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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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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3,818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5 12:30
조회
1,396
추천
6
글자
9쪽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강호에 나와 만났던 최고의 고수였던 천무대주 임아흔보다 노인은 최소 몇 단계는 더 강한 것 같았다.


무기로 직접 공격한 것도 아니고 단순한 살기로 사람을 이 정도로 상하게 할 수 있다니, 무향은 직접 당하고도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호미를 왼손에 든 노인이 천천히 무향을 향해 다가왔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주름진 얼굴. 살 한 점 없는 비쩍 마른 몸. 검붉은 구슬 같은 눈동자. 노인은 마치 살아 있는 유령 같았다.


노인이 무향을 향해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무향은 천근 바위가 심장을 짓누르는 것 같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아니, 거대한 손이 심장을 불끈 움켜쥐고 누르는 것 같은 압력을 받았다. 노인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거리가 십여 장쯤으로 좁혀졌을 때 노인이 무향을 향해 호미를 슬쩍 들어 올렸다. 아까보다 더 가공할 살기가 전신의 피부를 찢을 것처럼 쇄도해왔다.


무무기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저항했으나 금방 한계가 닥쳐왔다. 한 사발 선혈을 화살처럼 뿜어내며 무향은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하마터면 뒤로 벌러덩 나자빠질 뻔했다.


두어 사발의 선혈을 더 토한 무향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노인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오로지 살기 위해서.


“노야! 도대체 무슨 연유로 난생처음 보는 나에게 다짜고짜 이런 살수를 펼치는 것이오. 죽을 때 죽더라도 그 이유나 좀 압시다!”


오 장 정도 가까이 다가온 노인이 다시 호미를 들어 올렸다. 무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무향은 무무마형의 후반부 초식으로 노인을 향해 거세게 달려들었다. 너무 무모한 공격인 줄 공격하는 무향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이유도 모른 채 그냥 죽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는 강한 본능이 그런 무모한 공격을 하게 만들었다.


노인의 근처에 닿기도 전에 무향의 신형은 노인의 강력한 호신강기에 되튕겨져 분수처럼 핏물을 내뿜으며, 달려들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뒤로 날아갔다.


살 맞은 꿩처럼 땅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젖은 종이처럼 널브러졌다.


한 손으로 바닥을 이리저리 짚으며 다시 일어서려는 무향을 바라보던 노인이 끝 모를 심연으로 가라앉는 돌 같은 무심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존의 무공이구나. 잘만 깨우치면 나름 괜찮은 것이지. 오래전에 실전된 줄 알았는데 이런 곳에서 보게 될 줄이야.


무무기공이 한 시절 희대의 기공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지금 네놈의 성취로는 나의 일초지적一草之敵도 못 된다.


최소 십 성의 경지에는 도달해야 노부의 삼 초를 간신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이 다시 호미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저건 초식도 뭐도 아니었다. 그런데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마음이 일면 따라서 기도 일어난다는 의형상인意形傷人의 경지였다. 이런 산중에 저런 가공할 고수가 은거하고 있었다니 무향은 본인이 직접 당하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해 무향은 심장을 토하는 심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노야, 도대체 내가 누군 줄 알고 공격하는 것이오! 죽더라도 이유나 알고 죽읍시다!”


예의 감정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무심한 목소리로 노인이 말했다.


“무림맹에서 아주 좋은 재목을 길러냈구나. 하지만 불행하게도 너는 나를 너무 일찍 만났다.


설익은 너를 나에게 보낸 무림맹을 원망하거라.”


말을 마치자마자 노인이 호미를 조금 더 높이 들어 올렸다. 무향도 천뢰검을 빼 들고는 죽기 살기로 고함을 질렀다.


“뭔가 큰 오해가 있나 본데, 나는 무림맹 사람이 아니오! 강소 유씨세가의 사람이오!”


노인이 잠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호미를 천천히 내리며 입을 뗐다.


“방금 뭐라고 했느냐? 무림맹이 아니라 유씨세가라고?


이런 내가 단단히 오해를 했구나.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노인의 말을 다 듣지도 못한 채 무향은 썩은 지붕이 내려앉듯 제자리에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미동도 없는 무향에게 다가온 노인이 무향의 맥을 짚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허! 이런 낭패가 있나. 내가 나이만 들었지, 헛살았구나. 사람 하나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다니. 이 일을 어찌하나!”


무향을 들쳐 맨 노인이 돌밭 너머 노송 사이에 있는 초가로 들어갔다. 노인이 시렁에서 목함 하나를 꺼냈다.


뚜껑을 열고 환약 두 알을 꺼내더니 손바닥으로 문질러 분말로 만들어 물에 꼼꼼히 갰다.


두 손가락으로 무향의 입을 최대한 벌린 노인이 천천히 환약 갠 물을 무향의 입속으로 흘려 넣었다.


약물이 무향의 입속으로 다 들어가자 노인이 재빨리 손가락으로 기도와 가슴 근처의 몇 군데 혈을 눌렀다.


그러자 무향이 꿀꺽하며 약물을 삼켰다. 무향의 몸을 빙글 돌려 안은 노인이 등에 장심을 붙이고 한동안 진기를 불어넣고는 다시 무향을 반듯이 눕혔다.


