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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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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3,884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7 11:47
조회
1,335
추천
6
글자
9쪽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종잡을 수 없는 각도와 위치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가공할 무향의 권과 장에 반운소는 자신이 먼저 선제공격을 해 놓고도 뒤로 물러나기에 급급했다.


반운소가 뒤로 물러날수록 무향의 권영과 장영은 마치 자석처럼 더 집요하게 그의 요혈에 따라붙었다.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반운소가 반격을 하기 위해 내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던 그 찰나의 빈틈으로 무향의 장력이 벼락처럼 놈의 가슴을 강타했다.


퍼-벅-퍼-퍼-퍽!


망치 같은 장력에 가슴을 강타당한 반운소는 실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가 땅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연신 핏물을 토하며 널브러진 반운소에게 마지막 일장을 퍼붓기 위해 막 신형을 솟구쳤을 때 무향은 등을 향해 쏘아져 오는 강력한 살기를 느꼈다.


허공에 뜬 상태에서 무향은 다급하게 허리를 앞으로 휙 숙였다. 암기였다. 별처럼 생긴 암기가 간발의 차이로 등 위를 날아가 맞은편 나무에 박혔다.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 반운소를 요절내기에 앞서 우선 내 목숨을 먼저 돌봐야 한다.


놈을 죽이는 걸 잠시 미룬 무향이 빙그르르 몸을 회전시키며 암기를 던진 놈들이 누구인지 살펴봤다.


모두 세 놈이었다. 어느새 놈들은 품品자 형태로 무향을 포위하고는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왔다.


가운데 서 있는 자가 을씨년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감히 대大 마천의 지부에 침입을 하다니! 간이 배밖에 나왔구나. 우리 반혼삼살이 네몸의 껍데기를 벗겨주마!”


속전속결. 이런 자들과의 말싸움으로 시간을 오래 끌고 싶지 않았다. 무향은 팽이처럼 신형을 회전시키며 다짜고짜 놈들을 향해 권과 장을 퍼부었다.


어마어마한 내력이 실린 무향의 권력과 장력에 반혼삼살의 品자 대형이 폭우에 주저앉는 흙담처럼 허물어졌다. 놈들은 무향의 무위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


대형이 흐트러진 순간의 빈틈으로 무향의 권영과 장영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극강의 무무기공이 실린 권과 장이 놈들의 요혈을 그대로 강타했다.


퍼-퍼-퍼-퍽, 윽-으-악-악!


가공할 권과 장에 격타당한 반혼삼살은 입에서 분수 같은 핏줄기를 내뿜으며 던진 돌처럼 뒤로 날아가 사방에 처박혔다.


놈들의 명줄을 확실히 끊어버리기 위해 무향이 놈들에게 쇄도하려는 순간, 백여 명이 훨씬 넘는 장한들이 함성을 지르며 쏜살같이 장내로 달려오는 것이 무향의 눈에 들어왔다.


마천의 강소지부에 잠입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이상 굳이 이곳에서 더 이상의 혈전을 벌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무향은 생각했다.


무향은 저들의 숫자가 많아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저 많은 다 죽여야 한다는 게 더 무서웠다. 아니, 귀찮았다.


무향은 즉시 무무보허의 경공을 최대한 전개해 밤안개가 사라지듯 장내에서 사라졌다. 무향이 사라진 자리에는 딱 그만큼 부피의 어둠이 순식간에 들어찼다.


* * *


무림맹의 조사단은 한 달 정도를 조사하고 맹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유씨세가의 피해 정도와 마천의 개입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예상대로 성과는 미미했다. 조사단은 마천의 개입 여부에 대한 확실한 물증 대신 어렴풋한 심정만 여럿 가지고 돌아갔다.


하긴 맹의 입장도 이해는 갔다. 아무리 무림맹이라 해도 마천을 직접적으로 조사할 수는 없었다. 그건 상대보다 월등한 무력을 동원했을 때만 가능하다.


백도 방파들에 대한 무림맹의 주된 활동은 맹이 여전히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적절한 선에서의 호의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맹을 탈퇴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였다.


조사단이 맹으로 귀환하고 나자 가주는 매일 무향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렀다. 마천의 세력과 결탁한 수석장로 유가량의 급습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매일 대책 회의를 해도 딱히 특별한 대책을 수립할 수는 없었다. 수석장로가 어느 정도의 외부 세력을 끌고 오는가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 날 게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무향은 대책보다 오히려 가주를 설득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힘을 쏟았다. 상황이 정 불리하면 모든 걸 넘겨주고 물러나야 한다고,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일단 가주님이 건재하면 언제든지 세가를 되찾을 수 있다고 입이 닳도록 말했다, 그리고 일이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자신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무향은 가주에게 약속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약속을 하고서야 유가량의 급습에 관련한 전권을 무향이 가주로부터 인도받았다.


