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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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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4,003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8 12:55
조회
1,301
추천
5
글자
9쪽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살수검을 최고의 경지로 익힌 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보다 더 완벽하게 살수검을 익힌 살수들이다. 폭력을 즐기는 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더 강한 폭력이듯이.


한순간 무향은 그들보다 더 완벽한 살수검이 되기로 작정했다.


주변의 자연물과 완전히 동화되도록 기감까지 완벽히 차단한 무향은 오른손에 천뢰검을 꼬나쥔 채 나무 아래를 날카롭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단 한 번의 급습으로 놈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줘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놈들이 나를 필사적으로 추적할 것이다. 그럴수록 안가로 출발한 가주와 식솔들의 안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나무 아래 풀잎들이 아까와는 미세하게 다른 형태로 흔들리고 있었다. 놈들이 가까이 왔다. 경공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일으킨 놈들의 내기가 주변의 공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 줄기 검은 바람이 정확히 무향이 은신하고 있는 나무 아래를 스치는 찰나,


천뢰검에서 쏟아진 가공할 뇌성과 뇌전이 세 줄기 검은 바람의 중심점을 정확히 뚫어버렸다.


콰-콰르-르-콰-쾅! 윽-윽-악!


느닷없이 허공에서 쏟아진 어마어마한 벼락을 맞은 세 줄기 검은 바람은 자신의 길을 잃고 마구 뒤엉키고 뒤틀렸다.


벼락같은 급습을 당해 우왕좌왕하는 검은 바람의 정중앙에 무향은 다시 한번 어마어마한 벼락을 내리쳤다.


강력한 벼락이 뒤틀어 버린 대기 속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솔개처럼 솟구쳐 오르더니 어딘가로 섬전閃電처럼 하늘 한쪽을 가르며 사라졌다.


그 검은 그림자는 바로 무향이었다. 무향은 선박을 대기시켜 놓은 회수 강변을 향해 한 줄기 바람처럼 내달았다.


경공의 속도를 끌어올릴수록 무향은 내기가 진탕되는 걸 느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내공을 발출한 탓이다. 어깨와 옆구리의 자상에서도 살짝 핏물이 배어 나왔다.


내상은 쌍혈마수와의 일전에서 입은 것이고, 어깨와 옆구리의 자상은 방금 흑천삼라를 급습할 때 생긴 것이다.


이제 이 야산을 벗어나 갈대밭만 통과하면 목적지다. 그곳에 대기한 선박을 타고 재빨리 장강까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장강을 거슬러 올라 남경에 내려 천곤산을 넘은 유 가주 일행과 합류해 안휘의 안가로 가는 것이 무향의 계획이었다.


선박에서 자신이 당도하기를 두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천급무사 팔극도 천수용을 비롯한 세가의 무사들을 생각하며 무향은 전력으로 경공을 전개했다.


무향에게 난데없는 일격을 당해 심각한 타격을 받은 쌍혈마수와 흑천삼라도 몸을 추스르자마자 전속력으로 무향을 다시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들 뒤에는 수석장로 유가량이 이백여 명이 훨씬 넘는 무사를 이끌고 필사적으로 무향이 사라진 방향을 가늠하며 뒤쫓아오고 있었다.


드디어 숲의 끝이 보였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숲을 벗어나 무성한 갈대 속에 스며들면 표적을 놓친 놈들은 틀림없이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 혼란을 틈타 갈대숲을 은밀한 바람처럼 누비며 한 놈 한 놈 멱을 따버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지만 숲의 끝에 당도했을 때 무향은 화들짝 놀랐다. 그곳에 이십여 명의 무사들이 칼을 빼 들고 진을 치고 있었다.


무향은 언제 적들이 자신을 앞질러 저곳까지 왔는지 의아했다. 좀 더 가까이 달려가 그들이 누군지 알아본 무향의 입에서 절로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그들은 적이 아니라 바로 천급무사 팔극도 천수용이 지휘하는 세가의 무사들이었다. 섬전처럼 그들 앞에 내려선 무향이 전음으로 고함을 빽 질렀다.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시오. 지금 당장 다시 배로 돌아가시오.”


팔극도 천수용이 몹시 당황해하며 말했다.


“수석호법님이 하도 늦어 시기에 혹시 무슨 변고가 있나 싶어 배에는 풍혼검과 십여 명의 무사들만 남겨놓고 나와봤습니다.”


무향의 얼굴이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무향이 추상같은 어조로 명령했다.


“당장 무사들을 데리고 배로 돌아가시오! 명령을 어긴 죄는 배에서 따지겠소! 어서 서두르시오! 내가 적을 유인할 테니···.”


때로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본능적 감각에 따라 맹목적 관행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장소에서 이길 수 있는 순간에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가장 훌륭한 병법이다.


생즉사사즉생生卽死死卽生(죽음을 불사하면 살길이 열린다)은 아무 때나 함부로 결정하고 결심하는 것이 아니다. 저들은 왜 그걸 모른단 말인가?


