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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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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3,813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4 11:42
조회
1,425
추천
5
글자
10쪽

숲을 때리다 보면 뱀이 나올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맹에서 수석장로와 마천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석장로 유가량도 절대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이미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다.


마천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해버리고 유씨세가의 내정 문제라고 우기면 무림맹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씨세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다. 무림맹과 마천의 정면 충돌. 하지만 그건 무림맹도 마천도 함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부담이 너무 크다. 지는 쪽은 강호에서 사라지는 각오까지 해야 한다.


결국 세가는 세가 스스로의 힘으로 지킬 수밖에 없다.


마경과 관련된 문제는 더 안갯속이다. 마경의 비밀에 관해서 알기만 하면 사건의 모든 실마리가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조금 알고 나니 더 막막하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계산이 서질 않는다. 누가 무엇 때문에 이가장에서 마경을 빼돌리라고 했는지 그자부터 찾아야 한다.


내가 죽을 때 산정에서 연기처럼 사라진 검은 무복에 죽립을 쓴 자는 또 누구인가? 그자에 대해 기억나는 것이라곤 표홀한 신법밖에 없다.


그 기억만으로는 그자를 눈앞에서 직접 보더라도 몰라볼 것이다. 그자가 그때와 똑같은 신법을 펼치지 않는 한.


무오대사의 말대로 소림에 있어야 할 마경이 어떤 경로로 이가장에 흘러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그 조사과정에서 관련된 자들이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밝혀질 테니까?


하지만 어디부터 건드려야 하는가?


마천의 강소지단. 그래, 결국은 가까운 곳부터 치는 수밖에 없다. 숲을 때리다 보면 뱀이 스스로 나올 것이다. 그곳부터 건드려보자!


맹에서 얻은 또 다른 소득은 천무대주와의 비무였다. 비록 자신이 형편없이 패했지만, 강호에 나와 처음으로 고수다운 고수와 대적한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천무대주 임아흔의 검은 지금까지 대적했던 자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지금껏 무향 자신은 무조건 빠르고 강한 검만을 추구했다. 그게 최고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임아흔이 보여준 빠름과 강함은 무향이 생각하던 빠름과 강함의 상식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그의 검이 보여주었던 빠름은 단순한 최 단거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그의 검이 보여준 강함은 무조건 상대를 내리누르는 그건 힘이 아니었다.


그의 검이 가진 빠름은 공간을 접어서 압축시키는 속도였고, 그 강함은 압축시킨 공간을 한순간에 펼치며 폭발시키는 힘이었다.


무향은 그의 검을 생각할 때마다 자신의 검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무향은 자신도 피나는 수련을 하면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 날이 과연 오기나 할까 하고 거듭 생각했다.


무향은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 주변의 산을 바라보았다.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산정 근처 잿빛의 암봉 주변이 제법 울긋불긋했다.


그 풍광이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한 해를 살다가 장렬하게 생을 마감하는 나뭇잎들이 존재의 숭고함과 비장한 슬픔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왜 저 자연처럼 자기 삶을 제대로 살지도, 정리도 못 하는 것인가 하는 감상에 빠진 무향이 한참을 제자리에 서 있었다.


무향이 가던 길을 다시 가기 위해 막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대단히 화려한 사두마차 한 대가 먼지를 풀풀 날리며 앞에 멈추어 섰다.


콧김을 쉭, 쉭 뿜어대는 네 마리 말은 잡털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백마였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구하기 힘든 한혈마 같았다.


마차를 피해서 지나가려고 무향이 한쪽으로 비켜섰을 때, 마차의 주렴이 걷히더니 아주 잘 차려입은 훤칠하게 생긴 이십 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마차에서 내렸다.


그 청년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무향에게로 다가오더니 깍듯하게 포권을 취했다. 그는 바로 종리세가의 둘째 공자 종리현이었다.


무향도 마주 포권을 취하며 예를 갖췄다. 종리현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이무향 대협이 아니십니까. 이곳 형주에는 어쩐 일로···.”


“아, 예. 낙양에서 세가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이런 곳에서 뵈니 더 반갑습니다.”


무향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종리현이 곧바로 말했다.


“먼 여정이군요. 곧 날이 어두워질 것 같은 데 저희 세가로 가시지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먼 길을 오시느라 쌓인 여독도 풀 겸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요. 낯선 객점에서 밤을 나는 것보다 그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래 주시면 저도 일전에 대협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 되고요. 그렇게 하시지요. 대협.”


종리현의 제안에 무향이 무안해하며 말했다.


“그까짓 일이 무슨 은혜라고···. 저야 그러면 편하겠지만 너무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무향이 승낙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자 종리현은 얼씨구나, 하고 무향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기며 마차의 주렴을 걷어 올렸다.


마차는 외부보다 내부가 더 화려했다. 의자는 비싼 자단목으로 짜 맞춘 것이었고, 바닥은 서역에서 들여온 값비싼 양탄자가 두툼하게 깔려 있었다.