무향은 세가의 모든 전력을 본가에 집중했다. 선단과 전장 그리고 표국에는 최소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 무사들은 모두 본가로 불러들였다.


무향은 저녁마다 무사들을 몇 개의 조組로 재편성해 임무를 부여했다. 일부는 활을 들고 지붕에서 대기케 하고 또 다른 일부는 세가 십 리 밖까지 정찰을 보냈다.


그리고 무사들 중에서 신법이 가장 뛰어난 자들을 스무 명 정도 선발해 마천의 강소지부와 천지회를 상시적으로 감시케 했다.


모든 임무를 교대로 수행토록 하여 무사들의 체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맹의 조사단이 세가의 변고를 듣고도 되돌아오기 힘든 거리를 갔을 때 적들이 급습할 것이라고 무향은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맹의 조사단이 세가를 떠난 지 보름째 되던 날부터 마천 강소지부와 천지회의 의 움직임이 수상쩍다는 보고가 연이어 올라왔다.


보고의 주된 내용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수들이 마천의 강소지부와 천지회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보고를 받을 때마다 무향은 조금씩 자신감을 잃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마천의 본천에서 강소지부와 천지회로 파견하는 고수들의 숫자가 장난이 아니었다.


숫자도 숫자지만 그들의 면면 또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쟁쟁했다. 전력상 절대적 열세였다.


세가의 무사들이 아무리 충성심과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전투를 정신력만으로 할 수는 없다.


전력의 절대적 열세를 무시하고 정신력과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소중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지름길일 뿐이다.


무향은 어느 날부터 공성계空城計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마침내 유가량의 무리가 세가를 급습한 날, 무향은 뜬금없이 홀로 세가의 대전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커다란 탁자 위에는 소홍주 한 병과 옥잔 하나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그의 앞에 놓여있었다.


유 가주와 다른 식솔들은 적들이 상상도 못 하는 세가의 외부에 은밀히 은신한 채 무향의 신호만을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싸우면 적의 전력이 별로 강하지 않은 것이니 모두 세가로 되돌아와 싸움판에 즉각 뛰어들고, 자신이 싸우는 척하다 어느 순간 몸을 빼면 적의 전력이 너무 강한 것이니 아예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약속된 안가로 이동하라고, 급습이 있기 전날 무향은 유 가주와 식솔들에게 미리 모든 걸 일러두었다.


그곳에서 세가를 되찾을 힘을 천천히 그리고 완벽하게 기를 것이라고.


무향은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자신의 운명이 얼마나 지독한지 다시 한번 시험해보기로 작정했다.


차가운 삭풍에 난분분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올해의 첫눈이었다.


대전 앞마당을 덮을 듯 말 듯한 희끄무레 눈이 아무 의미 없는 아이들의 공허한 놀이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허공으로 날려 올라갔다가 바람이 그치면 다시 땅으로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삶의 의미 또한 달라지듯, 술잔을 앞에 두고 홀로 대전의 탁자에 앉아 무심한 눈빛으로 난분분 날리는 눈발을 응시하는 사내의 시선에는 오늘 내리는 첫눈이 함부로 이 땅을 유린하는 오랑캐의 병졸들 같았다.


몇 잔의 술을 자작한 사내가 탁자에 놓인 고색창연한 금琴을 몸 앞으로 끌어당기더니 줄을 뜯기 시작했다.


북방에 아리따운 이 있으니

절세의 으뜸이라네.

한번 돌아보면 성을 망하게 하고

다시 돌아보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네.

성을 망하게 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을

어찌 모르리오마는

아리따운 이는 다시 얻기 어렵다네.


- 광릉산廣陵散 -


삭풍에 부유하는 눈발과 어우러진 금琴의 애절한 가락이 그만 땅으로 내려앉고 싶어하는 눈발을 더 오래 허공에 머물게 하는 것 같았다.


바로 그때 대문을 박살내며 수백여 명의 사내들이 밀물처럼 세가로 들이닥쳤다. 무리의 맨 앞에서 수석장로 유가량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명의 사내가 나란히 걸어들어왔다.


놀랍게도 그들의 전신에는 눈송이 하나 묻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신발 위에도 없었다. 내리는 눈발이 그들의 머리 한 척 위에서 갑자기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렸다.


그 놀라운 현상은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고수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세를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것을 즐기는 자들 같았다.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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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 hawthorn
    작성일
    22.06.17 16:26
    No. 1

    작가님의 합리적인 스토리전개는 읽는 재미를 솔솔하게
    느끼게합니다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k808_ahj
    작성일
    22.06.17 17:14
    No. 2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ㆍ
    눈이 내리는 형상을 묘사하듯 써내려가는 필력이 뛰어나십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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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22.06.18 1,300 5 9쪽
46 당장 그 금琴을 그치지 못할까! 22.06.17 1,324 6 9쪽
»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6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5 5 9쪽
43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4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5 6 9쪽
41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22.06.15 1,398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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