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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R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축구 천재의 슬기로운 풀백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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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R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8
최근연재일 :
2024.01.03 08:3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60,550
추천수 :
2,444
글자수 :
201,814

작성
23.12.25 08:30
조회
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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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파리생제르맹이요? 또?!

DUMMY

030.


“후우······.”


수혁이 파스타를 뒤적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파파라치들한테서 카메라를 빼앗지 못했다.

뺏어서 사진을 지우는 순간 그게 더 논란이 된다며 지민이 수혁을 뜯어말렸다.


‘그럼 수혁, 다음에도 좋은 사진 기대할게. 크큭.’


결국 놈들이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식당을 나서는 꼴을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머릿속에 걱정이 가득했다.

그런 수혁의 모습에 지민이 장난스럽게 미간을 구기며 외쳤다.


“오빠! 맛있는 거 먹으러 와서 계속 그럴래?!”


“그냥 걱정 되서 그러지이······.”


“오빠가 열애설 어디 한두 번 났어? 나랑 사귈 때도 그렇게 열애설을 뿌리고 다녔으면서!”


“아······.”


지민이 얄밉다는 듯, 수혁을 한 번 째려보곤 입을 열었다.


“괜찮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밥 먹어, 열애설 뜨면 인정하면 되지. 난 오히려 좋은데? 전 세계 사람들한테 오빠가 내 남자친구라고 공표하는 거잖아.”


“크흠······, 그런가?”


“응,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밥 먹어! 우리나라에선 이미지도 좋으면서 뭘 그렇게 걱정해.”


국가대표 경기는 항상 잘했던 게 여기서 빛을 발하는구나······.

그래, 지민이도 괜찮다는데 뭘 그렇게 걱정하냐. 미래가 무서워 현재를 망치지 말자.


수혁이 지민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지민이 슬며시 웃어 줬다.

반달처럼 접힌 눈이 얼마나 예쁜지, 지민을 멍하니 쳐다보던 수혁이 입을 열었다.


“지민이, 너도 남자 아이돌한테 대시 받고 그래?”


“받은 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헤헤.”


“······열애설 빨리 뜨는 게 낫겠다.”


그제야 수혁이 웃었다.


그날 새벽, 자신의 품 안에서 잠든 지민의 머리칼이 간지러워 눈을 떴다.


새근새근,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든 지민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시간을 확인하려 휴대폰을 들었는데······ 메시지가 가득했다.


[지민이랑 사귀는 거 진짜임?]


[너 나중에 포항 오면 나한테 뒤질 줄 알아라.]


[포항 스틸러스 최철우 님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의 동료들부터, 평소 연락을 잘하지 않던 사람들까지.

각계각층에서 자신을 죽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기사 벌써 떴나 보네······.’


이 정도 반응이야 예상한 거니까, 철우에게 [ㅗ] 하나를 답장으로 보낸 수혁이 인터넷에 접속했다. 굳이 기사를 찾아보지 않아도 됐다.

메인에 떡, 하니 둘의 열애설이 걸려 있었으니까.


「정수혁♥지민, ‘잉글랜드에서 핑크빛 데이트’」


기사를 읽지도 않고 스크롤을 쭉, 내린 수혁.

그의 목적지는 댓글창이였다.


「사상 최악의 축구선수, 정수혁.」


「정수혁 이 새끼는 세금 두 배로 걷어라, 개X끼.」


크큭, 수혁이 조용하게 웃었다. 가끔 안 좋은 댓글이 있긴 했지만, 생각보다 나쁜 반응은 아닌 거 같았다.


‘국대에서 못 했으면 온갖 쌍욕을 먹었을 텐데, 국대 경기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한 나, 칭찬해!’


국가대표에서 진짜 개처럼 뛰어다닌 게,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감격에 젖은 수혁이 지민을 쳐다봤다. 푸른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얼굴은 평소보다 더 예뻐 보였다.


‘뭐, 지민이 정도면 세금 두 배로 낼 만하지.’


지민을 한 번 꼭, 끌어안아 보았다. 잠에 취한 지민이 칭얼대는 소리에 수혁이 환한 미소를 입에 걸었다.


***


“오빠, 나 이제 진짜 가야겠다-! 한국 가서 바로 연락할게!”


