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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피의 상상극장.

보아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공모전참가작

김상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4
최근연재일 :
2024.06.10 07:26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075
추천수 :
54
글자수 :
137,681

작성
24.05.12 11:00
조회
106
추천
3
글자
16쪽

그림자를 넘어서

DUMMY



"안중길 씨? 센트럴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처음엔 일 나갔다가. 깊은 내막은 필근 할아버지를 통해서요."

"누구요...?"

"필근 할아버지면?"

"지금 장필근 전무님 얘기하는 거죠? 회장님이랑 맞섰던."

"네."


안태석이 시선을 피하며 한숨을 쉬고,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었다.


"그럼 전무님을 만났었나요?"

"가끔. 뵙었습니다."

"..."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은 연락하지 않고 있으니까."

"아. 음."

"그럼 대표 건도 장 전무 생각인가요?"

"아니요. 전 그냥 거기가 뭐하는 회사인지 할아버지한테 여쭤만 봤었어요."

"말씀을 해주시던가요?"

"네. 그런 곳 때문에라도 그룹의 운명을 부회장한테 맡길 수 없다고 하시면서요."


총무실 직원들은 안중길과 장필근 전무의 관계도에 커다란 의문점이 떠오르고, 김민규가 나서서 정리한다.


"자. 다들 질문으로 돌아가자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래도요 팀장님."

"이 친구는 회장님에게 자신의 모든 표를 쏟았어."

"..."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일이 뭔지 잊지 말자고."


부하직원에게 더 할 질문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넘길까 물으니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깐, 놀라운 이야기가 나와서 방향이 틀어졌네요. 그럼 아까 일하다 알게 됐다는 건 뭔가요?"

"청소 아르바이트요."

"어..."


질문자가 또 다시 말문이 막힌다.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상식을 벗어나는 답변들이 나와서.


"다 했어?"

"아니요. 팀장님..."

"어서 해."

"네. 중길 씨. 그럼. 음. 그 청소 아르바이트는 어떻게 갔나요?"

"인력소에서 보내줬습니다. 도착하니까 청소하라고 해서 했고요."

"..."

"거기서 센트럴을 만난 건 우연이었어요. 정말로. 나머지는 필근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 됐고요."


첫 번째 질문자가 김민규를 돌아보며 자신은 끝났다는 듯 몸을 뒤로 물렸다.

김 팀장이 좌우를 번갈아 보면서 다음은 누가 할 건가? 찾아보는데, 책상 반대 편 끝에 앉은 사람이 나섰다.


"그럼 중길 씨. 센트럴이 무슨 일을 하는 회산지는 알고 계세요?"

"네. 건물유지보수관리 하는 곳입니다."

"유지보수관리가 정확히 어떤 일인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이름 그대로 계약자의 자산을 관리하는. 노후 시설 수리라든가. 정비. 엘리베이터. 인테리어가 필요하면 인테리어도 부르고요. 화장실 청소. 경비 등등. 모든 것에 다 참여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으음."


또? 다른 건 뭐? 추가 질문은? 하는 식으로 동료들이 자신을 보자 그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물러선다.


"끝났어?"

"네. 팀장님. 저는요."

"오케이. 그럼. 이렇게 좌우 왔다갔다 하는 식으로 내가 마지막 순서를 하지. 수진 씨?"

"어. 전 아직..."

"아직은 없어. 없으면 넘어가는 거야."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걸 물어보고 싶네요. 중길 씨?"

"네."

"업무가 뭔지 아는 것 같은데, 그럼 계약자는 왜 자신이 직접 관리업무를 하지않고 그걸 타 업체에 위탁한다고 보십니까?"

"그게 더 싸니까요."

"아... 싸다?"

"네. 건물주가 관리자를 두고 쓰는 것보다. 외주를 주는 게 더 싸니까 계약한다고 봅니다."

"..."


단어 선정이 조금 거슬리긴 하나, 역시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질문자는 추가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네 번 째 질문자가 나선다.


"그럼 어떻게 해서 센트럴의 실적을 더 높일 생각인가요? 경영전략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인력을 늘릴겁니다."

"네?"

"일 할 사람을 더 늘려 매출을 올릴 거라고요."

"그건 실적을 더 악화시키는 거 아닌가요...?"

