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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날씨의 아이 2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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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세숫대야에 물을 틀어놓고는,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의 소용돌이에서,

금새 생겨 사라지는,

‘물방울’들을,

하염없이 보고는 했습니다.


막,

‘우주’란 것이 얼마나 크고,

‘시간의 개념’이 얼마나 복잡한 건지,

‘억겁’과 ‘찰나’란 단어를,

처음으로 느끼고 좋아하게 될 무렵.


이 ‘물방울’들 안에,

혹시 ‘우주’가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몇 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 ‘물방울’들 안에서,

거대한 ‘우주’가 생겨나서,

‘소용돌이’치다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이 물방울 안 ‘우주’ 속,

어느 ‘별’에 사는 이들의 시간은,

벌써 몇 억 만 년의 시간이,

흘러버린 건 아닐까?


이런 것이,

‘영원’이고 ‘억겁’일까?


처음 넷플릭스에서,

섬네일과 짧은 예고편을 보았을 때,

딱 전형적인 ‘미소녀’에게 집중된 편집에,

아 이거 또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쉽게 욕하기를)

‘십떡’ 애니인가?


(어감이 좀 그렇긴 한데, 비하의도 없으니,

그냥 편하게 가보겠습니다.)


. . . 란 인상에 전혀 볼 맘이 없었는데,


각본에,

‘우로부치 겐’인 것을 보고,

진짜 ‘헉’ 소리를 내며,

한 번 봐야겠군,

하다 드디어 보았습니다.


2022년,

‘워너’와 ‘디스커버리’ 합병 전의,

진짜 마지막 ‘워너브라더스’ 영화가 되어버린,

‘버블’입니다.


소위 ‘야게임’ 계 출신으로,

점점 ‘주류’를 향해 올라오고계신,

각본가시라,

어떻게 보면,

신카이 마코토와 비슷한 여정일 수도 있다고 여기는 사람인데,

방향은 정반대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카이 감독은 그냥 ‘게임’계인데 개중에 ‘야게임’도 있었죠?!)


출발은 ‘음’과 ‘양’의 거의 정반대 방향인데,

이거 희한하게도,

이 영화에서 이 둘이 만나네요.


(신카이 감독 영화의 프로듀서가,

이 영화의 프로듀서입니다.)


처음 보고 놀란 것은,

‘야, 이건 날씨의 아이 2인걸?!!!!’


‘물에 잠긴 도쿄’로 끝나는,

날씨의 아이의,

다른 버전의 후일담 같은 느낌입니다.


예전,

여기 게시판의,

날씨의 아이 리뷰에서,

YES, WE FUCKED THIS CRAZY WORLD!!

라는 한줄평을 적었는데,


이 영화,


바로 그 FUCKED WORLD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CRAZY한 이야깁니다.


감독 스스로도,

‘신카이 마코토’와 계연성을 인정한 것처럼,

영화의 주된 액션인,

‘파쿠르’는,

날씨의 아이에서 시작된,

주인공의 ‘질주’가,

물에 잠긴 도쿄에서 계속된다는 느낌입니다.


‘날씨의 아이’가,

몸이 사라지며,

하늘로 올라가버리는 것처럼,


여기서는,

여주인공이,

‘거품’이 되어 사라져,

다시 ‘거품’이 되어 돌아옵니다.


서두에 적은 것처럼,

영화의 중심을 관통하는,

‘거품’의 이미지가,

너무나 익숙하고 친근하고 함께해온,

‘메타포’라,

전 이 영화,

십분 이해되고,

맘에 듭니다.


영화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온전히 감독의 몫이라면,

분명 이 ‘거품’을 가지고,

‘원자’와 ‘분자’ 차원의,

‘사랑’과 ‘인류애’와 ‘우주애’를 노래하는 것은,

분명 각본가의 몫입니다.


(감독이 각본을 엄청 쳐냈다는데,

천만 다행입니다.

은근히 이 둘 조합, 앞으로도 괜찮을지도?)


그런 차원에서,

‘인어공주’ 이야기가 흐르는 것도,

생뚱맞지도,

과하지도 않은,

깊이 있는 응용과 독창적인 해석이라,

감히 평해봅니다.


문제는,

신카이 감독이,

‘미소녀’보다는 ‘현실’쪽에 중점을 두며,

절묘하게 ‘영화’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면,


이 영화는,

‘현실감’ 보다 ‘미소녀’ 쪽으로 더 치우쳐 버리며,

관객들 많이 놓친 느낌입니다.


굳이 이렇게 ‘십떡’스러운 디자인일 필요는 없었잖아요?

굳이 이런 쪽도 아닌 캐릭터 디자이너 모셔와서?


여주인공이,

조금만 더,

‘현실적’ 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진짜 ‘신카이 아류작’이 되어버렸을 테지요.


이 문제는,

각본가께서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 같은데,


이전의 극장판 각본이었던,

‘낙원추방’도,


‘십떡’ 취향 만빵의 여주인공만 아니었어도,

더 보편적으로 먹힐,

멋진 액션 로드무비 였기 때문에.


마지막,

여주인공의 사라지는 몸을 안고 뛰는 주인공 질주 씬에서는,

조금 위태위태하게,

각본가님의,

‘위험한 성향’도 나오는 걸 보고,

괜시리 반갑기도 했습니다.


(거품으로 사라지는 인어공주의 몸을,

롱테이크로 잡는 악취미랄까요?)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울컥하게 만드는,

그 카타르시스는,


여기 이 각본가님이,


정말 조만간,

‘걸작’을 만들어낼,

‘대가’가 곧 되실 것 같다는,

믿음과 기대를 만듭니다.


그래서,


결론은,


굳이 본 영화 장면이 아닌,

저 맨 앞의,

무수히 많은 ‘방울’들이 만들고 있는,

‘은하’를 보시면 된다는,


그런 말씀.




7/10


P.S. 미지의 존재와 ‘노래’로 이야기한다는 건,

분명 ‘미지와의 조우’에서 이어지는 거겠죠?

그걸 ‘인어공주의 노래’까지로 이어놓은 건,

’따봉!‘입니다, 겐상.


P.S.2 여주인공 디자인이, 계속 마크로스 2의 파란머리 가희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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