4번째 절맥을 뚫을 수 있었다. 몸이 한층 더 강화되고, 내공의 운용도 빨라졌다. 물론 절맥을 뚫을 때 배출되는 악취를 지우느라고 화장실을 박박 문질러 대기는 했다. 매번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이 곤욕스럽기는 해도 순조로운 편이었다.

그리고 2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영재의 핸드폰이 울렸다. 뜻밖의 일이기는 했다. 전화기 안에 내장된 전화번호 주소에 적혀 있는 번호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 최 간호사뿐이었다. 그 이외의 사람은 적혀 있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면 인간관계가 없음에 서글프고, 외로워하겠으나 영재는 간소함을 좋아하는 편이다. 외로움을 타는 성격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가끔씩 스팸 전화와 문자가 와도 보지도 않는다.

-나야.

“무슨 일이십니까?”

-무슨 일이긴, 누나가 동생한테 전화도 못해.

“목적이 없다면 이만 끊겠습니다. 전화비가 많이 나옵니다.”

-이런 매정한 놈!

영재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기를 쓰지 않는다. 거의 모셔두고 있다고 보아야 했다. 쓸 일도 없고, 올 일도 없으니 장식품이나 마찬가지다. 한 달 요금이 거의 기본요금만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능을 연구하는데 쓰이기는 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쉽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확실히 미지의 세계였다.

-홍대로 나와.

“길을 모릅니다.”

-택시타고 오면 되잖아.

“돈 없습니다.”

-오면 내가 줄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전에 네가 말했지, 내 소원이다. 됐냐!

“그럼 알겠습니다.”

병원에서 도움을 준 최 간호사의 소원이 영재는 거부하지 못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하는 상황이다.

영재는 어머니가 사준 옷을 입었다. 어머니는 여벌의 옷을 몇 벌 더 사왔었다. 옷을 입고 방 안에서 나왔다.

어머니가 잘 차려입은 영재를 보고.

“우리 아들 어디 가려고?”

“약속이 있습니다.”

평소 한 번도 약속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못한 어머니가 깜짝 놀라했다.

“설마 여자야?”

“여잡니다.”

영재의 솔직함은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의아해 했지만 두 말하지는 않았다. 영재도 이제 여자를 만나고 그럴 나이였다.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고, 더 물어보는 것은 아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신세대 어머니라고 보는 그녀였기에 이해하고, 흔쾌히 돈을 꺼내 주었다.

영재는 돈을 거절했다.

“돈은 됐습니다.”

“왜? 여자 만난다면서.”

“그쪽에서 내기로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어머니는 호들갑을 떠셨다. 아들이 여자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가 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강제로 영재의 손에 돈을 쥐어주며.

“처음은 항상 남자가 내는 거야?”

“그런 겁니까?”

“당연하지. 세상에서 제일 못난 사내가 뭔 줄 알아, 아들?”

“뭡니까?”

“쪼잔 한 남자야. 아들은 절대 쪼잔 한 남자가 되면 안 된다.”

“알겠습니다.”

영재는 어머니에게 10만원을 받고 집을 나섰다. 어머니가 뒤에서 파이팅! 이라고 소리쳤다. 누군지를 물어보지도 않고 돈을 준 어머니의 행동과 파이팅이 의문이기는 했다. 물어봤다면 최 간호사라고 답했을 것이다.

‘최 간호사가 마음에 드시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영재는 상관없었다. 육체적인 나이차는 8살이 나지만 정신연령은 영재가 훨씬 높다.


홍대로데오 거리.

이른 오후임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젊은 사람들을 끄는 요소가 다분했다. 맛집에 이은 클럽까지 홍수처럼 넘쳐난다. 밤의 환락가라고 불리는 청춘의 거리답다고 할 수 있었다.

“도대체 누굴 부른 건데?”

“보면 알아.”

최 간호사와 친구들이 로데오거리의 햄버거집 앞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기는 해도 역에서 가깝고, 눈에 잘 띄는 햄버거집이 사람 기다리는 데는 가장 적합한 편이다.