짐승 털로 된 이불로 무향의 몸을 덮어 준 노인은 밖으로 나갔다. 한 시진 정도가 지나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김이 풀풀 나는 방금 달인 탕약이 노인의 왼손에 들려 있었다. 노인이 방안으로 들어섰을 때, 때마침 무향이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노인이 무향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일어날 수 있거든 일어나 이 탕약을 마시거라.”


노인의 말에 무향은 마치 자동 인형처럼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탕약을 받아든 무향이 천천히 삼켰다. 무향이 약을 다 마시자 노인이 다시 말했다.


“등을 내 쪽으로 해서 돌아앉거라.”


무향이 돌아앉자 노인이 무향의 등에 장심을 붙이며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잡념을 버리고 내가 불러 주는 구결을 따라 운기를 하거라. 그리고 네 몸속에 있는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내공을 동시에 운기 하거라.”


<모든 힘은 서로 상생하니 진정한 힘은 서로의 힘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니


---------- 없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고 ---------- 남는 것이 넘치는 것이 아니며


---------- 모자란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니라 --------.>



“<천원신공天元神功>의 구결이다. 서로 상극인 내공을 융합시키는 데는 최고의 신공이다. 꾸준히 노력하면 네 몸속에 있는 두 기운을 합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이 일러주는 구결에 따라 무향은 천뢰기공과 무무기공을 동시에 운기하기 시작했다.


단전에서 솟아오른 두 기운은 전신의 경락과 혈을 제각기 따로 돌다 한순간 백회혈에서 충돌했다.


너무 큰 충격에 무향은 혼절했다. 노인이 무향의 등에서 손바닥을 떼고 무향을 바닥에 반듯이 눕혔다. 곧바로 노인이 무향의 전신요혈을 추궁과혈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일각쯤 지났을 때 무향이 신음을 흘리며 다시 깨어났다. 무향은 깨어나자마자 노인에게 예를 갖추면서 말했다.


“노야! 고맙습니다. 덕분에 오래 고민하던 숙제 하나를 풀었습니다. 이 은혜는 죽기 전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노인이 예의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고마워할 필요 없다. 내 오해로 큰 상처를 입었으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것뿐이다. 이제 너에게 빚은 없다.”


“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너무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고개를 반쯤 다른 곳으로 돌려 무향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노인이 다시 말했다.


“나는 은혜란 말은 모른다. 대신 빚은 반드시 갚는다. 나는 너에게 은혜를 준 게 아니라 빚을 갚았을 뿐이다. 마음 쓰지 말거라.”


노인이 주전자에 끓고 있던 차를 한잔 무향에게 따라주며 말했다.


“약차다. 몸에 좋은 것이다. 꿀꺽 삼키거라!


천원신공으로 너의 몸에 깃들어 있던 서로 상극되는 두 기운을 간신히 소통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꾸준히 연마하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게을리하면 그 통로가 다시 막힐 수도 있다. 명심하거라.”


“잘 알겠습니다. 어르신. 그런데 무림맹 사람들을 왜 그렇게 증오하시는지요?”


무향의 물음에 노인은 한참을 창밖만 내다보았다. 그리고 몇 차례 긴 한숨을 내쉬더니 어렵게 운을 뗐다.


“그러니까 이미 오십 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과거에 나는 마천의 무천주였다. 그 당시 나는 무공에 미쳐 있어서 다른 것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마천의 천주가 되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고, 여자에도 관심이 없었다. 오직 무공에만 미쳐 있었다.


마천의 비고에 소장되어 있던 비급을 모두 섭렵한 나는 혹시나 해서 중원에 산재해 있는 마천 지부의 비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장안 마천 지부에 잠시 머물러 있을 때였다. 지부 안에서 먹는 술이 지겨워서 어느 날 밤 술 한잔 하기 위해 성도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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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죽어가는 사람의 표정처럼 해가 지고 있었다. 22.06.28 1,051 3 9쪽
51 하늘이 왜 나한테만 이러는지 참으로 원망스럽습니다. 22.06.24 1,150 3 9쪽
50 아직도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22.06.21 1,245 4 9쪽
49 언제쯤 나는, 내가 지키기로 결심한 것들을 전부 지켜낼 수 있을까? 22.06.18 1,331 7 10쪽
48 비명이 새의 영혼처럼 하얀 갈대꽃을 떠났다. 22.06.18 1,290 6 9쪽
47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22.06.18 1,299 5 9쪽
46 당장 그 금琴을 그치지 못할까! 22.06.17 1,323 6 9쪽
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4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4 5 9쪽
43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3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4 6 9쪽
»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22.06.15 1,397 6 9쪽
40 서로 이기려는 마음이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드는 줄도 모르고. 22.06.14 1,413 6 9쪽
39 숲을 때리다 보면 뱀이 나올 것이다. 22.06.14 1,426 5 10쪽
38 봄의 실수처럼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1 22.06.13 1,458 8 9쪽
37 내가 저 그림을 전부 이해하면 그녀가 나에게 올까? +1 22.06.13 1,453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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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어떤 이유로도 절대 마천과 엮이지 마시오. 22.06.12 1,4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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