"직원이 많음 더 많은 일을 할 거라고 보는데요. 근데, 솔직히 이건. 아직 저도 모르겠어요. 센트렐에 있는 분들을 다 만나본 것도 아니고. 내부자료를 다 본 것도 아니니까요."


안중길이 다시 눈을 감으며 머릿속에서 답을 끄집어 내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으로선 마땅한 전략을 구상하기 어렵다. 정도가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상황에 따라서, 구조조정도 있을 수 있다는 건가요?"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사람도, 일도. 다시 한번 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어떻게 그런 판단을 내렸죠?"

"어? 박 차장 바로 넘어가? 아직 여기 안 끝난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미안. 계속해."

"괜찮습니다. 차장님 하세요. 전 끝났습니다..."


실적을 어떻게 낼 거냐는 말에 인력을 늘리다니. 네 번째 질문자는 만약 눈앞에 안중길의 서류가 있었다면 무조건 탈락으로 결론을 내렸을 거라 생각했다.


다섯 번째 인물. 박예은 차장이 나섰다.

김 팀장과 더불어 1팀 에이스로 활약하는 인물이었다.

후배의 양보로 빠르게 기회를 잡은 그녀가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묻는다.


"대답해 주겠어요?"

"질문이 뭐였죠?"

"조정이 있을 수 있다. 일도 정리할 수 있다. 무엇을 보고 그런 판단을 내렸는가? 였습니다."

"일하는 분들이 되게 힘들어하고 계셔서요."

"힘들다고요?"

"그러니까. 힘들다는 게.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다들 그곳에 있는 걸 힘들어 하는 걸 많이 봤거든요."

"..."

"어떤 사람들은 막 싸우고 그랬어요. 그래서 알바 나온 사람들이. 저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우린 우리 할 일이나 하고 가자고 했고."


센트럴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기에, 그곳의 살벌한 분위기가 다들 연상이 된다.


"그런 걸 고쳐나갈 겁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자세부터 바꿀 거에요."

"어떤 식으로요?"

"화내지 않는 곳으로. 자기 일을 더 책임감 있게 하는 걸로요."

"..."


그러니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냐고...

박예은 차장도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싶지만, 일단은 넘어가본다.


"그럼. 센트럴에서 일해보고 싶단 원동력이 거기서부터 출발했나요?"

"어느 정도는요. 나라면 이 회사 절대 이렇게 안 굴린다. 가능성이 보인다. 사람들 적재적소에 활용만 하면 될 거 같은데. 왜 이러고 있지? 왜 싸우지? 왜 이렇게 낭비를 하지? 이 좋은 회사를 가지고?"

"야. 니가 인사를 볼 수 있다고?"

"형도 하는 거야...?"

"너 인사가 뭔지는 알어?"

"하하. 그러니까 형도 하는 거냐고."

"같이 하자며. 나도 물어볼 수 있지 당연히."

"그건 그렇지. 면접자가 대표한테 물을 수 있어."

"그런가요? 근데, 그러면 전 지금 구직과 구인을 동시에 하는 게 되는데."


안중길의 발언에 몇 사람이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제 발로 하겠다고 뛰어든 거 아니야?


"구직과 구인이라. 태석 씨. 아직 박예은 차장 질문에 답도 다 안 끝났는데, 형님은 조금 기다려 줄 수 있을까?"

"네..."


김민규는 피부로 회의장의 분위기를 읽었다.

다들 공격적이다. 어떻게든 세상살이의 엄중함을 그에게 알려주고 싶어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그에게 뭐라 조언할 수 있을까?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지금 그가 구하는 직장은 아르바이트가 아닌 대표직이고, 구하려는 인재는 회장의 외동아들이었다.

감정을 빼고 본다면 그의 행보 하나하나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박 차장 다 했어?"

"네. 팀장님."

"그럼 내 차례네."


김민규가 나서자 안중길도 살짝 표정이 굳지만, 눈빛은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


"중길 씨. 그럼 인사가 뭔지는 알아요?"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해주세요..."

"하하! 공적인 질문이니까."

"네. 알아요."

"그래요? 뭔가요?"

"사람들 일 시키는 거요."

"하하..."

"아. 형?"

"와... 중길아."

"왜? 뭐? 웃지 마. 나도 다 도서관에서 찾아봤으니까."


안중길의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들은 불쾌한 도전을 받는 기분을 느꼈다.