최윤정은 병원에서의 단정한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짧은 치마에 가슴을 강조한 탑까지 착용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주변 사내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거기에 같이 온 2명의 친구도 미인 축에 들었다. 셋이 서 있으니 얼핏, 모델처럼 보일 정도는 되었다.

가끔씩 헌팅을 걸어오는 사내들도 있었지만 윤정과 친구들은 선약이 있다며 거절했다. 사내들은 아쉽다면 다음에 또 만나자며 전화번호까지 주었다. 치근거리는 사내들이 귀찮기는 해도 싫지만은 않았다. 그녀들은 은근히 이런 기분을 즐기기까지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들이 따르는 것을 싫어하지만은 않는다. 속으로는 좋으면서 내색을 하지 않는다. 단, 마음에 드는 사내여야 한다는 것을 명실하길 바란다.

“역시 아직 죽지 않았다니까?”

“대학 졸업하고 홍대는 정말 오랜만이다.”

“그러게, 그때가 그립다.”

“한 참 재밌었는데.”

그녀들도 학교 다닐 때는 인정사정없이 놀았다. 이때가 아니면 놀 수 없기에 처절하게 인생을 즐겼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모두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삶에 찌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가끔씩 기분전환을 위해서 이렇게 나와 주는 것도 좋다고 보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즐기라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는가.

“누군지 몰라도 참 매너 없다.”

“감히 우릴 30분이나 기다리게 하다니.”

연애 할 때도 남자를 기다려 본 적이 없었던 그녀들이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30분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가 최윤정은 콧대 높기로 유명했다. 보통 사내가 아니면 1초도 기다리지 않는다. 학창시절 캠퍼스 여왕에 등극한 적도 있었다. 주변에서 예쁘다고 칭찬을 하니 당연히 눈이 높아졌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할 수 없이 배워가야 하는 처지였다.

“아, 저기 온다.”

윤정이 영재를 보았다.

그녀들의 시선이 영재에게 향했다. 그리고 곧 윤정을 향해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너 원래 저런 타입이었냐?”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기는 딱 봐도 20살도 안 되어 보이는데, 영계킬러 답구나!”

“애들이 정말 못하는 소리가 없어.”

윤정은 말로는 아니라고 하면서 눈은 웃고 있었다. 평상시에도 서로 간에 허물이 없는 친구들이기에 놀리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영재는 그녀들이 깔깔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영계 킬러?’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러나 결코 좋은 말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킬러라는 단어의 어감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영재의 고민은 다른데 있었다.

‘6만 5천원 남은 건가.’

일산에서 홍대까지는 꽤나 멀었고, 시외할증요금제가 적용되기에 택시비가 3만원이 넘었다. 택시비 왕복만 해도 7만원이었다. 남은 3만으로 어머니가 언급한 쪼잔 한 사내를 벗어나기는 요원할 것 같았다.

‘부족할까?’

아직 세상의 물가를 잘 모른다. 이동 수단만 해도 가진 돈의 7할을 소비해야 하는 판국이다. 무언가를 사먹는다면 초과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이것이 서민의 삶인가?’

남궁세가의 무신으로 살아오면서 돈이 부족해서 고민했던 적은 단연코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수중에 1만 냥 이상의 전표가 있었고, 원하는 것은 지적만 해도 상대는 두말없이 알아서 갖다 바쳤다. 그런데 지금은 단 돈 3만원에 쩔쩔 매고 있었다. 참으로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다. 어머니가 돈을 적게 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 영재의 경제관념이 잘 못된 것이다. 고등학생이 데이트를 하는데 10만원이면 보통 떡을 친다. 아마 그 이상 달라고 하면 부모님들도 편히 주지는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하게 여겨야 한다. 또한 고3 수험생에게 연애는 하지 말아야할 금기였다.


작가의말

조금씩 시작을 하는 편입니다.
이번은 시동을 늦게 겁니다. 물론 상대적으는 주인공은 엄청나게 강합니다. 이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그리고 서서히 막강한 실력을 찾아서 활보하게 됩니다. 지금은 소소한 일상이 주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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