“잉글랜드까지 온다고 고생 많았어, 조심해서 가.”


“······으으, 가기 싫어. 여기서 오빠랑 계속 있고 싶다.”


“나도 보내기 싫어, 그래도 가야지 어쩌겠어······.”


“······무드가 없어, 무드가.”


지민의 말에 작게 웃은 수혁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지민을 꽈악, 안아 보았다.

이제 진짜 헤어져야 할 시간, 수혁의 품 안에서 빠져나온 지민이 마지막으로 잔소리를 쏟아냈다.


“오빠, 나 진짜 갈게-! 밥 잘 챙겨 먹고 싸우지 말고! 이상한 세레머니도 좀 하지 마!”


“비행기 놓치겠다, 얼른 가!”


“갈게-! 오빠도 조심해서 가!”


도도도,


게이트로 뛰어가는 지민의 뒷모습이 꼭 리코랑 비슷해 수혁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게이트의 문이 열리고, 닫히고······ 지민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던 수혁도 그제야 걸음을 옮겼다.


주차장에 도착한 수혁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꿈만 같던 2박3일을 보낸 뒤라 괜스레 공허한 맘이 든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맨체스터까진 또 어떻게 가냐······.’


지금 수혁이 있는 곳이 런던 히드로 공항이라는 점.

맨체스터 공항엔 인천 직행이 없어 런던까지 지민을 배웅해 준 것인데, 혼자 돌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막막했다.


‘올 때는 그래도 재밌었는데······.’


옆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지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장거리 운전도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띠리링-


띠리링-


이제 자신의 옆에서 소리를 내는 거라곤, 휴대폰밖에 없구나. 발신인을 확인한 수혁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어디야? 언제 출발해?


“나 이제 출발하게.”


- 차 안 막힐 시간이니까······, 한 세 시간이면 오지? 바로 사무실로 와. 너 열애설도 그렇고 재계약 관련해서 할 얘기도 있으니까.


“응, 알겠어-”


벌써 재계약할 때인가······?

에이전트, 기윤과의 전화를 끊은 수혁이 괜스레 하늘을 쳐다봤다. 역시나 우중충했다. 시티의 하늘색 같은 청량한 하늘은 언제쯤 보여 주려고 이러나.


“망할 놈의 잉글랜드 날씨.”


차에 올라타서 좋아하는 노래를 틀곤 괜히 고개를 끄덕여 봤다.

차가 삐걱대며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게 악몽의 시작일 거라곤, 수혁은 상상도 못 했다.


수혁이 맨체스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어서였다. 런던에서 출발한 게 3시가 되기 전이었으니······. 장장 여섯 시간의 대장정을 홀로 펼친 수혁이었다.


피폐해진 몰골로 사무실에 도착한 수혁을 보고 기윤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런던에서 여기까지 어떻게 하면 여섯 시간이 넘게 걸리냐?”


“······요새 자전거만 타다 보니까 운전이 영, 서툴러져서.”


“자전거 한 달만 더 타면 엑셀, 브레이크도 헷갈리겠다, 이젠?”


“진짜 그럴 수도······.”


진지한 표정의 수혁을 보고 기윤이 몸서리를 쳤다, 저 놈이라면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애설은 지민이 회사에서 먼저 자료 낸 다음에 우리 쪽에서 발표하는 게 낫겠지?”


“응, 지민이는 아무래도 아이돌이니까. 지민이 회사에서 막, 부인하는 거 아냐?”


“내가 회사 사장이었으면 바로 부인했다, 크큭. 지민이 같은 애가 왜 너랑 다시 만나는지 도통 모르겠다니까.”


“내가 뭐 어때서.”


“네가 지민이한테 한 행동을 생각해 봐라. 너 지민이랑 진짜 다시 만나는 거 맞아? 너 혼자 망상에 빠졌다거나 그런 거 아니고?”


“형-!”


장난 어린 기윤의 말에 빽, 하고 소리를 지르는 수혁.

기윤이 웃으며 ‘장난, 장난.’이라고 말하려던 찰나, 수혁의 이어진 한 마디에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내 얼굴을 봐 봐, 지민이가 안 넘어오고 배기나. 하하, 하하하!”


“얄미운 새끼, 됐고 이거 구단 측에서 제시한 재계약 조건이야. 한 번 훑어 봐.”