무향은 마차의 화려함에 괜히 주눅이 드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까지 했다.


종리현의 말대로 세가는 그리 멀지 않았다. 마차로 두 식경 정도 달리자 도착했다. 대문이 얼마나 웅장하고 큰지 사 두 마차가 그대로 통과할 정도였다.


마차에서 내린 무향이 종리세가의 규모를 보고 입을 딱 벌렸다. 대전을 중심으로 늘어선 전각들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성채城砦을 방불케 했다.


자그마한 연못과 운치 있는 정자가 딸린 객당으로 종리현이 무향을 안내했다.


대전 내실에 저녁 식사가 준비되어 있으니, 객실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나오라고 종리현이 말했다.


거의 해시亥時가 다 될 때까지 만찬과 술을 즐겼다. 거나하게 취한 무향이 객실로 돌아와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진수성찬과 명주를 너무 과식해서 속도 더부룩했다. 무향은 밖으로 나가 연못 근처의 정자에 올랐다.


수면에 뜬 달이 바람이 살랑거릴 때마다 자잘한 은빛으로 깨어졌다 하나의 완전한 은접시로 합쳐지기를 반복했다.


바로 그때였다. 대전 너머에 있는 전각 지붕에서 미세하게 옷자락이 펄럭이는 소리가 무향의 귀에 들렸다. 풀잎이나 낙엽 같은 자연물이 만드는 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이질적인 소리였다.


무향은 은밀하게 무무보허의 신법을 펼쳤다. 마치 한 줄기 밤바람처럼 대전의 지붕 위에 사뿐하게 날아내렸다.


대전 바로 뒤의 전각 지붕에 검은 그림자들이 어른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세 명이었다.


그자들은 흑의에 복면까지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창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두 명은 망을 보는 것 같았다.


약 일각쯤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흑의인이 조심스레 다시 나왔다. 전음으로 서로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가 싶더니 곧장 전각 지붕을 날렵한 고양이처럼 건너뛰어 담장을 넘어갔다.


그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무향은 밤의 그림자처럼 그들을 뒤따랐다. 이십여 리쯤 달리던 그들이 아름드리 노송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는 야산 중턱의 장원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대단히 조심성이 많았다. 은밀함이 몸에 밴 것 같았다. 장원으로 들어가기 직전 혹시 자신들을 미행하는 자가 있는지 살피느라 몇 번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무향은 한 마리 야조처럼 그들이 들어간 장원의 지붕에 가만히 날아내렸다. 몇 장의 기와를 들어내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청력을 최대한 기울였다.


“그래, 일이 어찌 되었는가?”


“사자님, 그에게서 확답을 받았습니다. 우리 편에 서겠다고.”


“이렛날 술시戌時에 패루牌樓에 불길이 오르면 안에서 먼저 들고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바로 그때 우리가 들이닥치면 승산이 충분합니다.”


“<천지회>와의 이야기는 어찌 되었나?”


“그날 무사 이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흐-흐-흐-흐. 이제야 누대에 걸쳐 받아왔던 방계의 설움을 한꺼번에 씻어낼 수 있겠구나.


적장자嫡長子만이 종리세가의 가주가 될 수 있다는 가법家法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핏줄이 아니라 능력이 우선하는 세상이 더 공평한 법.


시대가 바뀌면 가법도 바뀌어야 하는 법”


“사자님, 반드시 그리되실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의 헛꿈을 깨부수는 것 같은 싸늘한 목소리가 천장에서 얼음처럼 떨어져 내렸다.


“미친놈들! 시대가 언제 네놈들 마음대로 바뀐다고 하더냐?”


“웬 놈이냐! 당장 나서거라!”


외침과 동시에 사자라고 불리는 자가 소매를 흔들어 목소리가 들린 지점을 향해 세 개의 비도를 발출했다.


무향은 비도를 잡자마자 날아온 곳으로 되 던졌다.


사자라고 불린 자는 얼마나 다급했는지 헛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무림인들이라면 모두가 수치로 여기는 뇌려타곤의 수법으로 바닥을 몇 바퀴나 뒹굴고 나서야 가까스로 비도를 피했다.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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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죽어가는 사람의 표정처럼 해가 지고 있었다. 22.06.28 1,051 3 9쪽
51 하늘이 왜 나한테만 이러는지 참으로 원망스럽습니다. 22.06.24 1,14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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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언제쯤 나는, 내가 지키기로 결심한 것들을 전부 지켜낼 수 있을까? 22.06.18 1,33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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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22.06.18 1,299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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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4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4 5 9쪽
43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3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4 6 9쪽
41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22.06.15 1,396 6 9쪽
40 서로 이기려는 마음이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드는 줄도 모르고. 22.06.14 1,413 6 9쪽
» 숲을 때리다 보면 뱀이 나올 것이다. 22.06.14 1,426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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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개새끼들은 다 어디 갔느냐! +1 22.06.11 1,483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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