그 인사라는 것이 단지 도서관에서 본 책 몇 자로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는 왜 전문직이 되고자 고생했으며, 인생의 바쳐 자존심을 죽이고 살고 있는가...


김민규도 드러나지 않게 숨을 몰아쉬며 감정을 진정시킨다.


"그럼 책에서 본 인사에 관한 내용 같은 걸 들려줄 수 있나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

"백지장도 받들면 낫다. 팀의 강점은 각 개인의 구성원에 있고, 각 구성원의 강점은 팀에 있다. 하나로 뭉치면 못할 일이 없다."


안중길은 지체없이 답변을 꺼내들었다.

마치 자신은 확고한 생각이 있다는 식으로.


"모이는 것이 시작이고, 함께 있는 것이 진보이며"

"And working together is success. 함께 일하는 것이 성공이다."

"아세요?"

"알지 그럼. 헨리 포드가 한 말이잖아."


줄줄이 명언을 꺼내드는 안중길의 발언 중간 김민규 팀장이 끼어들며 말을 멈췄다.


"많이 아네. 정말 책 많이 봤는가 봐."

"네."

"그래서. 그 모든 명언과 지금의 센트럴을 비교했을때 문제가 있다고 본 거구나."

"맞습니다."

"...중길 씨."

"네."

"대표로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풀 생각인가요?"


김민규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남들은 방금 이 친구가 한 이야기가 너무 뻔한 소리들이다 싶겠지만, 어쩌면 이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이건 말 그대로 경영자가 될 사람의 마음가짐이니까.

월급받는 입장에서 볼 수 없는 무게감이 있는 세계. 그 험한 세상에서 저 뻔한 말들을 정말로 실천해 낸다면...


"갈등이요."

"네. 갈등."


정말 그것을 해낸다면 우리가 사는 이 미친세계가 부서질 것이다.

바로 눈앞의 이 안중길이란 친구를 통해서.

그러니 보여 줘. 너의 생각을.

나를 떠나 지금 이 공간에서 널 빈정대는 이들의 마음가짐을 바꿔봐라.

니가 말한 너의 의지. 너의 생각으로.


"누가 더 정의로운가를 판단하겠습니다."

"정의?"

"네. 정의."

"...너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가 싶은데."

"제가 보는 정의는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수치가 있습니다."

"흐음."


더는 질문 할 게 없다던 박예은 차장이 끼어들었다.


"그 수치를 어떻게 측정하나요?"

"생산성으로요."

"생산성이요...?"


질문자의 역순으로 다시 사람들이 안중길에게 물었다.


"생산성을 어떻게 따지죠?"

"어떻게라뇨. 딱 보면 보이는게 생산성 아닌가요?"

"음."

"청소를 예로들면, 누가 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구역을 청소했는가. 접시를 닦아도 누가 더 많은 접시를 닦아낼 수 있는가."

"그건 정의로운 걸 따질 게 아니라 체력 문제 아닌가요?"

"정의로운 건 정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은 무리하지 않는다.

무리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절제하거나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일하면서 지켜본 결과, 결국 좋은 사람들이 일도 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제가 보는 정의란 생산성에 바탕을 두고 있고요. 그것은 수치로 확인이 가능한 것이고. 갈등이 벌어졌다면,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다 더 생산성을 저하시키지 않는 사람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회사실적을 깎는 일이라 하더라도요?"

"실적을 왜 깎아요.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데."

"어... 음..."

"물론, 당장 그래프가 꺾이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결국 정의로운 사람이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스물세 살이라고 했었지. 어떻게 보면 딱 저 나이 때 할 수 있는 발언이긴 해.

생산성과 정의라.

그 판단을 잘못 내렸을 때 따라 올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판단 될 거라 생각하는 게 오만 아니야?


부하직원들이 안중길의 발언에 또 새로운 험담을 속으로 내뱉고 있을 때. 박예은 차장이 말했다.


"좋은 뜻이네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려면 본인이 굉장히 상처를 받을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안중길의 목젓이 꿈틀 거린다.


"네. 괜찮습니다."

"중길 씨."

"상처는 태어나면서부터 받았습니다."

"아..."

"이제와서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입니다."


안중길이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태석을 보며 말했다.


"형. 형도 아직 내가 왜 사라졌는지 이해가 안 되지?"

"..."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혹시 연관이 있나요?"

"있습니다."


안중길이 덤덤하게 고개를 들어보인다.

마치 눈물을 참으려는 것처럼.


