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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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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3,807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6 12:43
조회
1,362
추천
7
글자
9쪽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그날의 암습 이후로 수석장로 유가량이 꼬리를 감춘 채 어딘가에 숨어서 엄청난 흉계를 획책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유 가주는 불안해했다.


유가량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세가를 집어삼키려다 실패를 했기에, 이번에는 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급습을 할 것이라고 유 가주가 몹시 걱정했다.


지금의 상황이 꼭 어마어마한 태풍이 불기 전의 폭풍전야 같다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유가량의 암습도 암습이지만, 가주의 마음속에 단단히 똬리를 튼 두려움을 걷어내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 같다고 무향은 생각했다.


하필 자기 대에 이르러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에 대한 자책과 죄책감이 가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옭아매고 있는 것 같았다.


적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 적보다 더 무서운 적이다. 두려움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다.


가슴속에 두려움이 있으면 그건 싸우기도 전에 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그 어떤 대책도 무용하다.


가주의 마음이 지금 어떨지 충분히 이해는 갔다. 하지만 이건 이해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절대로 아니다.


이런 분란은 이해와 동정이 아니라 모진 독기와 얼음보다 더 차가운 냉정함으로 맞서야 그 해결의 출구가 간신히 문을 열어주는 법이다.


불안과 두려움에 휘둘리는 가주의 태도를 지켜보던 무향이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단호한 어조로 한마디 했다.


“가주님. 지금 가주님이 굳건하게 중심을 잡으셔야 식솔들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가주님께서 먼저 식솔들에게 확고한 자신감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무향의 다소 무례한 조언에도 유 가주는 자신의 불안감에서 완전히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여전히 얼굴에 불안한 표정이 역력한 가주가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


“그래, 무림맹에 갔던 일은 어찌되었는가?


여 총사는 만나보았는가?


그래 여 총사는 뭐라고 하던가?


맹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할 거라고 하던가?”


자신의 초조한 마음을 내비치듯 유 가주는 여러 가지 질문을 두서도 없이 한꺼번에 해댔다. 유 가주의 질문을 대충 머릿속으로 정리한 무향이 하나하나 차분하게 대답했다.


“예, 여 총사님도 만났고, 맹주도 만나보았습니다. 지금 중원 곳곳에 발호하는 <천지회> 때문에 무림맹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여기 강소처럼 중원 곳곳에서 기존 세력과 <천지회>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고 합니다.


마천에서 뭔가 대단한 역사役事(큰일)를 획책하는 모양입니다. 중원의 돈이란 돈은 다 긁어모을 태세입니다.


그리고 무림맹에서 수석장로와 어떤 세력이 결탁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만간 유씨세가에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유 가주가 긴장된 표정을 다소 풀며 말했다.


“이 호법 수고가 많았네. 이 호법이 옆에 있으니 왜 이리 마음이 든든한지 모르겠네. 여독이 많이 쌓였을 테니 일단 가서 쉬게.


그리고 저녁은 나와 같이 먹는 걸로 하세. 술도 가볍게 한잔하고.”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에 무향이 가주에게 한마디 더 했다.


“가주님, 무림맹에서 조사단을 파견한다고 해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석장로가 증거를 인멸하고 딱 잡아떼면 맹의 조사단도 이번 사태를 유씨세가의 내홍으로 결론지을 공산이 농후합니다.


무엇보다 조사단은 조사단일 뿐입니다. 그들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세가를 지켜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그게 유씨세가의 빛나는 전통이 되어 후대까지 면면히 이어져야 합니다.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내부 단속을 단단히 하시고 자금이 들더라도 힘을 빌릴 곳이 있는지 시급히 알아봐야 합니다.”


무향의 건의에 유 가주가 연신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했다. 왼손으로 턱수염을 몇 차례 쓰다듬던 가주가 말했다.


“호법 말이 지당하네. 난들 그걸 왜 모르겠나. 다만 적이 너무어마어마하다 보니···.


요즘의 내가 원래의 내가 아닌 것 같네.


호법의 말 대로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하네. 그래야 앞으로도 세가를 계속 유지할 수가 있네. 그 점, 나도 잘 알고 있네.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막막해서 내 평정심과 판단력이 많이 흔들린 것 같네. 이해하시게.”