수혁의 앞에 던져진 두툼한 서류 더미, 수혁이 면밀히 계약서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실 주급이 3분의 1토막이 난다던지, 그런 거 아니고서야 재계약을 할 생각이었다.


펩시티가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이룰지 이미 알고 있었고, 자신도 펩 밑에서 발전하고 있는 게 체감되니까.


근데······, 계약 조건이 꽤나 놀라웠다. 좋은 쪽으로.


“주급을 이렇게나 인상해 준다고······? 윙어도 아니고, 풀백인데?”


“그치, 나도 보고 놀랐다. 맨시티가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이기도 하고······. 널 프랜차이즈 선수로 만들고 싶나 봐.”


“날? 프랜차이즈로? 크큭. 펠레그리니 감독님이 들으면 놀라시겠다.”


“펠 감독님은 너 이렇게 정신 차린 거 보고 이미 놀라고 계실 걸? 그럼 재계약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구단 측에 흘려 놓을게.”


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수단 운용 방식이나, 영입 기조 같은 건 펩한테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된다. 어찌저찌, 재계약 건도 잘 끝낸 수혁이 크게 기지개를 켰다.


“얼른 가서 쉬어, 이틀 뒤에 경긴데.”


“응, 형도 고생했어. 나 간다-!”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 그 모습을 보던 기윤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아! 너 여기서 집까진 잘 갈 수 있지?”


“······아마도?”


***


리그 7라운드, 헐 시티 홈에서 펼쳐지는 원정 경기.


초반 2경기 연승을 달리며 승격 팀의 유쾌한 반란을 보여 주는 듯했던 헐시티였지만 그 뒤로 4연패를 당하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맨시티는 리그에서 전승을 달리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기에 맨시티가 쉽게 이길 거라 예상됐던 경기였다.


그 예상을 뒤엎는 이변은 없었다.


전반 10분에 터진 아구에로의 골을 시작으로 스털링, 놀리토,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사네까지 복귀 자축 골을 넣으며 0대4 대승을 이끌었다.


정수혁도 사네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자신이 ‘유럽에서 가장 핫한 풀백’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 주었다.


리그 전승, 아스날에게 진 첼시를 제치고 리그 단독 1위로 올라서는 맨시티였다.


선수들 간의 합도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현재 폼이 유지만 된다면 다음 경기인 첼시전은 물론이고······.


‘홈에선 바르셀로나도 그냥 잡겠는데?’


메시가 자신에게 잘못한 건 없지만, 복수를 꿈꾸는 수혁이 흐흐, 미소를 지었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믹스트존을 통과하던 수혁이 기자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열애설이 터진지 일주일도 안 됐을 때라 기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았는데, 너무 무방비했다.


기자의 첫 질문은 당연하게도 열애설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에 더 문에서 열애설을 보도했는데 사실인가요? 같이 있던 분이 세계적인 K POP 걸그룹의······.”


“지금 시점에서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없네요, 죄송합니다.”


기자와 수혁의 눈이 마주쳤다.

기자의 눈빛에서 ‘에이, 기사에 쓸 거 하나만 좀 던져주세요-’라는 마음을 읽었지만 수혁은 단호했다.


‘NO!'


“그래도 한 말씀 정도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팬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창과 방패의 싸움이 계속 지속되자, 기자도 포기했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곤 경기 소감을 물었다.


나의 승리! 뿌듯한 미소를 지은 수혁이 입을 열었다.


“일단 리그에서 연승을 이어 갔다는 게 가장 기분 좋고요. 다음 경기가 첼시전인데 그 경기도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오늘 경기 승리하신 거 축하드립······. 아, 잠시만요!”


귓속말로 무언가 건네받은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도 기자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에 자연스레 집중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PSG의 나세르 회장이 정수혁 선수를 노리겠다고 방금 공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파리 생제르맹이요? 또?”


“······‘또’라니요?! 예전에도 정수혁 선수에게 접촉한 적이 있었나요?”


“아······.”


이거 X됐네.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호작 부탁드려요! 제발!


작가의말

메리 크리스마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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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김덕배, 그 입 다물어! +2 23.12.20 4,370 54 12쪽
24 내가 본 풀백 중에 최고였어요 +3 23.12.19 4,337 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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