"아 씨발. 모르겠다. 나도 여기까지 말 한 거. 그냥 얘기하자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날이었다.

갑자기 비서실에서 집으로 찾아와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그를 끌고 나갔다.


"널 끌고 갔다고?"

"비서실에서요?"

"네. 그래서 어디로 가는거냐 했더니. 호텔로 끌고 가더라고요."

"..."

"난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데... 여기있는 우리 태석이 형네 아버지. 안상민 부회장님은 절 호텔로 끌고가서 장례식도 못 가게 하고."

"아니, 근데 그건... 중길 씨를 보호하려는..."

"가족보다 남들이 절 더 보호할 수 있을까요?"


안중길의 표정은 여전히 단단했다.

눈빛도 흔들림이 없었다. 목소리에 떨림이나 주저함도 없었다.

단지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다.


"그때 알았어요. 난 혼자구나. 이 사람들은 날 가족으로 보질 않는구나. 이제 나에게 남은 가족은 없구나 라고."


김민규는 중길의 배경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저 말이 가진 깊이와 아픔을 빠르게 이해한다.


"야. 너 그건 오해가..."

"오해? 비서실 사람들이 통화하던 내용도 오해였을까?"

"그 사람들이 뭐라고 했었는데?"

"A군 신병 자신들이 확보했다고 말했어."

"..."

"난 그냥 A군이었던거야."


정신차려야겠다. 여기서 가만히 있다간 내가 사라진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순간 안중길은 사람들을 피해 달아났다.

그대로 실종상태가 되어버렸고, 6년이란 시간이 지나 돌아온 것이다.


"난. 내가 가족에게 버림받은 사람이니까. 버림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거 아무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거 아니잖아요."


그 상처를 보듬어 주다보면 분명 답이 나올 것이다.

사람의 쓰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길이 보일 거라 믿는다.

갈등이고 경영이고 그래 솔직히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세상을 배웠다.

운명과도 같은 센트럴과의 만남을 흘려버릴 수 없었다.


"준비 많이 했었고요. 물론, 가서 더 배워야겠죠. 그래도."


이제 총무실 사람 그 누구도 안중길의 발언에 토를 달지 않는다.

저건 이미 결심을 굳힌 남자의 발언이었으니까.



* * *



"형님..."

"어. 태석 씨."

"오늘 안에서 있던 이야기요..."

"무슨 이야기? 뭐 있었나?"


능청스레 걱정하지 말라는 듯 어깨를 두드려주는 김민규를 보면서 안태석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미국에서 소식듣고 들어오느라 몰랐었어요..."

"몰라도 돼. 그건 자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안중길 저 친구랑 자네 아버님 둘 사이의 문제지."

"..."

"아. 자네 아버님이 우리 회장님이던가?"

"하하. 형님..."

"아까 우리 직원이 그러던데, 중길 씨 오토바이 타고 다녀?"

"네."

"그래서 책상 아래에 헬멧이 있었구나."

"잘은 몰라도 지 나름 열심히 살았다는 거 같아요..."

"조금 분하다고 생각들지?"

"..."

"응?"

"모르겠어요. 근데 저는 누가 저한테 쟤같이 살라면, 그렇게는 살기 싫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 싫은 걸 해보고 싶은 거잖아. 지금."

"형님..."

"도전하고 싶은 거 아니야?"

"후우..."

"괜찮아. 원래 우리가 그런 존재니까. 불확실하고 불가능한 거일수록 뛰어들고 싶고. 덤비고 싶은."


그의 주먹이 안태석의 가슴을 쿵쿵 두드린다.


"그게 남자라는 거야."

"남자인 건가요."

"가. 가 줘. 센트럴로 가서. 중길 씨 옆에 있어."

"그래야 될까요?"

"반드시 그래야 돼. 태석 씨 같은 사람 없으면, 저 친구는 세상과 소통을 이어가기 어려워."

"..."

"지켜 줘. 그러면서 지켜 봐. 어디까지 해내나. 저 친구를 그림자 밖으로 꺼내는 건 태석 씨 일이야."


안태석은 결심을 굳혔다.

김민규는 한 사람이 순한 도련님에서 남자로 변하는 그의 표정을 보며 웃었다.


"부럽다. 도전이라니. 재밌을 거 같애."

"그럼 같이 가시죠 형님도."

"하하! 수고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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