한동안 가주의 표정을 찬찬히 살피던 무향이 다시 하던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입니다. 세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적이 들이닥쳤을 경우도 충분히 고려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그런 사태를 대비해 가주님과 아가씨만 아는 은밀한 곳에 중요한 땅문서와 서류들 그리고 세가를 다시 일으킬 자금을 빼돌려 놓아야 합니다.


아가씨도 미리 피신시키시고···.


당장의 힘이 모자라 그들에게 세가를 잠시 넘겨주더라도, 그들에게는 빈껍데기만을 넘겨줘야 합니다. 반드시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모든 걸 되찾아야 합니다. 세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미력하지만 저 또한 제 모든 힘을 보태겠습니다.


가주님, 제 말대로 하시지요. 왠지 이번엔 느낌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유 가주가 경탄 어린 시선으로 무향의 얼굴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잠시 후 입을 뗐다.


“자네, 언제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했는가. 어찌 내 생각과 그리 같은가.


나도 그럴 참이었네. 자네 같은 사람이 내 곁에 있어 참으로 든든하네.


자, 얼른 가서 쉬고 저녁 때 보세.”


그날로부터 무향은 낮에는 선단과 표국을 비롯한 사업장 전체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한 차례씩 둘러보고 난 후, 저녁에는 수련에만 전념했다.


특히 다수의 적에 대비한 비도술을 익히는 것과 천원신공을 이용해 몸속에 있는 상극의 두 내공을 합치는 데 매진했다.


비도술은 수련하는 시간만큼 성취가 있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천원신공으로 두 내공을 합치는 일은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전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성취가 너무 더뎠다. 그만큼 그것은 지극히 어려운 공부였다.


그럴수록 무향은 더 맹렬하게 수련에 집중했다. 젖은 나무로 불을 지피듯이.


가주와 저녁 식사를 한 난 다음 날 아침부터 가주와 유가영의 모습이 세가에서 보이지 않았다.


가주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유 가주가 다시 세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무림맹의 조사단이 세가에 도착하기 이틀 전이었다. 유가주는 거의 달포 동안 잠적 아닌 잠적을 했다.


무향을 보자 가주가 빙긋이 염화미소拈華微笑 같은 미소를 지었다. 무림맹의 조사단이 세가에 당도하자 가주가 무향에게 함께 조사단을 맞이하러 가자고 했다.


조사단은 모두 스무 명이었다. 조사단의 우두머리는 감찰당 당주 팔명검 기소담이었다. 그는 무림맹이 직영하는 무관武關 출신으로 삼십 대 중반이었다.


가주와 무향 그리고 기소담이 가주의 집무실에서 자리를 같이했다. 가주가 기소담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기 당주님. 먼 길을 오신다고 애셨습니다. 제가 세가를 제대로 이끌지 못해 맹에까지 폐를 끼치는군요.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기 당주가 정색하며 말했다.


“유가주님, 무슨 그런 말씀을···. 가주님의 능력이야 맹에도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번 사태는 전혀 가주님 탓이 아닙니다.


지금 중원 곳곳의 세가와 문파에서 가주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마천에서 대체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 건지 그걸 확실히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마천이 관官에도 어떤 수작을 부려놓았는지 맹을 대하는 관官의 태도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상황이 여러 가닥으로 꼬여 있어 맹도 뭐부터 풀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해서 일을 추진하면 자칫 마천과 정면충돌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무림은 공멸이지요. 그래서 일이 두 배로 더 힘듭니다.”


기당주의 말을 유 가주가 얼른 받았다.


“참으로 애로사항이 많으시겠습니다. 대체 무슨 연유로 마천이 그토록 설치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맹에서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요?”


기 당주가 유 가주의 말을 즉시 받았다.


“맹에서도 확실한 판단은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천에서 자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어떤 거대한 역사役事를 획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천이 <천지회>라는 유령 세력을 내세워 기존 상권과의 마찰을 불사하면서까지 중원의 자금이란 자금은 싹싹 긁어 대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지요.


곧 본색을 드러내겠지요. 탐욕은 끝까지 숨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기 당주의 말에 거듭 머리를 끄떡이며 수긍하던 유 가주가 말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조사에 임하시면 많이 힘이 드실 겁니다. 지금 객당에 조촐한 음식과 술상을 봐놨습니다.


오늘은 맘껏 드시고 푹 쉬시지요.”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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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4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4 5 9쪽
»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3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3 6 9쪽
41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22.06.15 1,39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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