명령을 무시한 저들의 행위는 의리도 동료애도 아니다. 상황을 잘못 판단한 용기는 무모함임을 저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저 멀리 숲의 끄트머리에서 쌍혈마수와 흑천삼라가 삭풍처럼 달려오는 것이 무향의 눈에 들어왔다.


팔극도 천수용과 무사들이 갈대밭으로 모두 사라진 걸 확인한 무향이 다시 몸을 돌려 방금 자신이 빠져나온 숲을 향해 번개처럼 내달았다.


놈들을 급습해 팔극도 일행이 조금이라도 배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이라도 더 벌어 줄 참이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무향이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ektl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자 쌍혈마수와 흑천삼라는 몹시 당황스럽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


그들은 무향의 속셈이 대체 무엇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무향이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그저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들과 이십여 장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을 때 무향은 그들을 향해 달려오던 자세 그대로 살짝 소맷자락을 흔들었다.


순간 무향의 소매에서 십여 가닥의 은빛 실선이 빛처럼 쏟아졌다. 혈수마 단우천으로부터 선물 받은 비급에서 익힌 무음 무적의 무흔비도술이었다.


어떤 예비동작도 없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속도로 갑자기 십여 가닥의 은빛 빛줄기가 쏘아오자 쌍혈마수와 흑천삼라는 부끄러움도 망각한 채 뇌려타곤의 수법으로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만큼 다급했다. 무향이 발출한 비도가 그들의 머리카락 한 줌과 옷자락을 잘라낸 후 간발의 차이로 그들을 비껴갔다.


땅바닥을 대여섯 바퀴나 구른 후 쌍혈마수와 흑천삼라가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났을 때 무향은 이미 무성한 갈대숲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무향은 팔극도 천수용과 세가의 무사들을 보호하려는 심산으로 일부러 그들이 들어간 갈대숲과 한참이나 동떨어진 곳으로 내달았다. 무향은 그곳에 정물처럼 은신했다.


무성한 갈대밭 속에 몸을 숨긴 무향은 오감을 최대한 열어 자신을 추적하는 놈들의 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향은 바로 이 갈대밭에서 놈들을 하나하나 각개 격파할 작정이었다.


무향에게 우롱당했다는 걸 그제야 알아챈 쌍혈마수와 흑천삼라는 분노와 쪽팔림으로 길길이 날뛰었다.


“이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 내 반드시 네놈의 목줄을 뽑아 독수리 먹이로 주고, 껍질을 벗겨 신발을 해 신으마!


이런 똥멍청이 같은 놈들! 뭣들 하느냐! 어서 빨리 놈을 뒤쫓지 않고!”


흑천삼라 중 왼쪽에 있던 자가 고개를 획 돌려 부하들을 노려보며 다그쳤다. 그의 명령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백여 명이 훨씬 넘는 사내들이 무작정 갈대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무향은 갈대숲 속에서 다시 배가 정박해 있는 쪽으로 은밀하게 방향을 틀었다. 어떤 기척도 나지 않도록 숨을 죽인 채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조금씩 전진하면서 무향은 팔극도 일행이 무사히 승선했는지 몹시 궁금했다. 아니, 초조하고 불안했다.


무향은 팔극도에게 자신이 한 번의 도약으로 선박에 닿을 수 있는, 땅으로부터 삼십여 장 떨어진 물 위에 배를 대기시켜 놓고 있으라고 지시해 놓았다.


이십여 장 밖 갈댓잎이 미세하게 주변의 다른 갈댓잎과 다르게 흔들렸다. 벌써 이곳까지 추적해 왔는가.


온몸의 털이란 털이 곤두서는 것 같은 긴장감이 송곳처럼 피부를 찌르는 것 같았다.


주변의 소리를 듣기 위해 무향은 청력을 최대한 키웠다. 모두 십여 명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무향은 비도를 꺼내 양손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웠다.


십오 장, 십이 장, 십 장, 팔 장!


속으로 거리를 셈하던 무향이 돌연 신형을 허공으로 솟구쳤다. 무성한 갈대들 사이에서 놈들의 거뭇한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무향은 허공 뜬 채로 세차게 양손을 흔들었다.


십여 개의 은빛 비도가 갈대들 사이사이를 빛처럼 파고들었다.


허-억-윽-윽-아-아-악-크-크-윽!


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만 서걱이던 갈대숲에서 돌연 폐부를 쥐어짜는 듯한 십여 개의 처절한 비명이 갈대숲 위로 난생처음 보는 새처럼 날아올랐다.


무향은 그들의 비명도 듣지 않은 채 허공에 뜬 채 신형을 돌려 그들의 비명이 솟아오른 반대쪽으로 날아갔다.


바로 그때였다. 어디선가 벼락같은 고함이 터져 나왔다.


“놈이 저곳에 있다! 모두 저곳을 중심으로 포위하라!”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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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22.06.18 1,302 5 9쪽
46 당장 그 금琴을 그치지 못할까! 22.06.17 1,325 6 9쪽
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7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7 5 9쪽
43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6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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